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덷무대해

찬란함

2020.01.19 / 앙상블 스타즈 - 언데드 드림

※ 처음으로 언데드 무대 본 날에 대한 이야기! 

찬란하다.

이 말 이외에 무엇이 무대 위의 아이돌을 지칭할 수 있을까.

화려한 무대 위에 더 빛나는 아이돌을 본 순간 메이는 숨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다. 오감을 모두 빼앗겨 오로지 무대 위에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것만이 전부였다.

“와…!”

처음 유메노사키에 전학하고 프로듀서 과에 편입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는 아이돌에 대해 아는 것이 그다지 없었다. 음악을 듣는 것은 좋아했지만, 부른 사람에 대해서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전신을 울리는 강렬한 비트와 화려한 조명,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자신의 옆에서 이야기하던 이들은 무대 위에선 아이돌 그 자체였다. 능수능란하게 무대 위를 휘젓고 다니는 이들은 객석의 사람들을 모두 홀리고 나서야 무대 위에 멈춰 섰다.

“꺄―!”

“카오루 군―!”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찬사와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혔다. 망막에 각인된 화려한 무대와 조명, 현란한 손짓까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이런 벅찬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무대를 보고 나니 도저히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 멋있다!”

겨우 내뱉은 한 마디에 메이는 눈을 반짝이며 무대를 올려다보았다.

사람들이 이래서 아이돌을 좋아하는구나, 아이돌은 이렇게 멋진 것이구나. 완전히 모르는 타인을 맹목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은 가능한 일이구나. 앞으로 이 사람들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싶어졌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 계기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지만, 이번엔 그 계기가 확실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도 지금의 벅참은 절대 잊히지 않고, 앞으로 쌓아갈 감정에 기반이 되어줄 것이었다. 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가고 메이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숨을 내뱉었다.

“나 눈 마주친 것 같아!”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메이는 고개를 들어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무대 위의 사쿠마 레이는 느긋한 할아버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무대 위에 절대자처럼 군림하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가 뚜렷하게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에 메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착각인가.”

매끄럽게 호선을 그리는 레이의 입꼬리에 메이는 이런 게 팬서비스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대 위 말고는 모두 조명이 꺼져있는데 자신을 봤을 리가 없었다. 아마 아이돌의 팬서비스 스킬 같은 것으로 저런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인가 보다 하며 스스로 납득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아이돌의 무대는 그 무엇보다 가슴을 벅차게 했고, 이에 대해서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졌다. 무대가 끝나고 언데드를 만나게 된다면 꼭 너무 멋있었다며 사인해달라고 해야겠다며 메이는 각오를 다졌다.

“왔냐?”

흐르는 땀을 닦고 있던 코가는 시큰둥한 얼굴로 막 뛰어온 메이를 흘겨보았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보아하니 다들 말하지 않아도 오늘의 무대가 훌륭했다는 것을 짐작하며 메이의 반응을 기다렸다.

“코가야!”

“친한 척 부르지 말라고!”

“진짜 멋있더라!”

코가는 어깨를 으쓱하며 이 몸이 멋지지 않을 리가 없다며 호응했다. 아이돌의 무대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장황하게 오늘 멋졌던 점을 나열하는 메이의 모습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레이가 마음대로 들였던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언데드가 그어둔 선을 넘었다.

“자, 언데드의 프로듀서가 될 생각은 들었누?”

“네! 꼭이요! 꼭 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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