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남자들

Dekynes

made in heaven by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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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마치 형제가 죽었던 그날처럼.

시한부 환자가 으레 그러하듯 라이오넬은 날이 갈수록 히스테릭해지고 있었다. 죽음으로 향하는 횡단 열차 속에서도 존엄하고자 하는 인간의 자존심과 본능적 공포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창밖은 잿빛이었고 동행인 역시 그랬다. 때때로 마주치는 페르디트의 시선엔 감정이 없었다. 시체를 보는 검시관의 눈도 그렇게 건조하진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감정을 죽이며 살아온 건 라이오넬도 매한가지였지만 언제부턴가 그러는 게 힘들어졌다. 자신을 죽이겠다고 선언한 이는 공고한 벽이었고 그는 여전히 혼자였다. 숨소리조차 나지 않는 정적인 여행길 속에서 초라한 정신은 차츰 말라비틀어졌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나는 정처 없이 흔들리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적인 감각을 절대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와 다름없이 나 또한 일찍이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가 말소시키고자 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껍데기뿐인가? …….

불현듯 눈앞에 불이 켜지면 라이오넬은 흔들리는 기차 객실에 앉아 있었고, 그 맞은편에선 페르디트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쉼 없이 퍼붓던 빗줄기의 소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창에는 물얼룩이 남아 있었다. 비가 그친 지 꽤 지난 모양이었다. 뿌옇게 동이 터오는 창밖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라이오넬은 페르디트에게로 다시 눈을 돌렸다. 뒤늦게 기억이 났다. 라이오넬은 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건 대화보다도 취객이 술김에 돌멩이를 걷어차는 것과 비슷한 행위였고, 단단한 댐에 구멍을 내기 위해 조약돌을 던지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페르디트는 대답하지 않고 한동안 그를 응시하다가, 문득 잊고 있었다는 듯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동시에 진입을 알리는 긴 경적이 들려왔다. 곁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던 풍경이 차츰 그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

 

날이 추웠다. 겨울의 시작인 듯했다. 북유럽의 겨울은 길어서, 라이오넬은 되도록이면 겨울이 지나기 전에 여행을 끝마치고 싶었다.

성당이 있는 광장은 비수기라 고요했다. 우둘투둘한 모자이크 타일 위를 지나갈 때마다 캐리어 바퀴가 불안하게 덜그럭거렸다. 라이오넬이 늦으면 가끔 페르디트가 캐리어를 대신 옮길 때도 있었지만 그건 드문 일이었다. 앞서 나가던 페르디트는 보도 앞에서 멈춰서서 라이오넬을 기다렸다. 물끄러미 응시하는 그 눈에는 어떤 불만도 없어 보였다. 라이오넬은 그가 자신을 배려하는 게 마뜩잖았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그런 모습이 의외라기보다도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행위로 느껴졌다. 마치 정신상태가 퇴행한 듯 유아적인 심술이 치솟는 것을 느끼며 라이오넬은 애써 걸음을 재촉했다. 지팡이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불규칙적이었다.

페르디트가 고른 호텔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카펫에는 흙먼지가 엉겨 보풀이 살짝 일었고, 성탄절까지는 한참 남았는데도 로비 중앙에는 장식이 치렁치렁 걸린 전나무를 세워두었다. 꼭대기에 달린 별이 비뚤어진 것 같았다. 그걸 보고 있던 라이오넬은 곧 얼굴을 찌푸렸다. 페르디트의 강박증이 제게 옮겨온 게 분명했다.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처럼 데스크 앞에 서 있지 않은가.

돌아온 그의 손에선 태그가 달린 열쇠 두 개가 달그락거리고 있었다. 페르디트는 라이오넬에게 그것을 건네주지 않았다.

「여기선 오늘 밤만 묵을 거야. 내일 아침 9시…….」

무미건조하게 읊던 페르디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가 손목을 내려다보는 동안 라이오넬은 고개를 들어 호텔 로비의 한쪽에 서 있는 괘종시계를 흘끗 보았다. 오전 1시가 넘어가는 시각이었다. 그는 길어야 7시간을 채 자지 못했다.

「내일 아침 10시에 출발하지」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제 할 말을 마친 페르디트는 그대로 벨보이에게 캐리어를 넘기고 성큼성큼 앞서 나갔다. 그의 뒤통수를 노려보던 라이오넬은 결국 나란히 캐리어를 남겨두고 그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의 객실은 복도 끝에 있었다. 문과 문 사이 간격은 넓지 않았다. 페르디트는 잠긴 문을 차례로 열며 짧게 읊조렸다.

