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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1

샤르자드: 아르네, 좀 쉬셨어요?

아르네: 좀 쉬었다. 너는?

샤르자드: 저도 잘 쉬었어요. 저는 걱정 마세요.

아르네: 그래…… 푹 쉬었다니 됐다.

롤프 호손: 자……, 젖뿌리를 잘 싸두었어……. 이제 가지고 이동해도 물건이 손상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악취도 좀 덮을 수 있을 거고.

롤프 호손: 정말 이 냄새는 초코보 저리가라로군……. …… 아니, 모험가였던 날 은퇴하게 만든 몰볼의 입냄새보다 더 지독한 악취야…….

롤프 호손: 지금부터 실프족과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지. 그들은 별나지만 착한 종족이야. 신뢰를 얻기까지 갈 길이 멀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분명 자네 말에 귀기울여 줄걸세.

롤프 호손: 나중에 또 여기 오게 된다면 그때는 자네 모험담을 좀 들려주게. 벌꿀주를 준비해놓고 기다리지!

롤프 호손: 아 참, 아믈랑도 자네한테 줄 게 있다고 하던데. 가서 만나 봐.

아르네: 음?

아르네: …… 이런 걸 어디서 매번 가져오는 거니.

샤르자드: 오늘은 칼라인 카페 가서 사 왔어요.

아르네: 매번 이렇게 챙기지 않아도 된다, 샤르자드.

샤르자드: 왜요?

아르네: 번거롭잖아. 너를 고생시키려고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다.

샤르자드: 그럼 제가 기뻐해한다면 해도 된다고 해 주실 거예요?

아르네: …….

아르네: (곤란한 듯 눈을 조금 굴린다.)

샤르자드: 헤헤.

아르네: …… 그래, 네가 그러고 싶다면…….

샤르자드: 헤헤.

아르네: …… 자, 이제 일할까.

샤르자드: 네!

쌍사당 소위 아믈랑: 호손 어르신이 실프족의 관습에 대해 많이 가르쳐 준 것 같군. 이제 가서 그들을 어떻게 접해야 하는지는 알겠지.

쌍사당 소위 아믈랑: 이 앞에 있는 '실프 임시 주거지'에 '코무시오'라는 젊은 실프족이 살고 있네. 그는 실프족 수장의 측근으로 인간과 실프족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어.

쌍사당 소위 아믈랑: 호손 어르신이 준 선물과 함께 이 편지를 코무시오에게 전해주게.

쌍사당 소위 아믈랑: 카느 에 님께서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에 실프족 수장 앞으로 직접 서한을 써주셨네. 이 서한이 자네들의 신원도 보증해주겠지.

쌍사당 소위 아믈랑: 우리는 거듭된 이크살족과의 교전으로 매우 지쳤네. 실프족과는 어떻게든 전쟁을 피하고 싶어. 그럼 좋은 소식을 기다리지!

샤르자드: …… 냄새.

샤르자드: …… 갈까요?

아르네: …… 서두르자. 계속 맡고 있으면 머리가 아플 것 같아.

샤르자드: 네엡.

아르네: 냄새가 이래서 샤브디즈 도움은 못 받겠는데.

아르네: …… 이거 봐라, 짜증 내지.

샤르자드: …… 싫어하지 말아 줘……!

아르네: 이따가 간식이라도 먹여야겠는걸…….

샤르자드: 미안해! 미안해! 금방 도착하면 바로 떨어질게!

코무시오: 누구냣치? …… 모르는 '인간'은 믿을 수 없닷치. 모르는 척 한닷치…….

라키시오: 여기 집이 작다고 해서 우리를 얕보면 곤란하닷치! 진짜 집은 여기보다 훨씬 더 크닷치!

아르네: …….

샤르자드: …… 아. 춤.

샤르자드: (빤……)

아르네: (짜증을 꾹 눌러본다…….)

