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설온달]볕과 나무 그늘, 들풀과 꽃반지, 그리고,

내 약속할 수 있는 것이 영원치 못한 꽃반지뿐이라도, 네가 영원히 바라주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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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발 조심해라.”

“아, 응. 고마워요.”

설유는 두어 걸음 앞에 툭 튀어나온 나무뿌리를 가볍게 뛰어넘고 종종걸음으로 온달의 등을 따라 걸었다. 조금 더운 감이 있었던 아발론과 달리 선선한 바람이 뺨을 간질였다. 나무가 많아서 그런가?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빛에 눈을 꾹 감았다 뜨면서 설유는 문득 생각했다. 불어오는 산들바람도 상쾌한 녹색 향도 전부 기분 좋았다. 맑은 공기를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어 깊게 숨을 들이켜다가 앞서가던 온달과 눈이 마주친다. 반쯤 뒤돌아선 그는 “그렇게 한눈팔다 또 넘어지지.”라며 핀잔을 주었으나 부드럽게 풀린 입꼬리는 숨기지 않았다. 온달 역시 대삼림이 퍽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두 사람이 대삼림에 온 것은 정기적인 파견 임무 탓이다. 본래라면 온달은 조금 더 먼 지역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첫 파견에 나서는 설유의 짝은 저뿐이라 자처하면서 아발론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북쪽의 대삼림으로 지정되었다. 그녀의 체력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건 아발론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으므로. 그러나 처음이라는 명명에 응당 뒤따르는 긴장감 때문인지 온달은 평상시처럼 큰 보폭으로 앞장서면서도 여느 때 이상으로 설유의 상태를 살피곤 했다. 이보다 거친 산길도 가우리에서 질리도록 올라 보았다는 말을 구태여 붙여가면서.

“신경 써주는 건 고마운데요, 너무 과하지 않아요?”

“과하다는 건 네 부주의에나 붙는 말이고.”

“내가 여기 오고 나서 넘어지는 거 봤어요? 못 봤잖아!”

“그럼, 여태 내 뒤통수에서 턱턱 발 걸리던 소리는 전부 환청이었다는 말이냐?”

묘하게 이죽거리는 듯한 음성 뒤로는 아무런 대꾸도 돌아오지 않았다. 말만 없다면 정곡을 찔렀구나 싶을 텐데 따라와야 마땅할 발소리마저 없다. 의아해진 온달이 다시금 뒤를 돌아보자, 뚱한 표정으로 얌전히 입을 다문 설유가 제자리에 서서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이건 뭐 철부지 아해도 아니고. 설유는 이따금 손 쓸 도리 없는 응석받이처럼 굴었다. 마치 제 응석을 받아주는 누군가의 존재가 익숙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나 그는 이제 설유의 곁에 없을 것이므로, 그 역할을 떠맡는 건 결국 온달의 몫이었다. 때문에 온달은 헛웃음을 삼키면서도 애써 앞섰던 걸음을 도로 물렸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어쨌든 넘어지진 않았으니까 됐지.”하는 꿍얼거림이 들려왔다. 설유의 이런 응석에는 익숙해진 지 오래였으므로, 온달은 그래그래 하며 비로소 그녀와 나란해진 발길을 옮겼다.

울창한 숲길은 두 사람의 발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잎새가 흔들리는 소리로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차분해지는 역설을 달갑게 받아들이면서, 온달은 문득 이 감각이 낯설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은 한낮, 더운 볕이 녹음에 가려 딱 적당해진 온도, 들뜨고 수선한 소리에 안정되는 마음과, 그런 자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근데 이러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나지 않아요?”

“옛날?”

“응. 그 왜, 마도대전 때, 이렇게 나무 그늘 많은 데에서 쉬고 갔던 적 있잖아요.”

그때는 시프리에드 님도 있었지만. 이 자리에 없는 이의 이름을 종알거린 목소리 덕에 온달은 제가 느낀 기시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의 머리를 소리 없이 스친 건 방금 설유가 떠올린 것과 완전히 같은 기억이었다.

“그래, 그랬지. 네가 끈질기게 쉬어야 한다고 보챘던 그날 말이군.”

