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kmt 썰2
긴모리 아카카이 중심
트위터에서 풀었던 썰 정리+조금 더 발전시킴
1. 긴지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긴지는 은근히 사회 밑바닥의 사람들, 약자들에게 공감하는 발언을 자주 함. 초반 주식 전쟁 때 제일은행 과장이었나, 아무튼 우치무라라는 사람을 꾀어 내면서, “윗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다 해처먹으면서 너 같은 말단을 꼬리 자르기 한다. 이대로 당하고만 살 거냐? 티끌로서 죽느니, 사람으로서 죽어라…!” 같은 발언을 하잖아요. 또 JSA 경마 편에서도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하는 거 보면 상당히 뭐랄까, 그냥 꾸며낸 말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해상도 높은 발언들뿐임.
물론 그냥 긴지가 사람에 대한 강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서, 본인의 속내는 어떻든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들려줄 뿐인 일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타인을 꿰뚫어 본다고 할지라도 거기엔 자신의 관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임. 우치무라에게 “티끌로서 죽느니, 사람으로서 죽어라!”라는 말은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라고 모리타에게 한 발언과 나름 일관성이 있는 발언임.
게다가 긴지는 없는 사람, 착취당하는 사람, 밑바닥 사람들을 구슬릴 때마다 기득권, 지배층들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한단 말이죠…? 근데 내 생각엔 이게 단순히 그들을 꾀어내기 위해 지어낸 것 같지 않음. 긴지도 어느 정도는 평소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같다는 점…
긴지는 이 비겁하고 자격없는 조무래기 악당인 주제에 힘과 권력과 돈(은금에서 이 세 가지는 동의어임)을 가진 멍청이들을 무지하게 경멸한다… (버블 붕괴를 두고도 “돈은 그것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도망간다. 버블 붕괴가 바로 그 예시이다”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긴지의 야망은 단순히 경제계를 자신의 지배 하에 두겠다는 야망이 아님. 경제계는 그것을 가져도 마땅한, 자격 있는 인간의 손에 들어가야 하고 그것이 세상의 제대로 된 모습이고, 긴지의 야망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어떠한 오만함, 나는 이 세상을 거머쥘 자격이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함.
정말 긴지는 매력적인 캐릭터야… 이 오만한 욕심쟁이… 그런데 그 오만함이 어떤 남자 앞에서 깨져 버리고 말았으니 그것은 바로 모리타… 은과 금은 오만과 순수라고 불러야 하는가?
2. 신역카이 통야
신역의 통야 때 카이지가 찾아왔다면 어땠을까? 같은 발언 이전에도 지나치게 자주 했던 것 같은데, 암튼 이번에도 또 해 보겠어요.
신역카이로 통야 때 카이지가 신역한테 죽지 말라고, 엉엉 울지만 씨알도 안 먹힘. 그냥 신역 씨는 아, 이래서 카이지는 부르고 싶지 않았는데… (근데 이차저차해서 알아낸 카이지가 왔다고 치자고요) 하고 담배나 뻐끔뻐끔 피우고 있는데, 엎드려서 울고 있던 카이지가 갑자기 조용히 고개를 드는 거임.
아카기 씨, 우리 내기 하자. 내가 이기면 당신은 사는 거야, 당신이 이기면 같이 죽어줄게. 어때, 좋지? 하고 눈물만 줄줄 흘리면서 웃고 있는데… 신역 어쩐지 좀 망설일 것 같음. 왜냐면 이 내기는 내기로서 성립하지 않으니까.
난… 솔직히 말해서 카이지가 가족이 되자고 진심으로 말하면 신역도 좀 끌릴 거라고 봐. 이미 아카기도 인정했듯이, 죽고 싶은 마음 한 편에는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것은 동전의 앞 뒷면과도 같은 것… 하지만 카이지를 볼 때면 솟아오르는 살고 싶다는 마음, 그건 동전의 뒷면으로 치부할 수 있을만큼 작은 감정일까?
텐이 가족이 되자고 했을 때도 잠깐이지만 흔들렸던 신역인데, (신역카이적으로) 카이지가 그냥 나랑 같이 살자, 날 위해서 제발 살아줘… 하고 울고 있으면 안 흔들리겠냐고.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승부를 해봤자 그게 온힘을 다한 승부일 수 있겠냐고…
역시… 그만 두자!
