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없는 밤

그림자 없는 밤 1

1만자 안에 끝날 줄 알았던 내가 바보지

원고 by 인간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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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熹는 눈을 뜬다. 그의 목을 친 공신의 앞에서.

음, 정정하지. 공신의 낯이 아니다. 공신의 머리칼은 저것보다 좀 더 밝지 않았던가? 스산한 달빛 아래 아해의 머리칼이 흩날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朱熹였다. 이제 사서에서 사라진 제 이름을 존재의의로 삼는 것.

너는 평생 불행하겠구나. 그리고 내가 널 불행하게 만들겠구나.

다만 그는 무독하게 웃기를 택했다. 저를 빤히 바라보는 어린아이를 안아올리면서,

“어찌, 천하를 줄까?”

그리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고.

구슬을 꿴 12개 줄이 달린 관, 금실로 용을 수놓은 붉은 장포, 손에 든 두루마리에 허리춤에 달린 도장까지. 어린아이라도 한눈에 귀한 물건이라 인식하는 것을 온몸에 두른 자가 생긋 웃었다. 지극히 다정한 낯이었다. 희는 느리게 눈을 깜박거리다 그가 손을 내미는대로 붙잡았다. 일순 시야가 높아지면서 목책 너머 마을과 마을을 끼고 도는 강이 훤히 내다보였다.

“선산은 지루하지 않나?”

“아뇨, 딱히….”

“그래? 난 이 곳이 꽤 지루했는데 말이다. 놀거리도 없고, 고리타분한 옛이야기와 성현의 말씀만 남아서…….”

싫어한 것 같아보이진 않은데. 희는 여전히 저를 안아올린 남자의 정체를 파악하려 눈을 깜박였다.

“뭐라고 불러요?”

“글쎄다. 폭군?”

“잔적?”

“벌써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그냥 주周라고 부르려무나.”

“제 이름도 주희인데요.”

“기쁠 熹?”

희는 고개를 짧게 내저었다.

“바랄 希라고 했어요.”

이번엔 그가 웃었다. 그의 어깨 너머로 선생님들이 매어준 색동끈이 흩날렸다.

“그래도 주라고 부르려무나. 그게 비밀친구 이름에 더 어울리겠지.”

그- 음. 그러니까, 이제 周라고 명명된 이는 희를 안은 채 어른들이 가지 말라는 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뺨에 붉은 끈이 부딪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저기엔 뭐가 있고 이쪽엔 뭐가 좋았고 따위를 이야기하던 주는 이내 하늘을 힐끗 쳐다보더니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며 올라온 길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내려갔다. 붉은 끈이 한가득 걸린 길이었다.

“우린 비밀친구니 어른들에게 만난 건 비밀이다.”

“왜요?”

“그럼 어른들이 널 싫어할테니까.”

희는 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착하지, 하고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유독 차가웠다. 그 너머로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그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폭군- 오, 그의 이름은 아해가 갖고 있다. 폭군은 사서와 위패에 영원토록 지워진 이름에 미련갖지 않기로 했다. 제 이름을 계승한 -비록 함자는 좀 달라지긴 했지만- 아해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폭군은 많은 것을 방관하고, 또 어떤 것은 종용했다. 어린 것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갇혀사는 건 지루하지 않나? … 아, 가둬둔 줄도 몰랐다고. 허나, 희야. 내 보여주지 않았니. 하늘을 가리는 목책도 불에 타 없어지는 것이고 이 선산보다 배는 넓은 것이 중원 땅인데, 아랫마을 하나 나가지 못하게 막는 건 네 선생들이 널 꺼려한단 뜻이 아니겠느냐. 그렇지 않고서야 너 홀로 행동하는 걸 막을 이유가 없지.”

피 묻은 돌이 바닥을 굴렀다.

희는 하곡의 생각보다 악의에 대해 훨씬 더 잘 알았다. 폭력에 거리낌없이 노출되어있던 상황이, 그의 무의식 속 깊숙한 곳에 가라앉은 폭군의 인상이 그렇게 만들었다. 朱熹 하늘을 더럽히고 땅을 욕되게 한 배신자 처형해야 할 성리학의 수괴 죽어 마땅할 의 없는 일천한 놈 ‘유’의 은혜를 저버린 변절자 살인자! 누군가가 던진 돌이 가느다란 포물선을 그리나 싶더니 희의 손등을 치고 떨어졌다. 흙과 모래가 돌이 스친 길을 따라 까만 자국을 남기다가 곧 그 자국을 따라 핏줄기가 툭 터져 흘렀다.

