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베이비 Au

카이가 아스카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인간 (모자이크 베이비) 였다면

원래 교류회 썰집으로 가져갈려고 했는데요 제가… 카이솔로 전향해서 이전 썰은 그냥 여기에 적어둘려고 합니다. 그 썰중 1번입니다!!


카이가 아스카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인간 (모자이크 베이비) 였다면

솔카이 + 아스카이?

1.

아스카가 프레데릭을 기어로 만들고 기어 연구를 이어나가던 도중, 아스카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조인간을 만들면 좋겠다.

 

2.

모자이크 베이비는 제 옛날에 파던 곳에 나오던 말인데... 말그대로 모자이크처럼 여러 유전자나 중요한 것들을 모아서 만들었다는 의미.

 

3.

이름도 일반적인 카이(Kai)가 아니라 카이(Ky)인 것도 하나의 떡밥이면 좋겠다.

약간 프로젝트 카이(Project ky)에서 따온 이름이라던가. 대신 성인 키스크를 정하는데 아스카가 한참 고민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음.

 

4.

이름과 달리 성은 아스카가 고민해서 지은 것.

노래에서 따온게 많은 길티기어이니까. 프레데릭이 좋아하는 메탈에서 따와서 메탈 가수인 마이클 키스케(Michael Kiske)에서 따온 그런걸 망상하는건 즐거움.

사실 ‘Kiske’는 보통 키스케라고 읽히는데, 카이처럼 키스크라고 읽는건 특이한 편이라고 들었다.

 

5.

아니면 프레데릭과 아스카가 같이 들은 적 있는 노래 부른 가수의 성씨였다던가.

어쨌든 그걸 정하면서 아스카는 ‘나와 그의 추억이 깃든 이름이야. 잘 사용해 줘.’라고 하면 좋겠다.

 


법력으로 만들어진 기계장치들이 나열된 한 방.

언뜻보면 지금은 금지된 여러 기계 장치가 나열된거 같지만, 그 위에 뜬 화려한 마법진이 그것이 그저 ‘법력으로 재구성시킨 것’에 가깝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중앙에는 큰 포트가 놓여져 있었다. 사람 하나가 들어가기엔 충분히 큰 그 포트 안에는, 마치 자궁 속 태아처럼 한 아이가 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새하얀 피부, 금발의 피부. 황금색 실을 나열한 것 같은 긴 속눈썹 사이로 보이는 푸른빛의 눈동자.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마치 인형같은 그 아이는 조용히 방 안에 들어온 남자를 응시할 뿐이었다.

 

아이의 목이나 등에는 포트 안의 가득찬 물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영양분이 공급되고 있었다. 자궁 속 태아에게 연결된 탯줄처럼 보인다. 이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이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은 무척 지쳐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는 이미 다른 수 많은 프로젝트를 겸직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프로젝트의 동시 진행.

 

하지만 남자는 이것을 해내야만 했다.

이미, 자신의 계획들은 실패했다. 기어에게 넣을 예정이었던 자폭 스위치는 해제되었고, 지휘관 개체인 아리아, 아니 저스티스는 적의 손에서 다른 개체로 변질되고 말았다.

솔과 아리아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했다.

 

세계의 구심점.

수 많은 것들을 조합시켜서 만들어낸 하나의 아이. 그건 마치 모자이크로 된 유리를 하나하나 붙여서 만든 아름다운 초상화이자, 수 많은 천조각으로 만든 퀼트 천과 같은 것이었다.

 

이 아이가 없으면, 인류는 살아남지 못해.

배덕의 화염과 유노의 천칭이 아담과 이브라면, 이 아이는 마치-

 

뒷말을 이어가지 않은 채. 남자, 아스카 R 크로이츠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포트 속에서 마주보는 아이를 응시했다.

 

“좋은 아침이야. 정신이 들었니? 네가 이렇게 오래 깨어있는건 처음이야. 앞으로는 깨어있어야 하니까, 스스로 일어난건 기쁜걸.”

 

마치, 제게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첫 걸음마를 했다면 이런 감정일까. 남자는 고요한 표정 아래로 쿵쿵 뛰는 제 심장에 손을 올렸다.

설령 인공적이라고 해도 자신이 만든 아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고,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곁에 머물고 그 상태를 관찰하면서 포트 너머로 아이를 응시해 온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으니.

“자, 태어날 시간이야.”

 

위잉. 아이의 포트 아래쪽에 닫혀있던 문이 열리더니 포트를 가득 채운 물이 빠져나간다. 물이 빠져나가고 포트의 문이 열리자 포트 안으로 신선한 공기가 화악 들어갔다. 아이는 그 감각에 놀란 듯이 두 눈을 떴다. 그걸로 놀라기엔 아직 이를텐데.

