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
유료

[쿠로히나켄] 동거

도쿄의 대학에 합격한 히나타

-취한 사람 붙잡고 하는 글 주의...

-셋다 성인입니다 

-ㅍㅅㅌㅇ에서 옮겨 왔습니다. 소장시 확인 바랍니다.

 고등학교 3학년, 체육 특기로 대학 입학이 정해진 히나타는 연습에만 매달려 마지막 봄고 대회를 마치고 당당하게 카라스노를 졸업했다. 정들었던 동아리 동기들과 후배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히나타의 발걸음은 조금은 가볍고, 그리고 아주 많이 무거워 보였다. 졸업장을 방 한 켠에 얌전히 정리해두고 침대에 풀썩 드러누운 히나타는,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열어 뭔가 새로운 것이 없나 확인한다. 켄마에게 '졸업 축하해' 라고 간결하지만, 따뜻한 문자를 확인한 히나타는 화려한 이모티콘을 붙여서 고맙다는 문자로 답장한다. 문자가 잘 도착했는지 확인한 후에, 히나타는 핸드폰을 끄고 내려놓았다가, 곧이어 울리는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 다시 집어들었다. 켄마다.


 "여보세요?"

 [응, 쇼요. 졸업 축하해.]

 "응, 고마워. 일부러 전화할 필요는 없었는데"


 헤헤 웃으며 전화를 받은 히나타에게 켄마도 평소보다는 아주 약간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직접 말해주고 싶었으니까..그러고보니,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 붙었다면서?]

 "응,응, 개강하기 전까진 올라가야지."

 [어디서 지내는데?]

 "어?"

 [응?]


 히나타의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흐른다. 히나타의 입에서도, 핸드폰 너머에 있는 켄마의 입에서도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 적막만이 흐른다. 편하게 엎드려서 전화를 받고 있던 히나타는 어느 새, 무릎을 꿇고 정좌한 자세로 땀을 뻘뻘 흘리며 양 손으로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다.


 [...쇼요, 설마 지낼 곳 안 정해뒀어?]

 "어,난,그, 기숙사가, 있겠지,하고"

 [기숙사? 신청했어? 기숙사비는 얼만데? 식사는? 제공해주는거야? 한 방에 몇사람씩인데?]

 "어,엉,어,그,글쎄,?"

 

 쏟아지는 켄마의 질문에 어버버거리던 히나타에게 켄마는 당장 학교에 전화해보라며 매몰차게 끊어버렸다. 그러고보니 대학생은 그런거 학교에서 일일이 챙겨주지 않는다고 그랬던가? 히나타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손등으로 쓸어내며 인터넷으로 학교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전화상담원과 연결이 된지 채 2분도 되기 전에, 이미 기숙사 신청이 끝난 데다가, 예비 번호까지 밀려 있어서 자리가 없다는 말을 들은 히나타는 그대로 힘없이 전화를 끊고 침대 위로 무너졌다. 난 망했어~!! 히나타가 침대 위에서 팔다리를 흔들어대며 몸부림을 치다가 다시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을 반사적으로 잡았다. 켄마다.


 "....여보세요...."

 [망했구나.]

 "......으으으, 나 어떡하지 켄마...집..집 좀 알아봐줄 수 있어?"

 [내가?]

 "으응..아무래도 왔다갔다 하기엔 좀 거리가 멀어서..아 물론 부담스럽다면 거절해도 돼, 괜찮아!"


 보이지 않는 전화 건너편의 상대에게 손사래를 치며 히나타가 당황해한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민폐끼치는 건 좀 아니지, 히나타는 스스로에게 질책을 하며 정말 괜찮으니까! 하고 켄마에게 다시 한 번 말한다.


 [으응, 딱히 폐 끼치는 부탁은 아닌데.]

 "아니, 그래도, 켄마도 학생이고 바쁠텐데"

 [아, 혹시 괜찮으면]

 "응?"

 [우리랑 동거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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