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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2

아르네: 음.

아르네: 여긴 언제 와도 덥구나.

샤르자드: 울다하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요.

아르네: 하하…… 하지만 훨씬 습하잖니.

샤르자드: 바람이 부니까…… 괜찮아요.

샤르자드: …… 습하면 아프죠?

아르네: 아아니.

샤르자드: 그럼요?

아르네: 날이 따뜻하면 좀 괜찮아.

샤르자드: 좀 괜찮아…… ('좀'에 강세가 들어 있다.)

아르네: …….

아르네: 습하다고 꼼짝 않고 누워만 있을 수는 없잖나.

샤르자드: …… 빨리 하고 숲으로 돌아갈까요?

아르네: 숲에 비가 오지 않아야 할 텐데 말이다.

샤르자드: 끄으응.

샤르자드: 울다하가 제일 편하신 거죠?

아르네: 일단 일하자.

아르네: 네가 더워하니까 싫다.

샤르자드: 제가 괜찮다고 해도요?

아르네: 응.

샤르자드: …… 저 사실 더위 안 타요.

아르네: 웃기시네……

샤르자드: 진짜예요. 진짜 진짜.

벤징크: 국제거리 상점가에 온 것을 환영한다. ……'버스카론 맘대로'에서 일하던 키키룬족? 그럼, 기억하고말고. '테테룬' 말이지?

아르네: 차라리 내가 추위를 안 탄다는 말을 믿겠구나.

벤징크: 알고 보니까 저기 있는 '쿄쿄룬'네 친척이었나 봐. 둘이서 한참 수다 떨며 장사하다가 테테룬은 얼마 전에 림사 로민사를 떠났어.

벤징크: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싶으면 쿄쿄룬에게 물어보면 돼. 녀석이 좋아하는 '신선한 달걀'을 줄게. 이걸 선물로 주면 얘기가 잘 통할 거야.

벤징크: 그나저나 버스카론도 여전하구만. 아무리 쑥스러워도 그렇지, 굳이 모험가한테 의뢰를 맡기냐.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가서 한잔할까.

샤르자드: …… 잉.

쿄쿄룬: 손님 어서 와! 어라어라 손님 아니야? 쿄쿄룬한테 볼일?

쿄쿄룬: 와 신난다, 신선한 달걀 받았다! 쿄쿄룬 이거이거 엄청 좋아해! 쿄쿄룬 진짜진짜 행복해!

쿄쿄룬: 친구 테테룬 찾아? 테테룬 떠나서 여기 없어. 짤랑짤랑 벌려고 길 떠났어.

쿄쿄룬: 테테룬 가게가게 일하고 있어. '고지 라노시아' 가봐. '메메룬 교역 상점' 가봐.

쿄쿄룬: '고지 라노시아' 조금 멀어. 가는 길 '선착장: 림사 로민사'에서 '와인버그'한테 물어봐.

쿄쿄룬: '와인버그' 좋은 사람이야. 맨날맨날 친절하게 가르쳐줘.

샤르자드: …… (이런 사람들은 '야만족'이라고 안 하지 않나, 하는 생각.)

아르네: …… 음, 또 배를 타야겠구나.

샤르자드: 그렇네요. 어서 가요.

아르네: 에오르제아 사람들의 단어를 하나하나 고민해 봐야 별 의미 없어.

샤르자드: …… 저 입밖으로 말했어요?

아르네: 눈빛으로.

샤르자드: 독심술 아니고요?

아르네: 원래 애를 백 년쯤 키우면 독심술을 배운다.

와인버그: 뭐, 테테룬이라는 녀석을 찾아서 이 선착장에서 '고지 라노시아'로 가고 싶다고? 그렇담 '맥주 항구'행 배를 타!

와인버그: 아, 그리고 맥주 항구에 내리면 '알트푸트'라는 상인을 찾아서 '메메룬 교역 상점'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라고.

