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차
다정하기로 선택했다
무수한 갈등이 있었다. 해결 된 일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해소한 갈등들도 많을텐데 이따금 해소된 적 없는 갈등만을 바라보곤 한다. 이럴 때면 나는 생각한다. 아, 정말 엉망진창이야.
무엇하나 꼽기엔 너무 많은 이유가 있던 것 같다. 한없이 나를 탓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세상을 비난하는 날도 있다. 그러다보면 결국 나를 혐오하고 세상을 혐오하게 된다.
그러나 혐오감으로 삶을 채우고 싶지 않았다. 혐오한다고 그것이 변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혐오에 빠지면 금세 냉소에 빠져버릴 뿐이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내 자신은 바꿀 수 있다고 믿기로 했다.
물론 이런 생각을 그냥 할 수 있던 건 아니다. 어떤 작가님의 이야기가 나를 구했다. 작가님이 블로그에 올리신 데뷔작의 후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작가님은 사회복지로 대학원까지 가신 분이었는데, 첫 수업에서 교수님이 세상을 구하려면 어떡해야 하냐는 질문을 하셨다고 한다. 작가님이 학기 내내 고민하신 답은 도덕성의 회복이셨다고 한다. 살아가며 생기는 많은 고통은 타인의 악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내가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그 타인은 적어도 나라는 사람으로부터 안전해진다는 의미다. 그 말을 위해 작가님은 소설을 쓰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다정하길 선택하고 사랑하길 선택했다. 내가 타인을 바꿀 순 없지만 내 자신은 바꿀 수 있으니까. 그러니 사람이 변하지 않을거라 말하면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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