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특촬합작 달

더블 by 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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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떠난지 벌써 몆달째. 나는 아직도 네 죽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 지금도 몸을 돌려 사무소에 있는 침대를 보면 네가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지.

아직도 단서를 찾으면 너에게 전화하려하고... 변신할 때 널 기다리고... 아직도 네가 있을 때의 버릇들이 남아있어. 머리로는 이별을 이해했는데, 마음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나봐. 그러니까 계속 이러는 거고.

이런 날 보면, 넌 나에게 넌 하프보일드라고 반숙일 뿐이라고 말할까. 내가 아무리 하드보일드라고 정정해도 계속 하프보일드라고 부르겠지.

그때가 그립네. 하프보일드라고 놀림받을 지언정, 너와 함께였던 그때가 그리워. 하프보일드라고 놀리고 가도 괜찮으니까,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데. 안될까? ... 안되겠지. 그치.. 응.. 그게 되었으면 벌써부터 만났을테니까. 그렇지 않아?

"야. 필립.. 근데 요즘들어 이상해. 네가 계속 내 주변에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데.. 뭘까."

... 바보네.

말해놓고 보니, 이런 바보가 따로 없네.

필립에게 말 걸어놓고 계속 주변에 있는 느낌이 든다니. 에초에 계속 주변에 있다는 걸 기반으로 하고 있잖냐. 내가 한 말인데도 어의가 없네, 어의가 없어.

"... 그래... 나 바보다!!! 어쩔래!!!!!"

사무소에 쩌렁쩌렁 울려퍼질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뭐! 그래 나 바보다!! 어쩌라고!!! 바보가 자기 바보라고 소리 지르는게 잘못이냐?!! 아, 밤에 소리지르는건 잘못이겠구나? 아. ...그래...

"... 그래... 너 없이 내가 뭘 잘할 수 있겠냐.."

... 왜 고양이 찾기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지. 기분탓인가.

"... 너 설마 고양이 찾기 잘한다고 말한건 아니지?"

대답은 없지만, 느껴진다. 필립은 고양이 찾기를 잘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내가 이 구역 고양이 찾기 달인이다. 모든 고양이를 전부 다 찾아주지. 이리오라, 고양이들이여.

"... 그런거 말고 다른건 없냐..."

'하드보일드인척하지만 하프보일드처럼 행동하기.'라고 말한 느낌이... 에이... 설마... 아니 근데 지금까지가 다 맞았다면 이것도 맞을텐데? 어이. 잠깐만.

".. 진심이냐..."

...

내가 뭐하는 짓이냐. 이거 정말 정신이 나간거 아냐? 죽은 사람과 문답이라니... 이거... 필립이 흥미로워할... 잠깐. 왜 또 필립으로 귀결되는데. 진짜 머릿속에 필립밖에 안든 것 아냐? 미치고 환장하겠네.

"진짜 거기 있다면, 빨리 돌아오라고 파트너.."

※※※※

이거.. 흥미로운데? 어떻게 쇼타로는 내 대답을 감쪽같이 알아채는걸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니면 쇼타로의 뛰어난 감? 아니면 우리 둘만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언가를 통해서? 어느쪽이건 참으로 흥미로워.

그리고 쇼타로가 저렇게 자신을 속이는 것도. 쇼타로가 내 대답을 안 것과 같을 방법으로 난 쇼타로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현재 쇼타로는 자기 자신을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 이 정도 일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라고 속이고 있다. 그렇지 않은 하프보일드면서 자신을 괜찮다라는 포장지로 감싸고 있었다. 내용물이 다 흘러넘치는 것도 모르고. 아니,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른척을 하는거겠지. 자신을 속이기 위해 자신의 인식범위도 좁히고 말이다.

흥미로운 건은 이것들뿐만이 아니다. 현재 쇼타로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과 와카나 누나가 준 육체를 재구성하여 다시 저곳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다는 것을을 모르고 있어야 정상.

근데, 쇼타로는 저걸 알고있는 듯 말하고 있다. 내가 여기있음을 아는듯한 행동은 같은 처지라면 누구나 다 할법한 행동. 근데, 저 돌아오는 걸 안다는 듯한 말은 무엇인가. 쇼타로와 나는 타인이기에 자세히 알 수는 없다. 내가 돌아올 미래에 대한 깊은 소망이 그게 현실인 것처럼 느끼게 만든 것일까? 아님 그저 내가 여기있음을 아는 듯 행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 참으로 흥미롭기짝이 없다. 사람에 심리에 대한 것에 대해 잘 모르는 나기에 흥미롭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거리가 한두개가 아니다. 어서 쇼타로에게 돌아가 물어보고 싶다. 그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검색내용을 알려주고 싶다. 왜 쇼타로가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쇼타로는 과연 알고있을까? 아니, 쇼타로는 알고도 모른척하느라 모른다고 대답하거나 회피하겠지. 그렇다면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증거들을 가져다 주고 네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쇼타로라면 그 일을 자신의 잘못이라 여길테니까.

오싹오싹해졌다. 이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쇼타로의 곁으로 돌아가야한다. 그게 쇼타로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일일테니까. 더이상 쇼타로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가야한다. 아니, 돌아가야만 한다.

※※※

"...?"

뭔가 이상했다. 뭔가 중요한 걸 까먹은 느낌.

"흠... 뭘 잊은거지? 모자는 썼고... 정장도 잘 입었고... 메모리도... 드라이버도 잘 챙겼는데? 뭐지?"

"왜 그러지, 히다리."

"아니... 뭔갈 까먹은 기분이... 아."

생각났다.

네가 내 꿈에 나와서 했던 말을 내가 잊고 있었네.

"뭔데, 뭔데?? 빨리 말해! 소장의 권한이다!!"

"하아?!! 그거 소장의 권한을 남용하는거 아냐?!!!"

"어서 말해라, 히다리."

"너도냐?!!!"

알고있다. 저건 저들 나름의 배려라는 걸. 필립이 사라진 이후의 내가 걱정되기에 더욱 필립이 사라지기 전처럼 활발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멍청하진 않다.

"그냥... 어젯밤 필립이 내 꿈에 나왔거든. 거기서 한 말을 잊고있었구나해서."

"필립군이?"

"어. 나와선 '걱정하지마 쇼타로. 여기 검색할 거리가 많더라고! 여기있는 것들만 다 검색하고 갈께! 잠시만 기다려줘! 아, 맞다 쇼타로! 너한테 줄 것이 있어!'라고 하면서 주변에 어질러진 책들을 뒤적거리더니 저 책을 주더라고. '돌아가기 전까지 이걸 내 대신이라고 생각해줘!' 라고 말하더라."

필립의 유품이자 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적힌 책. 꿈속의 필립은 그걸 나에게 전해줬다.

"필립. 돌아오려나."

"돌아올꺼야! 이 하프보일드 탐정에게 필립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겠어?"

"하드보일드거든?!!"

꼭 돌아오기다? 필립. 네가 돌아올 그때까지 여기서 내가 네 몫까지 하고 있을께. 네가 언제든지 잘 돌아올 수 있도록. 아키코 말대로, 난 너없인 잘 못살아갈테니까 반드시 돌아오기다? 필립.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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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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