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괴담] 고등학교 때 있던 기묘한 친구 이야기
아사카가 본 세이라 이야기 아마도 CRC
7: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어릴 적부터 다소 개인적인 이유로 로어나 도시괴담 따위에 관심이 많았어. (자세한 건 기회가 되면 설명함.)
내 고향인 U시는 특히 그런 일이 잦았어. 이상현상, 심령 스폿, 기괴한 사건….
그래서 그런지 여름이면 캠코더를 들고 찾아오는 유튜버도 엄청 많더라.
이렇게 말하면 우와~엄청 시골 아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여기는 도쿄에서 두 시간도 안 걸리는 곳에 있는 번화한 도시.
자세한 건 특정될 수 있으니까 적당히 뭉개서 쓸게.
아무튼 말이야.
그런 곳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 걸까?
영감이라던가 그런 건 조금도 없는 나조차도 가끔은 이상한 것을 보거나 가위에 눌리곤 했어.
해결책이라고 해봤자 소금을 뿌리거나 못 본 척 하는게 전부.
가끔 오컬트 숍 같은 데서 산 자수정 같은 걸 놔보기도 했는데 별 소용 없더라.
뭔갈 봐도 못 본 척, 가위에 눌려도 그냥 다시 자면 돼. 악몽은 악몽에 불과.
줄곧 그렇게 살았어.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만났던, 기묘한 친구가 이상한 일을 해결해줬던 적이 한 번 있어.
그 친구를 일단 S라고 부를게.
11: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S가 우리 학교에 전학온 건 고교 2학년 때쯤이었으려나.
개학하고 얼마 되지 않은 봄이었는데 갑자기 엄청 예쁘게 생긴 애가 전학을 와서, 우리 반 아이들 전부 들떠 했던 기억이 나.
하지만 성격이 쌀쌀맞아서 다가가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어.
당시 내 옆짝은 모두랑 친한 엄청 인싸인 학생회장 타입이었는데 걔한테까지 그렇게 차갑게 튕겨내는 사람 처음 봤어.
뭐, 몇 달 지나다보니 친하게 생기는 클래스메이트 정도야 생긴 것 같았지만.
솔직히 그마저도 맨날 싸워대서 어쩌다 친해진건지 짐작도 안 갔어.
12: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328deqze01
뭐랄까, 엄청난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다
14: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얼굴은 예쁘장한데 성격은 그닥. 근데 성적은 엄청 좋음. 교우관계 나쁨.
만화에나 나올 법한 스펙이잖아.
여기까진 평범하다고 칠 수 있지만, 난 S에 대해 조금 특별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어.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던 내 별명은 ‘교수’.
지금 와서 보면 좀 웃기는 별명이지만.
그 또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아는 것도 많고 머리도 좋았던 만큼 (미안.) 그런 별명이 붙었던 것 모양이야.
아무튼 앞에서 말한 그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야.
나는 각종 괴담이나 로어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당시 비공개로 관리하던 개인 블로그 글이나 일기장 같은 걸 보면 S가 전학온 이후로 우리 동네의 이상현상이나 괴담 같은게 확 늘었어.
그리고 그런 소문 중 몇몇에는 S가 묘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말이야.
엄청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고 정말로 묘하게. (이를테면 소문 속의 장소를 갔더니 거기서 마침 딱 S랑 마주했다던가, 하는 식.)
합리적으로 의심해 보기엔 평범한 일들이지만, 우연치고는 신경쓰이는 식이야.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런 식의 일이 계속 반복됐는데 왜 S를 불러서 추궁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어.
당시의 나였다면 당연히 불러서 물어봤을 거야. 걔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하지만 한 번도 불러서 물어본 적은 없어.
19: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cbmx28ql3z
수상한걸
23: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그러다 겨울방학 때쯤이었으려나.
곧 고3으로 올라가는 시기라서, 지원자를 모아서 학교에서는 각자 자율학습을 했었어.
집보다는 학교가 집중이 잘 돼서 나도 갔어.
S는 안 왔지만.
그런데 교실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슬슬 이상한 소문이 돌곤 했어. 엄청 무서운 일을 겪었다던가.
그야,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려 해봐도, 점점 같은 일을 겪었다는 애들이 많아져서 무시하기가 쉽지 않았어.
자세한 내용 자체는, 흔해빠진 학교괴담이었어.
「가장 늦게까지 교실에 남아서 자습을 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따그닥, 따그닥,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절대 밑을 내려다보지 말고, 발목이 잡히지 않게 의자 위에 발을 올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 한다.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뭐, 이런 류의.
발목을 잡혔다간 저주를 받는다던가. 그런 말들이 따라붙어 있었지만.
다들 웃기고 하찮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떠들어 댔어.
그래 놓고선 자습이 끝나고 집에 갈 때 다들 혼자 가고 싶지 않아해서, 삼삼오오 무리지어 돌아가길래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도 그래놓고 친구랑 같이 매일 돌아갔던 것 같아.
24: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cbmx28ql3z
믿지 않아도 신경쓰이면 무섭지
이해해
25: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나도 딱히 그걸 믿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보같은 일을 자초할 생각은 아니었어.
그래서 매번 자습은 적당한 시간에 정리하고 귀가했어.
문제는 금요일에 생겼어. 다음 날이 주말인데다가, 엄청난 폭설이 예보되어 있던 날이었어.
다들 별로 이런 날에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고 싶지 않아했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폭설 핑계를 대고 자습을 자율로 돌렸어.
나는 집이 가까워서 그냥 공부하러 갔어. 집보다는 집중이 잘 되니까.
가봤더니 교실에 나 혼자더라.