왜? 이제 와서 나에게 질까 봐 두렵기라도 한 거야? 도망치는 거냐고!
크크크…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나한테서 이기면 되잖아!
두렵다… 그래, 두려워…! 이래서 마지막에… 널 보고 싶지 않았어. 널 보고 있으면…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버려…!
그럼 그냥 살면 되잖아! 살고 싶으면… 살고 싶어지면 살면 그만이잖아!
그래, 내가 껍데기만 남은 채로도 살게 된다고 치자!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은 다 잃어버리고, 그냥 고깃덩어리… 숨만 쉴 뿐인 무언가가 되어도 너를 위해 살겠다고… 그렇게 됐다고 치자고. 카이지… 정말로 너는… 그걸로 괜찮아?
….
네 앞애서 내가… 사리분간 못하는 고깃덩어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겠냐는 말이야…
….
크크크… 그러니까 역시 그만 두자…
그러면… 그러면 차라리… 그러면 그냥 날 이겨서 같이 데려가면 되잖아. 날 혼자 남겨두지 마…
카이지… 넌 살아! 넌 살 수 있는 녀석이니까…
대체 그런 걸 누가 멋대로… 웃기지 마… 웃기지 마, 아카기 시게루!! 네가 죽으면 나도… 나도 죽어버릴 거야… 죽어버릴 거라고! 그러니까 살아! 내 앞이 아니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싫어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아도 좋으니까…
크크크… 크크크크… 하하하하!
그렇게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은 개운하게 웃고, 앞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사람은 서럽게 우는 사이… 아카기는 머시트론의 버튼을 쥔다.
미안해, 카이지… 하지만 됐어. 뭐든… 전부 정리하고 가기로 했으니까. 그동안 네겐 못된 짓을 많이 했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봐줘. <이러고 스위치 누르고 가버리는 신역 뭐 그런 생각만 하고 있음…
신역카이 통야에 대해선 자꾸 여러가지 방향으로 이것저것 생각해 보게 되는 건… 내가 새드충이어서 그런 거겟지 근데 이번에 진짜로 좀 힘들었음 카이지가 차라리 당신이랑 죽겠다는 소리까지 하는 거 쓰고 잇으니까 갑자기 신역이 카이지를 통야에 부르고 싶지 않아 하는 심정 나까지 느껴버리고ㅋㅋㅋㅋ 사실 이거 썰을 백업해서 정리할 때쯤엔 좀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더 자세히 못 쓰겠음. 나까지 너무 힘들어…
아니 카이지 같은 애가… 죽여도 순순히 죽지 않겠다고, 굴욕이든 뭐든 일단 무조건 살아! 살아야 뭐든 할 수 있어! 하는 애가 울면서 날 내버려두지 마… 차라리 나도 죽여… 이런 말 한다고 생각하니까 나까지 가슴이 박박 찢어져서 잠깐 멈췄습니다,,,
3. 아카기 캐해석 글
아카기 진심 개좋은 점이 뭐냐면 승부할 때가 아닐 때는… 약간 의욕 없이 늘어져 있다는 게 참 진짜 엄청나다고 생각함ㅋㅋㅋㅋ 야생동물 같은 사람인 거지 사냥할 때 외에는 잘 움직이지 않아… 조금 멍한 상태로 있어 왜냐하면 그러지 않으면 거짓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견디기가 힘들어,,,
아카기에겐 진심 승부 외에 나머지 사는 게 다 가짜인 거임. 사람들은 거짓으로, 평생 보류하면서 살아간다… 그게 아카기에겐 너무 이해가 되지 않음. 진심으로 스스로를 불태우고 살지 않는 이유가 뭐지?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자유롭지 못하게 사는 걸까? 다 가짜 같고 다 무의미하고… 그러니까 일부러 무뎌져 있는 거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괴로워져. 아카기에게도 세상에게서 이해받고 싶고, 섞이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냐고. 그런 마음이 없으면 사실 시게루 때 온통 가짜라며 환멸낼 이유도 없으니까ㅋㅋㅋ
그래도 신역 카기쯤 되면 그냥 흠 세상은 그렇구나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그렇게 사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구나<정도로는 이해한 것 같음ㅋㅋㅋ 어 내가 삐뚤어진 인간 맞아 근데 그래서 뭐 어쩔 건데ㅋㅋ 난 삐뚤어진대로 살래 약간 이런 느낌ㅋㅋㅋ
4. 아카기 캐해석 글2 (feat. 카이지)