“‘내’가 그랬냐고? 그럼, 내가 그리 했지, 그러나 희야. 너 역시 ‘주희’란다. 권한대행의 위세는 여전하고 강산엔 분노가 남았지. ‘유’의 모두가 아직 그 날을 기억하는데, 네가 그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

칼날로 저며낸 것 같은 문장이 손끝을 같이 베어내는 것 같았다. 바닥에 펼쳐진 열 몇 개의 역사서가 모두 하나의 결론만을 이야기했다. 그는 끌어내려지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자였다. 그리고 그게 주희였다. 붉은 머리, 검은 눈. 성리학을 주창하는 ‘유’의 학자. 언젠가 파문당한, 그리고 언젠가 파문당할 수 있는….

삼 년 전의 악의는 정당했다. 흉지지 않은 손등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 희는 서고에서 폭군을 마주했다. 줄글로 적힌 모든 것이 희의 머리 위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그림자 속에서 주가 웃었다. 선산에 계속 있을테냐, 아해야? 희는 숨을 삼킨 채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12류 면류관에 달린 산호 구슬이 요사스러운 빛을 내며 부딪혔다. 그 소리를 제한다면 선산은 평화롭고 안온했다. 희는 그 평온 속에서 이질감을 찾았다. 잘그락거리는 소리, 스산한 바람소리, 비단 천끼리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가 평온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피비린내를 풍겼다.

“도망가니?”

“… 어디든요.”

“그러려무나.”

이제 그의 앞에도 뒤에도 아무도 없게 될 때, 희는 뛰었다. 마을로 향하는 길의 반대편으로 무작정 뛰었다. 어디든 선산만 아니면 되었다. 주의 웃음소리가 나직하게 울렸다. 무용한 짓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그즈음 그에겐 아무것도 상관할 것이 아니었다.

“이제 오시다니 늦었습니다, 맹자님.”

한서린 달빛이 내렸다. 붉은 장포 위로 스치는 것이 칼날처럼 희뜩였다. 중추절의 불청객은 언제나처럼 다정히 웃고 있었다.

“아해는.”

“자유를 찾으러 가라 종용했지요.”

“그게 자유인가? 도피가 아니라?”

“그럼 ‘주희’에게 평생 자유 없이 지내라 강요하실 셈이었습니까? 이 작은 선산과 갑갑한 목책 안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이론만 읊기를 바라셨나보군요. 그게 ‘유’의 가르침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침묵. 맹가는 서늘한 언월도의 날을 매만졌다. 한기에 서리 맺힌 날이 태양처럼 뜨거워졌던 때를 기억하는지 스산한 소리를 내며 울었다.

“모두가 분노를 잊지 않았는데 안전히 키우겠다는 게 죄인가?”

“희는 그렇게 생각했겠죠.”

“무슨 짓을 했지?”

다시금 침묵. 이번엔 그가 웃음으로 적막을 깨트렸다.

“이상하군요. 맹자께서도 그 아해를 껄끄러워하시지 않았습니까? 폭군의 환생, 돌아온 영혼, 주희의 갱생 가능성 여부와 다시금 재현될 폭정의 역사…. 그런 것을 아이의 선성과 저울질하셨으면서요.

잘된 일 아닙니까? 객사해 시체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만에 하나 벌어질 폭군의 재림은 없던 일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유’가 폭군을 키운단 헛소문도 사라지겠죠. 어느 것이던 ‘유’와 맹자껜 좋은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너무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나름 선한 뜻으로 조언해주었으니까요.“

선산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희는 뛰고, 또 뛰다가 돌부리에 걸려 거하게 넘어질 때야 그 사실을 알았다. 살갗에 피가 맺혀 바닥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가 곪을텐데.” 희는 반사적으로 주변에 있는 물길을 찾으려다가 그대로 멈췄다. 눈앞에 구름 무늬를 수놓은 붉은 비단이 흔들렸다.

“… 선산에 있던 것 아니었어요?”

“나는 네게 귀속되어 있으니까.”

“당신이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요.”

“그래.”

“이렇게 될 걸 알았어요?”

주는 침묵했다. 그러나 그게 부정이 아님은 너무 잘 알았다. 희가 헛숨을 들이키고, 이내 폭군이 다정히 웃었다.

