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먼지
지진이 일어나고 작디 작은 마을의 집 절반 정도가 무너진 것 같았다. 여기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야마모토 카나데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자신의 가족들은 그 절반에 포함되지 않았을 거라고, 그들마저 잃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후에 두 번째 지진이 일어났다. 유일하게 그들을 통솔할 수 있었던 선생님이 잔해에 깔려 처참하게 돌아가셨다. 그리고 믿
나도 네게 사과하는 모습이라든가, 우는 모습이라든가 하는 건 보여주고 싶지 읺아. 네가 걱정해줄 게 뻔한데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그런 복잡 오묘한 감정 안 느끼게 할게. 그러니 너무 걱정하진 말아. 너랑은 유독 약속을 많이 한 것 같다. 작은 것부터… 내게 아주 중요하게 다가오는 아주 큰 것까지. 너무 힘들다면 전부 지킬 필요는 없으니 안심해. (
… 먼지가 들어가서? 어디 봐봐. (정말 당신이 걱정된다는 듯 말합니다.) 그 때가 생각났어? 나는 정말… 그 때 아찔해서 그만…. 네가 우는 모습도, 사과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아. 이젠 내 마음을 알겠니? 네가 그리 말하니… 알겠어. 더 사과하지는 않을게. 발버둥쳐주겠다는 말 하나만으로도 기쁜 걸? (당신 손 슬그머니 붙잡습니다.) 만일 우리가 헤어질
… 완전 우는 사람이나 할 법한 제스쳐인데. 일단 안 우는 거라니 다행이야. 네가 울면… 그래. 마음이 안 좋아질 것 같거든. … 네가 이렇게나 안 좋아할 줄 몰랐어.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정말로 미안해. … 엠마, 너는 만약 강제로 멀어져야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니? (…) 하긴 나도 네가 네 의지로 내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게 더 가슴 아
… 엠마, 우는 건 아니지? 내가 잘못했어. (제가 자초한 일이면서 현재 벌어진 상황이 꽤나 당혹스러운듯 초조해하는 듯한 얼굴로 당신 바라봅니다.) 고친다든가, 할 필욘 없어. 너는 이미 그대로 완벽하니까. 내 말 같은 건 너무 신경 쓰지 말아.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떠날 거라는 말이 너무나도 아프게 들리는데 어쩌지. 떠날 생각이 없다는 말과 동시에 이런
알고 있어도 곤란한 건 변하질 않는구나. 이런 곤란한 습관도 못 고치고, 걱정이나 많고. 엠마는 여전히 미련하네. 욕 하는 건 아니니까 이번에도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 이렇게 말해도 걱정하려나…. 그럴 일 없다 강조해줬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불안해져. 너마저 나를 떠나갈까 봐. 나를 떠날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걱정이 돼. 한 번 더
… 습관 참 곤란하고… 또 고약하네. 이런 질문을 하다니. 내가 찾으러라도 가기를 원해? 내게서 떠나갈 계획이라도 있는 거야, 뭐야. 당연히 약속을 무른 계약자를 잡으러 가야지 않겠니? 내가 떠난다면… 이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내주겠다는 거니? 내가 떠나가도 괜찮아? 그렇다면 나 또한 네게 필요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되었구나. 정녕
특별 취급…. 그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런 약속 하지 않았다니 안심이 된다. (푸핫….) 그래, 이 얘기는 그만 하도록 하지…. … 아니? 안 보내줄 거야. 이번 약속은 지난 것보다 내게 더 중요하게 다가왔거든. 이번 약속은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 필요하다면 너를 잡아야겠지.
응, 대충 이해했어. 근데 이게 그리도 어려운 약속이라면 어째서 더 쉬운 걸 택하지 않고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 거니? ‘나’라서 이런 약속을 할 수 있었다는 거야? 사람이 나를 떠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구태여 이유를 붙일 필요가 있을까? 너는 좋은 사람이니. 그런 이들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된다면 평생, 곁에 두고 싶을 정도야.
… 네게는 곁에 있겠단 약속이 그리 쉬운 거니? 너를 탓하려는 건 아니니 안심해도 좋아. 그저 궁금했어. 다른 이들에게도 곁에 있겠단 약속을 한 건지. 내가 잡으면 잡혀주고 놓으면 날아가는 존재인가, 너는…. 네가 가지 않았으면 해. 답변이 되었을까?
너무 시시콜콜한 약속이긴. 오히려 그림 보여주기, 이런 것보다 어렵지 않니? 너에겐 또 기준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진짜로 내 곁에 있어줄 거니? 오는 건 자유지만 가는 건 자유 아니야.
황색 편지지에 붉은 장미 모양이 그려져 있는 편지지에 유려한 필체로 편지 적혀 있습니다. 친애하는 나의 빛에게 안녕, 럭스. 나의 빛. 이 편지는 뭐야? 검은 바탕에 흰 글씨라니 마치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아. 네 유려한 글씨는 마치 내리는 유성우 같고 말이야. 참, 그렇지. 많은 일이 있었다며, 좀 휴식을 취하는 건 어때? 그 편이 네게도, 네
이름이 호명되었다. 니베우스 B. 실베스트라, 그는 자신이 강하게 두려워하는 것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저보다 앞선 아이들이 보여준 의외의 모습이 놀라웠다. 다들 강해보이지만 두려워 하는 게 있구나, 하고. 차라리 제가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무언가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이 느린 편이니 혹여나 수
친애하는 나의 빛에게 럭스, 오랜만이야. 네 편지를 받아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요즘 일이 바빠서 편지를 먼저 보낼 틈이 없었네. 아, 여기서 내가 말하는 일이란 별 건 아니고... 요즘 아빠의 꽃집 일을 도와드리고 있거든. 감사하게도 손님이 꽤 많아.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아직 싹도 틔우지 못했다니 유감이야. 근데 그건 네가 그... 알 수 없는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란.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째서 뱀의 꼬임에 넘어가는 아둔한 존재들인가, 신은 어찌하여 그러한 나약한 형질을 인간에게 부과하였는가, 단순히 재미로? 호기심으로? 인간들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지켜보기 위해? 우리들에게 시련을 안겨주기 위해? 홀로 좋은 것들을 독차지한… 나는 그런 신은 경배할 수 없다. 길거리에서 났다. 당연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