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θήνα.

-이 도시의 주인은 나야. -아니, 나다.

그로신42 by 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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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도시 ‘아테네‘에 얽힌 신화를 마피아42, 그로신 에유로 풀어봅니다.
*욕설, 싸움, 등등….
등장 캐릭터:
자경단원(아테나)
서핑마니아 마피아/서핑맢(포세이돈)
도둑(헤르메스)

-

멀리, 저 하늘 위 궁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두 명의 신.

“ 저 도시는 항상 행복해 보이네, 친구. 그렇지 않나? ”

“ 이름이 없다는 게 큰 흠이지만. 저기를 다스리는 신도. ”

“ 응? 무슨 소리야, 친구. 저긴 애초에 내가 점찍어놓은 도시야. 바다와 가깝잖아? 그러면 이 포세이돈 님이 다스리는 것이 당연하지. 안 그래? ”

자신을 포세이돈이라 칭한 남신은 선글라스를 고쳐 쓰고는 여신을 바라보았다. 쓰고 있는 관 아래로, 머리 뒤쪽으로 내려오는 물결 같은 베일이 햇빛에 반짝이며 넘실거렸다. 그런 그를 바라본 여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까딱, 하고는 옆으로 숙인다.

“ 글쎄? 넌 바다의 신이잖아. 바다. 바다에 근접한 도시라고 네가 가지는 게 아닐 텐데. 어쨌든 육지니까, 우리 중 하나가 다스리는 게 맞지. 이를테면 나 같은. ”

“ 하. 웃기지나 마, 아테나. 고상한 전쟁의 여신님께서, 저런 도시에 무슨 관심이 있다고? 내가 다스린다니까 괜히 시비나 걸고 말이야. ”

아테나라고 불린 여신은 그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혹은 이해시키고 싶지 않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 여신은 금빛이 감도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솔직히 네가 도움 되는 게 뭐가 있는데? 네 영토에 넣고 싶다고, 해일이나 일으킬 거면서. ”

“ 이봐, 그런 적 없거든? 그리고 그건 마찬가지잖나, 친구. 저기서 전쟁이라도 하게? 아니면 네 머리에 없는 지식이라도 채우게? ”

그가 내뱉은 말에, 그녀는 헛웃음을 쉬고는 이어 말한다.

“ 내 지식을 전달해 줄 수 있지. 네가 가져올 건 파도 말고 없잖아? ”

“ 파도와 함께 오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다 무시해 버리네. 바다가 없다면 저 도시의 사람들은 죽고도 남았을걸? ”

“ 바다가 있어도 죽는 건 똑같을 텐데. ”

그녀의 말에 그는 앞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고는, 무언가를 들고 바닥을 내려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물이 솟구치더니 이내 삼지창의 모양을 만들어 푸른빛을 낸다.

“ 말 다했어, 친구? 그래. 네가 아는 바다의 흉포함을 지금 보여주지. ”

“ 그래, 해봐. 나도 무섭지는 않거든. ”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진보랏빛 기운이 뭉쳐들었다. 어느새 그녀의 오른손에는 창이, 왼손에는 뱀으로 된 머리카락을 가진 어느 여인의 조각이 있는 방패가 자리잡았다. 그것을 본 그는 씨익 웃으며, 삼지창을 고쳐쥐었다.

“ 천둥과 폭우여…. ”

“ 잠깐, 잠깐! ”

그들 사이에 끼어든 것은 다름 아닌 신들의 전령. 바다빛 머리의 그 소년이, 둘을 번갈아 보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 설마 올림포스 신전에서 싸우려는 건 아니지? 그러다가 아, 아니, 아니. 제우스께서 노하시면 어쩌려고? 둘 다 통구이가 되고 싶은 거야? ”

날개 달린 소년을 쳐다보는 둘. 그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떼었고, 그러자 삼지창은 다시 물로 변해 흘러내렸다. 그녀도 손을 떼자, 기운이 다시 풀려 흩어진다.