“그럼, 내가 곧 너고 네가 곧 나인데.”

태양 아래 밝혀지지 않는 것 없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 없으니 맹종하기만 하면 그뿐인 일이다. 아니 그렇니, 아해야.

“네가 ‘주희’의 이름을 달고 사는 한 악의는 끝나지 않을거란다. 내가 그랬고, 네가 그렇게 될 것처럼. 다만-”

너는 무지하여도 좋다. 내가 네게 천하를 쥐여주겠다 하지 않았니.

“너는? 이마저도 네 의지인가?”

주희의 의지는 쉽게 꺾인 적이 없었다. 제 계획을 다른 참모들에게 밀어붙일 때나 말도 안 되는 탄압 정책을 펼칠 때도 그러했다.

칼등에 스친 주렴이 거세게 흔들리며 칼날 위로 기이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나 폭군은 2차 난세에도, 집권 당시에도 그랬듯 여유롭게 웃으며 날을 손으로 밀어냈다. 시대를 벼려낸 검에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것이 기묘했다.

“아, 제 의지라. 글쎄요?”

“주희.”

“희는 여기 없습니다. 천하의 너른 강산을 이잡듯 뒤져보아도 나오지 않겠지만요.”


온통 새빨간 것이 바닥을 흠뻑 적셨다. 옷깃은 이미 축축했다. 희는 흐려지려는 시야를 간신히 붙잡은 채 눈앞의 남자를 쳐다봤다. 양손으로 붙잡은 검자루가 미친듯이 떨리고 있으니 칼날이 박힌 어깨가 연신 난도질당하고 있었다. 아, 죽는다. 칼날이 어깨뼈를 기어이 부러트렸을 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내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희를 향하는 악의나 원망, 분노 따위는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어절의 조합이나 물리적 수단으로 이루어졌다. 희는 제 몸을 향해 날아오는 물건을 명명하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돌이나 썩은 계란, 각목 따위가 뒤섞인 채 날아오거든 하나하나 이름붙이기보단 뭉뜽그려 투사체로 지칭하는 게 좀 더 빠르고 편했기 때문이다.

… 단절된 언어는 상황과 그를 유리시키게 만든다. 죽는다. 왜? 그럴 만 했으니까. 희가 죽지 않을 이유도 찾아보면 열 줄은 넘게 찾을 수 있었겠지만 죽어야 할 이유는 차고넘쳤으며 한 줄로 일축할 수 있었다. 그럴 만 했으니까. 심기를 거스른 무언가가 있었겠지. 내가 예의바르지 않았다던가. 감히 오지랖을 부렸다던가. 혹존재 자체가 심기를 거슬렀다던가….

주희가 속삭였다. 사실은 죽기 싫잖아.

주가 속삭인다. “내 말하지 않았니.” 어둑한 숲 위로 붉은 장막이 덮인다. 피를 한껏 머금은 땅이 불길하게 요동쳤다. “너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고 내가 그리 말했는데도.” 희는 초점이 나가 흐려진 시야 속에서 새붉은 것을 찾았다. 반사적으로 옷을 붙잡았다. 그리고 속삭인다. “죽기 싫어요….”

폭군이 웃었다.

-소문이 퍼지지 않았나? 주가 돌아왔다고 말야. 어서 가서 알리지 않고 무엇 하나. 폭군이 돌아왔다고, 그 돌아온 폭군의 목을 잘라 내걸겠다고 자랑한다던 게 거짓말은 아니었겠지.

“… 연쇄 살인 사건?”

“살인이라고 하기엔 학살에 가깝습니다.”

“피해자 간 관계성은.”

“그냥 민간인입니다. 다만….”

“다만?”

“어느 하나를 죽이거나 잡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밧줄이나 칼 따위가 현장 주변에 널려있었으니.”

“말을 자꾸 돌리는군, 이 장군.”

“…….”

이산이 긴 숨을 내뱉었다.

“상군의 말에 따르면 붉은 머리카락이 남아있더랍니다. 붉은 머리의 아해를 찾는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디로 가던가?”

맹가는 버릇처럼 손안에서 창대를 굴렸다. 중추절 이후 선산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둘이었다. 하나는 ‘유’가 쥐여줬던 것을 내버리고 가버린 희, 하나는 그 옆에 있던 폭군. 희가 폭군에게 주도권을 뺏겼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당장 더 큰 피해는 막아야 했다.

