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choice 1루프

(3) 낡은 집

*

나는 리네가 가르켜 준 통로로 걸어나갔다. 아까 어두운 통로를 걸어왔을때에 비해 밝아서 그런가, 아니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때문일까 통로를 지나면서 딱히 통로의 끝에 대한 의구심이나 두려움 같은게 딱히 생각나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까보단 몸이 한결 가볍게 걸어나가지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까.

-왜 이렇게 발걸음이 느려? 좀 빨리빨리 걸어라."

물론 내 옆에 있는 친구는 유령이지만.. 혼자 있는것보다는 훨 나으니깐. 근데 유령이라서 그런가 나처럼 걷지도 않고 공중에 뜬 채로 이동하고 있는 리네가 아주 많이 부러웠다.

“끄응.. 노력은 하고있어!”

나도 그 이동 속도를 맞추기 위해 열심히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맞추어보려 노력해보았다.

-걸음마하냐? 그냥 뛰어라.

자기는 공중부양으로 이동이나 하고 있으면서!!

그래도 잔소리는 듣기 싫으니 군말없이 뛰라는데로 뛰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뛰다보니 통로 끝에서부터 비춰지고 있던 빛이 그새 코 앞까지 왔다. 그 빛을 향해 몸을 계속 움직였고, 새하얀 빛의 안까지 들어오자 아까 있었던 큰 동굴보다 훨씬 더 큰 공간이 펼쳐졌다. 그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마을인것 같기도 했고, 그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나에게로 집중이 되어있었다.

식은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쏠려지는 무수한 관심인 탓일까. 그래도 내가 있었던 세계는 사람들이 이정도로 많진 않았는데.. 내가 있던 세계는 그럼 이 마을 면적만큼도 못한 작은 세계인건가? 으음, 솔직히 말해서 지금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기서 큰 소리로 이 마을 사람들한테 안녕하세요-!!! 라고 할 순 없지않나~… 싶다. 아무래도 저 사람들한테는 내가 불청객일수도 있지않을까?

계속 쏠리는 시선에 가만히 있다보니 수군대는 소리랑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는 모습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내가 불청객이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환영식? 아, 이건 너무 상반되려나?

갑자기 북적해진 이 상황 속에서 어쩌면 이 마을 사람들은 내가 여길 나갈 방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머리 속이 많이 복잡했다. 그렇게 머리 속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일단 아무 사람한테나 물어봐서 뭐라도 알아내야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누구라도 붙잡아보려는 순간 누군가가 나를 옷깃으로 세게 끌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야. 뒈지고싶어서 환장했냐?

난 처음에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지 못 한 나는 멍하게 나를 뒤로 끌어낸 유령을 빤히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저 괴물들한테 넌 사냥감이라고. 잊은 건 아니겠지?

“…아, 맞다!”

그렇다, 나는 내가 제물로 이 세계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머리가 혼잡한 탓에 내 위치를 생각하지도 못하고 제멋대로 죽으러 갈뻔 했다는 거다. 

“그럼 나 어떡해? 지금 사람들 다 나 쳐다보고 있는거 같은데, 인사라도 해야하나?!”

-죽고싶으면 그렇게 해.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일단 숨어. 저 괴물놈들이 너한테 다가오려고 하잖아.

리네의 말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정말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늑대탈에 이족보행을 하는 사람과 동물도, 사람도 아닌 것 같은 형체의 이족보행을 하는 두 명이 있었다. 나는 황급히 내 왼쪽 뒷편에 있는 큰 풀숲으로 둘러싸인 낡은 집으로 뛰어 숨어들었다. 숨어든 벽을 가림막으로 삼아 머리를 빼꼼. 내밀어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를 확인하였다.

나에게 다가오려했던 두 명은 내가 도망친걸 보고 살짝 머쓱했는지 서로 얼굴을 마주보다 아하하, 씁쓸하게 웃곤 둘이서 짧게 대화를 건넸다. 그리고 내가 도망친 탓에 더 웅성거리기 시작한 자리에 청년으로 보이는 고양이처럼 생긴 다른 한 사람이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는 듯 했다. 그리고 청년의 말이 다 끝나자 상황이 일단락 된 듯 모여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내가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리네, 리네.”

