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퍼즈

비가 오는 날엔

샬럿 2궁 기념!

다들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샬럿이나 마를렌은 그렇지 않았다. 물과 가까운 존재로 물과 가장 친화적인 존재로 지내고 있었다. 특히나 샬럿은 우산을 기피하듯 비가 오는 날이면 우비를 입고 산책을 즐겼다. 샬럿에게 있어 비가 오는 날은 한 가지의 기분 전환이 되는 날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책을 읽던 와중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가에 맺힌 물방울들이 모여 흐르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창 밖의 벤치에 눈길이 갔다. 노란 우비의 소녀가 앉아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와 다름을 느끼고 읽던 책을 덮고 익숙한 검은 우산을 들어 밖으로 향했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샬럿은 고민에 젖어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녀의 앞에 서서 우산의 씌워주며 말했다. 

“고민하기에는 추운 장소 같은데….” 

이제야 나라는 존재를 인지한 샬럿은 고개를 들고 무척 당황했다. 원래라면 예민하게 주변인을 신경 쓰며 기피하던 인물일터인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현재의 고민이 꽤나 깊다는 뜻임을 짐작했다. 

“사무실로 가서 따뜻한 코코아라도 마시며 고민하는 건 어떤가?”

샬럿은 그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어쩌면 조언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나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혼자서는 잘 마시지 않아 뭉친 코코아 가루를 마시멜로가 있는 쪽으로 긁어내어 듬뿍 담아 따뜻한 우유에 섞어 내어 주었다. 샬럿은 후, 후, 불어가며 한 입 마시고는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고민하고 있는 것이 뭔지 물어도 좋을까?” 

작은 손이 잔을 이리저리 만지느라 바삐 움직였다. 몇 번을 달싹이던 입술에서 나온 고민의 주제는 이랬다. 

“저어, 제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싶어서요….” 

샬럿에게는 큰 고민이었을 것이다. 세상을 깨끗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왔던 직관적인 지금의 기술과는 다른 것이 필요할 테니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대전제는 바뀌지 않았으리라.

나 또한 고민에 빠져 잠깐 말을 잇지 못하고 턱을 쓰다듬으며 침묵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그때 번뜩, 생각한 것이 있었다. 모두를 씻는 것과 달리, 한 사람을 씻어내리는 비로 써도 되는 것이 아닌가. 

“샬럿, 모두에게 비를 내리지 않아도… 한 사람을 진득하게 내리는 비가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샬럿은 그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어떠한 생각이라도 떠올린 듯, 얼굴이 밝아졌다. 담겨있는 코코아를 마시며 잔이 비워질 때까지 자신의 생각을 하나씩 말하며 나와 토론했다. 그 사이에 들렀던 드렉슬러도 그 토론에 함께했다. 토론뿐만이 아니라 구상부터 컨트롤까지 우리는 샬럿의 곁에서 함께했다.

그렇게 샬럿은 새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샬럿 2궁에 너무 기뻐서 쓴 글이었는데 샬럿에 대한 새 코멘트도 추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샬럿한테 음침하다고 코멘트 남긴 헬리오스 직원은 저한테 걸리면 숟가락으로 살인할 것임...

이 글 연성하면서 왁타버스 비가 오는 날엔 들으면서 했다고 하니까 다들 분위기 깬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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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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