샤르자드: (빠아아아안……)

코무시오: 우리 인사를 배워 온 거냣치? 좋아, 앞으로 잘 부탁한닷치……! …… 그럼 뭔 일로 왔는지 한번 얘기는 들어주겠닷치.

샤르자드: (냅다 박수친다.)

아르네: 하지 마.

아르네: 손뼉 치지 마. 반응도 하지 마.

아르네: 보고 있지도 마. 하지 마!

샤르자드: 와아아, 멋있어요!

아르네: 조용히 해!

샤르자드: 헤헤.

코무시오: 인간치고는 제법 괜찮은 인사였닷치……. …… 으응? 나한테 뭘 준다고?

코무시오: 아이쿠 뭐 이런 걸 닷치. 이 냄새는…… 혹시…… 젖뿌리!? 이거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거닷치!

코무시오: 고맙닷치. 편지는 나중에 수장님께 전해주겠닷치.

코무시오: 그래서 여기 온 이유가 뭐냣치?

이다: 우리는 그리다니아의 사절로 왔어.

파파리모: 너희의 신 '라무'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수장님은 자리에 계셔?

코무시오: 뭐어? 그리다니아에서 왔다고? 곤란하닷치…….

코무시오: …… 아냐, 역시 안 되겠닷치! …… 모르는 '인간'은 믿을 수 없닷치!

코무시오: 난 아무 말도 안 할 거닷치. 수장님이 어디에 계신지도 절대로 말 못 한닷치.

이다: 뭐어!? 너희 여태 그리다니아랑 잘 지냈잖아!

파파리모: 그리다니아에서 보내는 정식 서한도 가지고 왔어. 그래도 안 될까?

코무시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닷치. …… 어쨌든 수장님은 만날 수 없닷치!

이다: 아, 뭐야. 왜 저렇게 날을 세우지……. 우리 뭐 나쁜 짓이라도 했어?

파파리모: 흠……. 어떻게든 실프족의 신뢰를 얻어야 해. 우선 무슨 말이라도 해보자.

파파리모: 실프족은 크리스탈 무역 등으로 다른 종족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왔지. 그래서 우리가 임시 주거지에 들어올 수 있는 거야.

파파리모: 하지만 요즘은 유독 분위기가 수상해……. 그들이 야만신 '라무'를 소환하기 전에 어떻게든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이다: 있잖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말야. 신용을 얻으려면 역시 '인사'가 기본 아니겠어? 말은 통하니까 이제 마음이 통해야지!

이다: 우선 '실프 임시 주거지'를 돌면서 실프식으로 인사해보면 어떨까?

이다: 실프족 앞에서 '춤'을 춰서 우리가 제대로 마음먹고 왔다는 걸 이참에 확실히 알려주는 거야!

샤르자드: …… 아르네, 모두한테 춤을 추라는데요.

아르네: 짜증나.

아르네: …….

샤르자드: (초롱초롱……)

아르네: …… 하아.

아르네: 알겠어? 이 빗속에서 움직이면 삭신이 쑤시는 나이라고, 이젠.

놀레크시아: 나야말로 잘 부탁한닷치~ 우리 같이 이 솥을 지켜볼까? 부글부글…… 부글부글…… 신난닷…… 치…….

샤르자드: 다음엔 비 오는 날엔 임무고 뭐고 어디 지붕 밑에 가 있기로 해요.

아르네: 됐어. 이런 것만 아니면 된다.

아미시아: 나야말로 잘 부탁한닷치~ 그래도 천 짜는 법은 비밀이닷치. 우리만 할 수 있는 숨겨진 방법이 있닷치…….

샤르자드: …… 한 분한테는 더 인사해야 할 것 같은데요?

샤르자드: 아, 비가 그쳤어요.

샤르자드: 이제 삭신 안 쑤시겠다.

아르네: …….

아르네: 집에 갈까…….

델레시아: 나야말로 잘 부탁한닷치~ 처음 임시 거주지에 왔을 땐 불안했는데, 카느 에 센나처럼 착한 인간들도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닷치.