「문은 잠그지 마」

「열쇠가 당신에게 있으니 열고 들어오면 그만 아닙니까?」

페르디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라이오넬이 마주 보고 있는 객실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들어가 봐」

화를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오넬은 체념하고 고개를 돌렸다. 문이 열리며 드러난 객실은 호화롭진 않지만 깔끔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침구와 가구들이 각을 맞춰 정돈되어 있었고, 또 안전해 보였다. 컴컴한 창밖에 대조되는 노란 불빛 때문이었을까. 그 찰나의 감상에 잠시 목적의식을 잃고 서 있던 라이오넬은 불현듯 위화감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내내 뒤에 서 있는 줄 알았던 페르디트는 언젠가 자리를 떴고, 문은 소리 없이 닫혀 있었다. 그러나 홀로 남았음을 깨달았을 때 닥치는 숨 막히는 정적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진 않았다. 오히려 페르디트와 함께 있는 동안은 스스로가 사람보다는 화물에 가깝게 여겨졌었다. 목적지 없이 그저 똑같이 생긴 사람들과 한 칸에 실려, 열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벽에 몸을 부딪히는…….

코트를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라이오넬은 침대에 털썩 걸터앉았다. 추위와 피로로 내내 굳어 있던 몸이 더디게 풀려갔다. 이 지경까지 와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다. 아니면… 그저 지독한 감시자에게서 풀려났다는 자유의 감정에 불과한가. 라이오넬은 외마디 한숨과 함께 뒤로 풀썩 드러누웠다. 그리고 노란 미색의 천장을 응시하며 페르디트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비단 열차에서만이 아니라 그와 있으면 스스로가 짐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그야 페르디트는 자신을 처분하지 못해 들고 다니는 짐처럼 취급하지 않던가. 그에게 있어 라이오넬은 마땅히 버릴 곳이 없어 손에 들고 있지만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내버릴 눈엣가시에 불과했다. 그 같은 냉혈한에게 무엇도 기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건만 시간이 지나니 바라는 점이 생겼다.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은 인간 대접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 페르디트가 과연 어떻게 반응했던가?

그날 이후로 페르디트가 ‘어떤 변화’를 꾀했음은 안다. 다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시선, 그 건조하고 집요한 시선은 이상하게도 무뎌지기는커녕 뚜렷해지기만 했다. 라이오넬은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치며 마르고 거칠어진 얼굴을 손바닥으로 한 차례 쓸어내렸다. 사람을 낱낱이 뜯어 헤치는 그 무감정한 눈빛 앞에서 라이오넬은 너무나 쉽게 평정을 잃었다. 라이오넬의 침묵은 어디까지나 자아를 죽이는 데에 쓰였을 뿐 남에게 모멸감을 주기 위한 도구로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처럼 눈길 한 번으로 남의 목을 조를 수 없다면 손을 뻗어서라도 그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었다. 그렇게 폭력적으로 호소하고 하소연하고 싶었다. 날 이 이상 괴롭게 만드는 건 그만두라고.

그러나 라이오넬이 진정으로 괴로운 것은 그의 탓만은 아니었다.

불안정하고 칙칙한 세기말의 세상에서 라이오넬은 죽어가는 불씨였고 페르디트는 물과 섞이지 못하는 기름이었다. 본래라면 만날 일 없어야 했던 두 이방인이 만나 벌어진 일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제 속을 혼란하게 만드는 원망스러운 마음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처럼 이질적인 인물이 타인과 스스럼없이 섞여 살아왔다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끝내 꺼지고, 그는 다시금 사회에 자연스럽게 섞여들 테지…….

「라이오넬」

단조로운 목소리에 눈을 떴다.

무겁게 몸을 짓누르는 이불의 무게와 함께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면 페르디트가 머리맡에 앉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가 언제 왔는지 또 언제부터 여기 앉아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애초에 마지막 기억 속 자신은, 분명 외출복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라이오넬은 눈으로 시계를 찾아 헤맸으나 당장 눈이 닿는 곳에는 시간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창밖은 희끄무레했다. 해는 이미 뜨고도 남은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이 헤매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페르디트가 입을 열었다.

「문을 잠그지 말라고 했잖아」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와중에도 그 말에는 헛웃음이 나왔다. 고작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미련하게 기다리고 있었나. 그가 왜 웃는지 모르겠다는 듯 페르디트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라이오넬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금세 답을 내릴 수 있는 의문 속에 영원히 그를 방치하고 싶었다. 그러나 인내의 열매를 취하기에 라이오넬은 너무 지쳐 있었다.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던 라이오넬은 곧 빈정거렸다.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고 있다면서?」

「그래」

「누군가 잠가놓기까지 한 문을 제멋대로 열고 들어오는 건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당신이 죽이기로 점찍어놓았다면 더더욱 말입니다」

「네가 멍청한 결심을 했을까 걱정한 거지」

「하! 걱정이라」

페르디트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날카로운 웃음과 함께 라이오넬은 제 얼굴을 거칠게 문질렀다. 버석한 피부에 뻣뻣한 손바닥이 스치자 욱신거리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누가 틀어막고 있었던 것처럼 절로 한숨이 튀어나왔다.

「그래요, 내가 당신 손을 떠났을까 봐 걱정했겠죠. 당신은 남의 죽음까지 마음대로 조종해야 하는 중증 강박증 환자니까」

그렇다면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화가 솟는 건 왜일까. 페르디트는 대답 없이 라이오넬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어쩌면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저번에는 면전에다 그렇게 말했으니까. 말라 죽어가는 순간에도 남의 잔은 구걸하지 않을 저 고집스러운 입술. 라이오넬은 그 위로 침을 뱉고 싶었다.

