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테라퓨틱 일지

2055년 4월 11일

날씨 - 흐림

조강유 by 조강유
10
0
0

오늘은 아침 루틴 지킨 것 말고는 한 게 전혀 없…지는 않은가.

지금 랜덤 박스에서 나온 티라미슈 까 먹고 있으니. 양이 많다고 쓰여 있는 것 치고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뭐, 몇 명이 나눠 먹기엔 아주 모자란 양은 또 아닌…하여튼 애매모호한 양이었다고 해야 하나.

다들 랜덤 박스에서 별 게 다 나온다고 신기해하더라. 난 이것보단 꽝이 나온 게 더 신기하던데.

오늘은 매일 오전에 하는 운동 말고는 따로 뭔가를 할 의욕이 안나서 그냥 아무거나 잡히는 책 한 권 들고 온실에나 갔다. 날씨가 맑았으면 정원으로 갔을텐데. 뭐, 어쨌든. 없는 의욕이 책 읽는 거라고 갑자기 생길 리도 없으니 그냥 그대로 몇 장이나 넘기다 잤다. 책을 읽다 졸려서 잔 게 아니고, 그냥 읽다가 지루해져서 눈 감고 있다 잠든 것 뿐이다. …아마도.

피곤할 일도 없으니 이건 피곤이 아니라 그냥 나른한 거겠지. 아주 예전에 느꼈던 무기력하고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기분이긴 한데…. 하여튼 하루 종일 조금 잠에 취해 있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지금은 좀 정신 차렸지만.

…그동안 너무 쉬었나?

새삼 여기 온 지 벌써 한 달이 거의 다 되억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삼 돌아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 싶다. 그 와중에 대체 한 게 뭐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긴, 얼마 전에 들은 그 단체 상담에서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야말로 이들이 원하는 ‘실험’일 지도 모르겠다. 복지 이야기를 했으니 그냥 마음껏 쉬게 내버려두는 걸지도 모르지.

그런데 단련실에서 이능 훈련 하는 사람들은…쉬고 있다고 할 수 있는건가…? 무슨 이유든 이능을 사용하는 시점에 패널티가 생길테고 그럼 피로가 쌓이지 않을 수가 없을텐데…. 그건 각자 조절해야 하는 부분인가….

아, 이능 하니 생각난 건데. 내가 여기 온 대외적인 명목. 그런데 조금 조사해 보니 나만큼이나 몬스터나 던전에 접촉하고도 이능 발현을 하지 않았으면 그냥 이대로 이능 발현이 없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 같던데. 대체 그 영감 어르신은 무슨 생각으로 날 여기 보낸 거야? 나중에 물어보든가…아니다, 물어본들 제대로 답해줄 리가 없지.

뭐…하여튼, 아까 낮에 그렇게 잤는데도 졸리네. 잠은 잘수록 늘어난다던데 그게 진짜인 모양이다. 그럼 잠이 늘어나면 곤란하니 억지로 깨어 있기라도 해야 하나? 하여튼 바쁘면 이런 잡생각이 안 들텐데. 한가하니 별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어…. 낮에 그냥 잘 게 아니라 억지로 몸을 움직여야 했었던 걸까.

그러고보니 여기 단련실 시스템 중에 몬스터 구형화 시키는 시뮬레이터도 있는 것 같던데. 그걸로 등급 높은 몬스터를 이능 없이 잡는 방법이나 강구해보면…다치려나? 음…앞으로 남은 시간도 꽤 되는데 좀 다쳐도 나가기 전까지 회복되지 않으려나….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기엔 여기 잔소리꾼이 너무 많아. 시간도 많고 좋은 기회인 것 같은데. 아깝네…. 돌아가서 시도하기엔, 거기선 부상 당하면 다음 전투 때 못 나가니까…. 그냥 눈치 보다 적당히 시도해 볼까. 운 좋으면 안 다칠 수도 있는 거잖아?

카테고리
#오리지널
페어
#Non-CP
캐릭터
#조강유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