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오버스 세계관에 있던 수호는 어느 날

그런 형질 없는 역영설 세계관으로 날아갔습니다

원래 세계에서는 베타였고 알파나 오메가의 존재는 생활 상식 정도로 알고 있던 수호는 역영설 세계관에서 로이드가 되었고 하비엘을 만나자마자

‘아 얘 누가 봐도 알파네 그것도 말로만 듣던 우성알파겠네’

하고 당연하게 알오버스 세계관으로 확신함 로이드는 그래도 귀족인데 알파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별다른 그런 느낌은 없는데다 남작님도 알파로 보이지 않고 남작 부인님도 오메가로 보이지는 않으니 여기서도 베타라고 여겼음 확실하게 하고 싶어도 누구한테 묻기가 좀 그런 게… 자기가 어떤 형질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음 본인이 모르면 누가 안다고

알파가 아닌 건 아쉽지만 베타가 편하니까 좋다고 여기면서 공사하고 광산 파고 열일하며 지냈음 역영설 세계관에서도 역시 알파는 보기 힘든 존재인지 지금껏 그가 본 사람들 중에 알파로 추정되는 건 하비엘밖에 없었음 그래도 한국에선 같은 과에 다니는 알파가 몇 있었는데 하긴 이런 시골구석 영지에 알파가 있는 게 오히려 신기한 건가 하고 하비엘의 넘치는 인기를 외모뿐 아니라 알파 특유의 매력 때문이라고 여겼음

그러던 어느 날 뭔가 몸상태가 안 좋고 열이 오르는 듯 몸이 뜨겁다고 느낀 로이드는 불현듯 어떤 존재를 떠올렸음

‘로이드 이 자식 꼴에 오메가였나?! 그것도 베타랑 거의 구분 안 된다는 열성 오메가???’

어쩐지 아무리 로이드가 망나니라도 해도 알파가 그렇게까지 집요하게 곁을 지킬 필요는 없는데 열성이라도 오메가라서 알파가 계속 지키고 있었던 거군 오메가면서 겁도 없이 목을 감싸는 보호대나 장신구가 없었다는 게 놀라웠지만 자존심때문이지 않을까 막연히 추측했음

“나 러트니까 일 쉰다? 정말 급한 일 아니면 방에 들어오지 마.”

“?네 알겠습니다.”

자기가 못 나오는 동안엔 이걸로 자라며 자장가가 담긴 마법구슬을 주자 하비엘은 어리둥절해했지만 깊게 묻진 않았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하려니 하는 믿음이 있는 상태였으니까 로이드는 그 동안 방에 틀어박혀 러트를 보낼 준비를 했음 상식으로는 오메가 러트때 발정하느라 괴로워서 별로 먹지도 못 한다고 하던데 열성이라 혹시 모르니 적당히 챙기고 알파인 하비엘이 자기한테 끌려서? 쳐들어오지 못 하도록 문을 의자로 막는 걸로 대비했음

이것 저것하는 동안 몸에 점점 열이 오르더니 급기야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가 되었음 아 오메가 러트가 힘들다더니 진짜 그렇구나… 근데 야한 기분은 하나도 안 드는데? 꼴리기는 커녕 그냥 존나 힘들어서 거친 숨을 뱉던 로이드가 아 모르겠고 일단 눕자… 하고 누웠다가 그대로 기절함

눈 떠보니까 하비엘이 있었고 급하게 도련님 정신 차리셨다며 밖에 알리고는 다시 돌아와서 로이드의 몸을 일으켜서 침대헤드에 기대게 해줬음

“감기면 감기라고 얘기를 하셔야지 혼자 미련하게 방에 틀어박히고 난리이십니까. 문은 의자로 왜 막아놨습니까?”

애꿎은 의자만 박살냈잖습니까. 하비엘의 말에 방을 보자 구석에 망가진 의자가 있었고 이마에는 열이 올라 뜨끈해진 물수건이 있었음

“아 그러네 러트가 아니었네.”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열 때문에 돌아버리신 건 아니겠죠?"

의사를 불렀으니까 올 때까지 좀 기다리라고 초조하게 말한 하비엘이 침대 한쪽에 쌓여있는 음식들을 가리켰음

“먹을 건 또 왜 방에 쌓아놓으셨습니까? 설마 다른 사람한테 옮길까봐 나을 때까지 숨어있으려는 기특한 생각을 한 건 아니실테고.”

“아픈 건 줄 몰랐거든?”

“바보입니까? 아픈 것도 모르게.”

억울하지만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자 하비엘은 굉장히 한심하게 쳐다봤음 사람이 바뀐 것처럼 굴면서 다 아는 것처럼 혼자 일 벌리고 해결하고 다니더니 정작 이런 면에서는 바보처럼 굴으니 자기가 눈을 뗄 수가 없다고 한숨 푹 내쉬면서 의사한테 진찰 받고 며칠 푹 쉬고 잘 먹으면 낫는다는 진단을 받은 뒤에 겨우 한시름 놓는 거

“의자 버리고 올 테니까 주무십시오.”

“뭘 버리고 와 오기는… 가서 너 할 일 해 그러다가 진짜 옮는다.”

“안 옮으니까 쓸데없는 걱정 말고 쉬십시오.”

이후로 건강 관련해서 로이드 말은 무시하고 참견해야겠다 다짐한 하비엘은 이후에 2차 엔딩 스포 때 도련님이 설사하고 난리나자마자 바로 수도에서 용한 의사를 데려와서 무사히… 뭔 병이었지 아무튼 원인을 찾아서 적절히 치료한 덕분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답니다

나중에 로이드가 왜 그랬는지 러트가 뭔지 왜 문을 의자로 막아뒀는지 알게 되면서 너무 웃다가 바닥 뒹구는 것도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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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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