缺月
이지러진 달, 충돌한 세계.
* 마피아42 x 월랑 (늑대인간 게임) 기반의 팬픽션입니다.
대부분 12인 교방 기준의 캐릭터 설정이나, 월랑의 16인 풀방 기준으로 직업 설정 및 수정을 거쳐 인원이 많습니다.
추리의 즐거움을 위해 대화에서는 캐릭터의 부여받은 직업 이름을 서술하지 않습니다. 대화 서술은 월랑의 시스템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캐릭터의 말을 통해 공개된 직업은 공개합니다.)
등장 캐릭터는 아래 목록으로 서술됩니다. 매일 낮이 끝나면 사망 캐릭터가 표시됩니다.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파티, 도둑, 스파이, 짐승인간
시민팀: 경찰, 의사, 건달, 기자, 예언자, 영매, 군인, 도굴꾼
교주팀: 교주, 광신도
등장 직업의 목록입니다.
늑대 진영: 배고픈 늑대, 똑똑한 늑대, 흰 늑대, 인간 종족(광인) 2인
여우 진영: 여우 요괴, 홀린 자
시민 진영: 특수 인원 3인, 마을 사람 3인
중립 진영: 어릿광대, 수호천사
연인 진영: 구혼자
…커플링 요소 존재합니다. (맢맢, 맢교맢, 맢슾, 건기, 경슾(일방적짝사랑))
아마도 1일차씩 써내려갑니다.
:: 밤이 찾아왔습니다.
이곳은 42시티. 여타의 총소리가 들렸어야 할 이른 아침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망자는 항상 그랬듯이 발견되었고, 시민 진영의 사람들은 그 현장에, 마피아 진영의 사람들은 멀리서 그것을 지켜보았다.
:: 1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의사: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분명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도굴꾼: 잘은 모르겠군. 총이 아님은 분명할 텐데 말이야.
의사: 확실히 그래 보이기는 합니다. 오히려 그 짐승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도굴꾼: …아니, 달라. 그것과도.
영매: 무슨 말씀이시죠…? 다르다뇨…. 제가 보기에도… 비슷하긴 한데….
도굴꾼: 시체를 한두번 본 줄 아나? 아니, 전혀.
도굴꾼은 곡괭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한쪽의 깊은 상흔을 가리켰다.
도굴꾼: 봐. 그 짐승의 상처랑은 다르다. 그놈은 혈관이 모여있는, 이를테면 목, 심장. 이런 부분을 노리지.
하지만 이쪽은 아니고. 몸통 부분만을 공격했어.
의사: 확실히 그렇긴 합니다만은…. 그리하다면, 도대체 누가?
한편, 그것을 아지트의 창을 통해 보고 있던 마피아 진영.
백장미파: 아, 솔직히 말해 보래도? 아저씨 독단으로 했다고 우리가 혼내는 것도 아니고.
짐승인간: …그러니까, 오해입니다만. 저는 그래도 당신들의 명령 이상도, 이하도 하지 않습니다만….
도둑: 저, 보스. 저쪽에서도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거 같다구. 엄한 사람 잡는 거 아냐?
백장미파: 근데 그럼 누구겠어, 막냉아? 우리 중에 저 짓거리를 할 사람이 누군데?
도둑: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고~
스파이: 저, 끼어들기에는 죄송한데 말이죠, 보스. 혹 다른 분들께서 왜 아직도 일어나시지 않는지….
백장미파: 뭐, 어제 파티라도 한 거 아니었어? 난 다들 늦잠 자는 줄 알았는데.
파티: 어제 한 건 없어! 했으면 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나 있지 않았겠지!
서핑: 그래, 친구. 어제 뭘 했으면 자기가 이렇게 일찍 일어날 리가….
파티: 그거, 돌려까는 거 아냐?
서핑: 에이, 설마. 내가 자기한테 왜?
스파이: …확인해 보고 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도둑: 누님, 그리고! 다른 누님들도. 아저씨랑…응, 여기 있는 사람들 빼고는 아직 다 안 나왔는데. 그쪽은 내가 가 볼게!
백장미파: 둘 다 다녀와, 응응.
스파이는 마피아들의 방, 그리고 도둑은 보조들의 방이 늘어서 있는 복도로 향한다.
먼저 복도로 도착한 스파이. 장총이 그려져 있는 방 문을 두드리고는 대답을 기다린다. 대답이 없자 입 열어 한 마디를 하고.
스파이: …보스. 저에요, 스파이. 아침이 되었는데도 나오시지 않아 걱정이 되어 말씀 드립니다.
그러자, 방 안에서 골이 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주 좋은 아침이군, 참. 혹 그 도둑놈이 문에 장난질을 친 거라면, 바람구멍 하나 뚫어 주겠다고 전해라.
스파이는 그 말에 문고리를 조용히 돌려 보았다. 달칵, 안쪽에서 잠긴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스파이: 보스, 이쪽에서도 문은 열리지 않아요. 확실히 문제가 생겼네요. …누군가 도움을 주실 분을 찾아볼까요?
: 그러던 해. 안 그래도 밖의 개미떼 때문에 정말 골치가 아픈데.
스파이: …개미떼라. 혹시 오늘 아침의 소란 때문에 그런 걸까요?
: 그래.
스파이: …이 정도 거리라면 맞추실 수 있지 않던가요? 아, 보스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 …그랬지. 내 장총이 제대로 먹히기만 했더라면.
스파이: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요?
: 발사가 되지 않는군. 지금 밖에 누가 있지?
스파이: …밖에 계신 보스들이라면, 백장미파 님과… 파티 님, 서핑 님이에요.
: …쓸모없는 것들만. 그놈들에게 말해. 총이 제대로 나가는지 확인하라고.
스파이: …네. 도움 드릴 분을 찾아볼게요.
스파이의 마지막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몸을 돌려 문에서 멀어지는 옷깃 소리가 들려옴에 스파이는 안심할 수 있었다.
한편, 다른 보조들의 방을 찾아온 도둑. 도둑의 상황도 똑같았음은 말할 바도 없었다.
결국 다시 모인 마피아 진영의 사람들은 한쪽에 모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둑: 누님도, 아저씨들도! 싹 다 문이 고장났다나, 뭐라나~… 내가 한 일로 아는 사람들도 있다구. 이건 모함이야, 모함.
스파이: …(보스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세요.) 보스도 마찬가지에요. 보스께서는 바깥에서 잠긴 줄로만 알고 있는데… 제가 돌려보았을 때는 안쪽에서 잠긴 느낌이 났어요. 아, 참… 보스께서 총이 나가는지 확인해보시래요. 본인의 것은 총이 발사되지 않는다고…
스파이의 말에 백장미파가 허리춤을 뒤지더니 자신의 총을 꺼내어서는 방아쇠를 당겨 본다. 딸깍, 하는 소리는 났지만 발사가 되지 않았다.
백장미파: 어라, 진짜네! 어제 분명히 총알도 채워넣었을 텐데….
백장미파는 고개를 돌려 파티와 서핑을 바라보았다. 서핑은 어깨를 으쓱이며, 물총이라고 대꾸했다. 파티는 살짝 웃음짓고는 총 꺼내 쏘나… 발사는 되었다만은, 콘페티가 터져나오기만 할 뿐이었다.
파티: 나야 뭐, 이런 것 때문에 안 건드렸을지도. 진짜라곤 없잖아.
백장미파: 뭐야? 아~ 정말 어이없어. 진짜도 하나도 안 들고 다니는 거야?
파티: 아니, 그니까. 나는 어차피 파티를 위해 산다고.
백장미파: 어이없다고, 그러니까! 사람 죽이는 건 다 우리한테 맡긴 거야?
파티: 그럴 땐 빌려 쓰지, 뭐.
도둑: 잠깐, 잠깐! 보스, 싸우는 건 잠깐 멈추고. 그래서, 어쩔 거냐구. 우리도 저쪽하고 똑같은 상황이잖아. 누가 죽였는지도 모르고, 총도 안 나오고. 그럼 어쨌거나, 공공의 적이 생긴 모양?
서핑: 협력하자고 해 보자는 걸까, 막내? 뭐,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스파이: …하지만, 저쪽에서 과연 믿어줄까요?
파티: 그럼 보여줘야지! 우리도 그쪽하고 똑같은 상황이라는 걸.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마피아 진영의 이들은, 결국 시민 진영과 협력하기로 한 듯 각자 아지트를 나와 시민 진영이 모여있는 광장 한곳으로 걸어갔다. 개중에는 물론 위장 직업이 있던 이들도 있었으니, 따로 이동하여 최대한 의심을 줄였고.
도굴꾼: …그래서. 알아들은 건가? 그쪽의 소행은 아냐. 오히려 야생동물의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경찰: 그런 것도 같군요. 말씀 감사합니다.
백장미파: 어휴, 여기 다들 모여 있었어? 왠지 시끄럽더라.
도굴꾼: …뭐지. 사람이 더 있었나? 이 정도가 끝인줄 알았는데.
백장미파: 흐흐, 그럼 이 넓은 시티에 너희가 끝이겠어? 이상한 살인이 일어났다길래, 와 봤지.
경찰: 사실 지금도 없는 분이 많긴 합니다.