 

이내, 아이의 생명줄이었던 기나긴 줄이 등에서 제거되고.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폐로 이 세상의 숨을 들이쉬었다.

 

“허억...!”

 

처음으로 자기 자신이 쉬는 숨. 세상에 한 발자국 제 흔적을 남기는 순간.

 

물에 떠다니던 탓에 갑작스럽게 제 몸을 끌어당기는 중력은 아이에겐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간신히 포트 밖으로 나와 몇 발자국 걷다가 쓰러진 아이의 몸에 아스카는 수건을 둘러주고 정성스레 남은 물기를 닦아내주었다.

 

“스스로 걸었구나. 잘했어. 내가 누군지 알겠니?”

“아스...카-”

 

처음으로 그 이름을 되내인다.

아스카는 모든 것이 잘 되었다는걸 이해했기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치상 확인했을 때 아이의 몸에 이상한 점도, 문제점도 없었다.

발성기능도 제 이름을 말했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어쩌면 처음으로 제 예상대로 성공한 프로젝트일지도 몰랐다.

 

“갑자기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되어서 놀랐지? 본래라면 네게 차근차근 세상을 가르쳐주었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게 되었어.”

 

자신은 부모가 될 수 없었다. 이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곁에 있어줄 수 없었다. 이 아이를 만들어낸 것 자체에 흑심이 있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것이 이별이라는걸 알아차린 아이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마치, 마지막 선물이라는 듯이 정성스럽게 옷을 입혀준다. 일반적인 가정의 아이가 입을만한 복. 처음 보는 사람도 그저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할 옷.

 

“포트 속 너를 바라보면서 항상 이름을 어떻게 지어줄까 고민했어. 이름은 부모가 지어주는 첫 선물이라고 하잖아? 그 옷은 그럼 두 번째 선물이 되겠구나. 한참 고민하다가 생각했어. 내 친구와 가진 추억을 담아서. 카이=키스크.”

 

카이=키스크. 그게 네 이름이야. 부디. 소중히 사용해 줘.

프로젝트의 이름인 ‘프로젝트 카이’(Project ky)와 자신과 친구가 같이 듣고 좋아했던 노래를 부른 가수의 성에서 따온 이름. 누군가가 들으면 성의없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말주변이 없는 아스카가 생각한 최고의 이름이었다.

 

가족도 스승도 전부 죽고, 같은 스승 아래에서 배운 동문과는 거리가 벌어졌다. 그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건 제 친구들이었다. 함께 연구하고, 함께 웃었던 그 소중한 두 사람이. 이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이 아이에게 자기 세상의 일부를 준다는건, 아스카에겐 무척이나 큰 의미였다. 그만큼 이 아이에게 애착을 가졌다는 증거일테니까.

 

“카이, 세상에 태어나서 축하해. 오늘 11월 20일은 네가 태어난 날이야. 그리고, 나를 떠날 날이지.”

 

푸른 보석같은 두 눈동자를 아스카가 마주보았다.

아, 이게 가족에게 가지는 감정인걸까. 떠나는 아이를 걱정하며 내일을 기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제 계획을 위해 이 어린 아이는 이곳을 떠나 세상으로 향해야했다.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거야. 하지만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이해할 수 있을거야.”

 

그것은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거짓말이었다.

이 아이는 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두 친구를 구하고, 두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감히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인간 창조라는 대죄를 범했다는걸, 이 아이는 이해하지 못할테니.

 

“너의 정의는 이 세상을 구할거야. 나를 구하고, 내 친구를 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구할테지. 망설여도 좋아, 잠시 멈추어도 좋아. 그저 너는 세상을 위해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걸 생각해줘.”

 

카이 키스크는 세상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그 아이가 죽으면 세상은 멸망할 것이고, 이건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겠지.

 

세상에는 몇 번이고 이러한 구심점이 태어났다. 구심점은 짧은 기간이지만 화려한 삶을 살고 떠난다. 물론 그 화려함 사이에는 어두움과 고통, 슬픔이 점철되어 있었지만, 그 화려함은 마치 검은 밤하늘을 가르고 날아가는 유성 같았다.

 

“나와의 추억을 잊고, 나와 한 대화를 잊고. 너는 그저, 살아남은 카이 키스크가 되어서. 이 세상을 살아갈거야.”

“그건, 싫어... 무서워.”

 

담담한 말에, 처음으로 아이는 제 의견을 내뱉었다. 싫어, 무서워.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가지는 감정이자, 동시에 이 아이는 그저 만들어진 인형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어린아이가 무서워하는건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스카는 그런 아이를. 카이를 진정시킬려는 듯이 제 가운 속에서 작은 십자가를 꺼내들었다.