나 종종 생각하는 건데 역시 아카기는… 삶을 사랑함. 삶이 소중하고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대로 살지 못할 바에야 죽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음ㅋㅋㅋ 카이지랑 반대인 것 같으면서도 은근 비슷하지 결이…
카이지는 사는 것의 구질구질함도 알고 세상의 너저분한 것도 아는데 그래도 살아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그 무한한 가능성 쪽을 참 좋아하는 것 같음. 아카기는 제대로 살지 못하는 건 살아있는 게 아니야… 제대로 살아라! 그럴 바에야 죽어! 라고 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카이지가 "난 그래도 살 거야… 살고 싶어! 살아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으니까!" 하고 끝까지 발버둥 치는 것도 존중할 거라는 느낌. (신역카기는 텐의 사는 방식도 존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쨋든 카이지도 그 나름의 "제대로 산다"를 실천하고 있는 거겠지… (저번에 다른 트윗으로 지나가듯이 텐이 카이지의 정신적 아버지라는 뻘트윗을 쓴 적이 있는데, 카이지는 fkmt가 그간 추구한 주인공의 계보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함. 약간 fkmt 초기작 중 명랑만화스러운 작품들의 계보를 따라가는 게 텐-카이지고, 사회의 어두운 면과 그것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계보를 따라가는 게 긴지-신역-아카기라는 느낌… 이거는 나중에 fkmt 다른 작품들을 좀 더 면밀히 연구할 수 있게 되면 자세히 쓰겠음.)
근데 또 동시에 생각하는 게, 아카기도 어찌보면 진짜 운이 좋아서 아카기 답게 살다 간 거지ㅋㅋㅋ 그가 45년생 할아버지(ㅋㅋ)가 아니라 카이지랑 비슷한 연배였으면… 그렇게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도박장을 전전하고 떠돌아다니면서, 승부만을 추구하는 삶을 현대에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만약 아카기가 그렇게 승부를 추구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더라도 그렇게 삶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저는 아카기가 99년에 죽은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래도 21세기에는… 자유로운 도박꾼이 설 자리는 없는 거겠지.
5. 아카기 캐해석 글3
아카기를 둘러싼 모든 게 그에게 삶에 환멸만 느끼게 해 주었을 것 같아서, 그럼에도 나름대로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배운 신역이 나는 좋음… 세상 사람들은 역겹고 이해할 수 없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언가를 충족받아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좋다! 사는 것이…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매일매일 분하다… 아카기는 분하다라는 감각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던 거야…! 뭐든지 할 수 있는 것 같은 천재 작사, 천부적인 승부사인데도… 그는 매일 삶에서 패배 당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그는 언제나 잃는 형편없는 도박꾼! 어쩌면 "삼류"라는 말은 사실은 아카기에게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던 그가… 그러나 뜨거운 삼류라면 좋다! 미지근하게 승리할 바에야… 치열하고 뜨겁게 패배하는 쪽이 낫다!
그래, 삶에게서, 운명에게서 이길 수 있었다면 그때 죽었겠지… 와시즈 마작의 끝에서 깨끗하게…! 하지만 운명에게 패배하여, 운명은 얄궂게도 그를 구질구질하게 살려두었다! 다시는 맞이할 수 없는 최고의 승부를 맛보여주고… 다시 미지근한 세상에 그를 던져 넣었어! 분하다… 분하다, 그렇지만…
삶이 분하지 않았다면 더 살아 있을 이유는 없었겠지. 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승부를 건다… 잃은 놈이 도박판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운명이 그를 끌어내리기까지, 지독하게 매달린다… 그리고 온 거야. 끌어내려질 때가. 그렇다면 죽자. 깔끔하게… 패배를 받아들여.
