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하야테처럼! ~에버 애프터~

  • 완결(52권)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스포 주의해주세요.

  • 대반성회 책자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스포 주의해주세요.

  • 기본적으로 원작풍의 재미없는 개그가 많습니다.

  • 결제창 아래로는 본편과 관련없는 꽁트가 있습니다. 원작으로 치면 오마케 페이지입니다.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좋지. 밤은 아직 기니까.”

라는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진 그날로부터, 약 3개월 후——

“아, 마리아 씨!”

“뭐야, 마리아 녀석. 우리보다 먼저 와 있었던 거냐.”

“게다가, 저택도 꽤 말끔해져 있고…….”

“음, 그 삭막하던 폐가로는 보이지 않는군. 여전히 사람 사는 집처럼은 안 보여서 살풍경하다마는.”

산젠인 나기와 아야사키 하야테는 2년하고도 반 년만에 자신들의 옛 보금자리, 산젠인 저택(도쿄 네리마구 소재)에 들어와서 각자의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택에 원래 있던 사람은 3년 전 생일날 이후 사라진 마리아부터 산젠인의 유산을 포기한 나기, 나기에게 해고당한 하야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크라우스(본명, 쿠라우스 세이시로)까지 뿔뿔이 흩어져, 이 저택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가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호러 동영상을 찍어러 여고생들이 몰려올 정도로.

“어머, 둘 다 오랜만에 재회했는데 첫마디가 겨우 그런 거예요?”

“으음, 아직 메이드복 차림이군.”

“코스프레를 참 좋아하시네요.”

“그게 아니에요! 나 참.”

이어서 텅 빈 저택 안에서 메이드복 차림을 한 아름다운 여성이 걸어나왔다. 두 사람과 헤어졌을 때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그녀는…….

하기야 당시에도 이미 늙은이 취급이었지만.

“뭔가 지문이 이상한데요?”

“저, 아무리 원작이 4차원의 벽따윈 가볍게 씹어먹는 개그 만화라지만 2차 창작에서까지 그럴 필욘 없지 않나요……?”

“제목부터가 패러디 냄새가 풀풀 나는데 굳이 신경쓸 거 뭐 있냐. 그냥 그 작가에 그 독자인 거야, 하야테.”

바이올렛 에버가든 보세요, 바이올렛 에버가든.

아무튼 간에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마리아는 그 능숙한 솜씨로 단 몇 시간만에 저택 부분부분을 말끔하게 만들어 놓았다. 작가가 2005년 설정을 폐지해버린 탓에 진짜로 20세가 되지는 않았지만.

물론 시간관계상 넓은 저택 곳곳을 청소하기는 무리였고, 당장 쓸 곳만 정리해둔 정도였지만 저택 자체의 크기를 생각해보면 인간을 넘어선 경지로 보였다.

“그건 그렇고, 멋진 선물을 준다는 건 뭐였을까요?”

세 사람은 마리아가 미리 청소해둔 거실로 들어갔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집을 나온 세 사람이었기에 모든 물건은 그대로이다. 산젠인의 유산을 받은 하츠시바 히스이 또한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즉, 이 집은 하야테와 나기, 마리아 세 사람의 추억 그대로인 것이다.

“선물은…… 나기와 제가 함께 드리는 거예요.”

“나기를 아가씨라고 부르지 않는 하야테 군은 처음 보는지라, 꽤 낯서네요.”

“아마 이걸 쓰는 작자도 같은 생각이겠지. 물론 여기서 작자란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이제 그만하지 않을래?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불친절한 것 같아.”

“불친절한 것 같은 게 아니라 불친절한 거겠죠. 원작부터가 일반인은 내팽개친 오타쿠 전용 만화이니 이 작자도 완결까지 열심히 봐온 팬들만 데리고 가겠다는 거 아닌가요? 아, 물론 작자라는 건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랍니다.”

“마, 마리아 씨까지…….”

하야테는 당황과 함께 츳코미를 걸면서도 마리아에게 줄 선물을 꺼내들었다.

마리아가 건네받은 다홍빛의 작은 종이백 안에는.

“자, 자자자잠깐!”

“네? 이제 막 안을 볼 생각이었는데 무슨 일이에요, 나기?”

“위험하다! 이건 위험한 사태야!”

“그러니까 뭐가 위험하단 거야?”

“작가가 일부러 맥거핀으로 남겨둔 선물을 일개 해외팬이 지정해버려도 되느냔 말이다!!”

“…….”

“…….”

더이상 츳코미를 걸어봐야 소용없겠다는 것을 깨달은 하야테와 마리아는 하고 싶은 말을 꾹 삼키고 애써 무시했다. 나기는 그걸 보고는 작은 소리로 ‘큭… 오랜만이군. 이런 식으로 둘에게 무시당하기는……!’라면서 또 애써 긍정했다.