“앞뒤 다 잘라먹고 얘기하면 내가 그냥 투정 부린 것 같잖아요. 그때는 온달이 혼자 불침번 선다고 한숨도 안 잤으니까 걱정돼서 그랬지, 뭐.”

설유가 툴툴거리는 투로 말을 맺자 하하, 시원스러운 웃음소리가 뒤를 이었다. “내 괜찮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도 보챘으니 투정 맞지.” 장난스레 대답하자 또다시 뚱한 눈빛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야말로 제자리에 우뚝 서는 꼴은 보지 않겠다는 것마냥, 온달의 팔이 설유의 등을 지탱하듯 밀었다. 작은 걸음걸이가 떠밀리듯 이어진다.

“그땐 온달도 많이 까칠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네요.”

“그러는 너는 여전히 말랑하지만 말이다.”

커다란 손이 설유의 시야 한구석에 아른댔다. 그 얼굴 정도는 쉬이 가릴 만한 면적의 손이었다. 장갑을 낀 탓에 감촉은 제대로 느껴지지 않을 게 분명한데도, 온달은 설유의 뺨을 가볍게 꼬집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내렸다. 그러자 불쑥 솟아오른 가느다란 손가락이 반사적으로 제 뺨을 훑었다. 아야야, 하는 미약한 엄살과 함께였다.

“말이 나온 김에 잠시 쉬어갈까. 아까부터 걸음이 처지지 않나.”

“쉬는 건 좋은데 여기서요?”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예서 쉬지 못할 것도 없지. 자, 이리 와라.”

여태 지나쳐 온 나무 중 가장 두꺼운 허리 아래의 그늘에 깔린 들풀을 툭툭 두드리며 온달이 손짓했다. 커다란 손이 오갈 때마다 눈에 띄게 높이가 들썩이는 자리는 한눈에 보기에도 썩 푹신해 보였다. 빼는 법 따위는 모르는 것처럼 쪼르르 다가간 설유가 샐쭉 웃으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폴싹, 들풀 내려앉는 소리와 함께 기울어진 둥근 어깨는 당연하다는 듯 온달의 옆구리에 무게를 실었다. 그 체온을 감싸듯 두른 그의 팔 역시 그랬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를 지적하거나 의식하는 법도 없이, 두 사람의 입이 차례로 열리다 닫히기를 반복한다.

“그때도 이런 데서 앉았었는데, 기억나요?”

“알다마다. 뭐, 그땐 지금처럼 가깝지는 않았지만.”

“아, 맞네. 이쪽으로 오라고 했더니 두세 걸음 정도 떨어져서 앉았잖아요. 사람 무안하게시리.”

지난 기억을 들추는 설유의 눈은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서운함을 장난기에 섞은 채 반짝이고 있었다. 그 시기의 거리감에 대해서라면 온달 역시 할 말이 없지는 않았으나, 이제 와 돌이켜보면 죄 무의미한 변명뿐이었으므로 그는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평생을 투쟁 속에서 살아온 삶이었다. 날 때부터 무인은 아니었으나 그 전부터 이미 살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았던가. 온달에게 내일이란 가만히 있는다고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고, 여리고 좁은 손아귀라도 힘껏 뻗어 무어든 쥐어야만 비로소 취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 치열하게 내일을 쟁취하고 삶을 이어오면서 부피를 키운 그의 몸에는 자연히 경계와 의심이 배었다. 단련된 근육 위에 악의로 인한 생채기와 흉터가 늘어날수록 더더욱 그러했다. 설유가 제 시야 한편에서 벗어날 적마다 온달은 이따금 생각했다. 과거의 자신이 조금만 더 경계하고 의심했더라면 양 눈이 모두 성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자신의 태도가 틀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상대가 검 하나 제대로 휘두르지 못할 만큼 비리비리해 보이는 여행자라도.

‘내가 너 같은 약골도 아니고, 하루 잠 거른다고 잘못되지는 않는다.’

‘좀 쉬었다 가는 편이 좋겠다고 시프리에드 님도 그랬잖아요. 그렇게 살다가 나중에 훅 가지.’

‘그럴 수는 없지. 아무리 밤을 꼬박 새웠다지만 네가 판 허술한 함정에 당할 것 같으냐?’

‘왜 내가 함정을 팠다는 걸 전제로 얘기하는 건데요? 그런 짓 안 해!’

