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on's share
Record of hunting
주의 요소: 폭력, 살인, 유혈 표현, 신체 훼손
악마 범죄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빌어 처먹을 로튼 애플은 사람이 썩어 넘쳐나는 곳이었다. 질투, 탐욕, 음욕, 교만함. 그런 것들이 넘쳐나는 한 간교한 악마 놈들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을 인간은 없다는 소리였다. 썩은 사과를 컵에 놔두면 하루살이가 꼬이듯이. 클럽 지하에 숨어 악마가 제공하는 향락에 취한 것들을 베고, 쏘고, 넘어트려 목을 자른다. 그것만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된 것처럼. 어떠한 감정도 실리지 않은 총칼이 좁은 지하를 휩쓸고 지나갔다.
곧 절규와 같던 인간들의 비명이 잠잠해진다. 대부분 목이 깔끔하게 도려내지거나, 머리가 총탄에 꿰뚫린 시신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다. 바닥은 수도관이 터지기라도 한 듯 붉은 액체가 고여 난잡한 조명을 반사하고 있다. 피가 묻다 못해 붉은색으로 보이는 칼끝을 툭툭... 바닥에 털며 실성한 웃음을 멍하니 흘리고 있는 남자를 향해 다가간다. 겁에 질린 남자의 아랫도리가 묘하게 축축해진 것이 보인다.
“두려운가. 그래도 죽기 전엔… 인간으로 죽긴 하나 보군.”
악마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니까. 이성이 완전히 잡아먹힌 게 아니라면, 추도문을 외워줄 정도는 되리라.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작게 중얼이며 그의 목을 베었다. 날아가는 남자의 목을 무심히 바라봤다. 심장에서 신성총을 꺼내어 막 문을 열고 습격해 오려던 악마를 향해 쏜다. 악마란 족속들은 그리도 인간의 영혼이 탐나던가. 리로드가 필요하진 않았지만, 습관적으로 장전하는 동작을 취했다. 악마 자식이 가슴에 한 발 맞고 쓰러진 채 색색 숨을 몰아쉬는 것이 보인다. 저것이 인간이었다면... 얄궂은 동정심이라도 들었을까? 머리를 차게 식히려 부러 그런 의문을 띄워본다. 악마의 머리를 향해 겨누고, 정확히 머리를 부쉈다.
이것은 성전이 아니다. 피와 살점이 흩날리는 살육전이지. 마치 불결한 것이 묻은 것을 떨쳐내듯 피가 튄 날개를 펄럭였다. 엷은 흑적색 마력이 허공에 흩뿌려지니 꼭 피가 떨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악마들을 베는 게 아니라 그저 쏘기만 해야 한다는 게 가끔 아쉬울 때가 있는데... 바로 지금 같은 타이밍이다. 악마의 목을 잘라 집어드는 대신, 아까 자른 남자의 목을 집어들었다. 위층으로 올라가 플로어를 향해 집어 던진다. 텅, 텅. 더는 피가 뿜어져 나오지 않는 머리통이 바닥을 향해 퉁겨지다가 구른다. 한참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소리가 사위를 가득 메웠다. 허공을 향해 실탄을 한 발 쏴 좌중을 조용히 침묵케 한다.
“…….조용해졌나. 지하에 흘러들어온 악마 새끼가 있더군. 당분간 이곳은 폐쇄하고 조사할 테니 그렇게 알고. 당장 꺼져.”
당장 나가지 않으면 죽여버릴 것처럼 좌중을 향해 총을 겨눴다. 처음엔 겁에 질려 머뭇거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재난을 피하기라도 하듯 얽히고설켜 문을 향해 도망친다. 누군가라면 저런 상황에서 생기는 인명 사고를 걱정했겠지만. 로웰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 되진 못했다. 대신 도망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숨어든 마귀나... 그에게 영향을 받아 마기가 묻어있는 인간들을 찾아 뒤통수를 갈겨댈 뿐이다. 그런 식으로 몇 명이나 죽였을까. 코가 아릴 정도로 피비린내가 풍겨 나오는 곳을 뒤로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밖에 나오니 한기라도 도는 것인지, 희기만 한 입김이 새어나온다.
“……. 역시 원한 살며 오래 살진 못하겠는데.”
이러다 원귀라도 들러붙는 것 아닐까. 물론 네피림이라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꼬리표가 따라붙는 한 그렇게 될 일은 없겠지만. 삶이란 뜻 모를 것으로 넘쳐나기 마련이다. 피곤한 얼굴로 카 스토퍼 위에 걸터앉았다. 품 안에서 검은색 스틱을 꺼내 입에 물어 한 모금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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