의사: 다들 밤에 바쁘셨는지… 늦잠을 주무시는 듯도 하고요.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겠지요?
도굴꾼: …그랬으면 좋겠군.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밤에 할 일이 많아지겠는데.
파티: 아니, 그래서. 무슨 상황인지는 우리도 알고 있는데, 그래도 설명 좀.
의사: …그쪽의 소행이 아닌 겁니까?
파티: 겠어? 참나, 어이가 없네! 우리도 오늘 안 사실이고, 심지어 총도 안 쏴진다더라?
도굴꾼: 그걸 누가 믿는다고. 적어도 어제까지는 멀쩡했을 것이.
백장미파: 못 믿을 줄 알았어! 그래서 준비했지, 뭐.
백장미파는 들고 온 총을 꺼내서는 경찰의 이마에 가져다대었다. 시민 진영의 대부분이 경악하던 그 때, 백장미파의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겼고… 전처럼 딸깍이는 소리만 날 뿐 총은 발사되지 않았다. 적잖이 당황한 듯한 의사는 그런 장난은 안 된다며 말렸지만 백장미파는 장난이 아니었다며 웃을 뿐이었다.
백장미파: 자, 이제 믿겠어? 우리도 똑같다니까. 아, 정말! 총만 제대로 됐음 너네 다 죽을 뻔한 거 알아?
의사: …하마터면 희생을 눈앞에서 볼 뻔했습니다.
경찰: …하아. 그럼, 일단… 여러분, 다 똑같으신 겁니까? 총…이 발사되지 않는 것 외에는 또 뭐가 없습니까?
영매: 저, 관련이 있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영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아침부터…
의사: 그렇습니까?…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군요.
의사는 모인 얼마 되지 않던 인원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의사: 일단, 지금은 저희뿐이기도 하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으니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뵐까요. 그때는 모두 모여주셨음 하니까 말입니다.
의사의 말에 도굴꾼은 끄덕이며 곡괭이를 집어 들었다.
도굴꾼: 일찍도. 그럼 먼저 들어가보지. 있어 보았자 말해줄 것도 없고, 오늘 해봐야 아는 거니까.
백장미파: 재미없게도. 우리가 딱! 나오니까 들어가자고 하네. 뭐, 우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게 맞으니까. 내일 보자, 그럼.
:: 밤이 찾아왔습니다.
: 그래서, 어쩔 거야? 첫날은 우리 선택이 아니었다고 해도. 지금은 우리가 결정해야 하잖아.
: …일단 그쪽부터 처리하는 게 낫지 않겠나요. 총구가 없어졌다 뿐이지, 그쪽은… 여전히 위협이니까 말입니다.
: 그쪽?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나?
: 아마 맞을걸? 총이 없다면, 가장 위협이 되는 건 그쪽이잖아. 뭐, 어쩔 수 없지. 그럼 그쪽으로.
: 내가 다녀올까? 적어도 너희들보다는 잘할 것 같아, …들.
: 그럼! 다녀와, ….
:: 2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경찰: …으음. 이제 확실해지기는 한 모양입니다, 네….
다시금 아침 해가 떠올랐고, 마피아 진영도… 시민 진영도, 모두가 모여 있을 그곳. 혹은, 새로운 시체가 발견된 그곳. 어제의 의심을 무색히 비난하듯이 짐승인간이 그 대상이었다.
도굴꾼: 그래, 확실해지긴 했군. 이로써… 외부인의 소행이거나. 아니면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거나.
경찰: …아, 참. 그,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어젯밤, 조사가 전혀 되지 않더군요. 영매 씨가 영혼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하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의사: 그렇습니까?… 뭐, 저야 노력은 해 보았으나, 짐승의 공격은 애초에 치료가 되지 않으니…
영매: …저, 그리고… 어제 이야기해드리지 못한 게 있어요.
영매는 말을 마치고는 작은 쪽지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영매는 그 쪽지를 잠시 보고는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영매: 그저께 밤, 그러니까… 시민 님이 아마도 죽었을 때 놓인 것 같아요. 어제 아침에 발견했거든요. 뭐라고 쓰여 있냐면, 음… ‘당신은 [영매]입니다. 투표로 인해 처형된 사람이 늑대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라고.
건달: 잠깐, 잠깐. 늑대, 라고? 늑대, 늑대라…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군인: …늑대라. 마피아라고 써있지 않다는 걸 보면…다른 환경이군.
군인은 백장미파를 눈짓하듯 보고는 말하였고, 백장미파는 어깨를 으쓱했다.
백장미파: 글쎄, 이번엔 우리 팀도, 조직의 일도 아니래도!
도둑: 보스 말 좀 제대로 들어달라구. 우리도 모르는 일이라니까?
군인: …너희가 하도 거짓말을 쳐야지.
건달: 잠깐만. 나, 알 것 같은데. 들어본 적 있어.
기자: 뭘? 혹시, 이 상황에 대해서?…그러면 좀 특종감인데.
건달: 아마도, 응. 이 상황에 대해서. 누나가 특종을 내려면 좀 걸리겠지만….
건달은 모인 사람들을 스윽 둘러보고는 손을 움직이며 그 수를 세는 듯이 중얼거렸다.
건달: 하나, 둘, 셋… 잠깐, 할배는 어디 갔어? 어제 본 것 같은데.
예언자: …쯧쯧. 버르장머리 없는 것. 예언의 때가 도래할지니….
건달: …열넷. 할배까지 딱 열넷이네. 맞지?
수를 세던 건달의 손이 예언자를 가리키고는 멈추었다. 백장미파는 끄덕이며 건달의 말에 답했다.
백장미파: 그렇지 않아? 아니면, 아직 안 온 사람이 있을까?
서핑: 어라, 친구. 혹시 어제도 그 사이비들이 없었나?
스파이: …아무래도. 보지는 못했지만, 아직 불이 켜진 것으로 보아… 계신 것도 같군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던가, 불 켜진 교단의 문을 열고 나오는 광신도. 석연찮은 표정을 짓던 그가,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광신도: 뭐야? 왜 여기서 기웃거리고 있지? 그럴 시간 있으면 그분의 말씀이ㄴ…으.
광신도는 근처에 있던 시체를 보고는 눈살 찌푸리듯이 대꾸했다.
광신도: 그분이 말하신 심판의 때인가…. 뭐야? 그런데, 왜 총잡이들이랑….
군인: …일시적 협력 상태. 우리도 파악하지 못한 죽음이 일어났다.
광신도: …으.
파티: 자, 염소!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토 달지 말고!
광신도: …내가 너희 같은 죄인들 말을 왜?
파티: …질문. 너네 대가리는 어때?
광신도: …대가리?
의사: 말 좀 조심히 하시지요. …교주 씨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도둑: 왜 그러냐, 하면! 우린 우리 빼고 싹~ 다 갇혀있다구.
광신도: …천벌이 왔구나, 드디어. 악인들이 모두…!!
서핑: 자, 이단 친구. 비록 우리가 총은 못 쏘지만, 총으로 때릴 수는 있다고?
광신도: …!! 혀, 협박을 하다니…!! 그분의 안위는 어째서 궁금한 것이지?… 그분의 방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으나… 딱히 잠겨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광신도와의 말이 끝날 즈음, 건달이 잠시 중얼이더니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건달: 그럼 사이비들까지 열여섯? 맞나?
광신도: 그분은 가짜가 아니다!!
건달: 조용. 지금 문제가 그게 아닌 것쯤은 알고 있지? 음, 일단… 늑대라고 하는 걸 보면, 영매의 쪽지에서. 아마도 ‘월랑’이 아닐까 해. 월랑, 이라는 건… 문자 그대로, 아! 뭐였지…
기자: …달 월자에, 늑대를 뜻하는 랑 자 아닐까…
건달: …아! 누나, 고마워. 아무튼, 그래서… 늑대. 늑대 진영과 인간 진영으로 나뉘는 거.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지금까지 하던 거랑 비슷해. 그쪽, 총잡이들은 늑대… 시민은 인간이라고 보면 되니까.
영매: 그럼, 제가 영매라는 건… 혹시, 다른 분들께서도 본인 직업을 받으셨는지…
예언자: …쯧쯧. [점쟁이]라네. 점은 예언과 다를 것이지만, 비슷한 것이 그뿐이었나 보지.
건달: …뭐야? 할배가 점쟁이라고? 점쟁이라면, 점 결과가 나올 텐데?
예언자: 그래, 무어… 작게 적혀 있어 알아보기는 어려웠다만, 있기야 했지. 첫날은, 보자… 자네가 군인, 이었나? 군인은 인간, 그리고 둘째 날은… 경찰이 인간.
건달: 그럼 군인 형씨랑, 경찰 형씨는 확정적으로… 아, 아니다. 나중에 말해줄게. 일단, 본인 직업을 받았거나, 공개가 가능한 사람이 있어? 지금은 공개 안 해도 돼, 위험해지는 거라면.
도둑: 어, 나! 뭐였더라, 내용을 거의 잊어먹었는데. 내 직업도 그대로, [도둑]이고… 뭐였지, 첫날 한 명을 선택해서 그 사람하고 직업을 바꾸는 거! 좀 아쉽더라, 매일이 아니고 첫날 훔친 대로 고정이라서.
