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날
월드 트리거. 팬아트
* 팬아트입니다.
해를 넘긴 첫 달의 두 번째 월요일은 전년도 4월부터 당해 3월까지 만 20세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축하하는 날로 정해져 있었고, 조금 건방진 소리일 수도 있으나 나라에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까지 기념하는 날인 만큼 그가 아무런 축하 없이 날을 넘기리라 생각하지는 않은 니노미야였다. 그렇다고 어떤 축하를 받을지는 생각해본 적 없는 청년이었으니 그를 아는 가까운 지인들이 그를 가리켜 ‘안 그런 듯하면서 꼭 한 군데는 허당이다’, ‘잘 보고 가는 듯하면서도 허방다리를 밟는다’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었다. 축하엔 보통 선물이 따르는 법이고 그는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할 때 마음이나 지갑이나 아끼지 않는 편이었으니 꽤 괜찮은 선물을 기대해도 좋았으리라만, 기대하는 선물 하나쯤 떠올릴 법하는데도 그러지 않은 그에게 내밀어진 것은 길쭉하고 납작하고 네모난 종이 상자, 그것도 노란색 리본으로 정성껏 묶여 멀리서 봐도, 누가 봐도 ‘나 선물이오’하고 주장하고 있는 상자였더랬다. 성인의 날, 축하한다. 니노미야. 그에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한 뒤 선물을 받아들면 옆에서 함께 축하받은 카코가 지금 바로 풀어봐도 되느냐며 보라색 리본이 묶인 정육면체 상자를 들어올렸다. 당연하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안 들 리가 없는걸요. 고마워요, 아즈마 씨. 어머, 세상에. 자그마한 상자 속에서 나온 향수와 브로치에 감탄하고 있을 때쯤 니노미야도 제가 받은 상자에 묶인 리본을 끌러 뚜껑을 열어보았다. 아. 남색 넥타이가 나왔다. 어디서든 무난하게 걸쳐도 좋은 넥타이를 들어올리자 그가 흐뭇하게 웃는다. 마음에 드니. 이에, 카코의 말을 인용하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으나 그와는 다른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마음에 안 들 리가 없었다. 더불어, 마음에 안 들지도 않았다(앞 말과 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둘은 다른 말이었다). 단순히 선물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좋은 선물이었기 때문에.
“네……. 감사합니다, 아즈마 씨.”
앞서, 니노미야는 그가 아무런 축하 없이 날을 넘기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 외의 생각은 딱히 하지 않고 있었기에 어떤 선물이든 기대를 넘어서는 깜짝 선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아도 그의 안목은 상당히 괜찮은 편에 속해 있었다. 지갑이랑 가방은 가족들에게서 받았을 테니까 다른 걸 골라봤는데. 감동이에요, 아즈마 씨. 정말 감사해요. 최고예요. 까르르 웃으며 어떻게 제가 좋아하는 향을 알고 골랐냐는 카코를 따라 하하 웃은 그가 이내 니노미야 쪽으로도 고개를 까딱였다. 궁금한데, 한 번 매어 볼래? 낮에 성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바로 온 탓에 트리온체가 아닌 본체는 정장 차림 그대로인 것을 알아채고 하는 말 같았다. 아니.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잠시 전투체를 해제하는 사이 들려온 부정에 예? 하고 눈을 깜박였을 때였다.
“매 줄까?”
그러면서 빈 손을 뻗어오면 건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 감사합니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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