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런 소재를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240105


“신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이 첫 문장이었다.
“신성부정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할 법한 말은 아니군요.”
“전 멍청하지 않습니다. 모든 증거가 신이 있음을 증명하는데, 신이 없다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
그는 잠시 입을 다무는가 싶더니, 황당하게도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형사님은 신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심문당하는 쪽은 당신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전 신이라는 개념의 본질은 절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대답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는 듯 자연스러운 전개. 그는 지금까지 줄곧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힘 있는 목소리와 유창하지만 나긋나긋한 말투로 문장들을 이어 갔다.
“상대론이 무의미한 존재. 누구에게나 압도적이고, 평등하게 전능하다는 겁니다. 그것이 신앙의 가치입니다. 단순히 조금 강할 뿐인 존재라면 그에 대한 신앙에는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강한 인간을 숭배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힘의 논리가 될 수는 있겠으나, 숭고하고 고귀한… ‘신성한’ 것이 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발언은…”
“애초에 말입니다, 형사님. 신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습니까? 신의 존재? 신의 능력? 혹은 신의 절대성?”
그가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뜬다.
“형사님. 저는 신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당신이 믿는 신보다 훨씬 ‘강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나는 그를 제지하지 않는다.
“그가 이 세계에 신을 있게 한 겁니다. 그가 신이라는 존재를 우리에게 부여한 겁니다.”
그는 책상에 손을 짚고, 이쪽을 향해 몸을 숙인다.
“애초에 말입니다. 신성부정죄로 ‘고발당한다’니 이상하잖습니까. 지금까지 신성을 부정한 자들은 전부 즉시 신의 불꽃에 타 죽었는데도요.”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그러니 신성을 부정한 자를 형사가 취조한다는 이상한 상황이 성립하는 것이다.
“저는 신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맞다면, 그의 신은 어째서 신을 부여하고선 또 부정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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