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해석 타입 커미션 샘플

[이반] 캐릭터 해석 타입 커미션 샘플

뮤지컬 <브라더스까라마조프> 강정우 배우님 기반 이반 캐릭터 해석

커미션 by 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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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뇌피셜로만 이뤄져 있음... 이 글의 성경 해석과 이반 해석은 겨우 한 번 보고 생각한 주절글이므로 캐해가 틀렸다면 다음 브깜 때 강정우 씨 또 와야겠네ㅎㅎ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이반은 신실한 무신론자다. 독실한 신자야말로 신이 없음을 가장 잘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반은 성경의 내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신앙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대심문관'은 아주 흥미로운 신성모독이 된다. 성경 속 예수를 시험한 악마의 이야기를 차용한 부분이 신앙인(?) 입장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그런데 왜 이반은 신과의 연락이 끊겨서 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된 것일까?

독실한 신자들은 종종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응답을 들었다고 표현한다. 신학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위의 문장과는 반대로 이반은 '의심'했기 때문에 신과 연락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반은 의심이나 증명 없는 맹목적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믿음에는 증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곧 이반에게 그의 생명줄인 생각을 멈추라는 말과 같다. 이반의 지성은 그 자신에게 굉장한 자부심인 동시에 알료샤와 이반을, 신과 이반을 갈라놓은 특성이다. 그의 지성은 비유적 표현으로 악마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반은 그의 글에서 악마를 어떤 커다란 정신이라고 칭했다. 신을 부정하며 글을 쓰는 이반에게 속삭이는 악마는 이반 안의 어떤 커다란 정신이 아닐까? 그의 저주받은 지성이 그 자신과 현실의 모든 추악한 부분을 목격하고 기억하며 부정한 것을 외면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은 아닐까.

이반의 대사 중 '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다.'라는 문장은 오히려 그의 강박적인 면을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느꼈다. 그가 가진 악마, 혹은 통찰력이나 지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들 따위가 속삭이는 현실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이전까지, 신을 믿던 때에 보던 '신이 창조한 세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정확하게는, 이반은 자기 머리가 증명한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에게서 벗어나게 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신이 보여주는 신앙의 세계는 이반이 바라는 이상의 세계와도, 현실과도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독실한 마음으로 이반은 '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반이 단순한 불신자들과 다른 점은 이런 식으로 논리 전개에 신의 존재를 고려할 때 드러난다. '대심문관'에서 신의 아들이 실제 존재함을 전제하고 이야기를 전개함과 같이... 그는 신을 전제하고서 논리를 펼칠 때 아주 매끄러운 설명을 한다.

그의 글에 등장하는 '노예, 겁쟁이, 반역자'도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다. '노예, 겁쟁이, 반역자'는 그가 보는 현실(까라마조프?)을 반영하는 단어들이다. 특히 '반역자'는 이반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 같다. '신이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우리는 신을 거역하는 자유까지 갖게 되었다.' 같은 논리는 창세기를 공부할 때 자주 나오는 반응이다. (그렇다고하네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신이 선악과나무를 그 동산에 두었기 때문인데, 먹지 말라고 하지 말고 나무를 옮기든가 그 주변을 지켰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하는 질문이 많다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반과 연결해 생각해 보자. 인간이 그 자유를 가지고 신을 믿는 행위, 복종을 선택해 선악과를 따먹지 않는 것을 신은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듯 이반 또한 신을 의심하기를 택했다. 악마가 이브를 설득하듯, 그의 지성이 그를 설득했다.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된다는 뱀의 유혹처럼. 이반은 자신의 이성이 쌓은 논리로 선악을 구분하고 세상의 이치를 알고자 했다. 그것이 그의 오만...혹은 꼿꼿함? 자신에 대한 믿음, 자부심, 확신, 이런 것들이 되었다.

이반은 현실의 어두운 면을 냉철한 눈으로 꿰뚫어 본다. 그른 것을 기피하고 옳은 것을 추구한다. 그리고 자신의 그러한 특성이 고귀함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반은 고귀하다. 또한 고귀해야 한다. 이반의 고귀한 생각은 그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이반을 무너뜨린 것은 그의 생각이었다. 논리 너머의 살의. 살인을 '하게 만든' 그의 생각. 그리고 그 일련의 행위가 '그른' 것이라고 판단한 그의 지성이 그를 무릎 꿇게 했다. 법리적으로 이반은 죄인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이반의 '생각'을 죄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사건만을 목도한다면...) 그러나 이반은 고귀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자신의 이상에서 추락했다. 신앙의 세계를 부정하고 간, 악마가 보여준 그 이상적 세계에서도 추방당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고귀하게 여긴 만큼 처참하게 부정당하며 논리로 지어온 자신의 세계가 부서진 후 이반은... 어떻게 됐을까?

나는 안경 쓰고 코트까지 딱딱하게 챙겨입는 데다 결벽증 있는 신실한 천재 무신론자가 아니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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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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