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월쿨 교류회
~짠! 21세기에는 결혼이 줌으로도 된다!~
퀴어이자, 오타쿠이자, 드림러의 우당탕탕 얼레벌레 좌충우돌 결혼 일지
4. 월쿨 교류회
~짠! 21세기에는 결혼이 줌으로도 된다!~
사실 나도 한국에서 혼인 신고를 할 예정이다. 불수리 받아도 그거 받고 히히(당사자성 어쩌구)할 생각이었다.
동성끼리의 혼인 신고도 계속 접수되면 우리나라도 뭔가 바뀔 가능성이 (하, 지금 대통령 보면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 서류 받아놓는 것도 기념 느낌으로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결혼 준비를 하면서 많은 동성 결혼 관련을 서치하면서 발견하게 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코로나 특수로 미국 유타주에서 줌 결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의 기사가 20년도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걸 보고 애인과 둘이 우리도 이걸 하자!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나서….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원격 줌 결혼도 준비하기 시작했다. 월쿨 온리전 부제가 우당탕탕 결혼 대작전 ~드림러라도 결혼하고 싶어~ 라면 이번 원격 줌 결혼은 월쿨 교류회 ~짠! 21세기에는 결혼이 줌으로도 된다!~ 였다.
온리전 전에 교류회 먼저 하는 거 아닙니까? (아님)
(뭐 그 사이에 신혼여행 갈 때 하와이나 괌 그런 곳도 고려할까? 했지만 신혼여행은 여행으로만 가고 싶었다. 혼인 신고를 하면서 짧은 영어로 시간을 빼앗기거나 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하와이, 뉴욕…. 비행기 값이? 장난 아니지 않나….)
미국이나 다른 동성혼 헙헌 국가 중에서는 그 나라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여행자들의 혼인 신고도 받아주는 경우가 있다. 이건 다른 분들 글을 찾아보면 더 자세하게 어느 나라의 어느 주… 등의 정보가 나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사실상 현재는 필요 없지만? 다른 동성혼 합헌인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부부라고 할 수 있다는 점과, 우리나라도 나중에 동성혼 합헌 결정이 된다면 연계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 이걸로 비행기 마일리지 같은 건 합칠 수 있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만큼의 비행기를 타거나 하진 않아서 이건 찾아보지 않았다.
우선…. 영어를 못 하는 우리는 캐나다에 있는 지인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얼레벌레 번역한 페이지로 이해는 대충 하긴 했으나, 이상하게 번역되는 건 어쩔 수 없이 물어보면서….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 줌 결혼식의 날짜도 21일쯤으로 맞추고 싶었다. 그런데 주 6일 일하는 나와 유타주의 시차…. 캐나다의 시차 등을 고려하자면…. 여러 가지로 복잡했다. 달력을 다시 보다가 설날엔 금요일부터 쉬니까 그즈음에 맞춰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월쿨 교류회를 2월 9일을 목표로 잡아두고….
그날 입을 옷은 뭘 사지부터 해서 아주 고민이 많았다.
의미 없는 고민이 되었지만….
(분명 사이즈를 보고 산 옷이었으나…. 사이즈보다 작아서 반품했다…. 왕복 반품비만 들고 시간도 버리고, 서러웠다….)
(역시나 애인이 쓴 글을 첨부하겠다.)
월쿨 교류회 이야기를 탐라에 꺼내두니 은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안내 페이지를 만들었다.
(일하고 퇴근하고서는 만들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ㅁㄹㅋㅂㅅ 사이트를 사용해서 만들었다.
/ 움짤도 만들었는데 gif 올리기가 힘들어서…. gif는 패스하겠다.)
외국은 결혼 라이센스…가 필요했다. 결혼에도 비용이 꽤? 들어서 놀랐다.
(우리는 그냥 가서 접수하면 되는 거 같은데…. 근데 사실 결혼이 어려워야 하는 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결혼 라이센스를 신청하고 나면 (라이센스 신청 비용 발생) 그 라이센스를 신청하고 한 달 내에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
이때 주례(혹은 결혼 선언을 할 수 있는 법적인 자격이 있는 사람)자가 있어야 하고…. 그 주례사가 신고를 해주는 식인 거 같았다.