건달: …도둑? 뭐, 있던 것도 같고….
건달은 도둑의 대답에 끄덕이며 말했다. 도둑은 건달의 긍정적 대답에 싱긋 웃었고, 그 웃음에 백장미파도 따라 웃으며 도둑에게 질문했다.
백장미파: 막냉이, 뭔가 그래도 하긴 했네? 그래서, 누구랑 바꾼 거야?
도둑: 음~ 그걸 지금 공개하면, 나, 엄청 위험해질지도? 완전 중요한 거라, 미안! 보스라도 못 알려준다구.
백장미파: 에이, 나한테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정말, 안 되는 거야?
건달: 저, 그. 오히려 지금 공개하면 안 되는 것들도 있어. 중요한 것들.
백장미파는 건달의 말에 고개를 절레 저으며 어쩔 수 없네, 라며 중얼거렸다. 건달은 모인 사람들을 보며 마지막이 될 질문을 던졌다.
건달: 자, 그럼 진짜. 없는 거지? 같은 사람이든, 공개할 사람이든.
모인 이들에게서 아무 대답이 없자, 건달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건달: 그래서, 월랑, 이라는 게임은. 아까 말했지? 우리가 하던 짓거리랑 같다고.
간단해. 늑대 진영과 여우 진영을 모두 찾아서 죽이면 되는 거야. 인간 진영 사람들만 남게.
열 여섯명이니 가장 이상적인… 배치는 늑대가 셋, 늑대 진영의 인간들… 즉, 여기의 보조 같은 사람들이 있을 거고.
건달은 도둑을 눈짓하듯 쳐다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건달: 할배의 점 결과로는, 늑대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어. 그렇다는 건 경찰 형씨랑 같은 역할이라는 거지.
영매의 경우를 보면 본인 직업에 대한 설명은 본인에게는 보여주는 것 같으니 자세한 건 생략.
근데, 문제는 그게 있다는 거지. 늑대한테도 주어지는 게 있다는 점.
건달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말했다. 그걸 빤히 바라보는 기자는 조용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건달: 첫 번째, 배고픈 늑대. 이 친구는 하루에 한해서 두 명을 죽여. 두 번째, 똑똑한 늑대. 자신이 죽인 사람의 직업을 알 수 있지.
건달이 두 번째 설명을 마치자마자, 마피아들은 서로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를 던졌다.
파티: 저거, 수습이랑 같은 기능이지?
서핑: 그런 것 같네, 자기.
백장미파: 아~ 역시 이해하기는 편해.
건달: …너희만 알아듣는 거다, 그거. 그리고, 마지막. 얘가 제일 골치아픈데. 흰 늑대. 아까 경찰이랑 군인 형씨, 인간 진영이라고 하려고 했다가 말 못한 건 이것 때문이야. 오직 점 결과. 점 결과에서만 인간이라고 나와. 영매가 할 수 있는 그거, 영매 결과에서는 흰 늑대라고 나오고.
백장미파: …위선이네, 위선.
서핑: 빼다박았구나? 하나 빼고는.
파티: 저것도 뭐, 비슷한 걸 할 수야 있지.
건달: …조용히 해. 뭐, 아무튼. 이 정도 설명하면 됐나?
도굴꾼: …대충은. 아무튼간에 살던 대로 살면 된다는 것 아닌가.
도굴꾼의 말에 건달은 잠시 흐음, 하고는 고민하는 듯 하더니 냅다 끄덕인다.
영매: 저, 그럼… 투표도, 해야 하는 거겠죠…?
영매의 말에 건달은 그제서야 기억난 듯, 이어 말한다.
건달: 아, 맞다! 깜빡할 뻔 했네. 투표를 해야 되긴 할 텐데… 자기는 투표가 안 될걸? 동표면 아무도 안 죽겠지만. 찬반 투표도 없을 거고.
의사: 그럼 한 분씩 밑에 있는 분을 투표하든 해야겠군요. 동표를 만들어야 하니.
경찰: 다 같이 약속을 하죠. 투표용지의 본인 이름 바로 아래에 적혀 있는 분을 투표하기로.
:: 황혼의 시간입니다.
그러다 하나가 잘못되면 안되는 거지만, 여러분들을 믿는다, 라고 덧붙인 경찰의 말을 끝으로 투표가 시작되었고. 결과는… 모두 동표. 한 표씩 제대로 투표가 나왔다.
:: 밤이 찾아왔습니다.
어느새 해가 지고 하늘은 어두워졌으니, 마피아 진영과 시민 진영, 아니… 이제는 인간 진영이라 믿고 있는 이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생존 인원: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파티, 도둑 [도둑], 스파이, 짐승인간
시민팀: 경찰, 의사, 건달, 기자,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도굴꾼
교주팀: 교주, 광신도
: 어쩔 거야, 오늘은? 그쪽도 경계해야 할 것 같고.
: 아, 진짜. 너무하다. 룰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단 말야? 뭐, 다들 자기가 무슨 역할인지는 알고 있지?
: 모르겠습니까. 다들 쪽지 형태로 받으신 것 아닌지요.
: 그건 그렇고, 열여섯 명이라면 진짜 여우 측도 있을 것 같은데. 어쩔까?
: …여우 측이라. 일단 추측해보자면 그쪽 아닙니까, 이단의?
: 이단은 뻔하긴 하지만. 일단 그쪽일 거라고 생각하면. 그쪽부터 처리해?
: 보통은 뻔하지 않으니까. 만약 진짜 그쪽이라면, 그 추종자 녀석이 아니겠어?
: 저, 룰을 알고 있는… 그쪽은 어떡하려고 그러십니까?
: 그쪽은 기사가 지키겠지. 뻔해. 물론 지킬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 어라, 너도 알고 있었던 거?
: 그럼, 몰랐겠어? 그쪽은 그냥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인데, 난 일단 해본 적도 있고.
: 기사라, 그렇다면 누군가를 지키는 쪽의 능력이겠군요.
: 그러니까. 일단 진영이 미정인, 그리고… 우리 추측으로는 여우 측일 이단부터.
한편.
: …교주님. 저입니다, 당신의 충실한 신도. 걱정이 되어 와보았습니다.
: 아, 신도님. 큰 일은 아닙니다. 단지, 몸 상태가 조금 안 좋은지라. 미안합니다.
: …아, 아뇨! 당신께서 미안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저는, 그저… 아, 약이라도… 가져다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 괜찮습니다. 애초에 신이 인간의 약으로 무엇하겠으며, 금방 나으니 걱정 마십시오. 밖은 어떻습니까?
: …재앙입니다, 교주님. 무엇인지도 모를 존재가 재앙을 일으키고 있고, 아아… 그들이, 그 악인들이 시민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 그렇습니까. 역시, 구원이 필요한 자들의 무지함이라…. 내일은 조금 나아질 테니, 말씀을 드려 보지요.
: …네, 교주님.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 편안한 밤 되시길. 아, 약은 필요 없습니다. 아시지요? 상황이 상황이기도 하고, 신도님께서도 조심하십시오.
: 네, 네…알겠습니다.
:: 3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또 다른 해가 떴다. 이번에 시체를 발견하고, 사람들을 불러모은 이는 의사.
의사: …이런 상황에서라도 출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기에, 병원에 나가보려고 했습니다만….
의사는 한쪽을 못내 곁눈질하며 말을 이어갔다. 바로 어제 그들에게 잠시 모습을 비추었던 광신도가, 죽어 있었던 쪽을. 운명이 될 만남은 언젠가 이루어진다고 하던가, 교당의 문 안쪽에서 걸어나와 그들에게 향한 것은 다름 아닌 교주였고. 운명의 장난을 목격한 교주는 뒤쪽으로 비틀거리듯 물러섰다. 그런 교주의 뒤를 가만히 잡아준 것은 다름 아닌 백장미파.
교주: …신도님. 이래서, 제가… 제가, 조심하라 이르지 않았던가요.
백장미파: …워, 으. 진짜, 당황스럽긴 한데. 굳이 직업을 깐 애들을 놔두고, 심지어 아는 놈을 놔두고 얘를? 일단 진정해, 자기.
파티: …자기?
스파이: …보스.
백장미파: …뭐? 야, 난 연애의 자유도 없어? 없냐고.
스파이: 자유는 있으시지만, 그걸… 이단과요?
백장미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둘 다 악인인걸. 에이, 이래서 내가 계속 비밀로 했던 건데!
교주: …진정하십시오.
백장미파: 야, 방금 누굴 잃은 사람이 진정하라 하는 걸 보면, 너네가 너무 심한 거야. 알지?
교주: …당신께서도. 굳이 숨기려 하셨던 건 이해하지만, 저분들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되는지라…. 만약, 아… 신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같은 반응이셨을 테니까요.
백장미파: 흐응~ 그렇긴 하지만. 이해도 못 해주고.
교주: …어찌할 수 없는 아둔함이라는 것이지요. …혹, 신도님은… 제가 데려가도 될런지.
교주의 물음에 의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는 백장미파에게 잠시 기다리라 말한 뒤, 광신도를 가만히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교당 안쪽으로 사라지는 교주. 곧 빈손으로 돌아와 그들 앞에 선다.
