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네 눈 속의 나

하데스형제

퇴고X

힐데브란트가 트리메인의 성을 달고도 ‘시그뉘의 아들’로 불렸던 것처럼, 상실의 섬 아이들 대부분은 더 닮은 부모의 이름이 앞에 따라붙었다. 타인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해 줄 생각이 있는 어른이 몇 없기도 하지만, 부모의 이름은 섬에서 가장 제대로 된 보호다.

‘그렇다고 해도 얘는 너무 닮았는데.’

자신도 말도 같은 반쪽짜리 하데스지만, 하디와는 다르다. 말의 경우 누가 알려줘도 하데스의 딸이라 생각하기 힘들고, 힐데브란트 역시 오라돈에서 마력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자신을 하데스의 아들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그리고 ‘하데스의 아들’로 사는 아이는 그 아버지와 똑같은 눈을 가졌다. 하늘색 머리카락, 하늘색 눈, 히죽 웃을 때의 표정. 모든 게 아버지를 닮아서, 히데는 어린 이복남동생을 볼 때마다 영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차이가 없는 건 아니다.

“형…, 화났어…?”

“아니야, 미안.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그랬어.”

히데는 문득, 하디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였을지 걱정되었다. 너는 멍하니 있으면 꼭 사람 하나는 잡을 거 같으니까 되도록 웃으라던 마이의 말은 항상 명심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생긴 건 몰라도 하디의 성격은, 정말로, 아버지와 달랐다. 섬에서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유약한데 용케도 잘 감추고 있다.

“사탕 먹을래?”

주머니 속에 굴러다니는 것 중 아무거나 집어서 하디에게 건네주며 히데는 웃으려고 애썼다. 이래도 무섭게 느껴지는지 동생이 움찔하는 게 느껴져서 영 골 아팠지만, 그래도 하디는 받은 사탕을 입에 넣어 굴렸다.

“최근 아버지 본 적 있니?”

뇌물도 줬겠다, 히데는 본격적으로 물어보려 했던 것을 꺼냈다. 하디는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아버지의 그 음습한 성격을 아는 히데는 믿지 않았다. 하디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분명 근처에서 얼쩡거린 적이 있을 거다.

하데스의 세 자식 중, 하디는 특히나 더 특별하니까. 히데는 자신이 그 사실을 질투하는 건지 아닌지 가끔 알 수 없었다. 스스로의 감정에 다 통달했다고 믿지만, 질투는 여전히 구분하기 어렵다. 힐데브란트 본인은 인정하지 않으려 들지만 열일곱은 어린 나이고, 자꾸만 다른 가정을 하게 되는 미래에 붙잡혀…

힐데브란트는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하디와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파란 불을 꺼버린 건 절대… 괜한 질투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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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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