마리아가 손을 종이백 안에 넣어 선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종이백 안에 있었던 것은.

“어머, 예뻐라…….”

“돈은 둘이서 모았지만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내 센스라구!”

“네, 네. 정말 예쁘네요—.(국어책 읽기)”

“뭐냐! 뭐냔 말이다! 내가 기껏 마리아한테 어울리는 걸로 디자인해서 맡겼거늘!”

“농담이에요. 진짜로 예뻐요. 하쿠오 학원에서 받은 것보다 더 귀중하네요, 이건.”

마리아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안쪽의 기계 장치가 보이는 복고풍의 회중시계였다. 시계는 정확히 3월 25일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다.

앞면을 봐서는 확실히 나기의 아버지, 신 하이에크의 유품이자 그가 훔친 절도품인 ‘쿠로츠바키’를 의식한 디자인이다. 그걸 바로 알아차리고는 뒷면을 돌려보았다.

뒷면은 쿠로츠바키를 시계에서 검으로 바꾸는 장치인 동백꽃 퍼즐과는 달리 양각으로 Present for Maria라는 글자와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확실히 이렇게까지 귀한 물건은 이 세상 어디를 찾아봐도 없을 것이다. 마리아에게는 세 개씩이나 있는 하쿠오 학원의 수석에게 주는 은시계보다도 더 큰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고마워요. 나기, 하야테 군.”

밝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하는 마리아를 보고, 나기와 하야테는 뿌듯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후, 각자 소파에 앉았다.

몇 년 동안 손을 대지 않았지만 여전히 앉기 편안한, 다시 말해 매우 비싸고 고급진 소파였다. 나기는 새삼 옛날의 자신이 얼마나 복 받은 환경에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자신의 노력은 전혀 들이지 않고 단지 산젠인 미카도의 외손녀이자 산젠인 유카리코의 외동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런 사치를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기왕 이렇게 만났는데 이런 낡은 저택에서 티타임을 가지는 건 아깝지 않나?”

“나기가 그런 말을 하게 되다니……. 2년 동안 정말 많이 컸군요.”

“아, 아니! 내가 언제는 히키코모리였는 줄 알겠네!”

맞는 말인 줄 알면서도 괜히 발끈하는 나기와, 그런 나기를 보며 성장했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았음에 기뻐하는 마리아. 그리고 하야테는 그 두 사람을 보며 흐뭇한 기분에 젖어있었다.

“그래도 추억이 담긴 저택인걸요. 아파트는 이미 타워맨션이 됐고…….”

“그것도 그렇군.”

“저는 마리아 씨랑 다시 만나면 감정이 북받쳐 오를 것 같았는데, 2년간 마음 정리가 되었는지 의외로 담담하네요.”

“아… 3년 전 크리스마스에 로열 가든에서 나온 마리아의 환상을 보고서는 대성통곡했다고 했었지?”

“어머, 그랬어요?”

“아, 아니……! 아닌 건, 아닌데……!!”

홍당무처럼 붉어진 하야테는 그대로 고개를 푹 숙였다.

“아, 맞아요. 하야테 군.”

“네?”

마리아는 갑자기 이야기를 돌려, 하야테를 불렀다.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임을 눈치챈 하야테는 고개를 들어 마리아와 시선을 마주쳤다.

“흐~음.”

다만 그런 모습도 나기의 따가운 눈빛에 오래 가지 못했다.

“중요한 말이 있어요.”

“뭐, 뭔가요?”

“사실, 저, 하야테 군의 누나예요.”

“…….”

“…….”

마리아의 아무렇지 않은 폭탄 발언에 나기와 하야테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런 두 사람에 반해 마리아는 느긋한 모습으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원작 52권에서 제가 원하던 선물은 고급 지갑이었던 것 같은데요. 이거 설정 충돌 아닌가요?”

“그건 마리아가 아니라 마리아의 환상이었으니까 네가 그 일을 알 리가 없잖냐!! 그리고 그게 문제가 아냐!”

“마, 맞아요! 갑자기 저에게 누나가 있고 그게 마리아 씨라니…… 형은 알고 있는 거예요?!”

그 이후로도 이어진 마리아의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과 메타발언에 두 사람은 허둥지둥 츳코미와 함께 질문 공세를 시작했다.

“음~. 알고 있다기보다, 애초에 저에게 그걸 알려준 건 이쿠사 오빠였는걸요.”

“오빠?! 오오빠아아아아아?!?!”

“그, 그렇지. 마리아 씨가 내 누나라면 이쿠사 형은 마리아 씨의 오빠가 돼…….”

당황하면서도 나름대로 관계를 정리해보는 하야테와 나기. 하지만 마리아는 그것을 보고도 아랑곳 않고 충격적인 사실을 이었다.

