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Days

BETTER DAYS 09

료켄유사♀

쓈's Universe by 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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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요약 - 

하나,

둘,

셋.

……여보……

작은 결혼식이 끝나고 둘은 제출하지 않을 혼인신고서와 증명서를 작성했다. 진지하게 제대로 작성한 서류는 서재의 책상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다. 이제 정말 둘은 부부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직이지만. 작은 흥분이 사람의 가슴 안에서 콩닥콩닥 뛰었다. 그 탓에 해가 완전히 밤이 되었는데도 아직 생각이 전혀 없다. 배가 아주 고픈 것은 아니지만 저녁을 제대로 먹고싶지 않았다. 일단 료켄이 먼저 물었다.

 

"저녁, 어떡할 건가?"

"음…… 딱히. 너는?"

"나도다."

 

그래도 한밤중에 갑자기 배가 고파 깨는 것은 싫으니 아주 간단하게 남아있던 빵에 잼을 발라 먹기로 결정했다. 옆에 앉은 료켄의 빵에 잼이 듬뿍 발린 것을 보며 유사쿠는 잼을 바르던 손을 멈췄다. 료켄은 것을 좋아하나? 시선을 느낀 료켄이 유사쿠를 바라보았다. 왜? 라는 눈빛이었다. 유사쿠는 갑자기 부끄러움이 조금 올라왔다. 료켄을 살펴보는 것을 들킨 것이 어쩐지, 무어라고 해야 하나, 멋쩍었다.

 

"아냐, 처음 보는 잼이라 맛이 어떤가 싶어서……"

"그렇군. 많이 달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제품이야. 먹어봐."

 

그렇구나, 많이 것은 싫어하는구나. 료켄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유사쿠는 그처럼 잼을 담뿍 발라 먹어보았다. 정말 많이 달지 않고 과일의 순수한 맛이 안에 가득 찼다. 맛있다. 집중해서 오물오물 먹는 유사쿠를 료켄이 바라보고 있다는 유사쿠는 눈치채지 못했다.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도 들어서 료켄은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오물오물 먹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불과 며칠 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던 모습인데,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슬쩍 엉덩이를 들어 조금 가까이 앉았다.

 

"맛있나?"

"응."

 

입에 것을 삼킨 대답하며 료켄을 바라본 유사쿠는 그가 아까보다 가까이 있다는 깨닫고 아까와는 다르게 부끄러움이 화악 올라왔다. 시선을 돌리고 미지근한 우유를 마셨다. 분홍빛이 올라온 얼굴로 서둘러 우유를 마시는 모습도 정말, 정말…… 료켄은 자신이 빵은 먹고 유사쿠만 바라보고 있다는 잊고 있었다. 유사쿠는 료켄이 계속 쳐다봐서 료켄을 바라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진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부끄러워도 싫지 않은 기분이라는 처음 알았다. 자신도 료켄을 바라봐서 그도 그런 마음을 들게 하고 싶었지만 아직 료켄의 애정 어린 시선에 료켄을 바라보기 부끄러워 괜히 잼을 뜨던 나이프만 만지작거렸다. 그제야 료켄은 시선을 돌리고 빵을 마저 먹었다. 간단하지만 달콤했던 식사가 끝나 료켄이 그릇을 쟁반에 담아 일어섰다. 일어서기 직전, 유사쿠의 윗입술에 묻어있던 우유를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주고 먼저 씻으라 말하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유사쿠는 료켄의 엄지가 입술 위를 스친 순간 생각이 정지되어 1분 정도를 자세 그대로 굳어있었다.

 

 

 

씻고 나온 료켄은 유사쿠를 서재에서 발견했다. 유사쿠는 벌써 잠옷으로 갈아입고 머리가 거의 말라있었다. 천장까지 빼곡히 꽂혀있는 서적들을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는 했다. 프로그래밍이나 네트워크, AI, 안드로이드 유사쿠가 흥미를 가질 자료가 한가득이니 당연했다. 료켄이 소리없이 유사쿠의 뒤에 다가섰다. 유사쿠의 어깨에 손을 톡, 얹었다.

 

"마음껏 읽어도 돼. 흥미 있는 것이 있다면."

"아."

 

유사쿠가 작고 짧게 깜짝 놀란 비명 비슷한 소리를 내었다. 자신을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는 유사쿠를 보며 미소짓고는 멋진 손가락으로 몇몇 책을 짚었다.

 

"너의 수준을 생각하면…… 이 책이나 여기 정도가 좋을 같은데."

"저건?"

"오래된 내용이라 추천하지 않아. …게다가 아버지의 저서이고."

"흐음."

 

유사쿠의 손은 코가미 박사의 저서 앞에서 물러났다. 료켄은 전혀 섭섭하거나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당연한걸. 그럴 필요 없는데 유사쿠가 미안해하는 것이 보였다. 유사쿠가 살짝 말을 돌렸다.

 

"너는 여기 있는 자료들 읽었어?"

"응. 좋아하기도 하고, 이것들로 공부를 했지."

"그럼 저기 책에도 너의 손때가 묻어있겠군."

"그렇지."