와인버그: 알트푸트는 맥주 항구에서 장사한 지 오래된 사람이라 그 지역 지리를 훤히 꿰고 있거든.

샤르자드: 진짜 백 년 키우셨어요?

아르네: 그쯤 된 것 같은데.

선장 레레나스: '맥주 항구'로 가는 배야. 탈 거냐?

아르네: 자아, 샤브디즈. 화 내지 않을 거지.

알트푸트: 테테룬을 만나기 위해 '고지 라노시아'에 가겠다고? 녀석에게 건네줄 게 있다니, 거 참 고생이 많군.

알트푸트: '고지 라노시아'에 가려면 여기서 '해골 골짜기'를 넘어 북쪽으로 가게.

알트푸트: 산 하나만 넘으면 바로 '고지 라노시아'야. 그 앞에 있는 참나무 숲을 지나 북쪽으로 쭉 가다 보면 자네가 찾는 '메메룬 교역 상점'이 나올 걸세.

샤르자드: …… 우와, 멀리 가네.

아르네: 북쪽이란 말이지.

샤르자드: 샤브디즈, 고마워. (슬슬 부리 밑 쓸어 주고 올라탄다)

아르네: 엘더와는 좀 친해졌니.

샤르자드: …… 음.

샤르자드: 어, 샤브디즈 덕분에…… 아직.

아르네: …….

아르네: 다음엔 내가 크리슈나와 움직일 테니 엘더 등에 타라.

테테룬: 손님 어서 와. 어라어라 손님 아니야? …… 테테룬한테 줄 거 있다고?

테테룬: 테테룬 이거이거 잃어버렸어! 테테룬 두근두근 멈출 수 없어! 가져다줘서 고마워!

테테룬: 버스카론 잘 지내? 테테룬 신세 많이 졌어. 테테룬 거기 그리워…….

테테룬: 테테룬 버스카론한테 보답할래. 버스카론 키키룬 탁주 좋아했어. 술술 많이많이 만들래.

테테룬: 같이 술술 만들래? 그럼 술술 재료 구해줘.

테테룬: 테테룬 맛있는 물물 만들래. 그 사이에 '작은 커얼' 쓰러뜨려서 '작은 커얼의 수염' 3병 구해줘.

샤르자드: ……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네에.

아르네: 고삐는 같이 잡아줄 테니까.

샤르자드: …… 제가 잘 못 하면 그렇게 해 주세요.

샤르자드: 으-으음, 작은 커얼이……

아르네: 의욕 있고 좋은걸. 그러마.

아르네: 가자…… 북서쪽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니.

샤르자드: (말이 나오기 무섭게 엘더는 내달린다. 샤르자드는 고삐를 헐겁게 쥐었다.)

아르네: …….

아르네: (고삐를 붙잡는다…….)

샤르자드: 어어어어어어어어 엘더어어어어

샤르자드: …… 오긴 왔지만! 내가 데리고 가게 해 줘!

아르네: …….

아르네: (괜찮을까, 정말로…….)

샤르자드: (의기양양한 엘더. 킁, 소리 내고 내려준다.)

아르네: 잘 들어.

아르네: 엘더가 달리면 몸을 앞으로 숙이지 말고 뒤로 버티는 거다.

샤르자드: …… 왜요?

아르네: 앞으로 숙이는 순간 엘더는 전속력을 낼 테니까…….

샤르자드: 아.

아르네: 그러면 너는 아마 튕겨져나가겠지…….

아르네: …… 알겠지? 고삐 잘 잡고.

샤르자드: (불안한 얼굴로 엘더의 목깃털을 쓰다듬어준다.)

아르네: 뒤에서 따라가마. 먼저 가라.

샤르자드: 엘더, 들었지…… 내가…… 아직 잘 못 타……

샤르자드: 그러니까…… 천천히 하자, 응?