교주: …간밤에, 무언가 말씀이 많으셨던 것 같은데…혹, 간단히 설명이라도 해주실 수 있을지.
건달: 아니, 그 전에. 난 당신 쪽 말도 좀 들어봐야겠는데. 어제까지 왜 없었는지.
교주: …몸이 좀 안 좋았습니다. 크흠, 변명 같기야 하겠지만은. 어제까지…라면 방 밖에 한 발짝도 못 나갈 만큼.
건달: 알긴 하네. 변명같아.
백장미파: 지금은 괜찮은 거야, 자기?
의사: 약이라도 좀 받아가시는 것이….
교주: 인간의 약이 어찌 신에게 효력을 발휘한답니까? 오늘은 그럭저럭 괜찮아졌기에 여러분을 보려 나온 것입니다만은.
의사: 아무리 그리하시더라도 일단 있는 것부터 써 보시는 것이 어떤지요?
교주: …사양하겠습니다.
교주의 등장으로 과열된 것이 다시금 식을 즈음, 어디선가 바닥을 탁탁 치는 소리가 들렸다. 다름 아닌 예언자의 지팡이 소리.
예언자: 어제는 다들 들어주더니, 이제 점에는 관심이 없어진 겐가? 이런 놈들….
건달: 할배가 그럼 소리를 크게 내던가! 있는지를 몰랐으니 말을 안 했지!
예언자: …저런 싹수가 노란 놈 같으니라고. 무어, 아무튼… 허나,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만….
건달: 뭐가?
경찰: …늑대라도 찾아내셨습니까?
예언자: 그래, 찾아내긴 했다만… 영 걸리는 게 있어서 말일세.
예언자는 모인 이들을 쭉 보다가, 한 명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예언자의 시선이 닿은 쪽에는 평소와 다르게도 한쪽 팔에 곡괭이 대신 흙이 묻은 자루를 낀 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도굴꾼이 있었다. 본인에게 시선이 몰림에도, 도굴꾼은 아무 반응 없이 눈썹만 살짝 꿈틀일 뿐이었다.
도굴꾼: …나라고? 허, 참.
예언자: 제대로 보았다면야 그렇다네. 결과로는 그대가 늑대라 나왔다만….
도굴꾼: 그렇다면 결과가 틀린 것이겠지.
건달: …점 결과는 틀릴 리가 없는데. 아, 아닌가… 뭐, 결과를 바꾸는 게 있었나?
도굴꾼: 내가 늑대라면 처음에 다들 그 짐승을 의심할 때 말을 했을지도 생각을 해 보고.
의사: …그렇기야 하죠. 늑대였다면,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그쪽으로 의심을 돌렸을 테니까요.
기자: 하지만 믿을 것은 예언자 씨의 조사 결과 뿐이지 않나요?
영매: …뭐, 찜찜하실 수야 있으시겠지만… 일단 투표로 죽은 사람의 직업은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적어도 억울하시지 않게…
도굴꾼: …참나. 어이가 없군. 누구보다 그쪽들을 위해 했다, 라고 자부할 수 있을 텐데.
도굴꾼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헬멧 앞부분을 매만지며 말을 이어갔다.
도굴꾼: 될 대로 되라지. 내 변명이 있어도, 어쨌든 믿을 이는 저 사람뿐이니.
백장미파: 아! 자기 말고 다음으로 흥미 있던 사람인데, 아쉽네.
군인: …일단 투표 대상은 정해진 건가.
도둑: 일단은? 뭐, 본인 입으로도 그랬잖아. 믿을 결과는 할배 뿐이라구. 그니까 어쩔 수 없지.
:: 황혼의 시간입니다.
:: 도굴꾼이 처형대에 올랐습니다. 유언을 남길 시간입니다.
도굴꾼: …그래, 될 대로 되라지. 아무래도 상관없었으니.
찬반이 없다고 했나? 그럼 죽을 게 뻔하니 한 마디 하지.
인간이다, 진심으로. 뭐, 물론… 늑대 진영이긴 하다만. 광인, 이라 하던가? 이름 참 재밌더군.
그냥 미친놈 취급보다야 무언가 쓸 만한 것도 주었으니. 다행이라 여기고 있어.
…요지가 뭐냐고? 마냥 나쁜 선택을 한 것만은 아니라는 거지.
그래, 어디. 주어진 것 한번 써 볼까.
도굴꾼은 마지막 말을 끝내며 한동안, 아니 지금까지도 짓지 않던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손에 들었던 자루를 벗기어 사냥총 하나를 꺼낸다. 설마 저게 쏘아지겠어, 하며 반쯤은 안도하던 인간 진영의 이들은 그 총이 겨누어지는 쪽을 쳐다보지조차 않았지만.
:: [총격]
탕ㅡ.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이 발사되었고, 그 총알이 향한 곳이었을 의사가 그대로 뒤로 쓰러지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인간 진영은 그것을 모두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 밤이 찾아왔습니다.
:: 도굴꾼이 처형당했습니다.
생존 인원: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파티, 도둑 [도둑], 스파이, 짐승인간
시민팀: 경찰, 의사, 건달, 기자,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도굴꾼 [광인]
교주팀: 교주, 광신도
: 뭐야, 뭔데?
: 광인이라면 우리 팀은 맞을 텐데. 점 결과가 좀 다르다?
: …무슨 소리십니까?
: 광인은 인간이야. 아까 말 들었잖아? 늑대 진영의 인간 종족. 그걸 광인이라고 하거든.
: 그러니까, 딱 우리 보조들이란 얘기고. 경찰이 보조를 못 찾아내는 것처럼, 점쟁이도 광인은 못 찾아낸다?
: 그런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결과가 거짓이거나…?
: 아니면 의도치 않은 팀킬이거나. 광인이 한 사람뿐이지는 않을 거 아냐.
: 광인 중에 점 결과를 왜곡하는 능력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쪽이지 않을까 생각해.
: 아,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에는 어느 쪽? 역시, 아는 사람을 죽여야 하지 않나?
: 그렇긴 한데…. 기사가 좀 걸린단 말야. 기사가.
: 아, 참. 깜빡하고 있었네? 첫날, 짐승인간은 마을 사람. 둘째 날, 광신도는 홀린 자.
: 홀린 자라면… 여우 진영은 맞네. 나쁘지는 않은 선택.
: …그렇다면, 오늘은 그분을 노리는 것이 맞죠?
: 일단은.
:: 4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전날과도, 그 전날과도 같이 여간 밝지만은 못한 분위기. 그 속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지 않자, 잠시 말을 꺼낼지, 말지 주저하던 영매가 입을 열었다.
영매: …저, 일단 어제자의 영매 결과…랄까요…. 도굴꾼 님은, 인간이라고 나오는데요….
스파이: 이상하네요. 분명히 점 결과는 늑대, 아니었나요?
군인: 혹시 모르지.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놈이 있다던가.
백장미파: 결과를 바꾼다라… 그것도 꽤 흥미로운데? 근데, 우리 똑똑이는 어디 갔니?
백장미파는 마치 건달을 찾듯, 모인 이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백장미파: 얘 늦잠도 자? 어제처럼 일찍일찍 나올 것이지.
교주: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닐까요.
서핑: 한번 찾아가봐야 되나, 음음.
그러다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오자, 몇몇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사람의 정체는, 말이 나오고 있던 건달. 마치 울다 만 듯이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건달의 모습에서, 혹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 누군지, 인간 진영은 희생자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아침에 발견한 시체는 기자의 것이었을 테다.
건달: …미안. 그냥, 아침부터… 좀. 괜찮다면 조금 더 쉬다 올까 하는데. 필요하면 부르고.
경찰: …다녀오십시오. 필요하다면… 요청하겠습니다.
경찰의 말에, 건달은 말없이 끄덕이고는 나왔던 그대로 다시 돌아갔다. 건달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다른 이들은 그 정적을 차마 깰 수 없이, 건달이 충분히 멀어지기 전까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도둑: …자, 그래서. 할배, 결과는? 점 결과, 있을 거 아냐. 오늘도.
예언자: …이제 결과를 못 믿겠단 이들이 있을 테지만. 오늘도 누군가를 찾아오기는 했다네.
예언자는 모인 이들을 잠시 돌아보고는, 지팡이를 탁탁 바닥에 치기만 했다.
백장미파: 에이, 뭐야?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얘기해.
교주: 그래요, 당신의 결과에 이 사람들이 의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언자: …저쪽. 저쪽이 늑대라네.
예언자가 지팡이로 가리킨 상대는 다름 아닌 서핑. 서핑은 자기를 가리키는 지팡이를 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서핑: 나? 그럴 리가. 난 인간인걸?
도둑: 혹시, 보스들한테 원한이 있어서 지금까지 거짓말한 거 아니냐구.
스파이: 확실히…. 저희는 원래 협력 관계도 아니니까요.
파티: 그렇긴 하지! 어떻게 자기가 늑대라는 거야, 진짜.
예언자: 그럴 리가 있겠나? 물론 자네들에게 좋은 감정이야 없다만은, 지금은 서로 협력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도둑: 그래도! 봐봐, 저번에 늑대라고 했던 그 아저씨도 아니었잖아.
