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시리즈

[카나마리] 우리가 결혼에 이르기까지 (상편)

오하라 마리의 경우.

  • 2020년 12월 6일에 포스타입에 업로드 했던 글을 펜슬로 옮겨와 업로드 합니다.

  • 동성간의 결혼, 임신, 출산 등에 대한 소재가 존재합니다. (not 수위)

  • 성인이 된 카나마리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으로 카난과의 결혼을 결심했던 건 고3때. 카난을 처음으로 내 차 조수석에 태웠던 날. 아쿠아 친구들과 그날 밤 멋진 경험을 했고 카난과 다이아 셋이선 하지 못했던 일을 아홉이서 해냈다. 그날 나의 옆에 있던 카난을 보면서, 둘이 함께 멋진 삶을 살고 싶다고 처음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퍽 유치한- 그 나이 때 여자애들이 할 법한 결혼이나 신혼에 관련된 로망을 잔뜩 꿈꿨었는데, 지금도 카난과 함께 멋진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아마도 영원히.


그 뒤로 시간이 많이 흘러서 3~4년 전쯤이었나? 어느 날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잠에서 깼을 때, 나신으로 누워 여전히 아침잠에 빠져있는 카난의 얼굴에 잡힌 희미한 주름을 보았고, 그와 나의 얼굴에 주름이 하나둘 늘어가는 모습을 곁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게 지금의 우리를 결혼으로 이끌어준 가장 가까운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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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혼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역시나 마마였다.

이탈리아에서 도망 다녔던 게 벌써 언제 적인데, 아직도 마마는 그때 일을 걸고넘어지며 카난을 영 신뢰하지 못 했고(물론 카난은 이 얘길 몰라! 굳이 말해줄 필요성을 못 느꼈거든.) 뭐, 물론, 이건 핑계였을 터. 마마는 그와 나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의 차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반대를 했던 것이었고, 이로 인한 설전이 몇 개월 지속되자 마마만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져서 진짜 애 먼저 만들어 버릴까 고민도 했다.

오랜만에 만났던 카난에게 "우리 아기 가질까?" 하고 무심결에, 반은 진담으로 던져봤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영 카난다웠다. 어릴 때부터 다이빙숍에서 손님을 많이 접해봤으니 얘의 현실감각은 보기보다 뛰어났으니까, 알고 있다. 카난은 나의 커리어를, 우리의 미래를 진중하게 고민한다는 것을. 

조금 꿍하고 혼자서 생각하고 결론짓는 버릇은 많이 고쳤지만 아무래도 나와 직결되는 문제에선 아직도 조금 그런 경향이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20대 때 몇 번 헤어졌었고, 반년 가까이 우리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결국엔 서로의 곁에 돌아오리란 것을. 30대에 들어선 크게 한두 번 다툰 것 빼곤 잘 지내왔다.


파파는 내가 카난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 챈 경우였고 늘 나의 편이 되어 주었기 때문에 쉽게 수락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조금의 설득 기간이 필요했고, 결국은 인생에서 행복이 갖는 가치를 알아주셨기에 마마의 의견을 돌리는데에 힘이 되어주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뭐, 결국은 프러포즈도 하고(그리고 받고) 무사히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아와시마의 오하라 호텔에서 먼저 식을 올리고 그룹의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참석할 수 있는 미국의 오하라 호텔 본점에서 성대하게 한 번 더.

다이아나 Aqours프렌드 들은 우리가 이제야 결혼한 것에 대해 내색은 안 했지만 다들 적잖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리코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20대에 일찍 결혼하거나 아기 먼저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나.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휴.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닐까. 그동안 카난과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결혼하든 안 하든 우리가 함께할 것이란 건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3때, 처음 결혼을 꿈꿨던 시절부터 예상했던 대로 우리의 결혼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은 이루었고, 행복하다. 나도 카난도. 

일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날들도 더러 있지만, 우리가 사랑해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 이 정도 잠깐의 헤어짐은 걸림돌조차 되지 못한다. 어린 나이도 아니니깐 아직 몸이 건강할 때 얼른 아기부터 갖자고 카난에게 졸라도 조금만 더 둘이 지내고 싶다고만 반복한다. 대체 언제? 이러다가 마흔 넘어서 첫 아이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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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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