「내가 살아서 움직이는 걸 가장 두려워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맥없는 목소리에 힘을 주며 으르렁거리자 그것을 듣고 있던 페르디트가 말을 끊듯 입을 열었다.

「할 말은 다 했나?」

턱에 힘을 준 채 연신 손을 쥐었다 펴던 라이오넬은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렸다. 지기 싫어 억누른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다.

「아니요. 열쇠를 주십시오」

「방금 말했다시피…….」

「안 그럴 테니까 주세요」

그러자 그가 한 차례 한숨을 내쉬곤 협탁에 열쇠를 내려놓았다. 유치하지만 그 모습에 조금은 통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라이오넬은 팔을 뻗어 보란 듯 그것을 잡아채려 했다. 그러나 왜인지 조금 전까지도 가슴에 불을 지피던 기운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정작 몸을 일으키려니 침대에 딱 붙은 몸을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더욱 짜증을 낸 것도 사실이었다. 어제의 여행길은 제법 고단했으니까. 잠시 가만히 누워있던 라이오넬이 큰 한숨과 함께 다시 한번 몸을 뒤척이는 순간 페르디트가 돌연 거뒀던 손을 다시 뻗었다. 라이오넬의 얼굴 위로 그늘이 드리워졌다. 지금 뭘 하려는 거지?

그리고 그의 맨손이 닿았다.

페르디트의 손바닥은 거칠고 건조했다. 라이오넬은 가장 먼저 그의 체온이 시체처럼 냉랭한 것에 놀랐고, 그다음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페르디트가 장갑 없이 누군가를 만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손을 거둔 페르디트는 어디선가 나타난 물수건에 제 손을 쓱 닦았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멍청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 있으니 그가 입을 열었다.

「열이 나는군」

「내가요?」

그리고 그 물수건을 라이오넬의 이마에 얹었다. 썩 세심하지 못한 손길에 수건에 스치는 것조차 아팠다. 라이오넬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예상치 못한 당혹감에 입이 벌어졌다. 예상한 반응인 듯 페르디트는 라이오넬의 젖은 앞머리를 건성으로 정돈하며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입을 열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네가 문을 잠근 게 괘씸해서가 아니야. 지금은 정오가 넘었어」

차분하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전해지는 말을 곱씹고 있다 보면 문득 기운이 쭉 빠졌다. 소용돌이치던 감정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순식간에 달아나고 그저 허탈한 상실감만이 기저에 남았다. 눈을 떴을 땐 이상하리만치 비이성적이고 난폭한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그리하여 칼을 꽂고자 결심하고 모질게 휘둘렀던 말들이 실은 죄다 무용했다니…….

멍청한 짓을 했구나. 멍청한 짓을 한다고 생각했을 테고.

「넌 어제부터 상태가 이상했어. 오늘은 그냥 이 호텔에 틀어박혀 있는다고 생각해」

페르디트는 내색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문득 그의 목소리가 멀게 느껴졌다. 라이오넬은 아이처럼 눈을 끔뻑이며 천장의 조명을 바라보았다. 불을 켜지 않았는데도 그 전구가 빛에 번진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아마도 열병이 생각보다 깊은 모양이었다.

 

*

 

페르디트는 라이오넬을 간호하지 않았지만 자리를 뜨지도 않았다.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얼굴로 앉아있던 페르디트는 곧 협탁에 함께 놓여 있던 물잔을 라이오넬에게 건넸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온 사연을 알고 나니 왜 이제야 눈에 보이는지 의문인 것들이 있었다. 입 한번 대지 않은 잔이나 불쑥 나타났다고 생각한 물수건도 그렇고. 하지만… 과연 누가 이 냉혈한이 남의 몸살을 걱정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단 말인가? 목구멍이 시릴 만큼 찬물이었으나 라이오넬은 반쯤 일어나 그것을 끝까지 비우고 막혔던 숨을 토해냈다. 세상이 핑 돌았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입안을 바짝 말리는 열이 잠깐 가시니 졸음이 몰려왔다. 뒤로 털썩 눕자 잠시간 속이 메스꺼웠다가 차분해졌다. 라이오넬은 잠시 마른 입술을 적시며 눈을 감고 있다 부쩍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앉아만 있고… 간호 같은 건 안 하는 겁니까」

「안 해」

「남을 간호해 본 적도 없죠?」

「있어」

「당신이요?」

「필요한 경우에는 안 할 이유가 없지」

「나한텐 간호해 줄 필요가 없다는 겁니까?」

「넌 나를 알지. 그 사람들은 나를 모르고」

그게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일찍이 기력을 소진한 눈꺼풀을 들어 올려 페르디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그는 고저 없는 목소리로 금세 답을 내어주었다.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뿐이야」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남에게 좋은 감정을 주기 위해 행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라이오넬은 어쩐지 그 말이 쉽게 믿어졌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페르디트의 가장 솔직한 모습이라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아무것도 경멸하지 않는 잿빛의 남자.

그리고 문득, 조금 과민했던가,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마 라이오넬이 페르디트에게 사죄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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