샤르자드: (엘더, 코웃음 킁, 치더니……)

샤르자드: (이러면 됐냐는 듯 걷기 시작한다……)

아르네: (…….)

샤르자드: …… 고마워, 고마운데……

샤르자드: 아르네, 이게 맞아요? (억울한 얼굴.)

아르네: …….

샤르자드: 너 사실 사람이지, 엘더.

아르네: 겁은 덜 나잖아.

샤르자드: 그래도요?!

아르네: 뭘 어쩌겠니.

샤르자드: 엘더, 뛰어 보면 안 될까? 너도 쥐는 싫잖아.

아르네: 그래도 크리슈나보다는 빨리 걷잖아.

샤르자드: (엘더, 코웃음치고…… 뛴다.)

아르네: (……)

샤르자드: 물!

샤르자드: …… 물튀기는 거 좋아하니, 엘더?

아르네: …….

아르네: 가서 엘더랑 물놀이 한 번 해.

아르네: 사이가 좋아질 테니…….

샤르자드: (엘더는 그 말에 냅다…… 물로 간다.)

아르네: …….

샤르자드: (그리고 아주 물에 옴팡지게 들어갔다.)

샤르자드: 어푸푸.

아르네: …….

샤르자드: 저 다 젖었어요. (억울.)

아르네: 엘더랑 물놀이를 하랬지 언제 네가 수영을 하랬어.

아르네: 이리 와라. 머리 말려 주마.

샤르자드: 엘더 지금 저쪽에서 물놀이 중이잖아요. 저 빼고 논대요.

아르네: …….

아르네: …… 엘더가 순한 초코보이긴 한데…….

샤르자드: (엘더가 물놀이하러 간 수심 좀 깊은 데 쳐다본다.) 초코보 수영 못 하는 거 아니에요? 쟤는 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아르네: …….

아르네: …….

아르네: …….

아르네: 크리슈나가 데려올 거다.

샤르자드: …… 크리슈나도 수영 해요?

아르네: (눈을 감는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아르네: 걔는 원래 물을 좋아해.

샤르자드: 아하.

아르네: 아무튼 감기 걸리지 않게 머리나 말리자꾸나.

샤르자드: 네에에.

아르네: (흰 수건 꺼내서 머리 탈탈 말려준다.)

샤르자드: (얌전히 머리 맡기고 섰다.)

아르네: 나 없을 때도 머리 꼬박꼬박 말리고 다녀야 한다.

샤르자드: 네에에.

아르네: 밥 굶지 말고 다니고.

샤르자드: 네에에…… 아 맞다.

아르네: (꼼꼼하게 다 말린 후에야 수건을 뗀다.)

아르네: 응?

아르네: …… 네게 늘 이런 걸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샤르자드: 아까 코코룬에게서 하나 샀어요.

샤르자드: 어, 그런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그래, 이게 내 오늘 밥이구나." 하고 받으시면 안 돼요?

아르네: 고맙다. …… 잘 먹으마.

아르네: …….

아르네: 보통 스승이 제자를 챙겨야 하지 않니…….

샤르자드: 제자가 스승 챙기면 하늘 무너진대요?

아르네: 그건 아니지만…….

샤르자드: 무너진다고 하면 꼭 알려주세요. 무너진 하늘 위로 어떤 모양의 신이 있기에 그것도 못 하게 하는지 좀 물어 보게.

아르네: 얘가 못하는 말이 없어.

아르네: 내 업보지, 내 업보야…… 가자.

샤르자드: (삐죽.)

테테룬: 술술 많이많이 만들 거야. ……재료 많이많이 구했어?

테테룬: 술술 재료 다 모았어! 테테룬 진짜진짜 고마워!

테테룬: 이제 술술 만들 거야. 술술 될 때까지 기다려봐. 조금만 기다려봐.

테테룬: 드디어 키키룬 탁주 완성! 술술 많이많이 만들었어! 이거이거 '버스카론'에게 전해줘.

