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스타 드림 썰 도입부

부제 : 어느 청소부의 꿈 / (신데렐라 패러디)

푸릉푸릉 by 오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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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 어릴적에는 말이다.

“우와- …”

매일같이 불꺼진 무대 위에서 약한 빛의 조명 아래였다. 깨끗하게 빤 대걸레로 바닥을 닦아냈고 가끔은 아래에 붙여진 위치 확인용 야광스티커를 손톱으로 긁어냈다. 그렇게 조용히, 또 빠르게 할 일을 하는 나는 이 빌딩에 입사한지 얼마 안된 일개 청소부다.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이런건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어둡고 음습한 공간이 아니라 환하게 조명이 다 켜진 무대의 정면은 웅장하고 한없이 다가가기 힘든 아우라가 있었다. 청소용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신과는 맞지 않는 공간.

한번도 자신이 청소 할 때 본격적인 조명이 켜진 적은 없었으므로 뭔가 변화가 생겼나 의심했지만, 시선이 무대 위에서 떨어지질 못하면서 머리 속 사고가 멈추었다. 저 높은 곳에 오르면 나도 그들처럼 반짝거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버렸다. 조심스럽게 내딛은 다리는 콩, 콩- 공간을 울리며 계단을 오른다. 마침내 정상에 섰더니 자신의 눈 앞에는 넓은 황금빛의 무대가 펼쳐졌다. 그리고 뒤돌아본 순간 감탄사는 저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엄청나네…”

언제나 봐왔던 무대였지만 처음으로 밝게 켜진 조명 아래에 혼자 우뚝 서있으니 이 공간이 모두 제것인것 같았다. 무대의 중앙으로 향한다. 쿵, 울리는 발소리가 멀리 퍼져나간다. 비틀거리는 발이 드디어 앞을 향했을때, 너무나 눈이 부셔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눈 위를 손날을 세워 가리니 그제서야 가장 앞줄의 접혀진 관객석이 보인다. 이 공간이 전부 팬으로 가득 채워진단 말인가?

​높은 천장, 끝이 보이지 않는 그 너머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의자, 작게 빛나는 박스형 조명실. 무대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 바로 이자리에 아이돌이 서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 혼자 이 곳에 서 있었다.

언젠가 라이브 중 복도 홀 청소를 하며 아이돌을 바라본적이 있었다. 땀으로 절었지만 아름다운 얼굴. 그 얼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라 뽐내고 있었다. 무대위의 그들은 그렇게나 반짝거렸는데 자신은 전혀 반짝이지 않는다. 장소가 사람을 만드는것이 아니란 걸테지.

그들과 같아질 순 없어. 알고 있지. 사실을 되내이면서도 미련 남은 발은 조심스럽게 스텝을 밟는다.

"living on the edge ~ .. 흐흐흠"

제대로 알고 있는 가사는 자신있게 내뱉지만 알지 못하는 파트는 흥얼거리는 허밍으로 대신한다. 영상으로 봤던 움직임을 따라하며 팔을 뻗어본다. 앞에 거울이 있다면 좋을텐데. 지금의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나도 반짝거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주제 넘는 욕심을 부려 자신도 아이돌처럼 빛나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자신의 눈 앞에는 아이돌의 신이 나타났다.

"너, 좋은 목소리를 가졌네"

​“히이익!!”

“연습생은 아니고, 옷을 보니 크리닝 업체의 직원인것같은데. 오늘은 일정이 바뀌었다는 안내를 받지 못한건가?”

텐쇼인 에이치. 이 빌딩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 예쁜 얼굴에 미묘하게 언짢음이 비친다.

남자의 말에 허겁지겁 업무용 톡을 들여다봤더니 라이브 일정이 바뀌어서 다른 홀에 배치되었다는 안내를 뒤늦게 확인했다. 식은땀이 났다. 심지어 지금 자신이 있는 공간은 오디션을 위한 세팅중이라고 한다. 서둘러 눈 앞의 남자에게 손에 들고 있던 도구를 내보이고 변명을 한다.

"뭐? 무대 위에 얼룩을 지우려 왔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거짓말이 들통나 창피한 얼굴에 열이 홧홧하게 올랐다. 들고있는 빗자루가 뭐라도 되는양 몸의 뒤로 숨겼다. 고개 숙인 시야에 반짝거리는 남자의 하얀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의 낡고 앞코가 헤진 단화도 눈에 담겼다. 아, 반짝거리는 사람은 어쩜 발끝까지 반짝거리는 구나. 너와 나는 입고 있는 옷도, 들고있는 도구도, 신발마저도 다르다고.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이 그와 나는 별세계의 사람이라고 말하는듯 했다.

“후후, 내가 너무 겁을 준 모양일까? 긴장 풀도록 해. 내가 너에게 말을 건 이유는 고용주 대표로 질책하는게 목적은 아니야. 뭐, 계속 그렇게 떨고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이 사람 성격나쁘다.’ 천사같은 얼굴로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이 보통은 아니었다. 역시 이 곳 빌딩의 높으신 분. 아이돌의 이상향을 만들어낸 텐쇼인 재벌가의 도련님이었다. 텐쇼인 에이치는 팔짱을 끼고 자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노골적으로 훑어봤다.

“실례했어. 그렇게 도망갈 준비는 안했으면 좋겠어. 나쁜 의도로 본게 아니라…”

“…”

“아이돌에 관심은 많은 편이니? 시간이 된다면 내 사무실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데”

텅- 손에서 빗자루가 떨어졌다. 무슨말을 들었는지 입력이 되지 않아 재 발언을 요구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아까보다 명확했다.

“아, 이건 스카우트 제의야. 아이돌이 되어보지 않을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아이돌을 동경하던 나에게 어느날 아이돌의 신이 말을 걸어왔다.


이런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앙스타 49명 다 엮이는 드림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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