예언자: …그것은 잘 모르겠다네.
교주: 하지만 실제로 결과를 가져오는 이는 저분뿐이지 않습니까.
백장미파: 그러니까 널 믿는 것처럼 맹신하란 얘기?
교주: …맹신이 아닙니다. 애초에 신을 믿는 것은 모든 이가 갖는 공통적인 특성이 아닙니까?
백장미파: 정말, 자기는! 아직 포기 못했어? 그런 사이비 전파하지 말고, 나랑 지내재도.
교주: 어찌 신도님들을 포기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신의 위치에 어긋납니다.
백장미파: 어휴, 됐어! 말도 안 통하네, 이제.
영매: …그래서, 어떡하죠? 믿을 수 없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군인: 믿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건 두 명뿐이니까. 영매 너랑 예언자.
경찰: …그럼,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스파이: …보스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요. 머리가 아파오네요. 제가 가진 정보로도 해결할 수가 없어서.
서핑은 자신에 대한 의견들에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은 아니라는 투로 대꾸했다.
서핑: 정말 내가 늑대 같아, 친구? 상처 받을 거야. 자기, 자기는 나 믿지?
파티: 그럼, 믿지! 적어도, 결과가 어제처럼 바뀐 거라고 생각해. 자기는 늑대가 아닐 테니까.
서핑: …자기만 믿어주면 됐어. 친구들 생각은 이미 굳은 것 같으니까.
파티: …응? 그치만, 자기가 죽으면…
서핑: …모르겠다, 자기. 미안.
경찰: 저, 끼어들기에는 죄송합니다만. 투표는… 그럼 소신껏 할까요. 예언자 씨의 결과는 저쪽이 늑대, 라는 것이지만 믿지 못한다는 분들도 많으시니. 투표 결과에 따라 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기 위해 투표를 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스파이: 그래요. 확실히 그 쪽이 나을 것 같군요.
군인: …건달은 어쩔 거지? 따로 불러야 하나?
영매: 음… 하루는, 그냥 놔두는 게 낫지 않을까요….
군인: …그러지.
:: 황혼의 시간입니다.
:: 서핑 6표, 예언자 4표
:: 서핑마니아 마피아가 처형대에 올랐습니다. 유언을 남길 시간입니다.
서핑: …어휴, 진짜. 한 표만 저 할배를 투표해 줬으면 되는 건데, 친구들.
뭐, 내가 인간이든 늑대든 간에, 우리 편이 이겼으면 좋겠네.
아, 어떡하지. 우리 자기가 열 파티, 내가 없으면 심심할 텐데.
자기야. 우리 자기. 내가 미안해.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응.
물론 나머지 친구들한테도 고마웠어.
꼭 이겨줘, 친구.
:: 밤이 찾아왔습니다.
:: 서핑마니아 마피아가 처형당했습니다.
서핑의 처형, 그리고 모두가 떠나려던 그때.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것을 지켜보고만 있던 파티.
파티: …약속했잖아, 자기. 살아있기로. 꼭, 다시 가기로! 근데, 이렇게….
파티는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품에서 초록빛 장난감을 꺼내들었다. 그것의 외형은 마치 마피아들이 주로 쓰던 총과 같았기에, 경찰이 나서려 했지만 백장미파의 말에 그 자리에 멈추었다.
백장미파: 에이, 굳이 말리지 마. 쟤, 어차피 콘페티만 나올 거야. 그냥 장난감 폭죽이라니까? 어떻게 보면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이니까. 근데, 저걸로 뭘 어쩌려고….
모두에게서 등을 돌려 투표장을 바라보고 있던 파티는 꺼낸 그것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가져다대고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파티: …하하. 역시 그렇지? 파티를 즐기기에는, 폭죽이 더 좋으니까. 근데, 자기랑 못하는 파티는 더 최악. 하나 알려줄게, 응.
파티는 작게, 포기한 듯한 웃음을 내뱉고는 이어 말했다.
파티: …이건 진짜야. 물론 그냥 준 건 아니고, 내 직업 때문에. [구혼자]. 자기한테 하고 싶었던 일이라, 자기한테. …아, 너희가 여는 엔딩 파티에는 내가 없겠네. 안녕, 막을 내릴게. 안녕.
탕ㅡ. 하는 소리와 함께 파티의 막을 내리는 폭죽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퇴장하는 이들을 위한 붉은 양탄자가 땅에 떨어진 파티용 고깔모자를 붉게 적셨다.
:: 3주년 기념 마피아가 비통해하며 뒤를 따라 죽었습니다.
생존 인원: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늑대), 파티 [구혼자], 도둑 [도둑], 스파이, 짐승인간 [마을 사람]
시민팀: 경찰 (인간), 의사, 건달, 기자,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인간), 도굴꾼 [광인]
교주팀: 교주, 광신도 [홀린 자]
*본인 자칭/타인 타칭은 [직업]으로, 점 결과는 (직업)으로 표시합니다.
: 이거, 괜찮은 겁니까?
: …이제 나도 모르겠네. 예정대로 잘만 됐으면 좋았을 텐데.
: 어쩌죠, 오늘은.
: …영매. 직업을 알게 되잖아? 걜 죽이면, 일단 늑대인지 아닌지 분간은 어려울 테고.
: 그렇죠. 음, 어떡하죠….
: 기사가 이미 죽었거나, 걜 지키지 않으면 좋겠지만.
: …그쪽에 걸어보는 수밖에 없나요.
: 운이지, 운. 어쩔 수 없어. 운.
: 그럼, 오늘은… 제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괜찮겠어? 익숙하지 않잖아.
: …괜찮습니다. 이리 기대는 것도 힘드니까요.
: 그래, 뭐. 알았어.
: 자기, 나 왔어! 조용하네, 역시 밤이라 그런가?
: …조심하라고 하셨잖습니까. 당신도 위험하다고요.
: 으흐흐, 위험하긴. 내가 그 정도도 못 피할 줄 알아? 그리고, 누가 날 노린다고 그래.
: 당신이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노리겠죠.
: 아니, 이 얼굴을 두고? 이건 국가적 손실이야!
: 네, 뭐…. 당신 얼굴은 손실이 맞기야 하지만은… 그쪽에서 얼굴을 본다는 법이 있습니까?
: …에잉. 예술을 모르는 것들이지, 그러면.
: 무슨 말이 그리 하고 싶으셨기에, 이리 찾아오셨습니까?
: 아니, 별 말은 아니고. 그냥. 흐흐, 보고 싶어서.
: 확실히 요 근래에는 이리 말을 나눌 일이 없었지요. 저도 당신을 보고 싶었습니다.
: …몸은 괜찮고? 저번에 그랬잖아.
: …그럼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정도야….
: 아,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네.
: 저희는 언제나 그랬지 않습니까? 당신은 당신의, 저는 저의 일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 그럼, 그렇지.
: …이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비밀이 아니었겠습니까?
: 그렇기도 하고. 진짜, 해 좀 쏴버리고 싶어. 영원히 낮이 오지 않게.
: 당신과 만나는 밤이면 저도 그렇습니다.
: 그래? 역시 자기도 내 생각을 해 주는구나. 감동이야!
: 그런 시가 있었습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 허리를 베어내어 봄 기운 담긴 이불 속에 넣어놓고 당신이 오시는 그날 꺼내어 이어붙인다…라는. 동감이군요. 밤은 너무 짧습니다. 낮을 이어붙일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군요.
: …뭔 소리야, 그게?
: 당신과 만나는 시간이 너무 짧아, 늘이고 싶다는 말이지요.
: 아! 난 또, 이상한 소린 줄 알았잖아. 문자 쓰지 말고 직설적으로 말하란 말야.
: …그럼, 뭐. 어떡할까요. 사랑합니다. 당신이 보고 싶었습니다. 이리 말입니까?
: 흐흐, 그래. 그거야.
: …슬슬 새들이 깨어나는 시간인가요.
: …아, 벌써? 진짜 시간 없네. 시간 없으니까 간단하게 말할게, 응. 나도 사랑하고. 조심해야 해.
: …조심하라는 건 당신께 먼저 말씀드린 말입니다. 조심하십시오.
: 응, 자기도. 꼭이야.
:: 5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스파이: 아침이네요. 이 일은 또, 언제 끝날지….
도둑: 아침~ 으아, 지긋지긋해. 보스들이 쏘던 것보다 더! 생명의 위협이 너무 세잖아.
경찰: …없는 사람은 없습니까?
영매: …일단 전, 있어요….
군인: 이쪽도. 그놈은, 오늘도 오지 않을 생각인가?
영매: …하루만 더 기다려 줘요. 분명 힘드실 거에요.
예언자: 오늘 점은 좀 이상하였네. 분명 그 싹수없는 놈이 와야 할 텐데 말일세.
백장미파: …잠깐, 잠깐. 우리 다 있어? 그 똑똑이 빼고도, 자기가 없는데.
스파이: …이단의 수장 말씀이시죠? 없긴 하네요.
백장미파: …설마, 아니겠지? 그럴 리가 없잖아.
경찰: 일단 찾아보죠. 일단.