“ 아무튼, 제우스의 전언이야. 그렇게 싸우지 말고, 저 도시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구. 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주는 사람한테, 저 도시를 다스릴 권한을 주는 거지. ”

소년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거 좋네. ”

“ 적어도 저 전쟁광보다는 쓸만한 선물을 줄 수 있지. ”

“ 뭐? 사람 익사하는 걸 즐기는 놈보다야 내가 더. ”

“ 아니, 싸우지 말랬다구. 그러다 정말 큰일나. 자, 가자구! ”

재촉하는 말이 들리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그를 따라, 하지만 그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는 듯이 따라 움직인다.
도시에 도착한 두 명의 신.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벌어지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오롯이 전령의 몫이었다. 전령이 사람들을 모아 오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 내가 너희들에게 줄 선물은 바로 이것이다. ”

그가 손을 휘젓자, 바다 쪽에서 파도가 일어났다. 파도가 해변에 충돌하며 일구는 거품 속에서 구름처럼 하얀 백마 몇 마리가 뛰어나왔다.

“ 말. 너희가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너희를 태울 수도 있고, 너희의 짐을 대신 지어줄 수도 있다. 어려운 일을 대신해줄 만큼 힘도 세지. 어때,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

사람들은 그 설명에 감탄하듯, 몇몇은 말들 쪽으로 다가가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미소를 짓다, 그녀 쪽으로 돌아서 비소를 지어낸다. 몸 뒤쪽의 베일이 파도와 같이 자랑스럽게 흩날린다. 그녀는 어이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리고, 그것을 보던 그는 다시금 손을 휘두른다.

“ 그리고, 너희들은 바다 옆이라 식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러니 너희들에게 샘을 선물하지. 먹을 수 있는 물이 영원히 나오는, 마르지 않는 샘물. ”

사람들이 모인 광장 중간의 땅에서 물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그릇을 들고 나와 물을 받는 이도 있었다.

“ 이길 수 있겠어, 친구? 지금이라도 포기해. ”

“ 설마. ”

그녀가 손을 휘젓자, 샘 옆의 땅에서 나무 하나가 자라났다. 나무는 재빠르게 자라 검고 작은 열매를 맺었고, 그녀는 열매 하나를 따서는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 올리브 나무야. 열매는 그냥도 먹을 수 있지만, 기름을 짜서 올리브 기름으로 쓸 수도 있지. 요리의 맛을 돋구거나, 장식을 하는 데 쓸 수 있어. 아, 참. 이 나무는 바다 근처에서도 잘 자라. ”

그녀의 설명이 끝나자, 몇몇의 사람들이 나무에 열린 열매를 땄고, 몇은 그것을 먹어보기도 했다.

“ 자, 그럼. 선택을 해 달라구. 누구 쪽 선물이 더 좋아? 형씨, 아니면 누님? ”

소년이 그들 사이로 날아와 사람들에게 묻는다. 사람들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 고작 나무 하나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

“ 두고 봐. 아, 혹시 쫄았어? 말이 많아졌네. ”

“ 헛소리하지 마, 친구. ”

사람들이 웅성이더니, 이내 신들의 전령에게 말을 전한다. 바다의 신과 지혜의 여신은 그것을 가만 지켜볼 뿐이었다.

“ 에, 그러니까…. 사람들은 누님의 선물이 더 유용할 것 같다는데? ”

“ …하. 나, 참. 어이가 없어서. ”

“ 그럴 줄 알았지. ”

남신은 툴툴댔지만, 이내 중얼거렸다.

“ 선물을 무를 순 없으니. 그건 알아서 가지라고, 친구들. ”

해변으로 걸어간 그는 그대로 바다 속으로 사라진다.

“ 삐졌네, 저거. ”

그 모습을 보고 여신은 중얼거리며 키득였다.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고 미소지어 준 여신은 이내 하늘 위쪽으로 길을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 그녀를 툭툭 친 소년.

“ 누님. ”

“ 응? 왜, 뭐 문제라도 생긴 거야? ”

“ 아니, 별 건 아니구. 사람들이 누님, 이름을 따서 자기네 도시 이름을 아테네로 하고 싶대. ”

“ 난 또 뭐라고. 그런 거야 당연히 되지. ”

전령이 그 말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이,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져 다시금 하늘 위, 까마득한 산과 구름 속 신전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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