-왜.

"나 이제 어떡하지? 어떻게 여길 빠져나가?!"

-여기있는 괴물 X끼들 다 죽이면 될 일인데 뭐가 그리 걱정이야, 쯧.

“그렇다고 해도… 난 못 죽여. 체형도 왜소하고, 운동 신경도 그리 좋은 편도 아니고, 그리고 또…”

-내가 도와줄게.

응?

“어떻게!? 리네는 유령이잖아. 통과되는 거 아니야? 저 사람들을 해치기엔 좀 힘들거 같은데… 혹시 리네는 살아있는 사람 몸에도 들어올 수 있는거야?”

그러자 나랑 눈이 마주친 리네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쿡쿡 웃었다. 나는 갑자기 웃기 시작한 리네를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으로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였다. 리네는 그런 나를 보곤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내 쪽을 계속 바라보았다.

-이거 웃기는 새X네.

“…아?”

-아까 전까진 나보고 괴물놈들 죽이지 않겠다고 하더니, 지금 와서는 나보고 어떻게 하냐고 묻는 꼴이 모순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맞다, 그랬었지.
이 마을에 오기 전 동굴에서 난 리네한테 이 세계의 사람들을 죽이지 않겠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래놓고 나도 모르는 새에 무의식적으로 저 사람들을 해칠 궁리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것이다.

내가 무심코 뱉었던 말에 대한 후회가 몰려온 듯, 나는 쪼그려앉은 채 울상인 표정만 지었다. 그런 나를 보더니 다시 원래 표정으로 돌아온 리네가 입을 열였다.

-뭐,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내가 들어갈 수 있는건 어느정도 맞아. 엄연히 말하자면 서로 몸이 바뀌는거지만. 하지만 그것도 내 파트너 한에서만 허용 돼.

“그럼 리네는 나랑 몸을 바꿀 수 있는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응? 그야 우리 파트너잖아!”

파트너란 말에 리네는 잠시 나를 뚱하니 바라보다가 잊어버린 무언가가 기억난 듯 아, 그랬지. 라는 말을 고개를 휙 돌린 채 짧게 내뱉었다.

-그래, 썩 내키지는 않지만 너랑 바꿀 수 있지. 음, 파트너니까.

“뭔가 주도권을 뺏긴 기분이 들거 같은데…”

-당연한 소리를 하고있어. 서로 몸이 바뀌는 거니까 그건 당연한거지, 그리고 내 마음대로 바꿀수도 있고.

“음~ 그렇구나~!”

…뭐지, 이 사기 당하고 있는거 같은 기분은? 분명 계약할땐 내가 갑인거 같았는데.

리네한테 가졌던 궁금증도 어느정도 풀렸고, 물론 크게 얻은건 없는 것 같지만… 이제 사람들도 안보이는거 같으니 슬슬 움직이려 낡은 집 안을 벗어나려던 찰나에 내 뒷통수에서 팍-!! 소리가 났다. 맞은 뒷통수에선 얼얼한 느낌이 났었고 혹시나 이 낡은 집의 주인이 있었던건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려보았다. 둘러본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오로지 이 낡은 집 안에는 나랑 리네 밖에 없었다. 유령이 때릴 일은 없을테고… 잠만, 유령?

-이 X신이! 설마 그대로 나가려고 했냐?

아하, 리네가 때렸구나!

“그럼 망토라도 쓰고 나가는게 좋을까?!”

-뭐, 그건 조금 괜찮은 방법이네.

유리창이 깨진 큰 창문 밖을 유심히보던 리네는 나한테 ‘말하면 나와.’ 라는 말을 건네더니 부서져 낡아진 문쪽으로 나가 집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기하게도 이럴때는 리네가 공중부양으로 이동하지 않고 제 두 발로 걸어서 간다. 앞으로도 저렇게 이동하면 안되려나.

