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님네(220호)

[짓큐츠바] 약속

오사카성의 고속창에는 주의할 것

오사카성은 대체로 평이한 난이도의 전장이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90층 이후로는 그것도 아니었다. 고속창에 스친 상처에 당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스무 번째가 되는 걸까, 상관 없지만이라는 말이나 중얼거렸지만 그것을 지켜본 이에게는 지독히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던 것 같다. 짓큐 미츠타다는 제 옆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츠바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미안해, 츠바키."

부상당한 몸으로 혼마루로 돌아오자 유키오빠!하고 짓큐의 앞에 달려온 츠바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있었는데, 짓큐를 목도하자마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츠바키가 진정할 때까지, 울음을 멈출 때까지, 짓큐는 그 말만을 반복했다. 피에 젖은 상태로 츠바키를 끌어안고 싶지 않았으나, 저에게 매달려오는 츠바키를 밀어내는 일은 적어도 짓큐 미츠타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어르고 달래어 간신히 울음을 멈춘 츠바키의 손에 끌려 수리실에 간 짓큐는 츠바키에게 약속을 하나 해야만 했다. 다시는 다치지 않겠노라. 츠바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그는 장담할 수 없는 일에 관해 단언하고 싶지 않았으나,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을 터뜨릴 듯한 츠바키의 표정에 새끼손가락을 걸고야 말았다.

"가급적이면 다치지 않으려고 노력할게. 걱정시켜서 미안해."

도신에 이미 열아홉의 상처가 있는 짓큐 미츠타다에게, 부상은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적의 창이 오른쪽 어깨를 관통했을 때 그는 츠바키를 생각했다. 츠바키가 슬퍼할 얼굴을 떠올렸다. 짓큐 미츠타다에게는 그게 가장 중요했다. 그게 전부였다. 결국 울리게 되고 말았으니, 육신의 고통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아파왔다.

츠바키는 짓큐 미츠타다의 태양이었다. 그는 그의 태양을 위해 그의 모든 것을 불태워 바칠 수 있었다. 태양이 사라졌을 때에도, 언젠가 다시 떠오를 태양을 믿으며 기다렸던 것처럼. 제 자신이 부서지고, 바스라지는 것은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태양이 저 때문에 슬퍼한다면, 눈물을 흘린다면, 그는 그런 일을 만들어서는 아니 되었다. 약속을 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앞으로 다치는 일이 없어야했다. 죽음이나 파괴조차 두렵지 않은 그였으나, 연인이자 주인되는 자의 눈물 한 방울에 그는 나락과 절망에 떨어져내리는 기분을 느꼈다.

허나, 이는 언젠가 깨어질 약속일지도 모른다. 그 언젠가처럼 츠바키의 앞을, 막아서야할 날이 온다면 짓큐 미츠타다는 망설임 없이 막아설 것이었다. 그런 날이, 오고 만다면.

"유키오빠."

그 순간, 짓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보는 듯한 연두색 눈동자가 그를 응시했다.

"절대 내 곁에서 떠나면 안돼."

"츠바키."

"나는 절대로 유키오빠랑 떨어지지 않을거야."

츠바키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너무 울어서 부은 눈, 짓큐에게 매달리듯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러나 눈빛만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유키오빠도 나랑 약속해야해. 나랑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고, 나를 혼자 두는 일은 없을 거라고."

엉망이면 어떠랴, 츠바키의 모든 것은 짓큐에게 사랑스럽지 않은 게 하나 없는데. 짓큐 미츠타다가, 미쿠모 유키지가 츠바키에게 지지 않는 날이란 영원히 오지 않을텐데.

저를 응시하는 츠바키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짓큐 미츠타다는 애정을 담아 그녀에게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 건 뭐든 이루어줄거야. 절대 너를 혼자 두지 않을게. 곁에 있을게."

츠바키가 짓큐를 향해 두 팔을 벌리자, 짓큐 미츠타다는 당연하게 두 팔을 벌려 그의 태양을 끌어안았다.

지금 이런 말을 하면, 그의 태양은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정말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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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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