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프리 드림

테니프리 드림으로 첫 키스의 순간이 보고 싶다 A

드림캐와 드림주는 동갑내기 중학생 커플이라는 설정

카이도 카오루

카이도는 ㄹㅇ 테니스밖에 모르는 숙맥일 것 같지 않냐. 테니스부 안에서나 성질 더러운 살무사지ㅋㅋㅋㅋㅋ 실제론 부끄럼도 많이 타고 남들 앞에 잘 나서지도 않는 편이라 같은 반 여자애들하고도 말 한마디 안 섞어 봤을 듯.

결정적으로 섬세한 내면을 배신하는 험악한 인상 때문에 또래 여자애들이 카이도를 무서워해야 옳다... 구테니에서 토모카가 길 물어보려다가 기겁했던 거나 죠세이쇼난 여학생이 테러할 때 쓰려던 음료수 자기 머리에 쏟아부었던 것처럼 평소에도 외모 때문에 억울하게 오해받은 적 존많이겠지. 정작 카이도 본인은 아버지가 엄청난 사랑꾼이라 어렸을 때부터 여자한테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빡세게 교육받았을 거 같다는 게 웃픔 포인트...

그런 카이도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상대가 바로 드림주인데, 요령이 없다 보니 사귀게 되기까지도 엄청 오래 걸렸겠지. 그나마도 이 상태론 죽도 밥도 안 되겠다 판단한 드림주와 주변 사람들의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온갖 공작들 덕분이었겠지만 당연히 카이도는 까맣게 모르고 있고... 여자친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친구는 더더욱 아닌 애매한 관계로 거의 1년을 기다렸던 드림주만이 속으로 혼자 인간 승리를 외쳤을 듯.

아무튼 일련의 맥락으로 드림주랑 매일 같이 점심 먹고 같이 하교하는 것만으로도 연애 지수 풀로 차 있는 카이도가 보고 싶다. 드림주가 큰맘 먹고 나서지 않는 한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손만 잡고 볼 장 다 볼 것 같은 그런 커플인 거...

순진해도 너무 순진한 남자친구 때문에 위기감 느낀 드림주 확 내가 먼저 저질러 버릴까 싶다가도 본인이 싸 온 도시락 맛있게 먹고 있는 여자친구 보면서 수줍게 얼굴 붉히는 카이도(특기: 가사 전반, 이상형: 밥을 맛있게 먹는 아이) 때문에 마음 고쳐먹길 수백 번이겠지. 하... 야레야레... 우리 순진한 카오루 쨩을 울릴 수야 없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드림주가 보고 싶다.

물론 이대로라면 영영 진전 따윈 없을 테니까 이쯤 해서 모모랑 에이지가 진도는 어디쯤 나갔냐고 슬쩍 찔러줬으면 좋겠다. 서로 꼭 끌어안고 부둥거리면서 설마 츄- 도? 벌써 츄우~ 까지? 하면서 입 맞추는 시늉까지 하는 거 보고 카이도 당연히 펄쩍 뛰겠지. 모모시로 녀석이나 키쿠마루 선배나 순 저질들이라고, 모모시로 녀석 입에 내 드림주가 오르내리다니... 하면서 진심으로 분해서 쒹쒹거리는 카이도 졸귀일 듯.

근데 얘기 들을 때는 질색을 했었는데 이게 한번 의식하기 시작하니까 드림주 만날 때마다 자꾸 입술 쪽으로만 시선이 가는 거... 정신 차리고 보면 자기 옆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드림주 입술만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거나 같이 영화 보다가 키스 신이라도 나오면 누가 봐도 찔리는 거 있는 사람처럼 화들짝 놀란다거나 하는 식으로ㅋㅋㅋㅋㅋ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짐승 같고 밝히는 것 같아서 자책하는데 사실 드림주는 이미 n개월 동안 몸에서 사리 나올 정도로 꾹꾹 참고 있었다는 걸 모르는 카이도는 바보야... 테니스밖에 모르는 바보...