샤르자드: 그러실래요?

아르네: 집까지 두 달 걸린다.

아르네: 어느 세월에 가니.

샤르자드: 에에.

아르네: …….

샤르자드: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르네: 왜.

샤르자드: 눈이 예뻐서요.

아르네: …… 갑자기?

샤르자드: 늘 생각한 건데.

아르네: 새삼스러운 말을 잘하는 재주가 있구나.

아르네: …… 가자. 일해야지…….

샤르자드: 좀 극복됐어요?

아르네: 아니.

샤르자드: 헤에.

아르네: 하지만 까라면 까야지…….

샤르자드: 그럼 여러 번 춤춰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아르네: 아니.

아르네: 아니. 아니.

샤르자드: 으응?

아르네: 절대 아니야.

샤르자드: 맞을 거 같은데…….

이다: 수고했어! 평판이 꽤 좋은 것 같던데? 마을 분위기도 왠지 누그러진 것 같고 말야!

이다: 괜찮아, 괜찮아! 진심을 담아 말하면 실프족도 알아줄 거야!

파파리모: 이슈타브, 너희는 모험가야. 곤경에 빠진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해결해주며 살고 있지. 너희에게 의뢰했던 사람들은 모두 결과에 만족한 걸로 알아.

파파리모: 실프족도 우리한테 말을 못해서 그렇지, 뭔가 난처한 일이 있지 않겠어?

파파리모: 특히 여기서 살고 있는 실프족은 북동쪽 '실프 영지'를 빼앗긴 후 여기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한 거라서 여러모로 불편한 일이 있다고 하더군.

파파리모: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면 조금이나마 우릴 믿어주지 않겠어?

파파리모: 그리다니아에서 온 이메디아에게 실프족이 이것저것 불편한 점을 털어놓고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이메디아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샤르자드: …… 요컨대, 심부름꾼 등장이군요.

아르네: 그래…… 차라리 이런 게 낫지.

샤르자드: 춤춰달라고 해도요?

이메디아: 모험가님 아니십니까. 여긴 어쩐 일이세요?

이메디아: …… 실프족이 곤란해하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으시다고요? 세상에, 정말 고마운 말씀이로군요.

이메디아: 이 근처에 실프족에게 해를 끼치는 마물이 살고 있어요. 바로 돌연변이 지즈와 피 빠는 각다귀인데, 이들을 각각 1마리씩 퇴치해주시겠어요?

이메디아: 그리고 주홍버섯을 3개 정도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실프족은 그게 꼭 필요하거든요.

이메디아: 임무를 마치시거든 '코무시오'에게 전해주세요. 분명히 크게 기뻐할 겁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르네: …… 앞으로 춤 비슷한 말도 꺼내지 마.

샤르자드: 흐응.

코무시오: 끄악! 아직도 있었냣치? 하루종일 인사하고 돌아다녀도 나는 절대 믿을 수 없닷치. ……우잉? 또 나한테 줄 게 있다고?

코무시오: 아이쿠 뭐 이런 걸 닷치. 이, 이건…… 주홍버섯!? 이걸 써서 염색하면 재미있겠닷치!

코무시오: 뭐라고? 거기다 우리를 괴롭히는 마물도 퇴치해주었단 말이냣치!? ……어쩜 이렇게 마음씨 고운 인간이 다 있냣치.

코무시오: …… 네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닷치.

코무시오: 여기 살면서 힘든 일이 많았닷치. 그래서 모르는 '인간'을 함부로 믿을 수 없게 되었닷치. ……지금까지 쌀쌀맞게 굴어서 미안하닷치.

코무시오: 하지만 너는 우리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있는 것 같닷치. 그런 널 믿고 부탁할 일이 있닷치.

코무시오: …… 실은 얼마 전에 숲에서 '괴상한 갑옷을 입은 인간들'이 어슬렁거리는 걸 봤닷치. 어쩌면 '제국' 녀석들일지도 모른닷치!

