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데부
달님에게
오래도록 반짝여주기를 바라면서
기록장 by 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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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진 크레이터에는
고뇌와 슬픔이 담겨있어
행복과 기쁨이 고여있기도 했지
너는 눈물 조각을 뿌리곤 했어
보다 많은 흔적이 생기도록
분한 마음과 의지를 잊지 않고 섞어서
그렇게 너는
반짝이는 별이 되고자 했어
어둠의 중심부에서 길을 잃었을 때에도
우주먼지가 내뿜는 악의를 느낄 때에도
길잡이 은하의 손을 놓지 않고
스스로의 일부를 떼어내가며
네 자신의 광원을 유지하려 애썼어
그리고 마침내
너는 달이 되었지
아름답기보다는 투박한
그렇기에 더욱 가치있는
나는 그런 빛을 사랑해
그런 너를 사랑해
그러니
네가 경험한 모든 순간을
평생에 걸쳐 곱씹어나갈 거야
내 여정의 일부로 만들어나갈 거야
너는 누군가의 희망과도 같은 것
빛보다도 찬란할 너의 그림자로
이 세상을
따스하게 비추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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