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미정

레그엘라

Dream by 𝓁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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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버림.

엘레노어는 깨달았다. 그녀의 선택은 틀렸다. 죽음을 먹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됐다. 그녀가 한 때 볼드모트의 편에 섰었기에 그녀가 외치는 말은 모두 거짓이 되었다. 그 애를 살리기 위한 길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이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가! 하지만 삶은 원래 불합리로 이루어져 있었고, 선택한 것은 엘레노어였으니. 탓할 곳도 없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시리우스 블랙 너는 믿어줘야 하는 거 아냐?’

 

엘레노어가 소리 없이 물었다. 시리우스는 그 시선을 외면했다. 이 겁쟁이! 그 애는 널 사랑했는데, 너는 그 애를 믿을 용기조차 없구나! 엘레노어는 그를 실컷 놀리며 비웃고 싶었지만, 꽉 묶인 혀 탓에 이는 생각으로만 그쳤다.

 

얼마 있지 않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섰다. 루핀과 포터, 에반스. 그리고 덤블도어.

 

“뭐야 시리우스, 얼굴이 왜 그래? 꼭 (여튼 표정 안 좋다는 소리.)”

 

“쟤랑 단둘이 있는데 좋겠냐?”

 

제임스는 가증스럽게 눈꼬리를 늘어뜨리더니 릴리에게 붙어 우는 척 했다.

 

“시리우스가 너무 차가워!”

 

“좀 진지해져 봐 제임스!”

 

그대로 혼났지만. 얘들은 뭐 하는 거지? 엘레노어는 제 앞에서 벌어지는 촌극에 질린 눈을 했다.

 

“자자, 일단 발렌타인양과 얘기를 해 봐야겠으니 다들 나가도록.”

 

마침내, 덤블도어가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블랙들은 반발했지만 덤블도어는 완고했다. 블랙들이 나가고 단 둘이 남자 덤블도어는 엘레노어에게 걸린 마법을 풀어주었다.

 

“그래서, 발렌타인. 자네 말은 사실인가?”

 

“무엇이요, 교수님?”

 

“전부.”

 

“저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했답니다. 블랙은 믿지 않았지만.”

 

그리 말하고 엘레노어는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상황을 버틸 수 없는 탓이었다. 그래, 레귤러스 블랙은 죽었다. 그 애는 볼드모트를 배신했고, 그의 목숨 하나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저울에 올렸다. 아, 이 얼마나 영웅적인 죽음인가. 볼드모트가 몰락하고,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다들 그 어린 영웅에 대해 찬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지? 그런다고 해서 레귤러스 블랙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엘레노어의 웃음은 점차 흐느낌으로 변했다. 덤블도어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엘레노어가 묻는다.

 

“저를 죽이실 건가요?”

 

덤블도어는 그리 말하는 엘레노어의 눈에서 많은 걸 본다. 분노, 좌절, 슬픔. 그 속에 삶에 대한 의지는 없다. 그랬기에, 그는 그녀를 불쌍히 여긴다.

 

덤블도어가 답한다.

 

“자네는 이미 죽어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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