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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여성 오타쿠의 늪은 좋은 곳

2024.02.16 게시글입니다.

※일본 사이트 note에 올라온 게시글을 번역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의견이 있다는 참고 정도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원문의 문장이나 표현을 수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쓰이는 표현을 한국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갈음한 부분이 있습니다.

※본 내용을 읽기 전 이 글을 읽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나의 의견이 유행하면 단숨이 그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SNS의 무서운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페도필리아 공격. 원래부터 기피받는 속성이기는 했지만 유아 대상의 잔혹한 사건이 차례로 발생하면서 그 존재가 만천하에 알려지는 것과 더불어 세간의 표적이 되었다. 애초부터 페도필리아를 지지하는 세력은 없으므로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화제다. 재미있는 일은 페도필리아를 공격하는 것에 안티 페미니즘 성향의 계정도 합류한 것인데, 그러자 그때까지는 서로 대립했던 페미니스트로부터 갑자기 지지를 받게 되었다.

나는 딱히 「주장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거나 「이러한 속성이 이러한 주장을 해선 안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세간에서 널리 지지받는 의견에 물들기 쉬우면서도 선두를 차지하려는 인물, 다시 말해 인플루언서의 존재가 무섭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주목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며, 좋건 나쁘건 세상의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건을 더욱 복잡하기 휘저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게 사회정의에 반영되기 쉬운 세간이라면 또 몰라도 특정 집단을 위해 아무래도 좋을 일을 떠벌리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최악! 자신이 지지받기 위해 끝없이 무기를 제공하는 죽음의 상인이 된다. 그렇게 되면 정보의 진위따윈 아무래도 좋아지고 인플루언서는 상대방을 공격할 재료, 혹은 불안을 해소해줄만한 달콤한 언어를 계속해서 제공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정보가 편중된 집단에 있다보면 언젠가는 갈등이 첨예화된다. 가엾은 것은 자신이 정의라고 믿고 극단적 행동에 나선 사람은 도마뱀 꼬리처럼 버려진다는 사실이다. 개 피리를 부는 사람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려 하지 않으니 버림패로 쓰일 뿐이다. 게다가 자신의 의견에는 무책임하니까 체보된 자가 나오던 재판에 들어가던 생판 모르는 누군가의 인생이 미쳐 돌아가던,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무시한다.

SNS를 하다보면 자신의 주장이 심사숙고한 끝에 의견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공격당할 표적을 정해두고 슬쩍 흘린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나중에 실패했다고 여기게 되는 것은 대부분 후자였다. 자신의 언어여도 본심이 아니니 발언에 대한 책임을 아무것도 지지 못하고, 설명을 요구받더라도 「그때 당시의 분위기」라고 밖에 대답하지 못해서다.

그러고보면 나는 언제나 SNS에서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해서 호된 면박을 당하고 있으니 자신의 발언에 힘이 없다는 것이 행운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의 발언에 영향력이 생겨버리면 타인을 간단히 선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인플루엔서를 경계하는 이유기도 하다. 집단 내부에서 힘을 지니게 되면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뭐든 할 수 있는 환경을 손에 넣게 된다. 그 환경에서는 자신이 임금님이므로 무척 쾌적하며 인정욕구도 채울 수 있다. 이상향이다. 하지만 어떤 목적도 없이 모인 집단은 무너지기 쉽다. 그걸 하나로 뭉치기 위해서는 집단에게 일체감을 부여할 기회, 즉 공격대상이 필요해진다. SNS의 임금님은 언제나 그 공격대상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어제부터 자주 보이는 여성 오타쿠 저격. 투고자의 note를 읽어보면 아무래도 안티 페미니즘적인 주장이 많아서 신경쓰였다. 악담을 한다는 건 상대의 발언력을 깎아낼 목적, 다시 말해 사회적 위치를 폄하하려는 목적이다. SNS에서 기피받는 속성, 특히 남성 오타쿠 공통의 적은 트페미이므로 여성 오타쿠=트페미 라는 도식을 내걸면 그건 무의식에 작용하는 개 피리가 된다. 글이 작성된 시점에서 여성 전체를 저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 그걸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여도 좋은가, 여성차별에 가담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문제의 note를 지지하는 것은 여성 오타쿠가 많다.

내 TL을 봐도 소수의 남성 오타쿠가 「이쪽에도 그런 아기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외 대다수 남성 오타쿠들은 평소대로다. 그런 note 자체가 리트윗되질 않는다. 혹은 흥미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여성 오타쿠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왠지는 몰라도 옛날 SNS는 좀 더 혼란스럽고 여성 오타쿠가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었기에, 자연스레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문화가 뿌리 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학급회의라고 야유받는 상호대화 문화도 여성에게 많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글이 여성 오타쿠 사이에서 맴돌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런 사람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다」는 강렬한 플래시백이 일어나기 때문에, 혹은 약간의 자각이 있었기에 이렇게 되어선 안 된다는 자책, 현재진행형으로 이런 인간을 지켜보고 있기에 「이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시.

하지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해도 자신을 포함한 여성 오타쿠 전체의 편견을 조장 (그걸 스테레오 발화자인 내가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해도 되는가 하는게 고민되는 부분.

현실의 남성에게 안 좋은 일을 당했기에 남성 전체를 원망한다는 이야기와 닮았다. 나는 페미니스트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를 숫컷クソオス이라 부르는 타입은 될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 개인적인 과거 체험을 가지고 그 속성을 지닌 전체 집단을 미워하는 타입의 분노는 많다.