그렇게 해서 맞이한 패배는… 꽤 나쁘지 않았다. 좋아, 흩날리자… 흩날려라 아카기 시게루…!
6. 아카기의 죽음
아 처음에 아카기 읽을 때 와시즈 지옥편 읽고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ㅋㅋㅋㅋ 아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냥 보면서 ‘음, fkmt도 길게 연재하다보니 와시즈에게 정들었구나’ 싶은 정도의 생각만 들었음… 와시즈 첫 등장 때 fkmt는 분명히 그를 아카기의 정 반대항에 두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 젊음을 질투하는 추한 늙은이 정도로 만들었던 것 같은데 아카기의 안타고니스트가 되려면… 아카기는 지나치게 매력적인 캐릭터라 그의 반대항도 어떠한 품위나 신념을 가진 인간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거겠지. 암튼 그정도의 메타적인 즐거움은 있었는데 만약 내가 지옥편을 실시간 연재로 달리고 있었으면 여기서 진심 관두고 드러누운 다음에 완결 난 다음에 봐야겠다… 했을 수도 있음ㅋㅋㅋ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와시즈는 임사체험인지 어쨌든 지옥에 간 거잖아 (실제로 후쿠모토 세계관에 지옥이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환각을 본 건지는 차치해 두고서라도) 그런데 아카기가 이미지하는 자신의 죽음은 "흩어지는 것"임.
이 흩어짐은 어떻게 보면 철저하게 물질적인 일이다… 포메라니안으로 환생하게 될지도? 라고 해도 그건 아카기를 이루던 원자나 뭐 그 비슷한 것이 흩어진다면 어떤 것으로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 마치 인간은 모두 별에서 왔다는 말처럼.
그러니까 사실은 이런 점에서조차 철저하게 아카기는 와시즈를 다시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분명 그는 와시즈의 부고를 들었겠지. 그치만 죽어서 다시 만난다거나, 그런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현재적이고 냉소적일 정도로 유물론적인 사고방식. (좋아)
원래도 아카기는 인간은 다 죽으면 끝이야!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죽는 게 끝이 아니면, 내세가 있고 저승이 있다면 죽음이 그렇게 두려워지지도 않잖아? 그럼 그걸로 파멸을 맞는다고 하기도 어렵잖아? 그러므로 죽음은 절대적인 존재의 종말이고 끝이어야 함. 그래야 승부가, 삶이 의미가 있다.)
나이 먹으면서 그래… 죽는다는 것은 자아가 흩어지는 거야. 고작 그뿐인 일. 아카기 시게루가 더는 아카기 시게루로 남지 못하게 되는 일이다. 이정도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하며 죽음 앞에서도 미소 지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약간 눈물남.
7. 아카기 시게미
시게미가 너무 좋은 게 뭐냐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1. 작고 깡마르고 볼품없는 여자애
2. 괴물! 악마! 마녀!
인데 시게미가 생각하는 자신은… 그냥 사람. 난 그냥 사람이야. 크크크… 사람이 아니면 뭐겠어?<라는 게 정말 좋음
아, 시게미였다면 정말 평생 자신을 그냥 사람으로 봐 주는 이들이 없었겠지? 동경과 공포와 경멸과 탐욕이 뒤섞인 시선을 받는 게 익숙했을 거 아냐. 한 주먹거리인 여자아이, 경멸의 대상으로 보다가 (난 시게미여도 싸움 잘하는 게 보고 싶어서) 츠지기리하고 다니는 시게미를 마주치면 공포에 떨면서도 또 그 앞에서 사라지고 나면 고작 여자애다, 계집애에게 겁을 집어먹은 거냐? 같은 식으로 시게미를 깔보는 사람들. 시게미와 같은 작탁에 앉으면서도 시게미를 여자라고 깔보던 이들이… 임계점을 넘으면 공포에 질려서 마녀라고 매도하는 이들.
어쩌면 와시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시게미라는 사람의 본질에 닿았던 사람인데, 그것은 어떠한 기적 같은 일, 그 순간에만 가능한 일이어서… 와시즈를 다시 만난다고 해도 그때의 기적은 재현할 수 없다. 결국 퇴색되어 버린다. 그래서 시게미는 와시즈를 다시 만나지 않음을 선택했음.
