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탐단

[시츠마유] 모든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2022.05.31 최종권까지의 스포일러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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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시리즈 부관x미관. 이 소설은 2차창작입니다. 최종권까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날조. 원작 이해나 캐릭터 해석이 덜 끝난 상태로 작품이 너무 좋았어서 머리비우고 쓰고있는 중이라...(이것도 그렇고 다른 글도 그렇고)해석이 얄팍합니다. 현실적인 문제점은 고려하지 않고 보고싶은 걸 쓴 소설이라 적당히 가볍게 읽어주세요. 약간 폭력(살의)적인 묘사 있음.

혹시나 싶어서...현실 범죄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두 번 있었던 일은 세 번도 있다고 한다. 이 속담의 본래 의미는 둘째치고, 이 사람을 그때 죽여뒀어야 한다고 생각한 건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었다. 본인에게 그런 감상을 직접 말한 적도 있었고, 변덕으로 죽이려했다가 변덕으로 그만두거나 막힌 것을 그 사람도 알았다. 꽤 시간이 흐르긴 했어도 일반적으로 다감하다 일컬어지는 사춘기에 겪었던 살인미수 피해는 그리 쉽게 잊혀질 일은 아니다. 아무리 상대가 쓰레기여도 어느 정도 궤를 벗어나지 않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그 증거로 선장의 동료들은 아직도 그를 경계했다. 선장과 함께 결혼식에 갔을 때 그 시선이란! 선장이 미리 연락한 덕에 과연 노골적으로 동요하는 이는 없었지만 여전히 숙적을 보듯 날카로운 눈길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바쁜 와중에도 돌아가며 한 명 정도는 결혼식 내내 선장의 곁을 지켰다. 선장만 태연히 '시츠하라 군, 거기 요리 좀 갖다줘.'같은 소리를 하며 결혼식을 즐겼다. 그래, 선장만이 무슨 무술가 같은 소리를 하면서도 그를 경계하지 않았다.

큰 이유 없이도 얼마든지 변덕으로 자신을 죽일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을, 이름을 주고 곁에 두는 건 어떤 심리인걸까.

'지금까지 시츠하라 군이 간병해줬다며? 고마워.' '감사 인사도 할 줄 알았군요, 도지마 선장. 놀랍네요. 감사도 감사지만 고생한 부관에게 사과가 먼저 아닙니까.' '부관은 누가 부관이야.' '선장이 늘어져라 자는 동안 일정 수습하랴, 선장 간병하랴, 명백히 초과노동이었다고요. 부관직정도라도 없으면 버텨낼 수 없습니다. 슬슬 인정해주지 않으시면 직장 내 갑질로 매스컴에 연락하죠.'

실없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의 마음은 병실 밖을 헤맸다. 도지마 마유미가 칼에 찔려 품 안에서 식어가던 시간을, 그 장소를.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아무런 전조도 맥락도 없이 그 일은 일어났다. 그는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허무하게 나를 내팽개치고 멋대로 죽어버릴 정도라면 차라리 내가 죽여버리자고 생각했다. 빈사 상태의 사람을 죽이는 건 길가의 개미를 밟아 죽이는 것보다도 간단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다. 귀찮아지기는 할 테지만. 결과적으로 그러지 않고 이전 직업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한 덕분에 이렇게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며 이 이해할 수 없는 정신머리를 고민해본다는 시간낭비를 하는 중이었으나.

어디에나 있는, 몰개성한 요쿠야 킨시로가 아니라 부관, 시츠하라 쿤시로가 된 지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알 수 없는 걸 보면 역시 이 사람은 이쪽 사람이 아니었다. 선장은 유례 없는 쓰레기였다. 동시에 반짝이는 별부스러기의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둘은 어우러져있어 모두 합쳐 '도지마 마유미'를 이루어, 이끌리듯 그도 결국 '시츠하라 쿤시로'가 된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생명줄 하나는 질기군요, 도지마선장. 악착같이 돌아오는 점은 존경합니다."

블랙홀 탐사에도 성공했다. 타임머신이 개발되고 언젠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자신에게 네 분석은 틀렸으니 어서 죽여두라고,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해둘까. 두 번 있는 일은 세 번도 있으니까. 그래도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어서, 앞으로도 그는 그때 죽여뒀어야 했다고 후회할 것을, 시츠하라 쿤시로는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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