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내타브 집밥이나 과거

가내타브 보고싶은 모습 썰

비오는날

mercurytndmstndms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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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다크 살때는 비가 내리는걸 본적이 없었는데 지상 올라와서 처음 봤겠지 아마..?(설정잘모름) 처음엔 신기했는데 가내타브에게 비오는날은 늘 우울한 일만 생겼으면 하는 생각을 해봄. 비가 오는거랑 안좋은일이 생기는건 아무 연관이 없고 실제로도 별 연관없는날도 있었지만 유독 가라앉는다거나 너무 막막할때는 꼭 비가 왔다던지 하는걸로.. 

처음 정착한 마을에서 쫓겨날때도, 버러지같은 남자를 따라갔을때도, 처음 살인을 했을때도 모두 비가 왔었음. 그래서 가내타브한테 비가오는날은 묻어둔 옛날일을 생각나게 하는 트리거 같은거. 그런날은 혼자지낼때면 집안에 웅크리고 있고 싶었을텐데 일해야 하니까 꾸역꾸역 나가야 했겠지. 잘못된 선택을 했거나 불행한일에 또 휘말리지 않도록 다른날보다 더 소극적이 되는 날이였으면 한다.. 

늦여름 폭우가 쏟아지는 야영지에서도 마찬가지였을거 같다. 물론 텐트에 비가 세지 않게, 물건들이 물에 젖지 않게   신경써야 할게 한두개가 아니라 정신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문득문득 멍때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겠지. 

어디 동굴이나 낡은 유적지에 자리잡고 젖은 텐트를 말려놓는것까지 다 하고 나면 다들 모닥불 앞에서 몸을 말리는데 가내타브는 어쩐지 입구쪽에서 비오는걸 보고 있을거 같음. 운치를 즐기는거냐며 컴페들의 애정어린 농담에도 별 반응 없었겠지. 뭐랄까 과거의 어리석었던 선택들을 돌이키고 있으면 열심히 전투기술을 연마하는 자신도 나름 살뜰하게 컴페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자신도 대화를 해야할때 리더쉽을 쥐어짜내는 자신은 온데간데 없고 다시 별볼일 없는 노예로 돌아간거 같아 컴페들이랑 어울릴 일이 없는 초라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을거 같다. 스스로도 자격지심이라고 여겨서 말하지는 않는데 역시나 태연히 모닥불 옆에서 웃고 있기는 어려워져서 그러고 있었던거지.. 

비오는걸 입구에서 계속 보고있자니 빗방울이 튀는것도 그렇고 약간 춥다고 생각했을때 옷이 마르는 느낌이 들면서 온기가 느껴져 돌아보면 게일이 뭔가 마법을 써서 이젠 주먹만한 불덩어리를 소환하고 있었겠지. 새로 모닥불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을 별 말 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자기 혼자 사람이 여럿이면 불도 두어개 더 있어야 좋다느니, 예전에 타라랑 비에 쫄딱 젖었던적이 있다던지, 비오는날에 대한 낭만적인 시를 읽었던것 따위를 주절거릴거 같음. 

게일은 가내타브의 심리를 알아서 온건 아니고 그냥 둘만 있고 싶어서 온거라 다른 컴페들한테 대화시간 안뺏겨서 좋다구나 옆에 앉을듯하다..  그래도 정신빼놓는 위저드의 수다에 가내타브 그냥 기분 좋아질지도.. 게일의 말에 집중하고 있으면(무슨소린지 못알아듣는것도 많지만) 방금까지의 우울한 자신은 구석으로 사라지니까 그게 좋아서 별 대꾸 안하면서도 눈마주치고 말하는거 보고 있었으면 좋겠지.. 몸도 따뜻하지만 마음도 온기가 도는거 같아서 휘적거리며 제스쳐 취하는 손이라도 잡으면 게일 살짝 쑥스러워하면서도 좋아하기만 할듯..손등에 입맞춘다던가 하는 낯간지러운건 안하지만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만지듯 내려다보면서 두손으로 쥐었다폈다 하면서 따뜻해서 좋다고 생각하는 가내타브면 좋겠다 ㅋㅋ 말을 한다는것도 "게일 니 손은 따뜻해서 좋네" 이런 한마디뿐이여도 괜찮을듯.. 

게일 어깨에 기대서 말하는거 듣고 있다가 설핏 잠들어도 그냥 내버려둘듯.. 그러다 스튜 다 되면 적당히 하고 와서 식사하라고 컴페들이 부를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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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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