“남매라지만 하야테 군과 이쿠사 오빠랑은 달리 그 ‘칸자키 씨’는 제 어머니가 아니에요. 이른바 배다른 자식이죠. 그쪽도 제 존재는 알고 있었다지만.”

“하, 하야테에에… 점점 무서운 얘기가 늘어가고 있어……. 애초에 칸자키 씨를 마리아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솔직히 말해 나도 무서워……. 아무리 쓰레기라지만 설마 다른 여자한테 애를 낳게 하고 그 갓난아기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다버리다니 어디까지 쓰레기인지…….”

“칸자키 씨에 대해서도 이쿠사 오빠한테서 들었어요. 그리고 제 친어머니는…….”

마리아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시선을 피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말을 아껴야 한다는 표시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되었는지, 나기와 하야테는 ‘그래서 뭔데!’, ‘또 어떤 출생의 비밀을 털어내려고!’라고 가는 선의 말풍선으로 말했다.

흠, 아니면 가는 선 말풍선은 하타 켄지로 식의 생각 표시 말풍선일까.

“시끄러워! 이딴 막장 소설을 쓰는 작자가 원작가의 말풍선 사용법을 고찰하는 내용 따위 궁금하지도 않다고!”

“우왓, 하야테가 폭발했다!”

“설정 자체는 원작가가 말했는데요.”

“그래도 원작에서 말한 건 아니고, 해외에선 존재조차 모를 특전 책자에서 말한 거잖아요……?”

“그건 그렇죠.”

덧붙이자면, 해당 설정은 원작에서 어느새 말하기 어려워졌지만 특전 책자의 캐릭터 소개에서도 ‘아야사키 마리아’라고 언급하고 작가가 유튜브에서 ‘애초에 그 설정을 기조로 두고 시작했는데 공식이 아닐 리가 없잖아~~’라고 외친, 명실상부 공식 설정이다. 죽은 설정이라고 생각하는 팬덤도 있는 듯하지만 현실 도피는 좋지 않다.

몇 초 간의 침묵 후——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하야테였다.

“그건 그렇고, 그랬구나……. 나는… 친누나를 보고…….”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나 어떤 말을 할지 알아챈 나기가 하야테의 옆구리를 강하게 쳤다. ‘으극!’하고 신음한 하야테였지만, 여느 때처럼 순식간에 아픔은 가신 듯했다.

“그, 그런데 어쩌다가 알게 된 거예요?”

“충격은 둘째치고 그게 제일 궁금하지. 작가도 그냥 설정이 있다고만 얘기했으니.”

“음, 그러니까…….”

마리아는 성우 뺨치는 딕션으로 빠른 말투로 자신의 혈연을 찾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던 여행을 하던 중, 나나히와 그녀의 소꿉친구를 무사히 이어놓고 마리아는 자신에게도 친가족이 있을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 있기야 하겠지만. 더 정확히는 ‘그러고 보니 10주년 때 아직도 성이 없네~라고 했었는데 곧 20주년이구나’라는 생각을…….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마리아는 바다의 집 인명을 찾아갔다.

“요즘엔 그럭저럭 잘 풀리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앗, 하야테랑 같이 있던 메이드 씨……!”

“마리아예요. 오란만이네요, 소야 군.”

인명에 찾아온 이유는 하야테의 형인 이쿠사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이쿠사는 원래 기억상실증인 상태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사실 기억상실증이 아니라 그냥 까먹은 것이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면 기억이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하야테 군의 부모의 행방과 다른 친인척에 대한 얘기는 들을 수 있겠죠.’

마리아는 나기에 대해서라면 잘 알지만 하야테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 겨우 1년 알고 지낸 사이에 얼마나 많이 알게 될까를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뭐, 그동안 한지붕 아래에서 지냈기도 하고, 어째 13년 동안 지낸 기분도 들지만…….

“그래서 나를 찾아왔다고?”

“네. 하야테 군을 찾아가는 건 안 되고, 본인도 모르는 게 많아보이거든요.”

“내가 기억상실이라는 건——”

“——사실 거짓말이고 머리를 조금만 돌리면 전부 알려줄 수 있다는 것까지 알지요.”

“…….”

이쿠사는 잠시 마리아의 눈을 응시했다. 이대로 회피하거나 속여 넘길 수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마리아의 총명한 머리에는 못 당한다는 것을 깯다고 얕은 한숨을 한번 쉬고는 자신이 아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안내했다.

“아야사키 슌—— 우리의 친부는 내가 어릴 적에 이미 상식이 박혀 있다는 걸 알고는 나에 대해서 방임주의로 돌렸다. 그러고는 대신할 남자아이를 원했지. 친모와 다른 여자 둘을 한꺼번에 임신시키고 남자아이를 얻을 확률을 높여서, 여자로 태어난 아이는 곧바로 버리고 남자아이만 자기들이 키워서——”

“그게, 하야테 군이라고요?”

