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덷무대해

시작이 어렵다

2020.02.23 / 앙상블 스타즈 - 사쿠마 레이 드림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애도 첫 시작이 어렵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도 자신을 좋아할 확률이 얼마나 있을까. 투명하게 비치는 물과 다르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다른 타인과 마음이 맞는 것은 제법 어려운 일이었다.

“선배.”

자신을 바라보는 온화한 눈빛을 보고 있으면 더욱이 그러했다. 그래서 메이는 레이가 좋았다. 가슴이 벅차다는 것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감정이 가슴에서부터 흘러나와 전신을 휘감는 것만 같았다. 이 사람이 온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감각은 마약과도 같아서 해서 도저히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이라도 있누?”

“네!”

레이는 메이가 눈을 반짝이면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것이 좋았다. 맑은 하늘을 닮은 눈동자가 온전히 자신을 담는 것에 레이는 손을 뻗어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카락의 끝자락을 어루만졌다. 손안에서 부드럽게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에선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우리, 키스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환청이 들리는 것 같구먼.”

“키스요, 키스.”

레이는 어디서부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다. 기대의 찬 눈을 보면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거절할 이유도 없었지만,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2살 연하의 여자 친구가 너무 저돌적으로 나오는데 같이 어울려야 할까요. 연상으로서 참아야 할까요. 자신을 몇 번이고 억눌렀던 레이로서는 지금 이 상황을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입맞춤이라면 종종….”

“뽀뽀 말고, 키스요.”

처음 혀가 닿았다고 도망쳤던 사람은 어디 가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처음으로 키스했던 그 날 레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서툴기 짝이 없는 몸짓으로 있는 힘껏 노력하는 메이를 잠자코 받아들였을 뿐. 그날 이후, 딱히 혀를 섞는 일이 없었던 터라 레이는 돌연, 이 주제가 다시 튀어나온 것이 놀라웠다.

“남들이랑 같이 갈 필요는 없네.”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페이스가 있기 마련이었다. 레이는 자신이 너무 조급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따라서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메이의 속도에 맞춰서 관계를 진척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메이가 이렇게 나온다면 정해둔 선을 옮겨도 되지 않을까.

“선배는 키스하기 싫어요?”

“싫을 리가 없지 않누.”

“그럼 해요!”

활짝 웃는 낯에 레이는 지긋이 메이를 응시했다. 살짝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 뺨을 감싸 쥔 레이는 넝쿨째 굴러들어온 기회를 걷어찰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해야 할,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면 응당 거기에 응하는 것이 당연했다. 뺨을 감싸 쥐지 않은 손으로 허리를 끌어안자 두 사람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럼, 눈을 감게나.”

냉큼 내리감기는 눈에 레이가 메이 쪽으로 고개를 내렸다. 코와 코가 스치고 메이가 살짝 웃음을 흘렸다. 레이도 따라 살짝 웃고선 코가 닿지 않게 고개를 살짝 틀었다. 곧 살짝 입술과 입술이 닿았고, 부드러운 입술을 입술로 깨물며 자극하자 손바닥 너머로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으음.”

벌어진 입술 사이로 서로의 숨결이 얽혔다. 말랑한 혀가 살짝 치열을 훑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혀를 가볍게 어루만지고선, 곧 말랑한 입천장을 간질였다. 전신을 감싸는 감각에 메이가 레이의 팔을 움켜쥐었다. 누구의 것일지 모를 타액이 섞이고, 레이는 메이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조금 더, 조금 보다 더 많이 욕심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충동질했다.

“흐….”

아마 숨을 쉬는 법을 잊어버린 메이만 아니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메이는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숨을, 쉬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입안을 유영하듯이 맴돌던 혀가 사라지고 나서야, 메이는 자신이 숨을 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쉬이, 천천히….”

“으…, 숨, 막혀요….”

“그럴 걸세.”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에 메이는 몸에 힘을 빼고 레이의 가슴에 기댔다. 숨을 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몸에 메이의 몸도 같이 움직여졌다.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메이는 있는 힘껏 레이를 끌어안았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선배, 우리 다른 것도 해요.”

“어떤 것 말인가…?”

“그동안 안 해본 것들이요. 아주 많겠죠!”

레이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안 해본 것을 떠올렸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은애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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