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에피소드】 오웬과 과거의 문
아키라
볼더섬 해변에서 과거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문이라는 게 출현했다고 하네요.
과거라고 하니 떠올랐는데, 이 세계에 막 와서 아직 불안한 점이 잔뜩 있었을 때, 어떤 기억을 떠올리면 안심할 수 있었어요.
오웬
어떤 기억?
아키라
네.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던 장면이에요.
오웬
흐응. 시시해.
아키라
시, 시시한가요…
오웬
너답지만.
아키라
오웬은 고독을 느낄 때, 어떤 식으로 자신을 위로하나요?
오웬
널 생각해.
아키라
에…
오웬
너의…
거대한 개에게 잡아먹힐 뻔해서 울부짖는 목소리라던가, 버림받아서 울상이 된 얼굴이라던가…
아키라
하, 하지마세요.
오웬
싫어?
아키라
싫어요. 생각하는 사이에 오웬이 실제로 해보고 싶어지면 곤란해요.
오웬
확실히, 넌 그럴지도.
아키라
다른 건 없나요? 고독을 위로하는 방법…
오웬
글쎄. 고독 따위, 모르는걸.
혼자 있고 싶지 않다면, 혼자 있지 않으면 돼.
아키라
친구를 만든다는 뜻인가요?
오웬
설마. 남을 괴롭히면서 노는 거야.
장난감이 될만한 인간들도, 약한 마법사도 잔뜩 있으니까.
협박해서 비명을 지르게 하면 지루하지 않아.
아키라
…그런 너무한 짓을… 정말로 그런 짓을 한 상대가 있는 건가요?
오웬
물론.
아키라
누구에게…
오웬
이 한쪽 눈의 주인.
아키라
앗…
……
…하지만, 지금은 친구가…?
오웬
아니야.
아키라
최종적으로, 아슬아슬하게, 친구가 된다면…
오웬
안 된다니까. 바보야? 너.
나는 계속, 기사님에게 짓궂은 일만 했어.
너한테도 그래.
아키라
저…?
오웬
싫은 일만 했어. 앞으로도 되지 않을 거야.
내가 외톨이어도, 네가 외톨이어도 말이야.
애초에, 네 이야기는 바보같아.
어른에게 책을 읽어달라는 것으로 고독을 위로하다니.
아키라
아… 아니에요. 그 기억으로 위로받는다기보단…
오웬
똑같아.
어른이 없으면, 책에 쓰여진 누군가의 모습에 위로받는 거지?
아키라
네?
오웬
정말, 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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