-야, 등신. 나와봐.

한참지나자, 리네가 앞으로도 공중부양 말고 자기랑 똑같이 두 발로 걸어갔으면 참~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그때 리네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등을 진 채로 나를 불렀다. 그 부름에 나는 영차- 일어나 불투명한 유령이 있는 부서진 낡은 문 쪽으로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겼다.

리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방향을 불투명한 손가락으로 봐보라는 듯 가리켰다.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옮긴 곳에는 검정색에 하얀 줄무늬가 겉에 두 줄 그려져 있고, 발목까지 내려온 고양이 망토를 두른 사람이 서있었다.

아무래도 발목까지 오는 망토를 두르고 계시고 신발 때문에 상반신과 하반신을 확인하는 것으로 어떤 체형인지는 파악할수가 없었지만, 자세히보니 살짝 왜소한 것 같기도 했다. 키는 나보다 더 작은 것 같았고, 혼잣말하는 목소리를 유심히 귀 기울여 들어보니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이 낡은 집에서 바로 왼쪽 편에 가게들이 서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목소리는 여기까지 들리나보다. 얼굴까지 가려진 큰 망토 때문에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목소리를 이용해 유추해보자면 앳된 여자아이의 얼굴이지않을까? 키나 목소리를 이용해 유추해보면 아이가 맞는거 같기도 하고.

한참이나 한 도넛츠 가게 앞에 자리 잡고 있던 망토두른 아이는 아무것도 사가지 않은 채로 망토를 펄럭이며 가게를 떠났다. 가게를 떠난 아이의 발걸음은 내가 있는 낡은 집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리네는 이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아이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저 녀석이 두르고 있는 망토 정도면 괜찮을거 같은데.

나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리네쪽으로 시선을 확 돌렸다.

“지금 저 애 망토를 뺏어오자는거야?!”

-그럼, 지금 그 꼴로 싸돌아다니게?

“그냥 망토 하나를 사면 안돼?

-여기 있는 가게들 다 괴물X끼들이 운영하는 곳인데, 지금 그게 말이라고 하냐? 그리고 너 돈 있어?

“리네가 훔쳐와주면 되잖아!

내 말에 리네는 한숨을 꺼지도록 크게 내쉬더니, 눈을 가늘게뜨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마치 한심하다고 얼굴이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안 미안한데, 여기 있는 가게들 중에선 망토 파는 데 없다. 그리고 지금 망토 가지고 있는 애도 저 녀석 밖에 없다고. 그 꼴로 싸돌아댕기면 무조건 눈에 띌텐데 어쩌려고 그러냐?

그때, 갑자기 느껴지는 시선에 나는 황급히 망토두른 아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나와 리네의 말소리를 들었는지 망토두른 아이의 시선은 이쪽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낡은 집 안쪽까지 들어올려는 듯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기 시작했다. 리네도 그 모습을 본건지 내 뒷옷을 세게 잡아채 부서진 문 바로 옆 오른쪽 벽을 방패삼아 내 몸을 숨겼다.

“드, 들킨거 같은데 리네.”

나는 소곤소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뺏어오는 방법 밖에 없겠네.

“조용히! 이러다 들키겠어!”

리네는 그런 내 말을 듣곤 눈이 잠시 커지더니, 아까와 같이 쿡쿡 거리며 씨익 웃었다.

-이왕 들킨 거 뺏어오면 되겠네, 지금.

리네의 말이 끝나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기가 막히게 망토두른 아이가 부서진 낡은 문 앞까지 왔다. 그리고 그 부서진 낡은 문 바로 오른쪽 벽 면에는 나와 리네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부서진 낡은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올까봐 긴장이 된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망토두른 아이가 언제 들어올 지 모르는 순간에 바로 왼쪽편에 있는 부서진 큰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 창문으로 넘어가서 도망가자! 라고 생각하고 재빠르게 움직이려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우득. 내 바로 오른쪽편에서 낡은 나무판자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 저기, 뭐하세요?”