만약 그렇게 살아오면서 “신역”이라는 칭호까지 받게 된 시게미에게… 그저 사람으로 그를 봐주고, 사람인 너에게도 가족이 필요하고 따뜻함이,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해 준 텐은 얼마나 각별할까? (성애적인 의미가 아님) 너 또한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 이것이구나. 사람들이 구하려고 하는 따스함이라는 게.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뒤섞이고 익숙해져서 ‘가족’이 될 수 있는 거구나. 하지만… 됐어. 난 고집쟁이니까. 솔깃한 이야기지만, 이대로 섞이지 않는 편이 좋아… 하고 머시트론 눌렀을 것 같음.
저는 그래서 항상 아카카이적으로 아카기를 삶에 붙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은 텐과 비슷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카이지라고 봅니다. 어쩌면 텐도 아카기에게 그다지 끈덕지게 붙잡지 않았는데 (텐은 그간 아카기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그를 굳이 붙잡지 않았음) 카이지라면 끈질기게 아카기를 붙잡고 그에게 살자, 함께 살아가자, 이렇게 말할 것 같아서. 아카기가 단호하게 끊어내기 전에 뒤섞이고 마는 거겠지. 삶이라는 감각과… 가족이 된다는 것과.
8. 긴모리로 긴지 씨의 가라오케
자꾸 모리타가 은퇴/도망 이런 거 하면 끝은 긴지 씨와의 피폐물로 자꾸 뇌회로가 흐르는데 안되겟다 긴지씨도 순애할 수 있어 긴지씨도 모리타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어<이렇게 생각하다가 그냥 차라리 가라오케만 가면 슬픈 노래 부르는 긴지씨로 상상하기로함ㅋㅋㅋ
그리고 야스다가 질색하고 있으면 연락 받고 달려온 파트너이자 후계자이자 아내이자 당연히 남자인 모리타가 "얼마나 마셨길래 사람이 이렇게 됐어요!" 하고 잔소리하면서 긴지 씨 부축해서 신혼집 가는 거임…
그리고 멀리서 모리타가 "아앗 긴지 씨! 취했다는 거 거짓말이죠! 길거리에서 그런 곳을 자꾸 더듬으면.../////" 이런 말 하는 게 들려오고 야스다 후나다 등 긴지 씨 일당은 긴지 씨도 참 주책이라니까… 우리는 2차나 가자 이러고 저벅저벅 걸어가는…
9. 리썰컴퍼니 아카카이 with 모리타
요즘 리썰 컴퍼니 실황을 즐겁게 보고 있는데 (리썰 컴퍼니라는 개악질 희대의 블랙기업에 들어가서 여러 위성을 돌며 괴물들을 피해 자원을 회수해서 할당량 채워야 하는 게임) 이거 fkmt 젊은이 조로 보고 싶음ㅋㅋㅋ (아카기, 카이지, 모리타)
아카기는 엄청 냉철한 판단력이랑 무모할 정도의 행동력으로 괴물들을 죽이거나 무모한 짓으로 할당량 잘 채울 것 같고… 샷건 얻어도 물끄러미 보다가 카이지에게 툭 던져주면서 "그건 카이지 씨 써. 난 삽이면 되니까." 하면서 삽으로 괴물들 패죽이고 다닐 것 같음ㅋㅋㅋ
카이지는 엄청 쫄보라서 시설 들어갔다가 엉엉 울면서 도망나오고 막ㅋㅋㅋ 무전기로 맨날 울면서 횡설수설하고 "살려줘!! 살려줘 아카기!! 모리타!!!" 이래서 텔레포트 전송으로 데려와주는 일 많을 것 같음 근데 종종 개또라이 기질 발동되어서 자기 자신을 미끼로 삼고 괴물들 끌어낸다거나…
모리타는 역시 힘이 좋으니까 폐철물(자원)들 잘 옮기겟지… 그리고 어쩐지 모리타가 함선에 남아서 브리핑 맡는 일도 자주 있을 것 같음 카이지가 맨날 엉엉 울면서 "텔레포트!!! 텔레포트해 줘!!!!"하고 잇으면 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텔레포트하면 자원 다 거기에 떨어뜨린다고!! 하고 버럭하지만 결국 텔레포트해주고… 그날 카아지는 돈 한 푼도 못 벌어서 (모리타는 브리핑 담당이었으므로 당연히 돈 못 벌었음) 혼자 돈 벌어온 아카기가 "크크크… 할당량까지 남은 날짜는 하루네? 그동안 xxxx달러라… 그동안 즐거웠어, 카이지 씨, 모리타." 이래서 모리타 창백하게 질리고 카이지 엉엉 울면서 "다, 다음 행성에서 만회하면 되잖아…!! 다음 행성에서…!" 이러니까 아카기가 "그래? 뭐 정 안 되면… 카이지 씨 시체라도 납품하면 되니까." (리썰에서는 동료 시체도 받아준다. 5달러) 이래서 카이지 울렁… 울렁… 하다가 엉엉 울면서 "맘대로… 맘대로 해!!!" 할 것 같죠ㅋㅋㅋ 그리고 다음에 도착하는 행성의 상태는 최악…! 위험도 S+랭크…!
