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시리즈

[요우리코] 정말 좋아해

2019년 2월에 현 X, (구)트위터에서 진행되었던 이벤트 '요우리코 전력'에 참여하며 작성했던 글 입니다.

2019년 2월 21일의 요우리코 전력 주제였던 '정말 좋아해(大好き)'를 키워드로 작성하였습니다.

최근엔 통신이나 sns,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수필로 편지를 적어 소식을 주고받는 이들이 많이 줄었다. 덕분에 옛날엔 소식통으로 유용이 쓰이던 우편함들은 조금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침묵을 이어가는 날이 늘었다. 하지만 오늘 제 할 일을 수행하는 우편함이 있다. 바로 사쿠라우치가의 우편함이다.

딸칵-

“어머 웬 일로 편지가 다 왔네?”

짙지만 붉은 빛의 머리칼을 가진 여인이 우편함에 도착한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발신인과 수신인을 번갈아보던 여성은 자신에게 온 소식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는 편지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리코쨩~? 너한테 편지 왔어?”

“앗, 누구한테서 왔어요?”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지긋이 딸의 표정을 살핀다.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존재하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너무 뜸을 들이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한 건지 그는-

“요우쨩.”

수신인을 듣자마자 얼굴에 화색이 핀 리코는 대답할 틈도 없는 것처럼 몸부터 일으켜 엄마가 건네고 있는 편지를 자신의 손으로 가져왔다.

“후훗, 요우쨩 편지 기다리고 있었구나?”

“당연하죠, 먼 해상에선 전파가 닿질 않으니까 요즘 연락도 잘 안 되는걸요”

리코는 간만에 소식이 닿은 연인의 편지를 손에 들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엎드린 체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봉투를 뜯어 안의 내용물을 열었다. 편지 외에도 인화한 사진이 한 장 들어있었다. 아마도 편지를 붙였을 항구에서 찍은 듯 장소를 알려주는 표지판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익숙한 경례 포즈의 요우의 사진이었다. 리코는 연인의 사진을 한 동안 들여다보다가 사진 속 요우의 얼굴을 한 번 쓰다듬어 보고는 본론인 편지로 시선을 옮겨 내용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 <사랑하는 리코쨩에게>

오하요소로~ OOO항에 들르게 되어서 오랜만에 편지를 써 봤어. 실습 항해 이후 처음 쓰는 거니 1년은 되었나? 리코쨩이 이 편지를 받아보는 시간은 언제일까? 아마 낮이나 저녁이겠지? 연락이 잘 되질 않으니 내 소식을 많이 궁금해 했을 거라고 생각해.

저번에 라인에서 얘기 한 것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진짜 선원으로서 하는 첫 항해이다 보니 아직 어색하고 모르는 것이 많아. 실습 때와는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고. 아! 그리고 같은 소속이 되었다던 학교 동기랑 같은 방을 쓰게 되었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지만 아는 사람도 함께 방을 쓰니까 적응하는데 더 도움이 되더라고.

새로운 배에서 1달 쯤 지내보니까 이제 이 배랑도 친구가 된 듯 익숙해져 가고 있어. 갑판에 나가서 바다를 바라보면 어릴 적에 바라왔던 꿈에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가슴이 벅차올라! 그리고 이젠 익숙해 질만 한데도 여전히 리코쨩이 많이 보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매일 잠에 들기 전에 리코쨩을 생각해. 지금의 리코쨩은 무얼 하고 있을까, 끼니는 잘 챙겨먹고 있을까? 또 샌드위치나 감자튀김 같은 것들만 먹으며 대충 떼우는 건 아니겠지 하는 괜한 걱정이 들기도 하고. 바쁘면 간단하게 끼니를 채우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요즘은 연주회도 없고 휴식기간 이니까 푹 쉬면서 잘 챙겨먹었으면 좋겠어! 내가 돌아갔을 때 체중이 줄어 있기만 해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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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필체로 근황을 보고 있자니 리코는 새삼 떨어져 있다는 느낌에 조금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을 잊지 않고 있다는 연인의 글에 조금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편지를 읽으며 리코는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되어있는, 요우가 출항 전에 찍어서 보내준 항해 일정표를 살피며 라인을 주고받을 수 있을 다음 항구의 정박 일을 확인하며 편지의 답신으로 쓸 내용들을 간략히 수첩에 메모하며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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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얼른 하선해서 리코쨩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야. 정말 보고 싶다. 다음에 라인 할 때 근황 사진도 좀 보내줘! 그리고 늘 그래왔듯 리코쨩을 정말 좋아해!


리코는 편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말을 처음 들은 건 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날인 우라노호시여학원의 마지막 졸업식 날이었다. 요우가 사랑고백을 해올 때 마다 리코는 그날의 아직은 어렸던 둘을 떠올린다. 그때는 참 귀여웠지 하는 생각에 새삼 자신들이 함께해온 긴 시간을 떠올리곤 한다.

앞으로도, 자신이 유명한 연로 피아니스트가 되고 요우가 어릴 적 꿈인 선장이 되는 그날 까지 쭉 함께겠지- 하는 아직은 손에 잡히지 않는 먼 미래의 일이지만 행복한 상상을 하며 다 읽은 연인의 편지를 고이 담겨온 봉투에 담아 책상 서랍 속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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