자, 잠깐...!

응? 왜 그래, 카이도 군? (핱... 드디어!!!)

카이도가 오늘은 기필코... 라고 마음먹었을 때쯤엔 이미 드림주도 다 눈치 까고 있을 듯. 그도 그럴 게 요 며칠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본인 눈치만 보면서 안절부절못하는데 도저히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겠지.

오늘인가, 아님 오늘인가. 카오루 쨩, 난 준비가 됐으니 힘을 내...!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고 있던 드림주 데이트 끝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자기 붙잡는 카이도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그런데 어색하게 제 어깨에 손을 올리고서 한동안 푸슈- 한숨만 쉬던 카이도가 입을 맞춘 곳은

......?

입술이 아니라 거기서 약간 비껴 난 오른뺨인 거. 드림주 당연히 싫었던 건 아닌데 뭔가 본인이 예상했던 그림이 아니라ㅋㅋㅋㅋㅋ 눈만 깜빡거리고 있는데 드림주가 놀라서 그런다고 착각한 카이도 그대로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못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가로등 아래에서 얼굴은 물론 목까지 벌게져서는 시, 싫었다면 미안해... 하지만 싫어하지 말아 줘... 하는 울망울망한 눈 하고 있는 카이도를 보면 꼴려요 안 꼴려요... 결국엔 마치 둑이 터지는 것처럼 그간 참아 왔던 게 한꺼번에 폭발한 드림주가 와락 매달려서 카이도한테 입 맞추는 게 보고 싶다.

카이도 순간 휘청하다가도 얼른 중심 잡고 드림주 안 넘어지게 잡아 주는데 제풀에 놀라서 호다닥 다시 손 떼겠지. 그러면 드림주가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서 공중에서 배회하고 있는 손 잡아서 자기 허리에 챡챡 둘러 줘야 옳다. 괜찮아, 카오루 쨩. 다 나한테 맡겨...

그리고 다음 날 어딘가 묘하게 들떠 보이는 얼굴로 그라운드를 뛰고 또 뛰는 카이도 보면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쁜데... 하고 진저리치는 모모가 보고 싶다.

이부 신지

다들 학원제의 왕자님 해 줘... 신지 엔딩 봐 줘... 플레이어가 계속 (좋아한다고) 말로 해 달라니까 부끄러워서 짜증 내는 신지를 볼 수 있음ㅋㅋㅋㅋㅋ 분명 입에서 나오는 말은 好きだ인데 목소리는 역정 그 자체인 것ㅋㅋㅋㅋㅋ

신지 싫어하는 것 중에 눈치 없는 사람 있던데 어쩌다 눈치 없는 드림주를 여자친구로 사귀게 돼서 환장하면 재밌겠다. 연애 전에 너한테 관심 있다는 티 팍팍 냈을 때도 진짜로 못 알아들은 건지 아니면 못 알아들은 척을 하는 건지 번번이 장난치고 웃으며 넘어가는 드림주 때문에 마음고생 좀 했던 걸로...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겨우 사귀게 된 두 사람인데 아무리 하고 싶은 말 안 거르고 다 하는 신지라도 키스하고 싶다는 말은 좀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그래서 은근히 안타까운 눈빛만 보내는데 당연히 드림주는 눈새라는 설정에 걸맞게 하나도 못 알아먹어야 옳다.

흐응... 넌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건가. 맨날 나만 혼자 애태우는 것 같은데... 하긴 넌 원래도 이런 애였지. 난 우리 사이가 좀 더 진지해졌으면 하는데, 어차피 이런 말 해도 넌 알아듣지도 못할 테고. 그런 사람한테 서운해하고 있는 나는 뭐지. 아아, 짜증나... 하고 뚱한 얼굴로 속으로만 투덜거리는 신지가 보고 싶다. 그간의 노필터 노빠꾸 인생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으니 그 영향으로 괜히 짜증이 느는 거.