경찰의 말에 일단 흩어져 교주를 찾아보기로 한 사람들. 외부, 시티 전체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결국 하나 남았던 그곳, 교당까지 들어가 보기로 한다.
백장미파: …어후, 사이비 냄새. 여긴 그대로라니까.
어두운 교당에 놓인 초와 괴상한 동물의 해골을 보며 백장미파가 중얼거렸다.
영매: …이상하네요. 일어나셨다면, 전등은 켜놓으셨을 텐데….
백장미파는 걱정이 되었던 듯,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걸어 어느 방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살짝 두드리고는 백장미파는 중얼이듯 물었다.
백장미파: …자기, 나야. 무슨 일 있어? 다들 왔는데, 아! 그 똑똑이 빼고 말야. 걱정이 되서.
방 안에서 대답이 없자, 백장미파는 잠시 기다렸다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다. 백장미파가 안으로 들어갔고, 뒤늦게 따라온 이들은 문을 완전히 열어 백장미파를 따라 들어갔다. 백장미파는 방 한쪽에 가만히 서 있었다.
스파이: …보스?
스파이가 백장미파에게 물었지만, 백장미파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스파이가 다가가자, 적어도 그녀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습격의 희생자는 다름 아닌 교주였기 때문이다.
스파이: …보스.
백장미파: ……. 아, 응?
백장미파는 고개를 천천히 돌려 스파이를, 그리고 뒷쪽의 모두를 바라보았다. 짙은 검은색의 선글라스 아래쪽으로 눈물이 떨어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백장미파는 그렇게 모인 이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스파이가 조용히 백장미파를 툭툭 치고는 손수건을 건네주자, 백장미파는 그것을 받아들고 잠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그 뜻을 이해하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교주의 방 탁자에 선글라스를 벗어 내려놓은 백장미파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는 중얼거렸다.
백장미파: …아, 하하…. 바보같네, 정말. 조심하라고 먼저, 한 건 자기잖아…. 그건 자기 가져, 응…. 미안해.
백장미파는 손수건을 손에 꽉 쥔 채로 그들을 지나쳐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일순 우당탕! 하는 큰 소리에 스파이가 먼저, 그리고 다른 이들은 나중에 복도로 나가자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바닥에 무릎을 대고 쓰러져 있다시피 한 백장미파를 보게 되었다. 스파이는 말없이 자신의 보스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백장미파는 비틀거리며 힘이 주어진 대로 일어난다.
백장미파: …스파이. 미안, 자꾸 걱정시키네. 다리 힘이 풀렸어. 안 잡아 줘도 돼, 응….
스파이: …도와 드릴게요.
그렇게 백장미파를 데리고 다시 시티 한가운데 광장으로 돌아온 그들.
경찰: …그래서, 이제 어떡하죠?
군인: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을 데려올 방법은 없는 건가?
도둑: 아니, 그거 말야. 다들 문이 잠겨있고…. 더군다나 그쪽들은 집이 따로일 거 아냐?
경찰: …집이라면 찾아가 볼 수는 있습니다. 경찰서에 주소는 보관되어 있을 겁니다.
스파이는 경찰의 말에 백장미파를 잠시 벤치에 앉혀두고는 말한다.
스파이: 그럼 경찰 씨가 가실 건가요? 가신다면 저도 같이 가요. 혼자는 위험하니.
군인: …그럼 이쪽도 같이 가지.
도둑: 뭐야? 형씨, 아직도 우리 의심해? 그럼 나도! 심심하단 말야.
예언자: …점 결과는 궁금하지 않나 보구만. 쯧쯧….
예언자의 말에 그제서야 기억났다는 듯, 모두가 예언자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예언자: 무어, 그러니까…. 그, 이단의 수장. 그쪽을 점쳐보았다만은… 종족이 없다, 라고 했네.
도둑: …없다? 이상하네. 그럼, 내일 건달 형씨한테 물어보는 편이 낫겠어. 일단, 우리 갔다와볼게?
스파이: …다녀올게요. 영매 씨랑, 예언자 씨가 보…아니, 백장미파 씨를 좀 챙겨 줘요.
영매: …네,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영매의 말에 스파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넷은 남은 사람들의 생사를, 혹은 꺼낼 방법을 찾기 위해 경찰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스파이: 어쩌다 보니 이렇게 넷이 가네요.
도둑: 뭐, 그러게. 아~ 재밌는 일이 생각났다구.
도둑은 그들을 보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고, 한 마디를 던지며 군인의 군모를 낚아채서는 골목으로 달려나갔다.
도둑: 잘 해보라구~!
군인은 그의 군모를 낚아챈 도둑을 잡지 못한 것에 짜증내듯이 주먹을 꽈악 쥐고는 도둑을 따라 달려갔다. 금세 스파이와 경찰, 둘만이 남아버린 길. 경찰은 스파이를 흘긋 쳐다보기만 할 뿐, 차마 말을 걸지 못하다가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경찰: …저, 스파이 씨. 혹시, 저, 절… 아직도 믿으십니까?
스파이: …그럼요. 경찰 씨 말고 믿을 이가 어디 있어요? 예언자 씨도 인간이라고 하시기도 했고.
경찰: …그럼, 하나… 마,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스파이: …편하게요.
경찰: 전 스파이 씨를 믿으니까요…. 전, 기사입니다. 매일 밤마다, 본인을 제외한 다른 이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 이러면… 안되는 걸 알지만, 오늘은… 스, 스파이 씨를 지키려고 합니다.
스파이: …정말이신가요?
경찰: …네, 정말입니다. 그, 근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기사라는 것을 다른 이… 호, 혹은 늑대가 알게 된다면, 기사는 본인을 지킬 수 없으니 제가 죽게 될 겁니다. 그, 혹시… 스파이 씨의 직업은 모, 몰라도 되니까요. 위장…을 해주시겠습니까?
스파이: …제가 당신을 확정으로 인간을 준다거나, 그 반대라거나. 아, 후자겠네요. 그런 걸 부탁하는 건가요?
경찰: 그, 그렇습니다. 그, 들어보니까… 쌍둥이, 라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서로의 저, 정체를 알 수 있다고… 그쪽으로, 위험하다면… 밝혀도 되, 되겠습니까?
스파이: …그럼요. 당신을 믿으니까요. 그 정도야 충분히.
경찰: …감사합니다.
경찰은 말을 끝내며 웃음지었고, 스파이도 그에 입꼬리를 살짝 올리기만 했다. 물론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겉으로는 협력에 도달한 듯 보이는 둘은 이내 경찰서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 경찰은 스파이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후, 시티 주민들의 주소가 인쇄된 서류를 들고 왔다.
경찰: …이런. 곧 해가 지겠네요…. 오늘은 찾으러 가지 못할 듯 하고, 음… 내일 다른 분들과 찾으러 가야겠군요.
스파이: 그럼 돌아가서 말씀드리죠. 투표는… 못하겠죠?
경찰: 그, 그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점 결과도, 뭣도… 괜찮은 결과가 나온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 황혼의 시간입니다.
시티의 사람들은 다시금 자신의 밑에 적힌 이에게 투표를 하자는 의견으로 모았고, 용케도 두 번씩이나 이를 성공시켰다.
:: 밤이 찾아왔습니다.
생존 인원: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늑대), 파티 [구혼자], 도둑 [도둑], 스파이, 짐승인간 [마을 사람]
시민팀: 경찰 (인간)/[기사], 의사, 건달, 기자,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인간), 도굴꾼 [광인]
교주팀: 교주 (없음), 광신도 [홀린 자]
*본인 자칭/타인 타칭은 [직업]으로, 점 결과는 (직업)으로 표시합니다.
: 이제 슬슬 점쟁이를 죽일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 그렇지? 아, 대충 알 것도 같은데. 어쩌지, 응? 역시 기사가 걸려.
: 그렇긴 합니다만은….
: 일단 오늘은 내가. 두 명을 죽일 수 있으니까, 점쟁이랑 영매를 노려 볼게.
: 둘 중에 하나를 기사가 살린다라고 가정하면, 최소 한 명은 죽일 수 있는 거겠군요….
: 그러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지, 뭐. 어쩔 수 없네. 기사가 특정이 안 되니까, 죽일 수도 없고!
: …일단 알겠습니다. 다녀오시지요.
: 응, 다녀올게. 둘 다 죽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하나는 무조건이니까.
:: 6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광장에 절로 모이는 남은 생존자들. 건달도, 백장미파도 그곳에 있었다. 하지만….
건달: …뭐야? 할배, 어디 갔어?
경찰: 설마, 예언자 씨께서….
그들의 예상은 애석하게도 맞아 떨어지고야 말았다. 잠시 근처를 둘러본 결과, 예언자의 시체를 발견했고 점쟁이가 죽은 지금, 믿을 것은 서로, 또는… 아무도 없어지고 말았다.
백장미파: …자, 그럼. 어떡해야 할까….
평소의 그 쾌활한 모습을 잃어버린 듯 눈가를 문질거리며 백장미파는 붉은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건달: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도둑: 아, 참! 형씨,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어제 할배가 사이비를 조사했었는데, 종족이 없다고 나왔다고 했어. 그건 뭐야?
건달: …종족 없음? 그럼, 여우 진영일 텐데. 정확히는 여우 요괴. 늑대도, 인간도 아니라서 종족이 없는 거.