법력의 연구자가 감히 신을 논하는가. 이미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인간을 창조하는 대죄를 저지른 자가 신을 상징하는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것은 웃긴 일이었지만, 이건 작은 부적에 가까웠다.

 

아이의 손에 작은 십자가를 쥐어주고, 양손으로 꽈악 쥐게 해주었다.

 

“걱정하지 마렴. 네 곁에는 수 많은 이들이 도와줄거야. 만약 그래도 걱정되고, 무섭다면 이 십자가를 쥐고 신께 기도하렴. 도와주세요, 제게 길을 알려주세요. 그렇다면 분명 신께서 네게 길을 알려줄거야.”

 

세계의 구심점은 말그대로 세계 그 자체의 중심이다. 감히 세계가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지극히 냉정하게 생각하면서도 아이에겐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거짓말을 이어나갔다.

 

“만약, 내 친구를 만난다면, 그와 잘 지내줘. 그의 곁에 있을 수 없는 나를 대신해서.”

 

그와의 연을 잃는 것이 무서워서. 아스카는 미움 받는 것을 택했다. 미움이라는 부정적인 형태라도 그것은 제 친구, 프레데릭과 연결된 감정이었고, 연결점이었으니까.

이 얼마나 비틀린 감정인가. 이 얼마나 엉망인 머릿 속인가.

 

냉정해보이는 눈앞의 과학자는 사실,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미쳐있는걸지도 몰랐다.

어쩌면 이 아이를 만든 이유를 ‘세계의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포장했을 뿐. 그 진짜 의도는 자신을 대신해 친구의 곁에 설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랐다.

 

아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니, 마치 정해진 것처럼 스르르 아이의 두 눈이 감겨갔다. 무거워진 두 눈을 아이는 절대로 감지 않겠다는 듯이 아주 살짝 뜨고, 말을 이어나갔다.

 

“...아픈거 아니야?”

“괜찮아. 아프지 않아. 넌 그저 잠들면 돼. 지금까지의 순간은 네겐 그저 하룻밤의 꿈이 될테니까.”

 

설령, 기억해낸다고 해도 네겐 그저 꿈이겠지. 이 일은 누구에게도 흘러나가지 않을테니까.

조용히 잠드는 아이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입술을 맞춰주었다. 부모가 제 아이가 잠잘 때 해주는 작은 굿나잇 키스.

 

“잘자. 카이. 안녕히.”

 

그 순간은 마치 찬란한 빛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수 많은 기억이 안개처럼 흐려지는 것 같고, 동시에 너무 강한 빛에 기억들이 흐려져 보이지 않게 되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거룩한 날이자, 너를 잃은 날.


6.

만약 카이가 이때의 꿈을 꿔도 아스카의 말대로 꿈으로 치부해버리지 않을까.

 

 

7.

만약 이상함을 느낀다면? 대충 카이가 클리프에게 주워지기 전? 과거에 대해서 알아볼려다가 의문을 가지지 않을까 싶음.

카이는 아마 기어의 공격으로 전멸한 콜로니 폐허같은 곳에서 클리프에게 주워져 레오랑 같이 교육 받다가 성기사단이 되었을거 같아서.

 

 

8.

아무리 멸망한 콜로니라도 보통 마을이 아니라 국가 단위에서 인식하는 콜로니이니까 속한 사람 이름 목록 정도는 있을텐데, 어디에도 카이 키스크라는 이름은 없었을테니까.

그래서, 프랑스였던 곳에 있던 콜로니 목록을 쫙 살펴보는데 없는거지. 카이 키스크라는 이름.

 

 

9.

결정타로 아마 신의 눈을 이식 했을 때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까... (사실 이것도 동인 썰이긴 한데... 뭐 어떱니까. 저도 동인 썰입니다)

어린 신을 솔에게 보내기 직전 눈을 교환했는데 당연히 신의 눈에는 기어 세포+유노의 천칭이 조금이지만 들어있으니 그 영향으로 기억을 되찾는 그런거.

 

 

10.

당연히 이때가 오버츄어 시점인데 카이는 심란해서 미칠지도.

기어 메이커 타도와 기어를 죽여 사람을 지킨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도 기어 메이커에 의해 태어났네?

그럼 자신은 어떤 의미로는 제 형제자매를 죽인건가? 저스티스에게 정의에 대해서 지적 당했을 때만큼 심란하지만, 디지와 신. 이률리아를 위해서 감추다가 길티 Xrd 시점에서 터지면 좋겠다는 망상이 있습니다.

 

 

11.

사실 제가 Xrd 시점의 카이를 너무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12.

첫 시작은 ST의 카이가 드래곤 인스톨을 쓰니 그걸 솔에게 배웠을테고. 자연스럽게 신의 눈 이야기를 했다는 배경.