테테룬: 술술 1년 동안 꼭 묵혀야 해. 그러면 맛있어서 해롱해롱 날아가!

테테룬: 버스카론 싱글벙글 기뻐할까? 테테룬 말 전해줘. 버스카론 정말 고마워.

테테룬: 언젠가 버스카론 이길 거야! 큰 가게가게 만들 거야! 짤랑짤랑 많이많이 모을 거야!

샤르자드: (엇, 동굴…… 하는 표정.)

아르네: (샤브디즈는 딱히 제어하지 않는 것 같다. …… 눈을 감고 탔다.)

샤르자드: 후아! 버스카론 씨가 좋아하시면 좋겠네요.

아르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이의 흔적은 늘 반가운 법이니까, 그럴 거다.

샤르자드: 그런가요? 하하.

버스카론: 자네 왔군, 수고했네. 잘 전달해줘서 고맙네. ……뭐? 그 녀석이 나한테 선물을 보냈다고?

버스카론: 이거 키키룬 탁주 아냐! 내가 이 술을 좋아한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다니. 녀석……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니 고맙군그래.

버스카론: 이대로 1년 동안 묵히면 된다고 했지? 키키룬의 술은 독특한 냄새와 풍미가 아주 그냥 죽여준다니까. 충분히 묵혀뒀다 마시면 해롱해롱 날아가!

샤르자드: …… 우와, 키키룬 씨랑 같은 말투를 쓰시네.

버스카론: …… 이런, 내년이 정말 기대되는군! 자네도 그때 되면 또 들르게나!

버스카론: 자네가 일하러 간 사이 정보가 들어왔네. 최근에 이 근처에서 실프를 목격한 사람이 있어. 그것도 보통은 실프들이 가지 않는 곳에서.

버스카론: 즉 뭔가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갔다는 거지. 그 실프가 실종되었다는 실프족 장로일 가능성이 높아. 목격된 지점을 지도에 표시해두었으니 살펴보고 와.

아르네: 자아, 정보 수집하러 가 볼까.

샤르자드: 네!

샤르자드: 제국군이 왜……?

(전투.)

아르네: …….

아르네: 느낌이 영 좋지 않구나. (왼손 까닥인다.)

샤르자드: (시신을 잠시 내려다본다. 그리고 머리 돌린다.) 가요.

샤르자드: …… 하아.

아르네: 솜씨가 늘었구나.

샤르자드: 그런가요?

아르네: 마비 같은 것도 한 번에 풀어주는 걸 보니.

샤르자드: 불편해하시잖아요, 마비.

버스카론: 오, 왔구만. 뭐라도 좀 알아냈나? …… 뭐? 제국 병사가 숨어있었다고?

버스카론: 아니, 제국군이 도대체 왜……. …… 가만있자. 실프족이 목격된 곳에서 서로 마주쳤다는 건 놈들도 실프를 쫓는다는 거 아냐……?

버스카론: …… 그런데 이상하군.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여기저기 감시초소도 있고 신궁부대와 귀곡부대가 지키고 있는데. 그들 눈을 피해 침입에 성공했다는 건…….

버스카론: …… 그래, 그런 거로군. 분명 내부에 적과 내통하는 자가 있다. …… 더구나 범인은 그리다니아의 위병일 거야.

아르네: …… 하하, 대단한 매국노 나셨군.

버스카론: 자네한테 할 이야기가 있네. 저번에 말했던, 제국 병사와 내통하는 범인에 대해서네.

버스카론: 단골손님 중에 갑자기 씀씀이가 커진 녀석이 있어. 예전에는 싸구려 술만 마셨는데 요즘 들어 갑자기 비싼 술을 시키더라고.

버스카론: 한 병에 몇 만 길이나 하는 걸 막 퍼마시더군. 보통 손님 같으면 내가 돈 버는 거니까 상관없지만……. 문제는 그 녀석이 그리다니아의 귀곡부대 소속 병사라는 걸세.

