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노카] 로판에유
만송님네 가내드림 적폐날조 3차창작
노카는 멀거니 말을 타고 달려오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죽음과 삶이 한꺼번에 나를 향해 달려오는구나...
노리무네가 노카의 앞에 서기까지, 참으로 기나긴 시간이 걸렸던 것도 같고,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던 것도 같았다. 노카는 노리무네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노리무네는 노카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한다. 노카에게 승마가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리무네는 말에서 내리지 않았다. 노카의 이름을 부르지도 않고, 말을 건네지도 않았다. 그저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손을 내밀어왔다.
노카는 내밀어진 손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이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것은, 노리무네가 원하는 것 중 줄 수 있는 것은 노카 자신 밖에 없었다.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다시금 고민할 여유도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잡을지 말지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노카는 노리무네의 손을 잡았다. 노리무네의 손이, 힘을 주어 노카의 손을 맞잡아왔다.
사람의 생이란 참으로 허망할 것이었다. 그럼에도 살기는 해야하기에 살아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 사이에서 허무함을 느끼는, 팽팽히 당겨진 줄과같은 노카라는 인간을, 노리무네 이치몬지는 쉽게 죽게 두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의 죽음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맞잡은 손 아래에서 뛰는 맥박이리 생생할진데도, 사이에 있는 간극은 이 순간에도 멀어져만 간다. 노카는 웃는지, 우는지 모를 얼굴을 했다. 그 밑으로, 노리무네 이치몬지를 만난 이후 처음으로 환희하면서도 절망했다.
그 얼굴을 보며 노리무네는 미소를 지었던가, 미간을 찌푸렸던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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