점점 기어의 힘이 강해져서 머리카락은 물론 작은 상처도 금방 사라져버려서 이 힘의 조절할 방법을 찾을려다가, 솔이 머리에 쓴 헤어기어가 생각나 자신은 아니고 어떤 사람을 위한 거라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기어 세포 억압장치 같은걸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면 좋겠다.


“기어 세포의 억압장치? 아아, 내 머리에 쓴 이거 말하는거냐.”

“그래. 마침, 알게된 기어가 자신의 공격성을 잘 제어하지 못 하는거 같아서.”

“흐음... 기어와 제법 친해지게 됐군 그래.”

 

카이는 솔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이 비유 섞인 놀림이라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과거 성기사단 2대 단장으로서 누구보다 앞에 서서 기어를 죽여왔던 자신이. 이젠 기어와 친해져 하프 기어인 아내와 쿼터 기어인 아들을 가지게 되었다.

 

옛날의 자신이 보면 분명 화를 낼거 같은 풍경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카이의 표정은 금방 진정되어 아까와 같은 담담한 표정으로 변했을 뿐이었다.

 

“그때, 내가 알던 기어라는 존재는 ‘전투 본능이나 명령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존재’였으니까. 그렇기에 단순한 병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니라는건 이제 알아.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각자의 자아를 가지고 있어. 적어도, 지금. 그들은 더 이상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해.”

“흥. 이 불량왕이.”

 

제 머리카락을 쓸어올린 솔은 앞장서 걷다 그대로 카이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카이의 왼쪽 눈을 제 손가락으로 쓸어만졌다. 그저 평범한 푸른 눈 같은 그 눈동자에서 옅은 검붉은 번개가 튀는걸, 솔은 놓치지 않았다.

 

“힘의 조절이 필요한건 너 아니냐? 기어의 재생력을 아직 억누르지 못한거 같은데.”

“... 역시 네겐 들켰었나.”

 

애초에, 솔. 아니 프레데릭은 기어 세포의 초창기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초창기 기어 세포를 가진 존재였다. 오히려 조그마한 파편이라고 해도 기어세포를 가진 카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게 더 이상했을지도 몰랐다.

 

“내가 헤드기어 형태의 조절 장치를 만든건. 내가 가진 기어 세포를 내가 조절할 수 없어서다. 폭주했을 때의 피해도 상당히 컸고. 하지만 네 정도라면 의지로 억누를 수 있어. 가르쳐주지. 기어 세포의 회복력을 조절하는 방법.”

“설마, 그 대마법사와 싸울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에 대한 보답이라는거야?”

 

솔은 아스카와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스카 R 크로이츠는 성황 아리엘스가 일으킨 사건의 마지막에 제 모습을 드러내고 솔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솔은 그의 눈을 보고 ‘남자가 싸움을 걸 때의 눈’이라고 말했다.

그 눈에 이유는 필요 없고, 남자라면 그 싸움을 받아야한다. 그런 터프한 생각에 누군가는 어이없어할지도 모르지만, 카이는 그것이 솔 답다고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솔 배드가이는 언제나 그런 남자였다.

아니, 프레데릭 불사라 때도 이런 남자였을 것이다.

 

그는 달라지지 않았다. 타인의 말을 무시하지만, 뛰어난 머리와 전투력을 가진 남자. 그리고, 무시하는 주제에, 정작 필요할 때는 말없이 등 뒤에 서주는 남자.

 

그렇기에, 왜 그 남자가 프레데릭을 부탁한다고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남자에게 있어서 솔은, 프레데릭은 세상 그 자체였던 것이었다.

 

설령 자신이 마왕으로 불려도 그의 가장 중요한건 세상이 아닌, 프레데릭 불사라와 아리아 헤일의 행복.

 

그 자는 두 사람을 위해 세상을 불태울 각오가 된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카이는 곰곰이 그 남자와의 자신을 비교했다.

 

자신 역시 가족인 디지와 신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사랑하고, 애정을 가지고 걱정하면서 동시에 무엇으로부터든 지켜주고 싶다.

 

하지만 그의 소중한 것에는 분명히 이률리아에 살아가는 수 많은 백성들의 미소도 들어있었다. 만약 백성과 자신의 가족의 삶이 저울에 올려지고 한쪽만 택할 수 있다면?

카이에게 누구의 삶이 더 무거울 것인가?

 

“카... 카이!”

 

그런 카이의 망상은 자신을 거칠게 부르는 솔의 목소리에 멈추었다. 뒤늦게 자신이 멍하니 서있었다는걸 알아차린 카이는 솔을 바라보았다.

솔은 몇 번이고 불렀던 모양인지 불만스럽게 카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뭘 생각하는거냐? 훈련하러 간다.”

“아, 아아.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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