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만남 두번째.
유하와 아리엘의 계연!
유하가 눈을 뜨면 주차장이었다. 그녀는 제 눈을 문지르다 허리를 세웠다. 나리가 차의 문을 열어주었다. 유하는 자연스레 차에서 내렸다. 그것을 기다렸단 듯이 너머에서 사람이 걸어왔다.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은 반갑다는 듯 유하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하는 익숙하게 그 손을 받아주었다. 그녀는 가만히 손을 흔들고서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될지를 물었다. 파트너가 기다린다고요? 여상스레 물은 유하는 건물의 복도로 들어섰다. 잔잔히 내리깔린 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파트너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물었다. 상대에 대한 것을 조금이나마 알아두어야 할 터였다. 그러면 연구원은 대답해주었다. 마법을 주 무기로 쓰는 사람이라고. 어쩌면 얼음을 쓰는 자신과 상성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시야가 넓기도 한 모양이야.”
“이능력이야?”
“그래.”
납득한 유하는 회의실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그곳엔 가끔씩 느껴지는 시선들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넘기곤 천천히 회의실로 들어섰다. 회의실로 들어서면 갈색 머리를 엉덩이께까지 기른 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이는 자리에 앉아 반가운 표정으로 유하에게 인사하였다. 유하 역시 상대에게 정중히 인사하였다. 반갑습니다. 그런 말과 함께 그녀는 상대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부드러이 미소짓는 새 파트너는 두 사람의 만남을 꽤 기껍게 여기고 있는 듯 하였다. 유하는 물끄럼 파트너의 얼굴을 바라보다, 회푸른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돌렸다. 연구원은 두 사람을 번갈아보다 입을 열었다.
“두 사람에게 설명해야할 것도 있어.”
연구원이 내민 것은 생동성 안구 이식 실험 동의서였다. 아연해진 유하는 무어냐는 듯 연구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연구원은 아리엘이라 불린 상대의 어깨를 두드리며 덧붙였다. 이 친구는 천리안이거든. 하지만 그 말로는 납득하지 못한 듯 이마를 찌푸렸다. 아리엘 역시 조금 당황한 듯 연구원을 바라보았다. 연구원은 웃음을 지어보이곤 제 눈가를 두드렸다. 정확히는 적출이 아니라 복제에 가깝다고. 두 사람이 시야를 공유한 상태에서 파견을 나가면 넓은 범위의 게이트를 공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여전히 납득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최근의 동향을 보자면 맥락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서울 바깥의 도심들의 안정화를 시도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것을 위하여 여러 사람들이 파견되었고, 차출된 인력들은 적지 않았다.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 나는 아리엘이 거절하면 그 편을 들어줄거에요.”
그런 말을 하며 손을 내젓는 유하였다. 여전히 기분이 불편한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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