-이미 늦었어요 X신아.

그와 동시에 어린 소녀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하필 딱 도망치려던 타이밍에 들켜가지고 어정쩡하게 팔다리가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멈춰있었다. 그 포즈로 오랫동안 유지하기도 힘들어서 결국 풀석-, 내 얼굴을 낡은 나무판자를 향해 박아버렸다. 나무판자도 낡고 오래된 나무판자여서 그런지 곳곳에 있는 작은 나뭇가시들이 제 팔다리를 콕콕 찌르는 느낌에 급하게 다시 일어났다. 얼굴에 안 찔린게 다행이다. 나는 심장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망토두른 아이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망토 때문에 아이의 얼굴을 잘 보이지 않았다. 저 정도 모자 크기면 앞이 보이긴 하나? 땅만 보고 걸어야 할 크기인거 같은 데… 싶었다.

내 얼굴과 옷에 묻은 먼지를 탈탈 털고 자리에서 엉기적 엉기적… 일어났다. 너무 어색한 이 분위기가 불편했던 나는 마음을 크게 다잡고 두 팔 크게 벌려 내 앞에 있는 아이에게 인사를 했다.

“와하하!!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난 마키아야!!!”

“… 어, 아까 그 사람이다.”

“어, 나 알아?!”

“아니요, 저희 초면인데요. 아까 동굴 출구 앞에서 그쪽을 잠깐 본 기억 밖에 없어요.”

“아… 그렇구나.”

머쓱. 얘도 리네과인가.

머쓱해진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고, 망토두른 아이의 고개는 어딘가로 고정되어 있었다. 어딜보고 있는거지? 싶었는데 내 쪽을 보는 거 같기도 했다.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서 그런지 왜인지 모를 쑥스러움이 몰려왔다.

“아하핫, 내가 그렇게 신기해?”

머리를 베베꼬는 나를 보며 망토두른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아니요, 그쪽보단 그쪽 … 머리카락이 신기해서요.”

“아?”

“그쪽 정수리에 꽂혀있는 머리카락은… 자아라도 있어요? 자꾸 쳐졌다 올라갔다 하는데요.”

“…그건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리네! 리네도 알고 있었던거야?!”

나와 망토두른 아이의 대화를 팔짱을 낀 채 듣고 있던 리네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근데 시선을 보아하니 자세히는 내 정수리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나를 이상하다는 듯한 분위기로 쳐다보고 있던 아이는 내 시선이 위치해있는 리네가 있던 방향으로 시선을 따라서 옮겼다. 아이는 리네가 있는 쪽을 빤히 바라보며 눈을 비비적 거리더니 다시 리네를 응시했다.

“…저기, 있잖아요.”

“응? 응, 응! 왜?”

“…벽이랑 대화하세요? 사물이랑 대화하는 능력이라도 있으신가…”

응?

“…거기에 유령이라도 있어요? 아까 동굴 출구 앞에서도 그 이름 말하셨던 거 같은데.”

“넌 저 유-”

넌 저기 있는 유령 안 보여… 라고 말하던 찰나에 엄청나게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유령이 불투명한 손으로 내 입을 세게 틀어막고 있었다.

-저 X끼한테 나 보이는 거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마. 다른 괴물놈들한테도.

그리곤 내 입을 막고있던 불투명한 손을 천천히 다시 내리더니, 리네는 다시 자신이 있던 벽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 사실 내가 사물이랑 대화를 할 수 있거든! 하, 하하. 하핫!”

“…예?”

“난 사물이랑 교감이 가능해!”

“…그런 얼렁뚱땅한 거짓말에 누가 속아 넘어갈거라 생각하시는거에요?”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망토 안을 뒤적뒤적거리더니 식칼을 꺼내들었다. 설마 저걸로 날 찌르려는 건가 싶어서 뒷걸음질 하려던 찰나. 였는데, 자세히보니 칼날의 방향이 내 쪽이 아니라,

리네가 있는 벽쪽으로 향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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