샤르자드: …… 아하, 추리를 하신다고 생각했는데 근거가.

버스카론: 병사 봉급으로는 턱도 없을 게 뻔한데, 아무래도 수상해. 처음에는 홧김에 저러는 건가 했는데, ……제국 병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딱 이거다 싶은 거지.

버스카론: 정말로 귀곡부대 대원이 간첩질을 하는 게 맞다면 그리다니아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네.

버스카론: 방금 남쪽 방향으로 녀석이…… 로렌티어스가 가는 걸 봤네. 그를 쫓아가 보게. 내 예상대로 몹쓸 짓을 하고 있으면 혼쭐을 내주라고!

아르네: …….

샤르자드: 나라마다…… 다양한…… 뭐랄까, 매국노가 있네요.

아르네: 오늘은 그 놈 목을 따든 하고 좀 쉬자.

아르네: 그런 놈을 잡으면 꼭 피곤해져.

샤르자드: 네에에.

로렌티어스: 모, 모험가가 여긴 왜 왔어? …… 난 순찰 도느라 바빠. 귀곡부대에 볼일이 있으면 귀곡부대 주둔소로 가라고.

샤르자드: …… 나무에 기대서 순찰?

로렌티어스: 약속 시간이 다 됐는데, 혹시라도 빠뜨린 건 없겠지……. …… 흐흐흐, 순찰 정보와 식량을 넘기기만 하면 돈을 바가지로 퍼주듯하니…….

로렌티어스: 우리 부대의 박봉으로는 술이나 여자는 꿈도 못 꾸는데. 하, 역시 '갈레말 제국군'은 대단한 것 같아. 그냥 귀곡부대 때려치고 제국에 가서 일할까…….

로렌티어스: 으아아악! 또 너야!? 이이이, 이건 그러니까……. 어어어, 어떡하지……. …… 에잇!

로렌티어스: 사람 살려~! 산적이 나타났다~! 제국군 아저씨들~ 여기요 여기! 저 여기 있어요~!

아르네: …….

샤르자드: …… 허!

로렌티어스: 아니, 뭐 이렇게 강해……. ……우우우, 우연히 제국군이 나타난 거라고! 제, 젠장……. 나 좀 내버려 둬!

아르네: 내가 이 놈을 강에 메다꽂아도 말리지 마라.

샤르자드: 말릴 거예요.

샤르자드: 제가 한 대 천구의로라도 치는 몫은 남겨 주셔야죠.

아르네: …… 내 제자들은 어째 다들 성격이……

로렌티어스: 으악, 또 너냐! …… 이제 그만 좀 해.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야?

로렌티어스: …… 기어이…… 들켰구나……. 맞아, 내가 제국군에 정보와 식량을 팔아넘겼어. …… 돈 때문이야.

로렌티어스: 귀곡부대는 강하지만 병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혼자 아무리 정의감을 불태운들 무엇 하나 해결되는 건 없다고. 마지막에는 항상 돈 있는 자가 모든 걸 가져가지…….

샤르자드: …… 돈이 도대체 뭐길래…….

로렌티어스: 그래서 힘을 가지려면 결국 돈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야……. 여기까지 쫓아오느라 힘들었지. 미안하다. …… 정말로 미안…… 사과할게…….

로렌티어스: …… 속았지롱! 어렸을 때 부모님께 안 배웠냐?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로렌티어스: 제국군 여러분, 지금입니다! 아까 그 모험가를 유인해왔어요!

아르네: 쓰레기가 세 치 혀를 잘 놀리는구나.

로렌티어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말이야. 아무리 모험가가 강하다 한들, 강력한 권력을 상대로 혼자 싸워 이기는 게 가능할까?

로렌티어스: 그런데 돈이 있으면 그게 가능해. 권력과 싸울 수도 있고, 권력을 만들 수도 있고. 그리고 이 그리다니아를 다시 세울 수도 있지!