그래도 뭐 어찌저찌 할당량 채우고 오늘도 살아남았다… 하는 그런 리썰 컴퍼니 fkmt 젊은이들 일상이 보고 싶습니다ㅋㅋㅋ
아 어쩐지 카이지는 안 보이면 무섭다고 (그래도 배터리 아낀다고 깜빡깜빡켯음) 손전등 켜다가 방전되고… 그러나 시설을 나갈 순 없다. 시간은 벌써 오후 7시…! 뭐라도 파밍하지 않으면 해고(우주로 방출)!라서 어둠속에서 삽 한 자루 꽉 쥐고 비틀비틀 걸어나가는 카이지 이런 게 좋습니다… (그 와중에 아카기: 제트팩 컨으로 미친듯이 파밍템 옮기고 있음)
분명 카이지 억까 자주 당해서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코일헤드 만나기 뭐 이런 거) 돈 잘 못 벌 거 같죠ㅋㅋㅋ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와서 아카기에게 “안 돼… 돌아가자…” 이러고 울고 잇으면 아카기가 픽 웃고 그냥 들어가는(ㅋㅋ) 두 명이니까 코일 헤드는 쉽잖아, 카이지 씨<이런 발언하고ㅋㅋ
뭔가 카이지는 다른 모브 동료가 브래컨에게 잡혀서 끌려가면 눈 돌아가서 삽들고 쫓아갈 것 같고 좋아요… 이걸 보고 싶어서 브래컨 있는 거 일부러 늦게 말하는 아카기라든가 그런 거ㅋㅋ 둘이 힘 합쳐서 브래컨 죽이고 동료 시체 끌어안고 우는 카이지 보고 흥분감에 젖은 미소 짓는 아카기…
아카기는 다른 동료를 일부러 사지에 몰아넣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이 방심/욕심/자만 등으로 스스로 사지로 걸어들어가는 걸 말리지도 않을 것 같아서…ㅋㅋㅋㅋ 그치만 카이지는 마망이라서 그런 동료들이 죽으면 일일이 슬퍼해줄 것 같아요.
또 제가 보고 싶은 게… 리썰 모드 중에서 "고양이 구하기"라는 모드가 있거든요? 행성 시설 중 랜덤한 곳에 고양이가 스폰되는데 이 고양이를 데려가서 키울 수 있는 모드임.
그래서 어느날 평화?롭게 파밍하고 잇는 카이지 귀에 "야옹"하는 소리가 들려서 어라? 하고 가보니까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 거임. 처음에는 미확인 생명체? 괴물? 이러면서 슬금슬금 다가갓는데… 진짜 고양이임. 안아들어서 쓰다듬어주면 골골거리기까지 하는… 그래서 홀린 듯이 데려오는데…
모리타는 왜 사전 브리핑 대로 안 하고 일찍 왔냐고 잔소리 개 퍼붓다가 카이지가 수트 안에 숨겨 온 고양이 보고 기함을 토함ㅋㅋㅋ 그게 뭔 줄 알고 데려왔냐고ㅋㅋㅋㅋ 그치만 스캔에도 그냥 평범한 고양이라고 뜨고… 모리타도 내다 버리자고는 더 못해서 결국 고양이를 데려오게 되는데…
신나게 돈 벌고 와서 고양이를 본 아카기… (분명 제트팩으로 미친듯한 파밍 템 옮기기를 보여줄 것) 심지어 모리타까지도 모른 척 고양이에게 통조림을 주고 있다… 고양이를 위한 쿠션에 매트에… "크크크… 지금 쓸데없는 물건을 이렇게나 산 건가? 할당량이 우스운가 보지?"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양이를 내쫓진 않는다… 카이지가 결사반대했기 때문.