백장미파: …여우? 자기가, 여우였던 거야?
건달: …아마도. 혹시, 어제 그 녀석이 죽었어? 이단이?
군인: 그래. 그쪽이 죽었었지.
건달: 그러면, 할배가 점을 봐서 죽은 거야. 여우 요괴는 점을 보면 봉인되거든.
경찰: …그렇습니까.
건달: 근데, 하나만? 그럼 습격에는 실패한 거겠네.
스파이: …어찌 보면 아무도 죽지 않고 넘어갈 수 있던 날이었네요.
영매: …그렇네요. 어쩌면… 이제 어쩌죠?
영매의 말에,경찰이 손을 살짝 들고는 말한다.
경찰: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첫날부터 직업을 공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충분히 공개해도 괜찮다고 보는데요. 물론, 공개하기 힘드신 분들은 위장 직업을 쓰시거나… 그럴 수도 있으시겠다만은.
도둑: 뭐, 그래도 좋고. 일단 난 첫날 공개했었어. 도둑, 이라고. 아, 누구 껄 훔쳤는지는 나중에.
건달: 이렇게 추리하면서 미안하긴 한데, 마을 사람이야.
잠시 고민하던 스파이가 건달의 말이 끝나고 조금 뒤에 말을 이었다.
스파이: …쌍둥이에요. 경찰 씨와 함께.
경찰: 아, 맞습니다. 저희는 쌍둥이입니다.
건달: …쌍둥이라, 그럴 수 있겠다.
도둑: 형씨, 쌍둥이가 뭔데?
건달: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거지. 그냥 존재만. 이 사람이 나의 쌍둥이다, 라고만.
군인: …수상한 사람이 있다면 말해도 되나?
직업을 공개하던 와중, 군인이 입을 열어 질문했다. 건달이 고개를 끄덕이자, 군인은 도둑을 가리키며 말했다.
군인: 악인이라고 편견을 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제의 행태도 그렇고. 영 수상한 부분이 많아서.
도둑: 아니, 날 지목한 거부터 편견이래도? 난 말했잖아, 첫날부터. 도둑이라니까?
군인: …그것 말고. 그럼, 어제는 왜 그런 거지?
도둑: 그건 비밀. 내가 굳이 당신한테 내 의도까지 다~ 말해줄 필요가 있어?
군인: …이게 수상하지 않던가?
백장미파: …막냉아, 그럼 누굴 훔친 건지 말해줘야 할 것 같은데. 상황이 좀 그렇네.
백장미파의 말에 도둑은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는 대답한다.
도둑: 내가 믿을 사람이 누구 있다고 다른 사람 걸 훔쳐? 당연히 보스지.
백장미파: ……. 내 걸?
도둑의 말에 백장미파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 보이는, 하지만 무언가 흥미로운 일이 있는 것 같다는 그 미소를 잠시 띄웠다.
백장미파: 저, 군바리. 그럼 넌 우리 막냉이가 수상하단 거지? 좋아, 달아봐.
도둑: 뭐? 보스, 그게 무슨 소리야?
백장미파: 내 직업이 그거거든. 투표로는 죽지 않는 거?
군인: …그렇다면 저 도둑놈 자식을 올려 보면 둘 다 증명된다는 소리인가.
도둑: 아니, 왜? 난 진짜 억울하다구.
영매: …의심을 받으시는 건 어쩔 수 없는데요…. 증명할 수단이 그뿐인가요…?
경찰: 말로는 다들 믿으시지 못하는 것 같으니까요.
스파이: …하아, 정말. 괜한 의심 같지만 전 백장미파 씨와 도둑 씨를 둘 다 믿어볼게요.
군인: …그럼. 일단 투표는, 뭐. 알아서 하던지 해. 나는 의심 대상을 말한 것뿐이니.
:: 황혼의 시간입니다.
:: 도둑 4표, 군인 3표
:: 도둑이 처형대에 올랐습니다. 유언을 남길 시간입니다.
도둑: 아, 진짜! 어이 없어. 억울하다구 했잖아.
아무 근거도 없이 몰아가는 저 아저씬 의심 안 해? 진짜, 어이 없어!
뭐, 증명이 될지 말지는 모르겠다! 점 결과도 왜곡하는데, 이런 거라고 막는 직업이 없을까?
아무튼, 됐어. 말 더 안할래.
근데, 나 한마디 하자면 있지, 다들 거짓말이 늘었다구.
대단한 것 같네, 응.
누님, 보스나 잘 부탁해. 안녕~ 좋은 밤 되라구.
:: 밤이 찾아왔습니다.
:: 도둑이 처형당했습니다.
생존 인원:
마피아팀: 백장미파, 서핑 (늑대), 파티 [구혼자], 도둑 [도둑], 스파이 [쌍둥이], 짐승인간 [마을 사람]
시민팀: 경찰 (인간)/[기사/쌍둥이], 의사, 건달 [마을 사람], 기자,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인간), 도굴꾼 [광인]
교주팀: 교주 (없음)/[여우 요괴], 광신도 [홀린 자]
*본인 자칭/타인 타칭은 [직업]으로, 점 결과는 (직업)으로 표시합니다.
: …혼자 어쩌라는 겁니까, 정말.
: 도움도 못 받겠군요. 일단 알아서 해 보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 아는 이를 죽이는 게 낫겠지요. 영매는 기사가 지킬 테니.
: …제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니기를 빌겠습니다.
: 꼭 승리할 테니, 기다리십시오.
:: 7일차 낮이 밝았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생존한 인간들의 모임. 그들은 서로를 보며 광장 한 가운데 다시 모였다.
군인: …누군가 없군.
백장미파: …똑똑이가 없네.
말이 나오자마자, 영매가 한쪽을 가리켰고…. 그곳에는 건달이 죽어 있었다. 시체에게서 멀어져 잠시 각자 떨어진 그들. 이제는 믿을 사람도, 물어볼 사람도 없음이 분명했지만… 시체를 빤히 보고 있던 영매가 쪽지 하나를 주워들고는 왔다.
영매: …저, 이거…. 혹시 건달 님께서 남기신 걸까요?
영매는 쪽지를 펼치고는,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영매: “ 그래, 이걸 읽었다면 오늘 습격의 대상은 나라는 이야기겠고. 아니면 내가 직접 할 이야기니까 말이야. 내 직업은 마을 사람. 정말 아무 것도 없지만, 일단 밝혀놓을게. 어제 도둑이 죽을 때, 백장미파 자식이 한 얘기 기억나? 자신은 투표로 죽지 않는다는, 그거 말야. 그때는 다들 말이 많아서 가물가물해서 말을 못했거든. 근데, 월랑에 그런 직업은 없어. 어쩌면… 백장미파가 광인 중 하나고, 광인은 늑대가 누군지 모르니까 일단 그렇게 말한 걸지도 몰라. 아무튼, 내 생각에는 백장미파가 늑대 진영인 것 같다고. …이걸 내가 말해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음… 죽으면 누나 곁에 있게 해줘. ” …라고 하셨어요.
군인: …그럼, 백장미파인가?
백장미파: …뭐? 아, 억울한데…. 참, 영매 결과는?
영매: …도둑은 늑대가 맞아요.
백장미파: 그러니까. 일부러 그런 거래도? 아니, 근데. 저 똑똑이 자식은 의심할 때 직업이라도 밝히고 했지, 넌 뭔데?
백장미파는 군인을 가리키며 쏘아붙이듯 말했다. 군인은 한숨을 쉬고는 대답했다.
군인: …기사. 기사다.
경찰: …잠깐만요. 제가 기사인데 말입니다. …인아, 네가 늑대였던 거야?
군인: …뭐? 넌 쌍둥이라고 했잖아.
경찰: 그거야, 내가 기사라는 걸 말하면 공격당하니까. 기사는…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잖아?
군인: …….
백장미파: 뭐야, 둘 다 기사인 거야? 그럼 볼 필요 없이 나 대신 너네를 죽이면 끝나는 거잖아. 둘 중에 늑대가 있을 테니까.
영매: …그렇지만.
백장미파의 말에 스파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스파이: …보스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아요.
중얼거림은 다른 이들에게 닿지 않을 정도로 작았던 듯, 스파이는 이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스파이: 혹시, 예언자 씨의 점 결과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나요?
영매: …군인 님, 경찰 님이 인간, 도굴꾼 님이 늑대였고…. 서핑…이었나요? 그분이 늑대, 그리고… 없음 하나였어요.
군인: …찰이도 인간이라고?
경찰: 그래, 난 인간이라니까?
스파이: …광인도 인간으로 나오기는 하겠죠. 문제는 늑대가 없다는 건데….
영매: …그럼, 군인 님과 경찰 님 중 하나를 광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걸까요…?
스파이: 최악의 경우에는 둘 다를요.
군인: 그럼, 늑대일 수도 있고… 직업을 거짓으로 말한 백장미파 쪽을 먼저 달아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백장미파: …뭐, 나? 아니… 늑대는 아니라니까. 정말로.
스파이: …그렇게 말하시면 더 의심스러워요. 차라리 진짜 직업을 말씀하시는 편이….