그땐 그냥 「에~다들 놀러 간 걸까. 곧 주말이니까.」 정도로만 생각했던 듯. 바보.
‘가장 늦게까지 남는다’가
그냥 ‘교실에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있는다’와 같은 의미로 쓰일 줄 몰랐어.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도, 혼자 남아 있는 걸로 생각된 거야.
29: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애초에 금방 공부하다가 이른 저녁에 귀가할 생각이기도 했고.
문제는, 겨울이라 해가 정말 이르게 지더라.
학교가 금방 깜깜해졌어. 6시도 안 됐을 시간이었는데.
저녁 6시면 보통 괴담에 나오는 일들을 겪을 시간은 아니잖아.
슬슬 저녁 먹어야지.
돌아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필통을 정리하고 있는데.
귓가에 들려왔어.
그 소리 말이야.
30: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따그닥.
따그닥.
이런 미친, 이게 뭐야?
라고 처음에 생각한 듯.
진짜로 귀신이 나왔다던가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
그땐 진짜로 제대로 겁먹었어.
따그닥 소리는 아주 느릿하게, 하지만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고.
그건 약간, 마룻바닥을 딱딱한 걸로 두드리는 소리였어.
그때 직감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
아, 마루 위를 기어오고 있구나.
36: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잘 모르겠어.
난 그저 당장 교실을 나가서 도망치고 싶었을 뿐이야.
따그닥 소리는 아주 느렸고, 교실 뒷문쪽에서 들려오고 있었어.
내 자리는 앞문과 아주 가까워서, 재빠르게 나가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소지품을 최대한 빨리 챙기고, 가방을 둘러매고 자리에서 일어나 앞문으로 뛰어갔어.
아니, 정확히는 뛰어가려 했어.
내가 바닥에 발을 딛기가 무섭게.
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따그닥
하고, 엄청난 속도로 ‘그것’이 달려왔거든.
37: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뭘 봤는지도,
하지만 일기장에는 제대로 적어 놨어.
‘잘린 단면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바싹 마른 흰 손이 붉은 네일로 마루를 두드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라고. 글쎄. 어릴 적의 나는 상상력이 풍부했네. (웃음).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사진이 있어.
손의 사진은 아니고, 그 손에 발목이 붙잡히고 나서 남은 멍 자국 말이야.
이 주가 넘도록 안 없어졌어.
시퍼런 멍자국이, 누군가 움켜쥔 듯 내 발목에 손모양 그대로 남아 있었어.
사진은 집에 가서 하드 디스크를 뒤져보고 올릴게.
붙잡혀서 굳어버린 나를 구해준게 S였어.
S 「뭐 하고 있는 거야? 너 바보냐?」
뭐, 실제로는 이것보다 조금 더 험한 어조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42: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cbmx28ql3z
확실히 뭔가 알고 있는 녀석이다
43: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교실 앞문을 열고 뛰어들어온 S는, (그땐 왜 S가 거기 있는지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
당장 내 발목을 붙잡고 있던 그 손목을 그냥 콰직! 하고 밟아버렸어.
으스러진 손목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그걸 내려다봤어.
S 「짜증나게 성가시긴.」
S는 그렇게 말하곤 가버리려고 했어.
그런 S를 나는 붙잡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어봤어.
자율학습 신청도 안 했으면서 왜 갑자기 학교에 왔는지, 이런 시간에, 아무도 없는데.
방금 이건 뭐였고 어떻게 된 건지.
해결은 어떻게 한 건지.
S 말로는, 오늘 학교에 나 혼자만 왔다고 하길래
(대체 그런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는데 거기까진 대답해주지 않았어.)
무슨 일이 있겠구나 싶어서 온 거래.
그리고 그게 뭐였냐는 질문엔,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뭐라뭐라 중얼거리더니 이윽고 그렇게 말해줬어.
어딘가 쌀쌀맞은 어조로.
「그건 그냥 밟아버리면 돼.」 라고.
46: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328deqze01
와일드한 해결책이네
47: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밟는다니, 어딘가 웃긴 해결책이잖아.
내심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진 않았던 것 같아.
그냥 고맙다고 인사하고, 알겠다고 했어.
S가 좀 짜증나 보였거든.
신기하게도 그 뒤로 학교에 그 괴담이 다시 도는 일은 없어졌어.
S는 뭔가 더 알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물어보기 애매해서 아는 척 하지 않았어.
48: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그러다가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했어.
S와는 연락이 끊겼어.
그 이후로도, 이 동네에 계속 사는 만큼 심령사건이라던가, 이상한 일을 왕왕 겪긴 했지만.
여전히 S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계속해서 떠올라.
「이 학교에 있는 것들 중에선 제일 별 거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고 했던가?
그럼 별 거인 것들은 대체 뭘까, 조금 신경쓰여.
그게 아직도 조금 궁금하네.
56: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B381dDDq29
밟으면 된다니 뭔가 조금 웃겼다
68: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 53 있지, 이거 말하면 특정될 것 같은데.
제일 유명했던 건 등교 중에 스쿨버스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안에 있던 모두가 행방불명되고 몇십 년이 지난 듯 낡은 버스만 되돌아온 사건.
검색하면 인터넷 기사도 나와.
71: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B381dDDq29
>> 68 카나가와 현?
74: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미안.
그 이상은 노코멘트할게.
어제 밤새느라 내내 괴담읽음
체감상 국내에 있는 괴담 다본듯
세이라 좀 그 K괴담백합같지 않나요? 성격 개사납고 앞뒤설명안해주는 무당딸과 아방하고 기센 화자가 나오는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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