코무시오: 열심히 가꾼 임시 주거지가 그들 때문에 망가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닷치.

아르네: …… 그래, 단서가 나오는군.

코무시오: '괴상한 갑옷을 입은 인간들'에 대해 조사해줬으면 한닷치. '실프 임시 주거지'나 근처에 있는 '호손 일가의 산장'에 가면 봤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닷치.

코무시오: 어쩌면 그 녀석들이 수장님을……. …… 부탁해, 알아봐 달랏치!

샤르자드: …… 갑옷.

아르네: 수장이…… 글쎄.

아르네: 납치라도 되었나…….

샤르자드: 그건…… 큰일이잖아요.

펠리크시아: 괴상한 갑옷을 입은 인간……. 응, 봤닷치. 웬 상자를 고이 모시고 가고 있었닷치. 혹시 보물? 보물찾기냣치!?

아르네: 큰일이지.

아르네: 갈레말이 얽히면…… 보통은 다 큰일이 된다.

나트하시오: 괴상한 갑옷을 입은 인간…… 봤닷치! 말썽쟁이 실프 같은 녀석들이었닷치! 친구도 있었던 것 같닷치!

샤르자드: …… 그렇죠.

몬: 괴상한 갑옷을 입은 남자들……. …… 혹시 제국군이려나? 그러고 보니 숲속에 모여 있었던 것 같아요…….

빅터: 괴상한 갑옷을 입은 남자들이요? 아마도 제국군이겠지요. 대체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건지…….

아르네: 자아, 샤브디즈, 이번엔 냄새 나는 거 안 들었으니까…….

코무시오: 다녀왔냣치? 그래, 뭔가 좀 알아냈냣치?

코무시오: …… 흠흠, 그렇군. 괴상한 갑옷을 입은 남자들은 역시 '제국' 녀석들이고……. '상자'를 들고 '숲속에 모여 있었다' 이거냣치?

코무시오: 그래, 알았닷치! '제국' 놈들이 또 나쁜 짓을 하려고 드는 거닷치!

코무시오: 이 근처에 몰래 속닥속닥 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밖에 없닷치…….

코무시오: 부탁한닷치! 놈들이 뭘 하는지 보고 와달랏치! 장소는 지도에 표시해 주겠닷치.

아르네: …… 흐음.

샤르자드: 여기까지…….

아르네: …… 그래, 심상치 않구나.

아르네: 내 옆에 잘 붙어 있어야 한다, 아가.

샤르자드: …… 후우우.

아르네: 괜찮니?

샤르자드: 네, 그럼요.

샤르자드: 괜찮아요. 이제.

아르네: …….

코무시오: 어땠냣치? 수상한 점은 없었냣치? …… 우잉? 또 나한테 줄 게 있다고?

코무시오: 상자 안에 이 종이가 들어있었던 거냣치? …… 이건 '제국'의 편지닷치.

코무시오: 편지에는 '인간'이 먹는 음식이나 광석 이름이 잔뜩 적혀 있닷치. 아마 그 상자에 들어있는 물건일 거닷치.

코무시오: …… 앗, 이상하닷치. 이건 분명히 '제국' 편지인데 이 숲에서 나오는 것만 잔뜩 적혀있닷치.

코무시오: 설마 이 숲의 누군가가 '제국' 놈들에게 물자를 제공하고 있는 거냣치……? 적을 돕다니 말도 안 된닷치!

코무시오: 어쨌든 조사해줘서 고맙닷치! 믿음직스럽닷치! 넌 역시 우리 친구닷치!

코무시오: 믿음직스러운 너에게 부탁이 있닷치. 우리 실프족 중 '클라크시오'란 아이가 혼자 임시 주거지에서 나가고 말았닷치.

코무시오: 바깥세상은 마물이 우글거린닷치. 클라크시오 혼자서는 너무 위험하닷치……. 한시라도 빨리 '실프 임시 주거지'로 데려와달랏치!