근데 이 고양이가… 엄청 울어요. 근데 이 게임에는 눈 먼 개라고 소리 들으면 미친듯이 달려와서 사람 다 죽이는 그런 몹이 잇단 말임? 그리고 함선 문은 계속 못 닫아놔서, 고양이가 자꾸 이렇게 울면 괴물 어그로 끌려서 난리가 난단 말이야… 그래서 이걸 알게 되자 모리타가 다음 행성 가기 전에… 처분하든지 하자. 우리가 돌봐줄 수 없다. 얘 때문에 우리 모두가 죽을 수 있다 이러는데 카이지가 안 된다고… "자 봐! 이렇게 쓰다듬어 주면… 한동안 조용해 져!" 이래가지고 모리타가 그걸로 되겟냐고 고양이 하나 때문에 다같이 죽자는 거냐고 개 싸우는데ㅋㅋㅋ
문제는 아카기: 중립에 가깝지만 카이지가 하고 싶다는 건 다 해 준다. 라서 결국 카이지의 고집에 못 이기고 고양이를 키우게 됨. 그래서 행성에서 자원 주울 때마다 중간중간 돌아와서 고양이 쓰다듬어 주고 가기<라는 루틴이 추가됨(ㅋㅋㅋ)
그러다가 결국 하루는 쓰다듬어 주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모두가 함선을 비운 사이에 고양이가 애옹애옹 울기 시작하는… 카이지는 '큰일났다, 이번에 시설에서 너무 헤매서… 고양이를 못 쓰다듬어줬어. 괜찮으려나…?' 하고 헐레벌떡 왔는데 멀리서부터 눈 먼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고… 머리끝까지 피가 식는 기분으로 살금살금 다가가자 함선은 엉망진창에, 고양이는 흔적도 보이지 않아. 약간의 핏자국뿐… 그걸 본 순간 카이지 마음에 뭔가 끊어져서 삽 들고 눈먼 개한테 덤비다가 죽는 거 보고 싶음… (리썰에서는 직원 재생성?이 가능해요)
모리타가 카이지 살린 다음에 막 뭐라고 하면서 너 대체 왜 그런 거냐고, 이제 할당량까지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너가 그딴식으로 죽어서 하루 공 친 것도 모자라 니 살리느라 돈을 지금 다 써버렸다고… 하면서 이제 막 살아난 카이지 짤짤 흔들고 잇으면 카이지는 멍하니 흔들리고, 아카기는 담배 뻑뻑 피우다가 "그만해, 모리타. 죽을 때가 되면 죽는 거지. 안 그래, 카이지 씨?" 하고 웃어주면 그제야 카이지 눈물 펑 터져서 엉엉 울 것 같음… 이딴 회사 정말로 싫다고, 빚 때문에 여기 팔려왔는데 그동안 함께했던 수많은 동료들 다 죽고 이제 남은 건 이 세 사람뿐.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 언제까지? 하고 엉엉 울면 모리타도 조금 숙연해지는데… 아카기만 그냥 웃음. 카이지 씨 저래봤자 또 금방 기운 차려서 "그래, 살아야지, 난 살아남을 거야! 살아남아서 이딴 회사 탈출하고 말 거라고!"라고 할 거 알아서ㅋㅋ 뭐 대충 그런 게 보고 싶엇습니다.
