虛說傳錄 : 허설전록

「滿月─、」

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그것은 현세에 모습을 드러낸다。

B by 무명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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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늘 기분이 참으로 좋구나─、

어디 나와 겨뤄 볼 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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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그것은 현세에 모습을 드러내고 각양각색의 존재들이 그것을 찾는다.

그것의 이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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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은 꽤 멀리서도 여네?’

‘그러게 말이여、항상 이쯤에서 여셨던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으신가?’

무덤가에는 ──들의 말소리가 울려 퍼진다. 여성? 남성? 그것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허나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닌 ‘만월장’을 뜻하는 것으로 달이 차오르는 날이면 그것은 현세에 모습을 드러낸다. 간혹 영이 강한 인간들이 그곳에 발을 들일 수는 있지만···、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의 불가하다. 그야、그곳에서는 반드시 살아나올 수 없을 터이니.

그럼에도 그곳에 가려 한다면·· 반드시 명심하거라. 네가 어떤 존재이고、네 이름이 무엇이는지를─。

빛이라곤 달빛 뿐이던 거리는 어느새 붉은 빛으로 반짝거리고、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자들이 사방을 돌아다니며 온갖 것들이 너를 유혹한다. 이곳 ‘만월장’은 遊戱(놀음)의 장소로 인간、요괴、신 그 외 모든 것들이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으로 그 누구도 눈치 볼 것 없이 자유로이、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며 그저 遊戱(놀음)을 즐기면 되는 곳이다. 그래、하물며 인간인 너 역시도. 이 遊戱(놀음판)에 겨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지─?

반드시 명심하거라. 네가 어떤 존재이고 、네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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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빛나는 달빛을 따라 걸었을 뿐이다. 이곳은 어디지─?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거지? 그러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였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너는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그들은 네게 손을 내밀었다. 옳다구나─ 옳다구나─。너도 우리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환하게 빛나던 불빛들이 점차 사라져갔다. 칠흑같이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가라앉는다. 숨을 쉴 때마다 공기가 폐를 압박한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사··살고··싶어··도와·····.’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다. 과연 어느 누가 너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미천한 네 녀석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손을 내미는 것이 다일 터.

이 곳은 나의 공간. 그 누구도── 나를 거스를?

붉은 빛을 뿜고 있던 사방등이 너나 할 것 없이 황금으로 물들어갔고 칠흑같이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자신의 존재를 잊었던 자는 원래의 형태를 되찾기 시작하며 눈앞에 나타난 자의 손을 잡고 아이처럼 울어댔다. 우는 아이를 달래긴 커녕 지긋 바라보던 눈동자는 그 어떤 것보다도 황홀하게 빛났고、아름다웠다. 그 어떠한 신도、요괴도 멍청하지 않는 이상은 자신의 領域(영역)에서 쓸데없이 힘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자는 무엇이지─? 처음 보는 모습의 신. 요괴? 이리도 아름다운 신은 본 적이 없다. 특히 저 눈동자. 황홀하다 못해、사로잡힐 것 같은 아름다움이다. 황금으로 빛나는 사방등 또한 그자의 위엄을 나타내었다. 황금··· 황룡의 등장인가? 아니─ 황룡은 분명 여성의 상이다. 그렇담 저 자는 무엇이지?의문을 한껏 품고는 그를 바라보자 눈이 마주쳤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 같은 눈빛이 너무나도 맘에 들었다. 처음이다. 이런 遊戱(즐거움)─。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과 다르게 먼저 입을 연 것은 그、굳게 닫혀있던 입술이 떨어졌다.

‘명심하라 하지 않았느냐. 어찌 너희는 이리도 어리석은 것이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의 말에 아이처럼 울어대던 자는 사죄만을 반복했고、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사방등 하나를 건네주며 일렀다.

그 어떤 소리가 들려도、곧장 앞으로 가거라.

사방등을 건네받은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만월장’을 들어왔던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 모습에 어이없어? 허망해? 아니·· 그것보단 더 복잡한 감정이지. 이곳은 나의 공간이다. 그대는 누구인가?함부로 힘을 행사했다는 것은 ‘(領域)영역’에 대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것인가? 내 말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별로 오고 싶지 않았다 말했다. 오고 싶지 않았다고? 대체 나의 ‘(領域)영역’은 그 누구에게나 유혹적인 곳이다. 이곳의 遊戱(놀음)은 절대적이다. 발을 들이는 이라면 하물며 바람이라 할지 언정 빠져나갈 수 없을 터. 그런데 ‘오고 싶지 않았다’라─。

하하하하하─! 재미있구나! 재미있어!이게 얼마만의 遊戱(장난)이란 말인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 그는 그저 이곳을 떠나려 했다. 이 순간 그를 놓치면 더는 만날 수 없음을 알기에 그를 잡았다. 이곳은 나의 ‘만월장’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기분이 매우 좋다. 그러니 나의 遊戱(놀음)에 장단을 맞춰줘야겠다. 황금으로 물들었던 사방들이 전부 붉은 빛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주변에는 탁한 공기와 함께 어두운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황홀함、그저 아름답게 빛날 뿐이다. 그래 이것이구나. 이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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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그것은 현세에 모습을 드러내고 각양각색의 존재들이 그것을 찾는다.

