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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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묵었던 료칸은 산중턱에 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아침에 온갖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눈을 뜰 수 있다는 뜻이다. C양은 ‘녹음했다 트는 것 같은 완벽한 새소리’라고 표현했다. 나는… 뭐가 완벽하고 뭐가 완벽하지 않은지 알 만큼 새들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그냥 온갖 새소리가 들렸다 정도로 해 두겠다. 새를 좋아하는 C
‘고맥락 사회’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대충 ‘발화의 표면적 의미보다 발화자의 지위, 발화자와 청자의 관계, 해당 발화가 사용된 상황 등 외부적인 요인이 발화자의 의도를 포착하는 것에 영향을 주는 사회’ 정도 되지 않으려나.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하시겠지만 비유하자면 대충 이런 느낌이다. 예시1) 시어머니 : 얘 이번 명절엔 올 필요 없다
큰일이다 다녀온 지 한 달이 넘으니까 순서가 헷갈리기 시작한다… 중간에 사진이 없는 부분은 기억으로 대충 때울 수밖에. 밥을 다 먹고 우리는 C브랜드로 출발했다. C양이 흔쾌히 백화점 다시 가는 데 동의해 줬다. 그런데 한큐 백화점 내부가 너무 복잡했다. 왜 2층 다음에 M3층이 있고 그 위에 3층이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니들 숫자 못 세냐고. 어쨌
텐진 지하상가(줄여서 텐치카)에는 별 것이 다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하상가보다는… 백화점 지하매장 같은 느낌이었다. 그게 뭔 느낌이냐고 물으신다면 대충 이런 느낌이다. 저 화려하고 아름다운 천장 무늬 좀 보세요. 우리도 저런 거 하면 좋겠다. 아 요즘은 하나. 지하상가 간 지가 너무 오래돼서 나만 모르나. 어쨌든 그랬다. C양은 이 지하상가에서
나는 계획이 별로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준비를 안 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나보다는 준비가 좀 더 필요하기 마련이고… 그렇다면 계획을 다 세워 온 사람 앞에서 아무것도 준비 안 한 자의 할 일이란 무엇인가? 답은 정해져 있었고 나는 그게 뭔지 잘 알았다. 조용히 가자는 대로 따라가기. C양은 저녁을 일찍 먹고 쇼핑을 하러 가자고 했다. 나
하루에 다 쓸 수 있을 것 같진 않으니 침착하게 숫자를 붙이고 시작합시다. 여기 올리는 포스팅만 보는 사람들 눈에는 오지게 해외여행 많이 다니고 일 년에도 몇 번씩 물 건너가는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어쩌다 보니 타이밍이 그렇게… 그랬을 뿐… 코로나 여파도 있겠지만 나도 작년까지 마지막 해외여행은 평범하게 2019년이었다. 그런데 어쩌
배에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땐 이미 싱가포르에 도착해 있었다. 발코니 밖으로는 항구가 보였고, 아직 해가 다 뜨지 않은 저 너머의 정경은 마치 야경처럼 빛을 발했다. 연중 더운 나라라도 일 년 중 어느 때는 해가 길어지고 어느 때는 짧아질까? 그런 쓸데없는 의문을 품으며 나는 한동안 발코니 앞에 서 있었다. 원한다면 크루즈 직원들
4일차는 모든 크루즈 여행에 하루쯤 꼭 있는 바로 그 날 - 전일 크루징 데이였다. 바꿔 말하면 5천 명의 사람들이 모두(전날이나 전전날 기항지에서 실수로 시간을 놓치고 못 탄 사람을 제외하고) 배 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말한다. 5천 명이다. 물론 크루즈 선사 측에서도 이 5천 명이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갖 최선을
쓰다 보니 원더랜드 간 이야기를 안 썼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사진 작업도 안 해놨다는 것도 함께 깨달았으므로... 일단 생략... 개인적으로 보기엔 유료 식당은 유료 식당의 값어치를 한다(가성비가 있는가는 차치하고라도). 그리고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나의 베스트 음식은 바로 이 원더랜드에서 먹었던 참치회에 다진 김치와 유자 소스를 넣고 버무린 후
싱가포르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도시 어디를 가도 풀과 나무가 많고, 넓은 공원이 있고, 새도 아주 많다. 짐이 없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항구까지 가도 괜찮을 것만 같았다. 아, 물론 택시에 타서 차창 밖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이다. 실제로는 날씨가 꽤 덥기 때문에(이 시기는 덜 덥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라 한 것 같은데 어째서 어째서)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정리를 해두려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게 한 번에... 다 끝낼 수 있는 양인지 약간 의심이 되긴 하지만... 일단 시작한다. 한편 들어가기 전 여행 정보 간략히 : 크루즈 비용 : 발코니가 있는 오션뷰 룸(2인실) 인당 약 76만원 항공 비용 : 인천에서 상해를 거쳐 싱가포르로 경유(1회) 인당 약 46만원 가져
세상에는 종종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가기 싫어도 한 번은 가야 하는 길이 있다. 말하자면 지금 비누의 앞에 놓인 길이 그랬다. 이제까지 줄곧 미루고 버텨 왔으나 이제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를 치른 지도 두 달이 지났다. 다른 사람들도,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아니,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같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