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부] 우리의 정원
구팽님이 인용한 만송님이 쓴 픽시브풍 닛부~를 보고 적폐날조 3차창작을 했던 짧글
"닛코, 너는 너의 생을 살아야한다."
영원히 소년일 이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한다. 그에 어떻게 반응할지 갈등하던 닛코는 헛웃음을 지었다. 평생 네 입에서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말을, 네가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의심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진짜 네가 돌아온 것인지, 나의 그리움이 만들어낸 환영인지, 드디어 내가 미쳐버리고 만 것인지.
"알고 있나? 의외로 너는 표정을 읽는 게 쉽다."
검지손가락을 뻗어 닛코의 미간을 문질러 편 소년은 여전히 온화하게 웃고 있다. 생전의 네가 그런 얼굴을 한 적이 있던가. 드물게 있었던 것 같다. 아주 드물게, 닛코를 보며 행복해 어쩔 도리를 모르겠다는 듯 웃었다. 그런 감정들을, 그날의 닛코는 모두 그냥 흘려보냈는데도. 이리 마주하니, 그 순간들이 너무 아까워져서 속에 있는 것을 다 끄집어내고 싶어졌다.
"나도 절대 이 말을 하게 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이런 형태라도,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다."
그렇지만 이미 네 개의 계절이 지났고, 유예가 끝나버렸다는 소년의 말을 닛코가 이해하기도 전에, 두 팔을 벌린 소년이 닛코를 끌어안았다. 닿아오는 피부 감각이 이리도 생생한데 온기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오히려 현실감이 들었다.
"그래도 함께 있을 수 없다면, 네가 행복해야지."
"너 없이, 내가 행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
그런 닛코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듯이, 동시에 그것은 닛코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듯이 눈을 마주한 소년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살 수 없다면, 네 바람으로 살아가야지. 네가 원하면 그리해야지.
닛코는 소년이 사라질까 두려워 힘을 주어 마주 안았다.
품 안의 온도는 여전히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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