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저장고

그림에 이야기 붙이기1

●최초의 마법소녀

세상에 마법 소녀는 없었다. 그 존재는 어느 날 갑자기 출현했다.

최초의 마법 소녀는 한 존재감 없던 소녀에게서 발현했다.

왜 발현되는가? 알 수 없었다. 스스로 컨트롤도 할 수 없었다.

한 명의 마법 소녀의 파괴력은 우주의 탄생과 파괴의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이 보였다.

최초의 마법 소녀는 사람들에게 폭풍이라고 불렸다. 도시 하나를 덮을만큼 거대했던 그 마법 소녀는 재앙 그 자체였다.

그들은 무로 돌아가야 할 것들을 무로 되돌리고, 생으로 흘러가야 할 것들을 생으로 인도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사라졌다. 할 일을 마친 것처럼.

●안뇽하세요.

우주의 토끼 기지 관리국입니다.

저희 관리국은 머리에 털이 보송보송하고, 꿈결과 같은 행동양식과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분을 우대하고 있습니다.

하늘색 소라고동, 금빛 날개, 어디선가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지신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 부탁드립니다.

허공에 떠다니는 손은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그 손은 늘 어딘가를 가리키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 가리키는 것은 없습니다.

손을 떼이지 않기 위해 금색 링의 방어구를 나누어드리고 있습니다. 하나씩 챙기는 것을 권장해 드리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가 이렇게 많으면 어떡하냐 진짜로

옆집에도 앞집에도 뒷집에도 다이아몬드를 50개씩 가지고 있으면 그게 다이아몬드여?

다이아몬드는 너무 많았다. 다이아몬드는 재활용 되었다. 다이아몬드 빌라, 다이아몬드 숟가락, 다이아몬드 침대, 다이아몬드 변기

아니 근데 다이아몬드로 뭘 하는 사람이 있다던데

그 사람은 다이아몬드를 쌓고 있었다. 세상은 다이아몬드보다 부숴지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사람이었다.

세상은 다이아몬드보다 약했다. 다이아몬드가 더 짱 쎄니까.

다이아몬드 산이 만들어졌고, 그 다음에는 산맥, 그 다음에는 어떤 산보다 높은 산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따라 모두 다이아몬드를 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태어나 다이아몬드를 쌓으며 죽어갔다.

다이아몬드의 아래에는 사람들이 묻혔다. 묻힌 사람들의 의지가 다이아몬드와 하나가 되었다.

세상은 부숴지지 않았다. 그저 쌓고 쌓는 것에 대한 의지만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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