그것의 이름은 ‘만월장’

신도、인간도、요괴도 하물며 지나가는 바람이더라도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絶對(절대)가 된다.

“ 그래─、 내 오늘 기분이 매우 좋다. 어디 한번 나와 겨뤄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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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한 공기와 함께 어두운 바람이 불어오자 혀 차는 소리와 함께 그의 고개가 까닥였다. 불쾌함을 드러내는 듯함이 마음에 들지 않기는 커녕、매우 마음에 들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遊戱(즐거움)인가?그에게 천천히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래─ 그래서、 그대의 이름은?’

그 이상 다가오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내민 손을 쳐내며 흘기듯 노려봤다. 다른 이였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눈을 도려냈을 터인데、이상하게도 그 눈빛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무런 표정도 없던 것보다는 더 遊戱(즐거움) 아니한가?

‘하하하─、 이런 이런 이름도 없는 신이나?’

遊戱(즐거움)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더 위로 날아올랐고、새는 遊戱(하늘)이 무서운 줄 모르고 얄밉게 빈정거리며 바람을 놀렸다. 그러나 그는 그 어떠한 것도 관심 없다는 듯 행동했다. 불쾌하군. 내 친히 이리 널 마주하고 있거늘.

그대는 어딜 보고 있는 거지?

분위기는 점차 험해지니 성난 신이 자신의 위엄을 드러낸다. 그에 드디어 굳게 닫힌 문이 열렸다. ‘야차’ 굳게 닫힌 문 사이로 나온 것은 짧고도 너무 짧은 한마디. 아니、한 단어인가. 하지만 그마저도 불쾌한 기분을 한껏 환기됐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그리고 야차?지금 야차라고 하였나. 야차··· 그래. 아주 오래전에 한 인간 아이에게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분명 그자의 이야기로는 소의 얼굴에 호랑이의 형상을 한·· 괴상한 모습의 악신이을 것이다. 그러나 저 모습은 무엇인가···?황홀하다 못해 아름다운 저 자태가 정녕 야차란 말인가?웃음이 나왔다. 이것은 비웃음이 아니다. 그저、어리석은 인간의 말이、어리석은 자신의 생각이 웃긴 것 뿐이다.

‘야차? 하하─、 그래 야차인가. 분명 내 들은 기억이 있지. 그러나 내가 들은 것과는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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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戱(즐거움)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새는 遊戱(하늘)이 무서운 줄 모른다。

이 얼마나 遊戱(즐거움)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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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으로 빛나는 눈이 가늘게 감겼다. 은 한숨이 들리는 것 같다. 너는 내게 어떠한 말을 할까?다른 악신들처럼 포악한 행동을 할 것인가?아니면 그 어떤. 그 어떤 遊戱(놀음)을 나에게 줄 것인가. 참으로 遊戱(즐거움) 아니한가.

‘어리석은 것들은 永遠(거짓)을 믿지. 念願(진실)은 중하지 않아. 그것은 그대도 알고 있지 않나? (滿月)성주

몇 년만이지 滿月(만월) 그 이름으로 불린 것은、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자는 거의 사라진 지 오래. 그렇다면 그대는 나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라는 것. 그래 그러니 내 ‘領域(영역)’에서 힘을 사용할 수 있던 것이구나. 그래. 그래. 좋구나. 좋아─ 오늘만큼은 滿月(밤)이 끝나지 않았음 좋겠구나.

‘이런 이런、어리석은 것들을 꾀어 遊戱(즐거움)을 채우는 것은 나의 遊戱(놀음)일 뿐이야. 단순한 遊戱(오락)이지.’

쯧하곤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그가 魂(탐욕)으로 물들었다.

‘너의 遊戱(오만함)은 念願(진실)이구나. 그래. 어디 함 나를 이끌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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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론 그의 손을、한 손으론 그의 허리를 잡고는 ‘만월장’으로 향했다. 그래、그래。아주 좋구나─ 아주 좋아。

오늘 만큼은 滿月(밤)이 끝나지 않았음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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