그런데 원래도 1년 중에 상쾌한 얼굴로 있는 날이 몇 없는 신지라서ㅋㅋㅋㅋㅋ 가뜩이나 분위기 못 읽는 드림주가 눈치채 줄 리가 젠젠 無일 것 같다.

앗, 신지~ 이상한 얼굴~

남의 속도 모르고 해맑게 웃는 드림주 보면서 이 녀석은 도대체 뭐가 문제야... 하고 진심으로 노여워하는ㅋㅋㅋㅋㅋ 신지겠지. 그런데 신지가 본인 승질머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혼자 골머리 앓아 봐야 끝도 없이 땅속으로 파고들기만 할 걸 잘 알아서 결국엔 친구들한테 도움 요청하는 게 보고 싶다.

헤에... 그러니까 여자친구랑 분위기 좀 잡고 싶다고?

근데 그런 걸 우리들한테 물어봐야...

문제는 그 친구란 애들도 콘서트 티켓은 진작 사 놨는데 안 쨩한테 같이 보러 가자고 말할 용기도 없는 짝사랑러 카미오랑 역시나 연애랑은 영 인연이 없었던 테니스 바보들(=이시다, 사쿠라이, 모리, 우치무라)뿐이라... 고만고만한 애들 여섯이서 머리 맞대고 고민해 봐야 별 뾰족한 수도 안 나오겠지.

그래도 보통 그 또래 남자애들이면 이 자식 응큼한 거 보라고 다들 웃고 뒤집어질 법도 한데 '그' 신지가 무려 연애 상담을 청해 온 게 감개무량해서 놀릴 생각도 못하고 열심히 같이 고민해 줄 듯. 서로 부둥부둥해 주는 가족 같은 후도미네 너무 좋다고...

결국 공개된 장소에서의 스킨십은 망측하고 심장 떨려서 엄두도 못 내는 새가슴 모쏠들의 만장일치로 둘이서 오붓하게 하는 집 데이트로 가닥을 잡는데, 신지네 집은 동생들 때문에 안 될 테고 드림주 집에서 같이 영화를 보게 됐으면 좋겠다. 집 데이트라니 뭔가 어른스럽네! 드림주 아무것도 모르고 팝콘 튀기고 담요랑 쿠션 준비하면서 신나 할 듯. 신지도 처음엔 다른 의미로 설레서 답지 않게 허리 빳빳하게 세우고 앉아 있었겠지.

하지만 영화는 하필이면 잔잔한 로맨스 영화였고... 드림주네 소파는 지나치게 푹신했고... 전날 밤늦게까지 고민 상담하느라 피곤했던 신지가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계획했던 거 몽땅 실패하는 게 보고 싶다. 나중에 집 데이트도 재미있었다고 행복해하는 드림주 보면서 신지 부들부들 떨었을 듯.

입에 아이스크림...

아? 어디, 어디?

결국 집 데이트(와 첫 키스)는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 버렸지만 기회는 분명 또 오겠지. 카페에서 같이 아이스크림 먹다가 무심코 맞은편 자리에 앉은 드림주를 본 순간 아, 지금이구나... 하고 직감하는 거.

신지 이번만큼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드림주 입술에 묻은 거 닦아 주는 척 남들 모르게 쵹 하고 입 맞출 듯. 물론 얼굴은 방금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무덤덤하겠지만 속으로는 나름 자연스러웠다고 - 아... 하며 황급히 시선을 돌리는 종업원은 보지 못했음 - 혼자 뿌듯해하고 있어야 옳다.

그런데 깜짝 놀랄 줄로만 알았던 드림주가 뜻밖에도 우리, 벌써 두 번째 키스네~ 하고 웃는 얼굴로 폭탄 던지는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티스푼 떨어뜨리는 신지가 보고 싶다. 그러하다. 드림주는 손안에 들어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고난 승부사였다고 한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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