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른 (단편)

[우성태섭] 그의

* HONA님께 리퀘스트 신청한 [남친유니폼 우태] 연성이 좋아서 이번에도 3차 연성

***

두 번 다시 내기 농구는 하지 않을테다. 내가 한 번만 더 내기 농구하면 진짜 짐승이다. 엎드려서 두 손 두 발을 네 발 짐승처럼 기어다닐 거임. 

태섭은 소파 위에 걸려있는 유니폼을 보며 아흔일곱번째 한숨을 내쉬었다. 저를 방으로 밀어넣는 우악스런 손끝에서부터 신남이 느껴졌다. 갈아입고 와! 하며 해맑게 웃고있는 얼굴에 주먹을 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정당한 경기라면 승패에 승복할 줄 아는 남자가 송태섭이었다. 고로 태섭은 우성과의 내기 농구에서 패배했다는 뜻이다.

태섭은 착잡한 얼굴로 우성이 휘갈겨 내준 종이를 펼쳐보았다. 정사각형의 포스트잇 위로 볼펜을 쥔 손을 올리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볼펜이 부러질 듯 살짝 휘어지고 있었다. 농구에서 진 것도 분해죽겠는데 하필 내기를 건 탓에 제 무덤 열심히 파야하는 것도 짜증날 판인데 우성은 좋다고 파렴치한 문구까지 써달라며 추가 주문 넣고 자빠지셨다. 태섭의 짝 다른 눈썹이 마구 구겨졌다.

- 전부 바라는대로는 못 해주지.

태섭아! 아직 멀었어? 언제쯤 들어갈까? 하고 문 너머 해맑은 목소리가 태섭을 자극한다. 태섭이 눈썹을 씰룩이며 포스트잇에 글자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펜을 툭 던지고 웃옷을 벗어내며 태섭이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 10분 뒤에!

***

- ~~~~~~♡♡♡♡♡ 

우성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흰 뺨이 붉게 물들어있었다. 사랑스러움을 담뿍 담은 눈빛에 태섭의 미간이 좁아졌다.

- 증으승(정우성)…….

- 응응♡

억눌린 목소리가 스산할 법도 한데 좋아죽는 우성은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태섭을 찍기 바쁘다. 물론 태섭의 허락(과연 이걸 허락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하에 찍는거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약속(애초에 우성은 태섭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도 새끼 손가락 꼭꼭 걸었다. 태섭을 보는 우성이 연신 히죽히죽한다. 태섭이 그런 우성을 보며 읊조렸다.

- 으즈 듯느 으 즈슥으(이제 됐냐 이 자식아)

- 응! 너무 좋아! 근데 태섭아, 이거 내가 쓴 멘트가 아닌데?

- …….

우성의 유니폼을, 그것도 산왕공고 시절의! 유니폼 상의만 입고, 그 밑으로 하의는 벗은 채 속바지만 입은 걸로도 모자라 유니폼을 끌어올려 입에 물려놓는 강제 남친 유니폼 이벤트 상황도 거지같은데, '주인님 마음대로 해주세요♡' 하는 쪽지까지 입에 같이 물어야한다니 죽어도 못 한다는 게 태섭의 마음이었다. 우성은 태섭의 성격을 생각해 아무리 연인이라지만 거기까진 솔직히 오버했다고 생각했던 터라 기대하진 않았는데...

- '이제부터 네 맘대로 해  밤톨머리'…라니 너무 귀엽잖아… 진짜 이제 내 맘대로 해도 돼?

연신 눈을 반짝이던 우성이 손을 뻗어 태섭이 물고있는 유니폼과 포스트잇 중 포스트잇만 떼어내 그 위로 제 입술을 대었다. 적어놓은 메세지가 너무 송태섭 그 자체라 더 꼴리고 좋았다. 우성이 포스트잇을 주머니에 넣었다. 집에 가면 코팅해서 책갈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유니폼도 놓게 해줄 줄 알았더니 종이만 떼어가는 바람에 태섭이 습한 숨을 내쉬었다. 물고있는 입술 사이로 차마 삼키지 못하고 고인 타액에 우성의 유니폼이 젖어들었다. 지금의 상황,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는 우성의 행복해하는(혹은 꼴려하는) 얼굴, 그리고 제 타액으로 젖어드는 우성의 유니폼까지. 태섭은 다리 사이가 베베 꼬이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내야 했다.

태섭을 보던 우성이 침을 삼켰다. 웃으며 묻는다.

- 태섭아, 섰어? 안그래도 꼴리는데 더 꼴리잖아… 내 유니폼 입고 내가 마음대로 박아주는 상상하니까 흥분했어?

- …!! 

태섭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우성이 자연스럽게 태섭의 다리 사이에 자리잡고 앉았다. 태섭을 마주한 순간부터 이미 잔뜩 흥분해있는 우성의 열기가 느껴져 태섭이 흠칫하며 엉덩이를 뒤로 물렸다. 우성의 크고 흰 손이 태섭의 허벅지를 쥐었다. 잘 태워져 군침도는 갈색의 허벅지에서 속바지로 손가락을 밀어 넣으면 보이는 태워지지 않은 하얀 속살이 우성으로 하여금 더 미치게 만들었다. 탄력있고 촉감 좋게 쥐어지는 허벅지가 떨려오는 감각이 좋았다. 우성이 허벅지를 문지르며 말했다.

- 태섭아, 유니폼 물고있는 거 놓으면 안 돼, 알았지?

남친 유니폼 이벤트는 원래 섹스까지야.

-fin.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