???: 맙소사, 그럴 줄 알았다니까. 제국군과 어울리다니 말세야 말세, 쯧쯧.

나나니단 무사: 넌 보아하니 모험가인 듯한데 보나마나 버스카론 형씨 요청으로 움직인 거겠지? 나도 그자한테는 은혜를 입은 게 있다. 거들어 주마!

술꾼 로렌티어스: 산적 따위가 제국군의 상대가 될 것 같으냐! 여러분, 단칼에 해치워버리세요!

붉은둔덕 부랑자: 그 산적 따위가 얼마나 성가신지 귀곡부대라면 잘 알 텐데!

샤르자드: 자르자고 할까…….

III대대 십인대장: 놈들이 너무 까부는군. 일이 커지기 전에 정리한다.

술꾼 로렌티어스: 대장님! 제국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샤르자드: (앞을 신경쓰다가, 뒤에서 나온 지원군에 맞았다.)

커얼발톱 사냥꾼: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버스카론에 대한 의리는 지켜야 하니, 우리도 돕겠어.

술꾼 로렌티어스: 밀렵단 커얼발톱까지!? 도대체 왜……!

아르네: …… 너 괜찮니?

아르네: 떨어지지 말고 내 곁에 있어라.

샤르자드: (약간 창백해진 채 입술 안쪽 깨문다.) 괜찮아요!

III대대 십인대장: 크윽, 강하군……!

아르네: …… 저리 젊은 놈이 나라 팔아먹을 생각부터 하다니.'

술꾼 로렌티어스: 제길, 이렇게 쓰러지다니…….

로렌티어스: 이럴 수가…… 제국군을 이기다니……. 넌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 게다가 왜 산적과 밀렵꾼이 너와 함께 싸우는 거지?

로렌티어스: …… 그렇구나, 버스카론 아저씨의 인심이……. 그래, 돈이 없어도 사람의 마음은 움직일 수 있었어…….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걸까.

샤르자드: ……. (나라고 저런 상황에 처하면 다를까? 라고 생각하다가 마음 고쳐먹는다. 난 안 저래!)

로렌티어스: …… 미안하다. 지금부터 '쌍사당'에 가서 모든 죄를 자백하겠어. 아니, 이번에는 거짓말 아니야. 정말이라니까…….

로렌티어스: 버스카론 아저씨한테 전해줘. …… 고맙다고 말야. 나도 이제 뭔가 깨달은 것 같아.

버스카론: 로렌티어스 그 녀석을 혼쭐내줬다면서? 방금 '쌍사당'에서 연락이 왔네. …… 그 녀석, 진짜로 자백한 모양이야. 안심하게나.

샤르자드: …… 자백할 양심까진 있네. (중얼)

버스카론: 녀석은 어렸을 때, 무뢰한의 손에 어머니를 잃었어……. 그래서 그리다니아의 치안을 지키겠다며 귀곡부대에 입대했지.

버스카론: 로렌티어스는 많이 고민하고 있었어. 어떻게든 그리다니아를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고 싶은데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버스카론: 그러다가 결국 돈의 힘에 빠지고 만 거지. …… 자기 혼자서 못하면 다 같이 하면 된다. 그렇게 단순한 걸 모르고…….

아르네: …….

아르네: …… 오늘은 이만 쉬자. 날이 습하구나.

샤르자드: (뭔가 한참 생각하다가 머리 끄덕인다.) 네에.

버스카론: …… 로렌티어스가 나한테 고맙다고 했다고? 녀석이 죗값을 치르고 나오면 얼마든지 한턱내지. 자네한테는 큰 신세를 졌군. 고맙네.

버스카론: 참, 자네한테 희소식이 있다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보야. …… 바로 실프족 장로가 있는 곳!

아르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물어보려다 그만두고 눈가만 문지른다.) …… 자자.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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