그러나 그토록 유약했보였던 여행자는 의외로 기죽는 법이 없었다. 밀어내는 만큼 다가오고, 불신하는 만큼 의지해왔다. 속도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더니 웬걸 더는 못 참겠다는 양 울컥하는 표정으로 되려 제 속을 헤집어놓기도 했다. 어수룩하고 성가신 녀석, 다만 마냥 밉지도 않은 녀석. 온달이 그 사실을 의식한 순간 비로소 여행자는 그의 눈에 들었다. 어쩌면 그 전부터.

‘……—……——………….’

‘편하게 자라더니, 온갖 부스럭대는 소리는 다 내는군.’

‘아, 미안해요. 가만히 있으려니까 심심해서…….’

‘……그 잡스러운 풀 뭉치는 뭐지? 꽃으로 짚신이라도 삼고 있었나?’

‘꽃반지인데요.’

본래 온달은 기척에 예민한 편이었다. 잠을 청하려 누울 적에도 자그마한 잡음이 들릴 성싶으면 바로 몸을 일으켜 무기를 쥐는 것이 습관처럼 박여 있었으므로. 그러나 여행자와 두세 걸음을 떨어져 앉았던 그날, 오랜 습관이 무색하게도 그는 제 마음이 놀랍도록 평온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풀잎을 꺾어 서툴게 엮는 소리, 자세를 계속 들썩이는 통에 나무껍질이 등과 비비적대는 소리, 모양이 원하는 대로 잡히지 않는지 이따금 배어나는 탄식과, 바람을 타고 뺨에 닿는 이름 모를 노랫소리까지. 그 모든 소란이 퍽 거슬릴 법한데도 신경을 거스르기는커녕 저도 모르게 웃음이 비져나올 만큼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감은 눈두덩 위로 지나가는 투쟁 없는 시간의 생경함을 더듬을 무렵, 온달은 문득 그 모든 가락이 하나의 작은 숨소리로 모여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규칙적으로 새근대는 소리에 몸을 돌려보니, 여행자는 손톱 아래를 새파란 풋내로 물들이고서 한가하게 졸고 있었던가.

‘얼씨구, 간밤에 그리 달게 자놓고 더 꿀 꿈이 남아 있었나.’

‘…….’

‘……목 부러지겠군.’

금방이라도 땅바닥에 처박을 것만 같은 작은 고개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큰 보폭으로 성큼 거리를 좁힌 온달은 그대로 여행자의 머리를 제 허벅지에 누이고 재차 눈을 감으며 잠을 청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금세 잠이 들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했다. 두어 시간이 지나고 두 사람을 부르러 온 시프리에드가 그렇게 사이가 좋은 줄은 몰랐다며 놀리듯 온달과 눈을 맞춰왔더랬다.

어쩌면 그날부터인지도 모른다. 고국을 등지고 아교처럼 들러붙은 한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은. 이 정체 모를 여행자의 곁이라면 그 한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느낀 것은. 여행자가, ‘설유’가 그에게 있어 각별한 존재로서 자리매김한 계기는 꼭 눈앞의 풍경과 닮은 그늘 아래의 일일 테다. 온달은 눈을 두어 번 느리게 깜박였다. 그날과 같은, 졸음이 그득 담긴 눈을 한 설유가 하품을 하던 참이었다.

“내가 여기서 갑자기 자버려도 업어서 데려갈 거죠?”

“오냐. 노새는 주인께서 바라시는 대로 해야지, 별 수 있나.”

“……말을 해도 꼭 그렇게 밉게 한다니까.”

그럼 잠들지 않게 뭐 재밌는 거라도 해주든가요. 기어코 졸음이 한 방울 배어 나온 눈가를 손등으로 대충 털어낸 설유가 종알거렸다. 작은 손은 이미 엉덩이께의 들꽃 하나를 꺾어 쥔 후였다. 꽃반지나 만들어 볼까. 반쯤 감긴 눈으로 휘적이는 손짓은 서툴기 짝이 없었다.

“예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꽃반지 만드는 법은 알고 있나?”

