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크우드

처음 가는 길

더스크우드/제이크 * MC(f)

  • 글리프 챌린지용 짧글

  • 제 장편 미제의 설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 미래의 이야기라 앞 뒤의 문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퇴고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 모바일 뷰어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제이크는 더스크우드에 도착했다.

물론 미아는 이미 이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는 또 늦고 말았다. 늘 한발 앞서 뛰며 자신을 기다리는 미아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처음으로 길을 잃었다. 본인으로서의 삶을 잃었던 4년 전에도 계획은 늘 존재했고, 그는 늘 자신이 생각해 둔 갈림길 위에서 더 나은 선택을 저울질하며 달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생각들이 그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향한 분노, 예견된 결말을 맞이했다는 절망, 알면서도 늦어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 아무런 방법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무력감.

 

제이크는 그를 수상하다는 듯이 흘겨보는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모자를 좀 더 깊이 눌러썼다. 어디로든 장소를 옮겨야 했다. 하지만 어디로?

그는 처음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쉴 틈 없이 달려오던 제이크는 멈췄다. 갈 곳이 없다. 그의 삶이 끊겨버린 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제이크는 자신의 뺨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힘을 빼지 않고 날린 충격에 고개가 크게 꺾였다.

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뿐. 미아가 얼마나 멀리 있든, 그는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곳으로 가야 한다.

제이크는 다시 머리를 새로 고침하기 시작했다. 잠시 작동하지 않았던 머리는 때리고 나니 다시 정보를 뱉기 시작했다.

릴리 던포트.

미아가 연결해 준 한 사람. 그는 쉽게 릴리의 주소를 불러와 그곳으로 위치를 옮겼다.

미아는 여전히 그의 길을 이끌어주고 있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로.

 

* * *

 

릴리의 집에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는 처음 가는 곳임에도 마치 네비게이션이 안내해 주는 길을 가는 것처럼 능숙하게 이동했다.

하지만 난관은 현관문 앞에서 시작됐다. 고작 문을 두들기는 그 간단한 행동이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10분째 문 앞을 서성이며 릴리의 집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가 두들기기 전에 문이 열렸다.

 

"어?"

 

릴리와 제이크의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짧은 사이에 바뀐 표정이 많은 것을 말했다.

놀람. 경악함. 심각함.

릴리는 다른 말을 하는 대신 제이크에게 집에 들어오라며 문을 더 열고 집 안으로 돌아갔다.

제이크는 자신이 밟으면 안 될 곳을 밟는 것처럼 고개를 숙인 채 느릿한 걸음으로 릴리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제이크에게 더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6쌍의 눈을 마주했다. 더스크우드 크루의 사람들이 모두 릴리의 집에 모여있었다. 하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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