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狂氣。미치거나, 사납거나, 혹은 어리석은 기세
광한전 by 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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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는 혹독하되 더 큰 사랑이, 치세에는 안온하되 더 많은 사랑이.
허면 이치 흐트러진 세상엔 어떤 사랑이 흘러 넘칠까.
무엇이건 묘정은 그 사이로 광기 흐를 것을 알았다. 늘 그렇듯.
그것 또한 월녀의 신성중 하나. 사랑의 본질중 하나이다.
그녀는 그 사실을 몸소 겪어 알았다.
인간이든 신령이든 월녀와 엮인 이들은 속절없이 업과 겁에 휩쓸려 산산조각 났으므로.
묘정은 뒤늦게 의심하곤 했다. 혹시, 사랑 앞의 제 광기가 그들을 속수무책으로 휩쓸리게 한 걸까.
하지만 그녀는 그 외의 방법으로 사랑할 줄 모른다.
연모지정의 신이었으므로, 사랑 그 자체였으므로. 가진 모든 패와 갖은 수, 하늘과 땅, 그리고 자신 모두를 걸 수밖에 없다. 그것이 당연하다.
묘정은 흐름이 균질하지 않고 먼 미래 내다 보이지 않는 작금에 이르러 종종 소멸한 지량을 떠올리곤 했다.
그에게서도 광기가 보였었다. 사랑의 원리로 가납할 수 없는 통제적인 광기.
결말은 어떠했지? 끝내 지나치게 과중해진 신神체는 쓰러진 후에도 천지간 부조리를 가득 채우지 않느냐 말이야.
허니 답해보아라.
이 땅에 감정이 범람한다면 무엇으로 그것을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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