코무시오: '클라크시오'는 임시 거주지를 나가서 서쪽으로 갔닷치. 이미 마물들에게 당한 건 아닌지 너무너무 걱정된닷치.

클라크시오: 누구야? 모르는 모험가닷치……. '실프 임시 주거지'로 돌아가라고? 싫어! 절대 안 간닷치!

클라크시오: 실프족 말고 다른 종족들이랑 같이 사는 건 싫어. 난 다른 곳에 집을 짓고 혼자 살 거닷치.

클라크시오: 다들 모험가나 대원들한테 기대기만 한닷치. 그런 식이면 '야만신'을 소환해 거기에 기대려는 말썽쟁이 실프들이랑 다를 바가 없닷치.

클라크시오: 여기에 집을 지으려고 했는데 모험가를 피해서 더 깊이 들어가야겠닷치. 따라오면 화낼 거닷치!

샤르자드: …… 그 말도 맞네요.

아르네: …… 으음.

아르네: 어린아이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한 것 같기는 한데.

코무시오: 뭐어? 클라크시오가 안 오겠다고 하냣치!? 심지어 숲속 깊이 들어가!? …… 정말 큰일이닷치. 어떻게 하면 좋냣치…….

코무시오: 실은 방금 야만신을 소환한 말썽쟁이 실프가 숲속에 들어가는 걸 봤닷치. 불길한 예감이 든닷치…….

코무시오: 어서 클라크시오를 쫓아가서 찾아야 한닷치! 어쩌면 클라크시오는 순 덜렁이라 가는 길 중간에 실이나 천을 떨어뜨렸을지도 모른닷치!

샤르자드: 클라크시오 씨, 찾으러 왔어요- (불러 본다)

클라크시오: 아까 그 모험가냣치!? 아휴, 진짜 끈질기닷치……. 난 분명히 임시 주거지로는 안 갈 거라고 말했닷치!

클라크시오: 으악, 말썽쟁이 실프!? …… 뭐, 뭐, 뭐냣치! 난 착한 실프닷치, 말썽쟁이는 안 될 거닷치!!

파파리모: 이슈타브……. 이 녀석들은 야만신 '라무'의 신도가 된 실프족이야.

파파리모: 야만신 '이프리트'와 싸울 때 신도화된 아말쟈족을 너도 봤지?

이다: 신도에게는 오직 야만신만이 절대적인 존재가 되지. …… 이제 우리가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거야. 어쩔 수 없어…… 클라크시오를 구하려면 신도들을 물리쳐야 해!

실프 납치범: 우리는 친구……. 같이 신이 계신 곳으로 가잣치.

클라크시오: 싫어! 말썽쟁이 진짜 싫닷치!

아르네: …… 조심해라, 아가.

실프 납치범: 아이 귀찮아……. 숲 친구를 부를 거닷치……!

파파리모: 몰볼!? 신도화된 실프가 조종하고 있는 건가!

클라크시오: 쟤네는 입냄새가 엄~청 심하닷치! 맡으면 어질어질하닷치!

파파리모: 이 몰볼, 뭔가 이상한데……? ……몰볼은 무시하고 신도들을 쓰러뜨리는 게 좋겠어!

이다: 으엑…… 몰볼은 나랑 파파리모가 맡을 테니까 말썽쟁이 실프들을 부탁해!

이다: 으악, 구린내~! 얘 좀 어떻게 해봐, 파파리모!

샤르자드: …… 몰볼 입냄새!

파파리모: 나도 참고 있어! 조금만 더 힘내라……. 분명 신도들만 해치우면 될 거야!

클라크시오: 살았닷치……. 무서웠닷치…….

코무시오: 클라크시오! 다친 데는 없냣치!? 말썽쟁이 실프가 되진 않았냣치!?

클라크시오: 코무시오……. 왜 나를 구해주냣치? 임시 거주지에서 달아난 날 미워하지 않는 거냣치?

코무시오: 클라크시오는 소중한 친구닷치.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일이닷치! 이 모험가도 같이 걱정해줬닷치.