“그래.”

이쿠사는 다시 한번 마리아를 바라보아싿.

“그 여자애가 만일 살아있다면 거의 다 자라있겠군.”

“그래요. 저만큼 컸겠죠.”

조금 긴 침묵.

거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이쿠사와 머리가 뛰어난 마리아 두 사람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함께 생각하고 있는 지금, 두 사람은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진실을 붙잡을 수 있게 되었다. 코난과 하이바라도 이렇게 이야기를 좀 나눠봤으면 좋겠다.

“사실 그때 아기를 버린 건 나다. 어린아이에게 시키면 다 되는 줄 알았겠지.”

“실제로 10살배기 아이가 버리면 유기죄 성립이 되기 힘드니….”

“대신에 엄동설한에 죽지 않도록 신경쓰긴 했는데……. 뭐, 변명이겠지. 미안했다.”

12월 24일. 성모 마리아상 밑에 버려진 아기는 아야사키 이쿠사의 동생이다. 그리고 마리아가 바로 그 아기인 것이다.

“역시 바로 여기로 오길 잘했네요. 하야테 군은 절대 모를 테니.”

“그렇지. 만에 하나 근친 엔딩이 되지 않도록 네가 조심해라.”

“네네~ 이쿠사 오빠♡”

“……그래.”

그런 경위로 알게 된 출생의 비밀…….

“마지막 말이 걸리는군요.”

“그래서 내가 마리아는 건드리지 말라고 일러뒀잖냐. 그게 복선이었겠지.”

“하야마리를 밀던 독자들이 안타깝죠.”

약 13년간 자신의 성을 찾던 마리아는 그렇게 아야사키 마리아가 되었다.

“그런데 나기는 결국 산젠인의 유산을 포기했으니, 하야테 군의 성으로 결혼할 예정인가요?”

“푸흡——?!”

“어~ 아직? 그런? 예정은? 없는데요?!”

자신의 이야기는 끝났다는 듯이, 마리아는 이어서 하야테의 나기에 대한 화제로 돌렸다.

“만일 그렇다면 셋이 모두 같은 성에 가족이 되니, 참 좋겠네요.”

“그, 러게…….”

마리아의 말에 나기는 마냥 싫지는 않은 듯 얼굴을 붉혔다.

제대로 된 가족이 없던 세 사람이 만나, 역경을 딛고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된다. 제3자, 정확히는 오타쿠들의 심금을 울릴 이야기가 아닌가.

“이참에 누나라고 불러봐요, 하야테 군♡”

“어, 아니,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한참을 수다를 떨던 셋은 이윽고 저택을 나설 준비를 했다.

“어째 아쉬운걸.”

“이제부터 자주 만나면 되지.”

“그래요. 평생 못 보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아쉬운 듯 느릿느릿 걸어가는 나기를 본 마리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주요 인물들이 계속해서 하쿠오 학원을 떠나고 있는데 명문 학교로서의 입지는 괜찮은가?’에 대해서 토의를 하다가 갈까요?”

“아니, 그건 좀…….”

“확실히 ‘그것이 성우!’의 코하나 린 양까지 다른 학교로 진학했으니 문제기는 합니다만…….”

“명색이 천재 소녀 아야사키 마리아의 모교인데, 신흥 학교인 오토기 여고에 밀려선 안 되죠.”

그런 식으로 세계선을 왔다 갔다 하면서 독자가 디스해도 되는가——-는 둘째치고.

세 사람은 그 농담에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이 저택은 나름 폐저택으로서 상품 가치가 있어요. 가끔 제가 들르고는 있으니 어떻게 보면 아직 제 일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 다음엔 두 사람의 일터에 놀러가볼까요?”

““아——””

마치 학부모 참관 수업 같다, 라는 말은 꾹 삼키고 두 사람은 긴장한 채로 마리아와 헤어졌다.

그 이후에 세 사람은 말 드래ㅗ 평범한 인생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매년 생일을 축하하고, 결혼한다면 그것을 축복하고, 가끔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일상.

[네~ 유튜버 나나히 야쿠모입니다!! 오늘은 인기 만화가 콤비, 산젠인 카유라 선생님들의 작업실에——]

“츠카사 짱, 그건 뭐야?”

“아아, 좋아하는 만화가가 나온대서. 이 유튜버도 꽤 귀여운걸?”

“앗, 이 편집 기술 대단하네!”

“서방님은 귀여운 여고생 유튜버보다 편진 기술이구나?”

“나에게 있어서 귀여운 건 츠카사 짱뿐이니까.”

“……으으.”

[아아, 본명은 아야사키 나기입니다. 그런데 옛성이 산젠인이어서——]

언젠가는 사라질지 몰라도, 소중한 추억들을 끌어안고.

모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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