 

그제야 유사쿠는 아까 가리켰던 코가미 박사의 저서를 들어 사라락 페이지를 훑었다. AI에 관한 내용이었다. 코가미 박사의 초기 저서라 아직 유사쿠와는 '관련'이 없을 테지만 료켄은 유사쿠가 어떻게 생각할 몰라 긴장했다. 유사쿠가 책을 탁, 소리 나게 덮고는 '요즘과는 뒤떨어지는 내용이야.' 짧게 평을 남겼다. 료켄도 '그렇지.'하고 대답했다. 아버지. 료켄은 잊고있던 떠올렸다.

 

"저건…… 나쁘지 않겠어. 흠."

"읽고 있어. 나는 잠시 곳이 있어서."

"어디 가?"

 

료켄은 대답을 망설였다. 유사쿠의 눈을 피했다. 유사쿠가 다가가 료켄과 눈을 맞췄다. 사랑으로 살피는 에메랄드 눈동자에 료켄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

 

"아버지께 인사드리러."

"……"

"결혼에 관해 말하고 오는 거니까, 여기 있어."

"나도 갈게."

"괜찮아?"

"부부니까."

 

유사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지, 부부니까. 결심한 료켄이 유사쿠의 손을 잡고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원체 집이라 다락방도 상당이 넓은데, 그 짐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넓은 다락방 한쪽 볕이 드는 쪽으로 코가미 키요시의 단이 모셔져 있었다. 단은 화려하지 않고 단출하다. 코가미 박사의 사진 앞에 둘이 정좌를 하였다. 료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오늘 후지키 유사쿠와 결혼했습니다. 식을 올리고 나서야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

 

사진 코가미 박사는 입을 다문 진지한 표정이다.

 

"짧은 시간 동안 후회 없이 살겠습니다."

 

아들의 짧은 결혼 선언을 마치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옆의 유사쿠도 고개를 숙였다. 아내로서.

 

"……당신을 용서한 것은 결코 아니야."

 

유사쿠의 굳은 목소리. 지금 유사쿠는 료켄의 아내가 아닌 피해자로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당신의 아들을 사랑해, 이렇게 결혼까지 정도로. 그러니까 나는 료켄과 사랑함으로써 행복을 찾을 거야. 복수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어. 나는 최대한 당신을 신경쓰지 않고 료켄과 지낼 셈이야. 료켄을 정말 사랑하니까……"

 

료켄은 유사쿠를 꼬옥 껴안고 입을 맞췄다. 서로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지는 키스. 둘은 인사를 끝내고 방으로 내려갔다. 

 

 

 

오늘은 무척 바쁜 하루였다. 철야를 자주 하던 둘에게는 확실히 이른 시간이지만, 얼른 자기로 결정했다. 유사쿠도 피곤한지 크게 하품했다. 료켄도 따라 하품했다. 정말 바쁘고 빠르게 지나간 하루. 침대에 눕기 직전 굿나잇 키스를 하고 넓디 넓은 료켄의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료켄이 손짓하자 불이 꺼졌다. 어둠이 순식간에 가득 차고 어둠에 점점 익숙해지는 눈이 밖의 밤하늘 빛을 방으로 들여보냈다. 조용하다.

둘은 피곤하지만 잠들 수가 없었다. 누군가와 눕는 것이 처음이라 너무나도 어색하다. 걱정하던 부분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괜히 옆의 숨소리와 꼼질거리는 움직임이 크게 느껴졌다. 그저 함께 누워 자는 것뿐인데 쓸데없이 어색해하는 데다 긴장하고 있다. 둘 다. 그대로 눈을 감고 차분하게 잠들면 되는 것을, 처음으로 옆에 같이 누워 자는 상대가 너무나 사랑하는 상대, 그것도 부부사이라는 것이 괜스레 두근거려 뇌가 핑핑 돌고있다. 둘 다. 이대로라면 누구 하나가 소파에서 잠들어야 같은 예감이 들자 료켄이 무척 결단을 내렸다.

유사쿠를 잠시 일으키고 몸을 옆으로 돌려 유사쿠의 베개를 자신의 팔뚝 위에 놓았다. 누우라고 베개를 두드렸다.

유사쿠도 료켄이 결단을 내린 만큼 자신도 결단을 내렸다.

베개를 베고 료켄의 안으로 꼬물꼬물 들어갔다.

료켄이 비어있는 팔을 공중에 멈칫대다 눈을 감고 유사쿠를 껴안았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심장소리와 호흡소리가 귀에 크게 들린다. 팔베개라니, 어색해, 어색해! 부끄러워! 마음이 어쩔 몰라 한다. 그래도 부부니까! 연애 중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마음이 맞았는지 둘이 동시에 몸을 밀착했다.

눈이 마주쳤다.

풋, 웃어버렸다.

 

"료켄, 따뜻하네."

"너도 정말 따뜻해. 잘자, 여보."

"……여보…… 잘자……"

 

그제야 피곤이 몸을 타고 올라온다. 두 눈이 꿈뻑꿈뻑 감긴다.

따뜻한 사랑을 품고 새로운 쌍이 은하수를 노니는 속으로 들어갔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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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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