클라크시오: 코무시오…… 미안하닷치……. 무서워서 그랬닷치.

클라크시오: 다른 종족이랑 친하게 지내는 임시 주거지 실프들을 보고 야만신과 같이 있는 말썽쟁이 실프들처럼 변해버렸다고 생각했닷치.

클라크시오: 하지만 소중한 친구는 변하지 않는닷치. 내가 멍청했닷치…….

클라크시오: …… 도와줘서 고맙닷치. '인간' 중에도 착한 애가 있었닷치. 먼저 코무시오랑 같이 임시 주거지로 돌아가겠닷치!

파파리모: 무사히 해결됐군. 그럼 우리도 '실프 임시 주거지'로 돌아갈까. …… 몰볼 냄새도 씻어내고 싶고.

아르네: …… 샤브디즈가 또 화를 내겠는데…….

아르네: 순한 아이인데 유독 감각이 예민하더구나.

샤르자드: …… 샤브디즈! 몸 흔들지 말아줘! 나 무서워!

샤르자드: 당근! 이따 당근 줄게, 응?

아르네: 하하…… 샤브디즈 말고 나를 잡는 게 좋을 걸.

샤르자드: 흐아아. (아르네를 꽉 안는다.)

코무시오: 클라크시오를 살려줘서 정말 고맙닷치. 실프족은 모두가 가족이닷치. 소중하디 소중한 가족이닷치!

코무시오: …… 문득 생각했닷치. 너는 우리 실프족과 인간들을 더 단단히 이어주는 영웅이 분명하닷치!

코무시오: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영웅인 너라면 우리 수장님을 만나도 좋닷치!

코무시오: …… 하지만 수장님은…….

코무시오: 너한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닷치. 우리 장로님과도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지만……. …… 실은 지금 장로님이 안 계신닷치.

코무시오: 얼마 전에 숲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남부삼림으로 가셨는데 이상하게 한참 동안 안 돌아오신닷치.

코무시오: 장로님이 이렇게 오랫동안 임시 거주지를 비우는 건 처음이닷치. 왠지 불안하니까 네가 가서 장로님을 찾아봤으면 좋겠닷치!

코무시오: 장로님이 가신 곳 일대는 '버스카론'이라는 '인간'이 꽉 잡고 있닷치.

코무시오: …… 나보다는 너 같은 모험가가 가는 게 그 사람이랑 말이 잘 통할 거닷치. 실프족과 인간이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라도 부탁한닷치!

코무시오: …… 참, 그러고 보니 너희들 그리다니아의 일로 여기 왔었치.

코무시오: 그럼 일단 그리다니아에 보고하고 가는 게 좋을 거닷치. 말도 없이 여기를 벗어나면 혼날지도 모른닷치.

샤르자드: …… 어, 뭐랄까. 코무시오 씨, 인간의 체계를 잘 알고 계시네요…….

아르네: 하하…….

아르네: 일단 코무시오 공…… 의 말대로 가 보는 게 좋겠다.

샤르자드: 네!

아르네: 그리고 슬슬 엘더와 단둘이 움직이는 연습도 해야 해.

샤르자드: …… 네에에.

쌍사당 대령 보르셀: 오, 특사님 오셨군. 어때, 실프족이랑 이야기 좀 해보았나?

쌍사당 대령 보르셀: …… 저런, 실프족 장로가 실종이라니. 보통 일이 아니군. 가서 수색에 협조해주게. 물론 우리 부대원들에게도 신경 써서 찾아보도록 얘기해두지.

쌍사당 대령 보르셀: 아, 남부삼림 쪽으로 갈 거면 중간에 잠깐 '굽은가지 목장'에 들러주지 않겠나?

쌍사당 대령 보르셀: 그곳에 있는 귀곡부대의 '기아 몰코'에게 실프족 장로를 발견하면 보호해달라고 전해주게.

아르네: …… 싫으냐?