“나야 모르죠. 뭐, 만드는 걸 보면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본인 이야기임에도 남 이야기처럼 대꾸하길 잠시, 익숙한 형상의 풀 덩어리를 만들어낸 설유는 완성작을 힘없이 떨어트렸다. 무어라고 이름 붙어야 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그것은 땅바닥에 닿자마자 기묘할 정도로 매끄럽게 굴러가더니 녹음에 파묻혀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도 둥글다는 점은 같으니 얼추 성공했군그래.”

“……놀리지 마요.”

“하하.”

호탕한 웃음소리 뒤로 커다란 손이 들꽃 꺾는 소리가 이어졌다. 자, 봐라. 이렇게 엮어야 꽃이 상하지 않고 줄기가 끊어지지 않거든. 섬세한 일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크기의 손아귀에서 꽃은 점차 고리 형상을 갖춰갔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던 설유의 머리에는 어느새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온달의 완성작이 얹혔다. 희고 노란 꽃을 둥글게 엮은 화관이었다.

“어떻게 만든 거예요? 진짜 신기해.”

“반지도 만들어주랴?”

응! 말간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자 온달은 말없이 설유의 왼손을 쥐어 들었다. 그리고는 얇은 손가락의 둘레를 가늠하듯 두툼한 엄지와 검지로 마디 아래를 매만졌다. 처음에는 약지를 감쌌다가 이내 중지로 옮겨간 체온에는 희미한 미련이 서려 있었다. 다만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꽃으로 낭만을 자아내는 손놀림에만 쏠렸으므로, 온달의 내밀한 바람은 반지를 완성할 때까지 설유에게 닿지 못한 채 사그라들고 말았다. 곱디고운 손 한가운데에 끼운 연홍색 꽃반지는 처음부터 그 자리가 제 자리였다고 떠벌리는 양 자연스러웠다.

“이거 시들면 아까워서 어쩌지.”

“어쩌긴. 몇 번이고 다시 만들어주면 될 일 아니냐.”

“진짜요? 귀찮다고 그만 오라고 해도 계속 찾아갈 건데?”

“한 입으로 두말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라.”

그 약속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네가 바란다면 그리하마. 몇 번이고 엮어 끼워주마. 내 약속할 수 있는 것이 영원치 못한 꽃반지뿐이라도, 네가 영원히 바라주기만 한다면. 그건 사랑의 아주 작은 편린이었다. 약지의 옥 가락지가 아닌 중지의 꽃반지쯤만으로도 충족감을 느끼는, 마치 이 정도는 눈감아달라며 애원하는 듯한 모양새의 연정. 설유는 그 연정을 소중히 감싸 쥐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가는 손가락을 감싼 줄기에 다른 무엇을 함께 엮었는지도 모르면서 마냥 해사하게 웃는 모양새가 꼭 제 마음을 뒤흔드는 것만 같아서, 온달은 볕을 정면으로 바라본 사람처럼 반사적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유의 히히덕거리는 소리는 끊길 줄을 몰랐다.

“아~ 잘 놀았다. 이대로 눈 감으면 끝내주는 낮잠 타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잠들지 않으려고 이제껏 손장난을 한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좀 놀다 보니까 낮잠까지 자면 진짜 완벽해질 것 같아서.”

“그런 널 들쳐업는 건 내 몫일 테고. 안 그런가?”

부러 삐딱하게 대꾸하자 설유가 곧장 말을 이어받았다. 이참에 온달도 같이 자면 되잖아요. 프라우가 그랬는데, 대삼림 파견은 다른 지역보다 할 게 없어서 사실상 반쯤 휴가랬어. 기가 찰 만큼 뻔뻔한 소릴 끝으로 입술을 다문 설유는 아예 온달의 팔을 들어 옮기며 본인이 편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옆구리께에서 꼼질대는 감촉은 불어오는 바람보다 무겁고, 또 무덥기도 해서, 맞붙은 면적으로부터 스멀스멀 오르는 열기가 간지럽기 그지없었다. 더위보다는 추위를 견디는 일에 더 자신 있는 그였으므로, 결국 온달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 팔로 손부채질을 해야 했다.

작은 몸뚱이가 기어코 제 품을 차지하고 눈꺼풀을 닫고, 끝내 속 편히 잠든 뒤에도. 들썩이는 어깨가 혹여라도 설유를 깨우지 않도록, 머리카락 한 올 흩날릴까 싶을 만큼 아주 느지막하고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꼭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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