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100일 챌린지

5일차

사랑하고 싶으니까 협조 좀 해

 나는 말이야, 모든 사람들이 소중해서 너도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데 왜 그러는 거야? 성경에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적혀 있던데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게 그 모양인 건가? 사람을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닌가? 자기 자신이 별로 소중하지 않은가? 타인에게 던진 공격이 자신에게 돌아옴을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

사람을 미워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그래서 싫어하는 것은 밀어두고 좋은 것만 보고 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참 덧없는 꿈이다. 싫어도 누군가와 얽히고설키는 것이 인생이니까. 그래서 가급적 모두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삶을 희망하는 건 나뿐인가 보다. 너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게 그렇게 쉬운 것을 보니.

내가 아무리 널 사랑하고 싶다고 해도 그렇게 굴면 어떻게 사랑을 하겠어? 나도 무수한 사람 중에 한 명인데? 너는 내가 호구 같다 놀리면서 이용해 먹으려고 하지만 내가 호구로 보인다는 건 너는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는 거겠지. 너도 사람이니까, 이해해 줘야지라는 마음으로 넘기는 것도 옛날 옛적에 한계를 넘었어. 너는 앞에 있는 사람도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는 있는 거야? 차라리 널 없는 사람 취급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엄연히 내 눈앞에 계속 얼쩡거리고 있는 사람이니까. 너, 정말 거슬린다고!

에잇, 괜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인형을 쥐어짠다. 내 입으로 말하기 뭣하지만 나 평판 꽤 좋은데? 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뒷담이 오고 가는 지나 알아? 너 자신의 일인데 관심 좀 가져보지 않을래? 너에 대한 평가는 매일매일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매번 새로운 방법으로 너는 날 놀라게 하지. 사람이 악의를 가지면 저런 치졸한 짓까지 하는구나. 내 눈에 네가 얼마나 신기하고 졸렬한 사람으로 보이는지 상상도 못할 거야. 너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협소한 사람이지.

한때는 그런 너도 바뀔 수 있을 거란 꿈을 꿨어. 사람들의 호의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걸 이해하면 네가 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 이 얘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아서라며 날 나무랐던 이유를 이제는 알아. 아, 너는 이다지도 얄팍하고 흙탕물 투성이인 사람이구나. 흙탕물도 그냥 내버려두면 언젠간 흙이 가라앉아 그나마 쓸만한 물을 건질 수 있는데 너는 매번 휘젓고 다니느라 쓸만한 물을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이구나. 너의 어리석음을 애도할게.

그러면서도 너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더라? 그보단 자신이 남보다 뛰어남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는 단지 너라서 지금의 지식을 갖췄다고 생각하니? 네가 그정도 지식을 갖추는데는 선생님이 있었고, 누군가 쓴 책이나 만들어진 영상 자료가 있었으며, 네가 살아갈 수 있도록 서포트해준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야

전에 네가 혼자 씩씩대며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내가 이렇게 뛰어나고 앞가림 잘하는 사람인데 왜 다들 자기를 좋아하지 않느냐고 소리치고 있던데? 나는 네가 네 앞에 있는 사람도 똑같이 의무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지도 못하고 막말하는 모습이 싫어. 나는 네가 사람의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는 걸 넘어서 그걸 이용해서 자기 이득만 챙기는 모습이 싫어. 자기가 엄청 뛰어난 사람인 줄 알고 남을 가르치려 드는 그 태도도 싫어. 전에 네가 가르치려 들던 사람 중에 교수님이 있었던 건 아니? 네가 제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게 싫어. 그러면서 타인에게 배우려는 마음도 없어서 싫어. 능력주의에 절어 있으면서 본인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지도 못하고 일단 띄우고 봐서 싫어. 자기 자신 말고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없는 네가 싫어. 네가 그동안 타인이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단 사실을 자각도 못하는 게 싫어. 이해해 보려는 노력조차 없이 숨 쉬듯이 타인을 비방하는 그 모습이 싫어.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일단 짓밟고 보는 그 성질머리가 싫어. 그런데 이걸 다 말하기엔 너무 기니까 그냥 너라서 싫어.

그래도 이거 하나는 말해줄 수 있겠다. 사랑받고 싶으면 협조 좀 해. 이미 늦은 것 같지만. 네가 변화를 선택하지 않을 거란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으니까 이야기는 하지 않을 거야. 영원히 험담의 대상이 되어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에나 기여해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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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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