샤르자드: 싫다기보단 무서워서.

아르네: 음.

기아 몰코: 내가 귀곡부대의 기아 몰코다. ……. '쌍사당'의 보르셀 대령님께서? 알겠다. 즉시 조치하지.

기아 몰코: …… 이제 버스카론네 술집으로 가는 건가? 그러면 여기서 남쪽으로 가라. 녀석이 하는 주점은 남부삼림에 있으니까.

아르네: 그건 곤란한데. 왜냐하면 이번엔 태워주지 않을 거거든.

샤르자드: …… 으앙!

샤르자드: 에, 엘더. 잘 부탁해…….

아르네: 먼저 간다.

(하지만 아르네, 멈칫하더니 결국 멈춰선다.)

아르네: …… 가. 뒤에서 보면서 가는 게 마음이 놓이겠다.

샤르자드: (씩씩하고 영리한 엘더는 옆의 동승자가 먼저 나가자 알아서 뛰어나갔다.)

아르네: …….

샤르자드: …… 네……! (덜덜 떨고 있다. 엘더가 삑 소리를 냈다.)

아르네: …… 기절하면 안 된다!

샤르자드: 빠, 빨라……

샤르자드: (엘더는 또 삑 빽 빽 소리를 낸다.)

아르네: 고삐 잘 잡고!

샤르자드: 제가 안 잡아도 얘가 절 데려가는데요!?

아르네: …… 멈춰야 하는데?

샤르자드: …… 흐어어.

아르네: (제 고삐를 놓고 엘더의 고삐를 대신 잡는다…….)

샤르자드: (간신히 엘더 머리 쓰다듬자, 엘더는 당당하게 빽! 소리 낸다.)

아르네: 옳지. 잘했다고 계속 쓰다듬어 줘라.

샤르자드: 착하다. 착하다. 멋졌어.

아르네: …… 너는 시비 걸지 말고, 크리슈나.

샤르자드: (엘더, 위풍당당하게 깃털 세우면서 으스대더니 샤르자드를 내려놓고 간다.)

아르네: …… 아주 똑똑하고 씩씩한 초코보를 키우게 됐구나.

샤르자드: …… 원래 초코보들은 저래요?

아르네: 아니, 엘더가 똑똑한 거야.

샤르자드: 흐어.

아르네: 좀 있으면 사람 말도 하겠는걸.

샤르자드: …… 제가 가르친 말이 아닐 거예요, 아마…….

아르네: 하하……!

이다: 이 주점에는 우리도 크게 신세를 지고 있어. 남부삼림에 관한 정보를 원한다면 버스카론 맘대로로 가라…… 라는 말이 있지.

파파리모: 실프족이 남부삼림까지 오다니 생각도 못한 일이야. 행방불명된 장로는 대체 뭘 조사하고 있었지……?

파파리모: 아무튼, 장로를 찾지 못하면 대화조차 불가능해. 네 덕분에 임시 주거지 쪽은 아무 문제 없는 모양이니 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보자.

버스카론: 오, 어서 오게. 나는 무쇠팔 버스카론이다. 주점 '버스카론 맘대로'의 주인이지.

버스카론: 자네는 근처에서 못 보던 얼굴인데. 어쨌든 편히 쉬다 가게나.

샤르자드: (비틀거리며 들어가선, 버스카론에게 인사한다.) 버스카론 씨, 오랜만이에요…….

버스카론: …… 뭐? 실프족 장로가 실종됐다고? 그거 큰일이군. 알았네, 나도 따로 알아봐 주지.

버스카론: 여기는 병사와 상인, 모험가까지 아주 다양한 손님들이 쉬러 오는 곳이야. …… 즉 정보를 모으는 데는 안성맞춤이란 뜻이지.

아르네: 아는 인사구나.

샤르자드: 아, 네. 자주 왔었어요.

버스카론: 실프족 장로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어차피 기다릴 거, 그동안에 내 부탁 하나 들어주게.