10. 신역 씨가 담배를 바꾼 이유
신역카이녀로 둘이 섹X 후에 맞담하는 게 일상인데 꼭 카이지ts는 담배가 똑 떨어졌거나 해서 하이라이트 물려주면 쓰다고 잉잉대서…ㅋㅋㅋ 신역 씨 참 성가시다고 생각하지만 말보로 레드도 챙기고 다니기 시작… 나중엔 아예 말보로 레드로 바꾸다… 그렇게 카이지 때문에 바꾼 게 한참 전인데 카이지는 몇 달은 지나고서야 알아챌 것 같음. 그날도 한 판 한 다음에 이번엔 카이지도 남은 담배가 있어서 하나 꺼내 무는데 옆에 보니까 신역 씨도 말보로 레드로 피우고 계시네?
“어라, 신역 선생님, 말보로 레드? 왜 바꾸신 거예요?” 하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똘망똘망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고 있는 게 어쩐지 꼴받아서 크크크… 웃던 신역 씨 냅다 카이지 엎어놓고 괴롭혔으면 좋겠어요. 카이지녀 앙앙 울면서 등에 담뱃재 떨어진다고 아프다고 그러니까 괜히 물고 있던 담배 빼서 견갑골? 그쪽에 담배빵이나 내고…
11. 사랑 받고 자란 카이지
카이지 손 꼬박꼬박 씻고 방 청소 열심히 하고 치아도 가지런한 걸 보면 갑자기… 그렇구나 얘 가족에게 보살핌 잘 받으며 자랐구나 싶은 것이다…
아버지가 몇 살 때 돌아가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게다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부모님이 이혼? 별거? 대충 그랬다고 들은 것 같고) 나이 차이 나는 큰 누나와 어머니한테 세심하게 보살핌 받았다는 거잖아. 이게 진짜 뭔가 뭔가임…
아카카이적으로 좀… 좀 너무 좋음… 아카기는 누군가 어른에게 보살핌 받아 본 적이 없잖아. 생활력이 없는 것도 사실 그 때문인 거고… 항상 떠돌아 다녔으니까 기본적인 집안일이라는 걸 해 본 적도 없었을 거고. 아 둘이 동거하면 진짜 카이지가 하루종일 잔소리할 텐데 그거 카이지도 어릴 때 어머니랑 누나한테 들은 거 고스란히 말해주는 걸 거 아냐…
막 "아카기! 양말 뒤집어 놓지 마!"라든지 "밥풀 남기지 말고 다 먹어! 농부 분들이 피땀 흘려서 기른 쌀인데~" <이런 소리 하는 카이지 귀여울 것 같지 않나요ㅋ ㅋㅋㅋ 이거 본인도 어릴 때 어머니랑 누나한테 들은 소리임ㅋㅋㅋ 그럼 아카기도 나름 귀찮아 하면서 슬렁슬렁 양말 다시 주워서 뒤집은 거 원래대로 만들고, 밥풀 삭삭 긁어먹고 할 거 생각하면 진짜 귀엽다…
근데 fkmt 주인공 애들이 공통적으로 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점도 이 후쿠모토 만화들에 묘한 니체적 뉘앙스를 풍기는 데 일조하는 듯함…
아카기: 가족 관계 안 나옴 / 카이지: 아버지 돌아가심 / 모리타: 양친 돌아가심
12. 아카기의 손
13살 때도 그다지 뽀얗고 부드러운 손은 아니었을 것 같아. 튼살도 있고 보살핌을 받지 못해 가칠가칠힌 손… 싸움박질도 은근 하고 다녀서 희미한 흉자국도 있음. 그래도 아직 말랑함.
19카기 때는 진짜 손도 쭉 커지고 공장일 하느라 거친 손… 노동하는 손이야. 마디도 두꺼워지고 굳은 살도 박히고. 매일매일 츠기리기 하고 다니니 손에 피 마를 날이 없음. 본인 피든 남의 피든…
27카기쯤 되면 직접 싸울 일은 드물어진다. 그래도 작은 흉터 몇 개쯤 있고, 굳은 살도 여전히 있음. 어른의 손이라는 느낌…
그러다 신역쯤 되면 살가죽 아래 지방도 빠지고, 툭툭 불거진 마디, 두꺼운 손가락 뼈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형태. 꽤나 거칠다. 손등의 정맥이 울룩불룩 솟아서 파르란 색이 얼핏 스쳐지나간다…
갑자기 이런 말을 왜 하시나요… 어쩐지 카이지는 아카기의 손가락을 (여러 의미로) 좋아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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