“주강을 탄 모양입니다.”

“최악의 선택지만 골라가는군.”

최악의 경우엔 맹자가 직접 주희를 죽여야만 했다. 대리인은 혀를 차고 옷자락을 여몄다. 산동의 겨울은 따스한 편이었으나 뺨을 스치는 바람은 지나칠 정도로 차가웠다.

밧줄이 감겼던 목에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으나 당장 그런 것을 신경 쓸 것이 못 되었다. 희는 다급하게 손에 잡히는대로 폭군을 끌어당겼다. 귀한 비단이 손 아래서 우그러지며 거슬리는 소음을 냈다.

“이런, 무어가 그리 두렵다고.”

“그, 그만, 그만하세요. 무고한 이들입니다. 이리 잔인하게 죽이지 않아도-”

“무고한가? 글쎄, 아닌 것 같은데.”

“-주 태조!”

“이젠 주라고도 불러주지 않는게냐? 서운한지고.”

사람 몸에서 나면 안 되는 소리가 났다. 손에 들고 있던 것을 가볍게 내던진 폭군이 무릎을 굽혀 희와 시선을 맞췄다. 주렴에 반사된 빛이 시야를 어지럽힌 탓에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너는 무지하여도 된다 하지 않았니.”

“…… 제가 어찌, 어찌 무지한단 말입니까. 살인 앞에서 제가 어찌 무고하게 있을 수 있습니까.”

사방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 저들이 무얼 잘못했다고? 그저 돌아온 폭군을 두려워해 나름대로 방위 대책을 강구한 게 끝인 사람들이지 않았나? 벌레 죽이듯 죽여도 될 이들이 아니었다. 그건 정당방위였다. 그들의 분노는, 악의는, 그런 건 모두 정당했단 말이다.

“희야.”

방금까지 시신을 붙잡고 있던 손은 여전히 새하얬다. 희는 그제야 폭군의 발치 아래로 늘어진 그림자가 진실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림자라니, 그건 산처럼 쌓인 시체들의 잔재같은 것이었다. 희는 피와 시취와 악의에 둘러싸인 채 울었다. 제 어깨를 감싸고 달래주듯 토닥이는 것이 지나칠 정도로 다정해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이런, 많이 화났니? 내 사과하마. 하지만 죽기 싫다고 했었잖느냐.”

“… 날이 늦었습니다. 들어가 주무세요.”

“귀신이 들어갈 곳이 어디 있다고. 좋은 꿈 꾸려무나.“

사방이 고요했다. 폭군은 잠들겠다는 말을 들으면 자리를 비워주곤 했으므로 초가 근처엔 삭막한 바람소리만 남았다. … 흑산과 가까운 마을이었다. 이게 몇 번째 살인극이지. … 그가 몇을 죽였지? 열? 스물?

스물은 무슨. 희는 화등을 든 채 픽 웃었다. 빈손으로 눈두덩이를 누르고 뻐근한 뒷목을 매만지고 어깨를 주물렀다. 하나를 죽이면 둘이 매달렸고 셋의 사지가 잘리면 여섯이 참수당하는 기묘한 광경을 몇 번이나 봤던가? 좋은 꿈은 무슨. 목매달아 죽는 게 악몽이 아닌 수준까지 왔는데.

강가에서 소금물의 향이 났다. 초기 목적은 바다로 나가버리는 것이었다만 귀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모험은 무모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 장강을 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니면 뱃길로 운남을 향하던지. 어찌되었건 흑산 쪽만 아니면 되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하지?

“너 그거 달고 있으면 죽는다.”

어깨를 건드리는 손길이 거칠었다. 고개를 돌리자 장죽을 입에 문 여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청색 눈동자가 햇빛을 받아 요사스러운 색으로 반짝였다.

“… 무얼 말씀하시는지요, 선생님.”

“부인이라고 부르지 않은 건 칭찬해주겠다만은. 그게 너 죽는다고 떨어지겠니?”

“…….”

“이리 와. 사천으로 가는 며칠 정도는 시선을 돌리게 해 줄테니.”

말에는 힘이 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그 사람이 내뱉은 말엔 희가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저 사람의 말이라면 정말 뭐든 될 것만 같았다. 희는 홀린 듯 몸을 일으켰다. 오색 빛으로 반짝이던 장죽 연기가 바닥에 고여 강을 향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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