버스카론: 별거 아냐. 지금 야외 테이블에서 소란 피우는 저 녀석 좀 처리해주게나.

버스카론: 팔 걷어붙이고 싸울 필요도 없어. 이 나무통에 들어 있는 차가운 물을 확 끼얹어주면 술도 깨고 금방 정신 차리겠지.

버스카론: 우리 가게는 마시든 떠들든 다 상관없는데 남한테 민폐를 끼치는 건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 주점의 규칙을 똑똑히 가르쳐주게.

버스카론: 잘 왔어.

샤르자드: 아, 이거 또 하는군…….

아르네: …… 음?

샤르자드: 일종의 전통이거든요…….

아르네: ……?

황혼 부족 단골손님: 망할……. 버스카론 형님네 주점만 아니었으면 당장 피떡으로 만들어줄 텐데…….

술 취한 중원 부족: 야 인마, 뭘 봐? …… 딸꾹! …… 지금 나랑 해 보자는 거냐? 구경 났어!? 저리 꺼져, 이 새꺄!

샤르자드: 옛다. (물 뿌려준다.) 에구.

아르네: (멍하니 있다가 조금 맞았다.) …… 차가워.

술 취한 중원 부족: 으악! 차가워! 뭐 하는 짓이야! …… 으응? 뭐, 싸우지 말라고? 아니, 이 황혼 부족 자식이 먼저…….

술 취한 중원 부족: …… 그래, 이 주점에서는 싸움 금지라 이거지. 쳇, 오늘은 운 좋은 줄 알아!

샤르자드: 그러니까 정신이 드는 거죠.

아르네: 난 안 싸웠는데 말이다.

아르네: (튄 물에 사알짝 축축해졌다…….)

샤르자드: …… 물 뿌리는데 그렇게 가까이 계시면 어떡해요…….

아르네: 지금 약간 혼미하니까 그런 데에서 태클 걸지 마.

버스카론: 왔군. 수고했네! 술김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싸움을 걸다니, 나중에 혼꾸멍을 내줘야겠어.

버스카론: 아까 취객한테 험한 꼴을 당할 뻔했던 사람은 '황혼 부족'이야. 그들은 도시에서 벗어나 숲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은 흔히 그들이 무뢰한인 줄로 착각하지.

버스카론: 그야 황혼 부족 사람들이 무뚝뚝한 건 맞지만, 막상 대화해보면 그렇게 나쁜 놈들도 아니야. 단순히 황혼 부족이라고 해서 쫓아내는 건 가혹한 처사지.

버스카론: 우리는 돈 내고 얌전히만 마시면 누구든지 환영한다네. 그런 장소가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겠어? 이 '버스카론 맘대로'가 바로 그런 주점이야.

버스카론: 자네 실력이 꽤 뛰어난 것 같더군. 한 건 더 뛰어볼 생각 없나? …… 별건 아니고, 그냥 심부름 같은 거야.

버스카론: '제7재해' 직후에 있었던 일인데, 검은장막 숲에 웬 키키룬족이 쓰러져 있던 것을 발견해서 구해준 적이 있었어.

버스카론: 그 키키룬족은 한동안 우리 가게에서 일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처럼 장사를 시작하겠다면서 라노시아로 가는 상인을 따라 훌쩍 떠나버렸어.

버스카론: 근데 얼마 전에 가게를 청소하다가 그 키키룬족…… '테테룬'이 놓고 간 물건이 나왔지 뭔가. 그래서 이걸 좀 전해줬으면 하네.

버스카론: 림사 로민사에 있는 '국제거리 상점가'에 가 보면 나랑 아는 사이인 '벤징크'라는 루가딘족을 만날 수 있을 걸세. 그 녀석이라면 테테룬의 행방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 거야.

아르네: …… 멀리도 보내는군…….

아르네: …….

아르네: (제 뺨을 툭툭 친다.) 정신 차려야겠군, 이거.

아르네: 잠시 연락 좀 받고 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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