백장미파: 완~전 중요해서 지금 말하면 안된대도? 아, 몰라. 그냥 달던지 해. 자기나 보러 갈 거니까.
스파이: …….
군인: …저쪽이 늑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경찰: 그래도, 일단… 믿어보는 수밖에 없지.
영매: …더군다나 두 분은 모두 인간이라고 나오셨으니까요…?
:: 황혼의 시간입니다.
:: 백장미파 4표, 군인 1표
:: 백장미파 두목 마피아가 처형대에 올랐습니다. 유언을 남길 시간입니다.
백장미파: …아하하. 드디어. 습격으로 죽지는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다행이야.
우리 자기가 너무 그리워서 미치겠었거든. 누가 죽여줬으면 했어.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고. 원망도 말아.
그냥… 여행을 떠난 거라고 생각해, 응.
…자기를 빼놓고 이기긴 싫은데. 어쩔 수 없지….
내 얼굴이 국보급이긴 한데…, 옆에서 있어줄 사람이 없으니 여간, 슬픈 게 아니라서.
휴가 다녀올게. 나 잊지 마?
:: 밤이 찾아왔습니다.
:: 백장미파 두목 마피아가 처형당했습니다.
:: 마을에 늑대의 습격을 막을 마을 사람이 충분히 남지 못했습니다. 늑대의 승리입니다.
:: 최종 결과: 늑대 진영 승리, 어릿광대 승리.
:: 배정 직업:
백장미파: 어릿광대
서핑: 똑똑한 늑대
파티: 구혼자
도둑: 배고픈 늑대
스파이: 양치기 소년
짐승인간: 마을 사람
경찰: 흰 늑대
의사: 마을 사람
건달: 마을 사람
기자: 수호천사
예언자: 점쟁이
영매: 영매
군인: 기사
도굴꾼: 미친 사냥꾼
교주: 여우 요괴
광신도: 홀린 자
:: 간단 정리
1일차: 점 결과- 군인 인간(인간점), 시민(NPC)사망, 투표 없음
2일차: 점 결과- 경찰 인간, 짐승인간 사망, 투표 없음
3일차: 점 결과- 도굴꾼 늑대(양치기), 광신도 사망, 도굴꾼 처형 [총격]- 의사 사망
4일차: 점 결과- 서핑 늑대, 기자 사망[운명](수호천사-건달), 서핑 처형, 파티 [뒤따름]
5일차: 점 결과- 교주 없음, 교주 사망[봉인](여우 요괴 점), 투표 없음
6일차: 점 결과- 없음(예언자 사망), 예언자 사망(영매 사망- 군인[보호]), 도둑 처형
7일차: 점 결과- 없음, 건달 사망, 백장미파 처형(어릿광대 승리)
군인(기사), 영매(영매) vs 경찰(흰 늑대), 스파이(양치기 소년)로 늑대 진영 승리 조건 만족.
> 늑대 진영 승리, 어릿광대 승리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작가 HP입니다. 한 주만에 7일차를 다 써내려갈지는 몰랐으나, 해냈습니다!
등장 캐릭터들은 서사적, 그리고 제가 캐입하기 쉬운 캐릭터 위주로 했으나… 16인은 너무 적네요 ^.ㅠ
16인이 아니었다면 테러리스트가 추가되어 멋진 테군건이나, 정치인이 추가되어 동네 바보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해커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도둑의 거짓말이 간파되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렇게 구성함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으니까요!
아래로는 처음 설정과, 직업 선정 기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얘가 이거였다고? 하고 놀라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대충 이런 기준에 따라 배정됐었다, 라는 느낌만 받아 주세요.
1. 동일 이름의 직업(또는 비슷한 이름의 직업)이 있을 경우 우선 배치됩니다.
> 영매, 예언자의 직업 선정이 이러한 이유입니다. 도둑도 이를 눈치채고 ‘늑대인간 게임’이 아닌 ‘한밤의 늑대인간’의 직업인 ‘도둑’으로 위장했던 겁니다.
2. 성능, 또는 기능이 같은 직업을 배정합니다.
> 교주, 광신도의 직업 선정의 이유입니다. 교주와 광신도의 경우 인게임에서도 제 3세력인 교주팀으로 배정되어, 이곳에서도 똑같은 배정을 했습니다. (제일 의도치 않았을 것 같았음)
3. 기타 배정은 직업 이름, 평소 성격, 또는 인게임 직업의 성능, 인게임 스킨 등… 다양한 이유에 따라 배정되었습니다.
> 기자- 건기 중 상대를 지켜줄 것 같은 사람, 즉 수호천사에 배정
파티- 파티서핑 중 상대에게 먼저 고백할 것 같고 상대를 지켜줄 사람, 즉 구혼자에 배정
군인- 인게임 스킨 중 기사 스킨에 따라 배정, 본인만을 지키는 입장에서 본인 외의 모두를 지키는 입장으로.
나머지 마을 사람은 예상하지 못할 사람들 (건달, 의사, 짐승인간) 에 배정했습니다.
스파이- 인게임에서는 정보를 모아 주는 역할, 본 소설에서는 정보 교란을 담당
당황스럽게도 스파이가 도굴꾼을 지목하는 바람에 늑대 진영을 죽인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도굴꾼의 능력은 사망 시 발동되고, 그 대상도 가장 ‘인간 진영’ 같았던 의사였으니 어찌 보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굴꾼- 본 소설 기준 처음으로 죽은 ‘능력이 있는’ 캐릭터는 짐승인간, 즉 살육 능력이므로 미친 사냥꾼(총격 능력 보유)에 배정. 처음 의도는 ‘-꾼’자가 같아서 배정했었습니다만은… 이런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굴꾼의 경우 [총격] 대상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장 인간 진영’ 같던 의사로 (본인이) 지목했습니다.
백장미파- …할 말이 없습니다…재밌잖아요…. 여담으로 백장미파는 쪽지를 받고 흥미롭다며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승리 조건을 만족시키기도 했고요.
늑대 진영의 세 명은 예상하지 못할 사람으로 배정하려고 했습니다.
모두를 지키려고 하던 경찰이 흰 늑대로, 점을 속여가면서까지 승리하고 싶어하게 구상했습니다.
원래 캐릭터는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부분이 가장 멋있고, 또한 찌통이니까…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늑대일 거라고 예상하신 독자 분들도, 캐릭터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반전이었으니까요.
애초에 흰 늑대이므로 점으로도 알아낼 수 없는 늑대이기도 하고, 마피아 팀에게는 가장 싫은 사람이겠지만 시민 팀에게는 믿던 사람이니까, 쉽게 그 믿음을 부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도둑은 [후계자]의 존재로 총구를 사용할 수 있으니, 두 명을 죽일 수 있는 배고픈 늑대로 구상했습니다.
참고로 늑챗 (밤에 이름이 없던 대화들 중 하나) 에서 월랑을 알고 있다, 라고 말한 쪽이 도둑입니다.
(> 어릴 때 시간은 많으나 부모님의 관심이 없어 게임 등을 많이 접했을 것이라고 추정)
또한, 둑슾군경이 주소 때문에 길을 갈 때 도둑의 말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잘 해보라구, 라고 말을 했었는데… 일단 군인은 아니니 제외하고,
스파이에게 말한 경우: 경찰을 유혹하는 중이었으니, 그에 따라 이후 마피아팀에게 도움이 될 좋은 정보 얻어오라.
경찰에게 말한 경우: 스파이 누님을 역이용해서 그쪽을 믿게 만들어라.
라고 이중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스파이도, 경찰도 늑대 진영이었으니 별로 쓸모는 없었지만요.
원래 똑똑한 늑대는 여우 진영이 없었을 시 교주였을 예정이었으나, 여우 진영의 추가로 서핑맢에게 넘어갔습니다.
대부분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악인이 그대로 악인 (특히 총구를 쥐는 악인) 일 거라는 예상은 거의 하지 못하니까요.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대입을 해 보았으나, 이미 인간 진영의 사람들이 모두 정해지고 마을 주민과 똑똑한 늑대가 남은 이상, 서핑이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늑챗에서 그럼 내가 다녀올게, …들. 이라고 한 부분이 서핑의 말입니다! (이어지는 응, 다녀오라고. ….는 도둑의 말입니다.) 서핑의 말투가 말끝마다 상대를 친구, 라고 지칭하는 특징이 있어 추리하지 못하게 빈칸 처리를 해놓았었습니다. (도둑도 마찬가지로, 다녀오라고 뒤에 보스, 라는 말이 생략되었습니다.)
약 3만 자 정도를 적었는데, 긴 소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결과를 보고 다시 읽어보시면, 처음부터 끝까지 추리가 더 쉬워질 테니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메타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부분도, 서사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ex.
장르는 ‘마피아42x월랑, 즉 ’늑대인간 게임‘ ’인데 도둑은 ‘한밤의 늑대인간’의 직업인 ‘도둑’을 언급. (메타적)
늑챗의 말투 등을 통해 늑대를 추측할 수 있음, 특히 존댓말을 쓰던 ‘흰 늑대’의 경우. (서사적)
다시 한 번 긴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소설의 주제가 된 마피아42, 그리고 월랑 한번씩 꼭 플레이 부탁드리며,
작가 HP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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