나는 사물을 판단할 때 「최종적으로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는가」를 생각할 때가 있는데, 그 note는 공적과 죄를 뒤섞어 버렸다는 기분이 든다. 여성 오타쿠 저격을 과열시키는 한편 그런 류의 인간이 등장하면 「아기」라고 부르며 격퇴하면 되는 것이다.

격퇴의 문화, 그런건 여성을 위한게 아니지 않을까.

나는 여성 오타쿠긴 하지만 여성 오타쿠는 타인의 의견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귀찮은 인물에게 찍혀도 상대의 이야기를 일단 들어보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 주장이어도 전부 수용하는 바람에 괜한 스토커 행위를 부채질하게 되던가 정신이 병들게 된다.

이런 걸 말하면 나 스스로 이러한 편견을 강화하는 셈이니 이걸 기회로 뇌의 남녀 차이를 조사해보았다.

자주 나오는 말은

남성은 이론적, 문제 해결을 중시, 공간인지능력이 높다,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수학이 특기, 목표지향적 사고, 수직사회를 구축하며, 스펙을 중시. 둔감함.

여성은 감정적, 공감을 중시, 색채인지능력이 높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언어가 특기, 프로세스 중시, 수평사회를 구축하며, 이미지를 중시. 섬세함.

조사한 결과, 논문만 읽으면 알잖아 멍청아─! 상태였다.

실험 결과에선 예상보다 남녀의 차이가 적다고 한다. 실험대상의 편중이나 성장환경의 차이도 고려 조건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마저 있다. 애초에 인간은 개인차가 크게 존재하는데 그에 대한 정답을 찾아내지도 못한 상태. 있다고 하더라도 경향에 불과하고 명확한 차이는 없다… 으음~ 시간낭비!

인간, 후천적인 요인이 꽤 영향을 미치는 법이라 남성 오타쿠와 여성 오타쿠의 차이를 생각하려면 어떤 사회(환경) 혹은 어떤 문화에서 살아왔는지 문맥을 조사하는 편이 좀 더 의견을 나눌 여지가 있을 것 같다.

차이나 너무 많이 나는 개인의 특징보다 집단의 반응을 보는 편이 빠르고, 아마도 위험천만한 인간이라는 건 남녀 구분없이 일정 비율 나오고 있다. 그런 위험한 인간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문제다.

예를 들어 공식 계정의 대응.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분개한 유저가 공식에 돌진했을 때 주변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남성 유저는 너 뭔 소릴 하냐면서 직접 공격한다. 악플을 달거나 깔보는 트윗을 한다. 그리고 싫으면 관두라고 말한다.

한편 여성 유저는 플텍계 인용알티로 은근슬쩍 저격한다. 아니면 해당 글을 리트윗한 다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며 에어 리플을 단다. 본인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암약하는 패턴이 많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두들겨패고 싶어한다. 그러니까 독 마시마로(=익명페잉 욕설) 문화가 있다.

남성 오타쿠와 여성 오타쿠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주변의 눈을 신경쓰느냐 아니냐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그 장르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느 정도의 적응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여성향 장르의 특징일지 모른다.

어째서 매너가 있느냐 묻는다면 자체정화문화가 있으니까. 이 이야기를 하려면 여명기에 여성 오타쿠가 받았던 처벌晒し 행위에 대한 이야기나, 예전에는 남성 오타쿠나 적대하는 여성 오타쿠에게서 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던가, 아무튼 매너만이 정착하여 근근히 전해내려오고 있다는, 아무래도 마을의 암묵적인 규칙같은 얘기가 되어버린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상한 녀석이 튀어나왔을 때 「닥쳐 멍청아!」라고 할 수 없는게 여성 오타쿠다. 거꾸로 말하자면 어떤 쓰레기 같은 주장을 해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많은 게 여성 오타쿠들의 분위기空気感. 역시 장점과 단점은 종이 한 장 차이인가.

타인에게 배려하는 문화 (이건 귀찮은 놈들과 엮이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기도 한데) 가 있는 탓인지 고객 기분을 내는 사람이 생기기 쉽고, 어떤 상대더라도 표면적으로는 정중한 대응을 해주기 때문에 클레이머가 생기기도 쉽다는게 여성 오타쿠 업계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그러고보면 여성 오타쿠에 대한 악담만 하는 세상에서, 거꾸로 그럼 여성 오타쿠의 좋은 점을 말해보자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게 신기하다. 그건 「좋은 점」이라는 건 개인의 의견에서 끝나기 쉽고 「나쁜 점」은 전체를 반영하기 쉬운 성질을 가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성 오타쿠(혹은 남성 오타쿠)의 좋은 점을 칭찬해주려 했을 때 (매사 일장일단이므로) 좋고 나쁘고를 얘기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게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한 발 삐끗하면 다음은 자신의 속성이 차별대상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확산(=알티, 인용알티 등)시키기 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조금은 생각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발달장애 소재를 확산하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제목에선 여성 오타쿠의 늪은 좋은 곳이라고 썼지만, 딱히 여성이나 남성이라서 좋은 점은 그닥 찾을 수 없었다. 눈에 띄게 남녀 차이가 심한 TL을 구성한 것도 아니고 사이 좋아지면 남녀의 구분을 거의 의식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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