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열] 충전 중
* 야간 월루 & 모바일 작성
* 느바강 x 직장인 호열
* 보고싶은 부분만 써서 짧을 수도…
- 천재 귀국!!!
- 어서와, 백호야!
백호가 미국농구에 적응하고, NBA활동을 한지 2년이 지났다. 미국과 한국이라는 국경을 넘는 롱디는 몸은 멀게 할 수 있어도 아직 뜨거운 연인의 마음을 멀게하지는 못 했다. 백호의 귀국 소식에 호열이 반차를 쓰고 공항까지 빠르게 달려온 것만 봐도 그랬다. 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국제전화로 시간만 잘 맞추면 간단한 통화도 가능했다. 비용이 비싼 건 둘에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저 서로 주고받는 연락을 통해 서로를 향한 마음이 이어지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너무 신경쓰이고 걱정됐는데 다행이었다.
호열의 시선이 한국에 있을 때보다 한참 자란 붉은 머리카락을 향했다. 백호가 한국에 있는 동안 한번도 기르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미국에서 기르고 있다는 소식에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그의 귀국을 기다리던 참이었다. 먼저 미국으로 떠난 태섭이 NBA에서 활동하면서 머리카락을 길러낸 걸 봤는데 그게 멋있었다나. 호열은 인터넷에서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 위로 동그랗게 말아 묶은 태섭의 사진을 보면서도 역시 패션은 송태섭을 못 따라간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밑머리는 여전히 밀어놓은 게 꼭 송태섭다웠다.
긴 팔을 벌려 저를 안아오는 백호의 두툼한 몸을 끌어안았다. 꿈질꿈질 넓은 등짝을 따라 올라간 손이 백호가 길렀다는 머리카락을 찾는다. 아. 닿았다. 묶인 머리가 닿고 호열이 머리가 얼마나 길었나 하고 더듬어본다.
- 꽁지머리?
- 엉?
백호가 호열을 품에서 떼어냈다. 호열이 백호의 허리를 잡고 반바퀴 돌리자 순순히 돌아선다. 꽁지로 묶인 머리카락이 귀여워 호열이 웃음을 터뜨렸다.
- 뭐야? 생각보다 얼마 안 길었잖아?
- 어떠냐. 어울리냐?
백호가 턱을 치켜들며 씩 웃어보였다. 호열의 애매한 표정을 보자마자 와락 인상을 구긴다.
- 뭐야! 별로냐?!
- 푸핫!!
송꼬추가 나는 짧은 게 낫다고 했는데! 미국으로 돌아가면 가만 안 있을 거라고 날뛰는 게 한국에서 자주 봤던 빨간 끼끼모드가 절로 떠오른다. 호열이 큭큭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장난쳐본거야. ㅋㅋ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 그으… 그러냐?
호열이 백호의 얼굴쪽으로 손을 들자 백호가 자연스레 상체를 살짝 숙였다. 농구를 계속해서 그런지 백호는 성인이 되어서도 조금 더 키가 컸다. 백호가 상체를 기울이자 호열이 백호의 뺨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빗어넘겨주며 말했다.
- 기대반 호기심반이었거든. 너 농구부 들어가서 머리 깎은 뒤로도 머리 안 길렀었잖아. 머리 기른 너는 또 얼마나 멋있을까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잘 어울려서 조금 놀랐어.
- 크흠, 흠.
농구칭찬을 받으면 항상 우쭐하는 백호는 호열의 칭찬을 받으면 항상 쑥쓰러워했다. 백호가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슬쩍 팔을 벌린다. 자연스럽게 백호의 품을 파고들어 마주안아 고개를 드는 호열을 내려다보며 백호가 부루퉁하게 말했다.
- 이제 나 마저 양호열 충전해도 되지?
멍하게 그를 올려다보던 호열이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후… 후누웃…! 하는 게 여전히 호열이 아는 백호였다. 호열이 넓은 등을 토닥이며 가슴팍에 뺨을 대며 말했다. 백호가 좋아하는 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 그럼, 당연하지. 강백호를 위한 충전기는 항상 100% 완충되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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