한 달 내에 결혼식 올릴 날도 지정해서 결혼식 3일 전부터 결제하라고 메일이 오면 거기에 결제하면 되었다.
아, 이 모든 건 별도의 전화나 화상 채팅 없이 모두 메일로 진행 되었다. 번역기를 사용해서 나름 쉽게 할 수 있다.
참고로 처음 결혼 라이센스 비용은 140달러, 이후 줌 결혼식 비용은 35달러였다. (수수료가 추가로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우리는 한국까지의 발송 비용도 나중에 또 따로 내는 줄 알았으나, 아마 라이센스 비용에 포함이거나 첫 서류 한 장은 무료 배송이었던 것 같다. (이 점은 정확하지 않으니 위에 링크한 유타주 홈페이지 확인 하시길.)
우리는 뭐 우리가 주례사를 정하거나 하는 줄 알았는데 (별도로 원하는 주례사가 있으면 그렇게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유타주에서 알아서 지정해 주셨다.
그리고 증인이 2명 필요하다. 참고로 증인이 여권이 있어야 했다. (결혼 신청하는 사람도 당연히 필요하다.)
우리는 같이 사는 레디바와 방금 통역을 부탁드린 지인분이 증인을 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지인분의 실시간 통역 도움으로 월쿨 교류회를 마칠 수 있었다.
진짜 얼레벌레 엥? 하면서 지인분이 통역해 주실 때까지 눈 동글하면서 화면을 바라봤다.
뭐래? 몰라? < 의 반복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의외로 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 그 당시 바보 같이…. 얼레벌레 하고 있던 상태라….
정확히 어느 분들이 찾아와주신 건지 제대로 보지도 못 하고 꺼버려서….
참….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저희 줌 결혼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줌 결혼식 하루 뒤에 결혼 라이센스를 보낼 예정이니 주소와 확인 후에 수정할 부분 있으면 3일 이내에 회신해달라고 메일이 온다.
우리는 딱히 수정할 것이 없어서 회신하지 않았다.
그리고 2월 16일에 FedEx로 결혼 라이센스가 발송됐고, 2월 19일 결혼 라이센스를 받아볼 수 있었다.
(이름 같은 중요 정보는 가렸다.)
뭔가 쉽게 후루룩 지나간 것처럼 쓰였으나…. 우여곡절이 깊었다.
줌으로 결혼하니 적당히 결혼식 분위기가 배경으로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우리 집에선 그러기 어려웠다.)
파티룸을 빌리려고 보니…. 어우…. 브라이덜 샤워하는 곳들은 무슨 가격이 뻥튀기되었고….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집 근처에 시간은 적당히 빌릴 수 있는데 싼 곳이 있어서 그 파티룸을 빌렸다.
브라이덜 샤워할 수 있게 해둔 곳과 키즈 카페 겸용으로 있는 곳이었는데
다른 곳은 별도로 브라이덜 샤워용 꾸밈 용품을 빌려주는데 이곳은 그냥 쓸 수 있어서 넘넘 좋았다…!
오타쿠 드림러 같은 짓을 하자면 우리 사진은 없고 내 드림컾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슬슬 다음 편은 뭘 써야 하나? 싶어지고 있다.
식장을 잡으면 사실 본식 스냅 / DVD를 정해야 한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것도 웨딩홀과 마찬가지로 예약 싸움이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유명하거나 하면 금방 예약이 다 찬다고 들었다.)
아직 이야기 나온 것이 없기 때문이다…. 드디어 밀린 결혼 일지를 다 썼구나….
그래서 이후 결혼 일지는 뭔가가 정해진다면 이 부분을 수정한 뒤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로는 후원용으로 소액 열어둔 겁니다. 감사 인사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후원 해주신다면…. 저희 온리전 비용에 보탤 예정입니다💜❤️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